1. 2014년 10월 27일(매월 마지막 토요일)

전국 최초로 ‘할매 ㆍ할배의 날’이 재정되었다. 2014년 10월 27일부터 매월 마지막 토요일로 정했다. 경상북도는 예천문화회관에서 주요 기관의 단체장을 비롯한 3대 가족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할매ㆍ할배의 날’ 선포식을 가졌다.

이날 선포식에서는 식전행사로 격대(조손)교육의 사례가 담긴 동영상을 상영하였다. 전유성의 『코미디시장』은 ‘격대교육 풍자극’을 공연하였다. 어르신과 어린이 50명으로 구성된 『세대공감 도립국악단』 축하공연도 진행되었다.

경상북도 지사와 경상북도 교육감은 공동으로 ‘할매ㆍ할배의 날’을 선포하였다. 선포문에서는 매월 마지막 토요일에 손자 손녀가 조부모님을 찾아가 삶의 지혜를 배우고 소통함으로써 인성이 넘치는 행복한 사회를 구현하자는 제정 목표를 밝혔다. 또한 ‘할매ㆍ할배의 날’이 지속가능한 기념일이 되고,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강화도록 구체적인 계획과 실천방안도 제시했다.

‘할매ㆍ할배의 날’ 제정은 민선 6기 경상북도 지사(김관용)의 공약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조선시대 관료 이문건(성주, 1494~1567)이 16년간 손자 양육을 기록한 ‘양아록’에서 근본을 찾을 수 있다. 세계적으로도 14개 국가에서 ‘조부모의 날’을 정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1978년 ‘조부모의 날’을 국경일로 지정하여 원만한 가족관계 형성과 조부모의 삶의 지혜를 배우는 날로 정했다. 손자녀 인성교육을 위해 조부모의 역할이 중요함을 세계가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이라는 정신문화의 뿌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삶과 함께한 생활민속예술이 현대에 들어와서 물질만능주의에 밀리고, 정보화(IT) 사회 속에서 할매ㆍ할배의 정신이 흐트러지고 사라지게 되었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이제 우리의 가슴 속에서 우러나는 열정, 감정, 행복감 같은 색깔이 퇴색되지 않도록 할매ㆍ할배의 정신을 배워야 한다. 배려와 나눔의 정신을 다시 찾아와야 한다. ‘할매ㆍ할배의 날’ 제정과 취지는 이미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삶의 지혜와 삶의 기술을 다시 찾아오는 것이다. 삶의 기술은 우리의 문화와 예술이고, 예술의 가치가 살아 숨쉬는 우리의 자랑이다. 이것은 곧 우리의 생활민속 문화다.

2. 문화와 예술을 살려내자

▲ 황보 영 단장

이 시점에서 우리는 무엇인가를 잘하고 못하고의 자랑보다 보고 싶고 하고 싶은 마음을 움직이는 일을 만들자. 우리가 살아온 지난날은 생활 자체가 민속이었고, 이 민속이 우리 문화와 예술의 역할을 했다. 그러므로 이제 개인이 아니라 가족으로 돌아가자. 가족은 한마음으로 할매ㆍ할배의 정신을 배우자. 그래서 어머니ㆍ아버지의 역할, 누나ㆍ형님의 자리, 어린아이 기운과 사랑, 가족의 모든 행복과 즐거움을 다시 찾아오자.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의 문화와 예술을 살려내자. 실체도 분명하지 않은 무슨무슨 ‘증후군’을 핑계 삼지 말아야 한다. 파랑새 증후군, 햄릿증후군, 피노키오 증후군, 피터팬 증후군, 명절 증후군까지 증후군도 왜 이리 많은지, 그 증후군을 들여다보면 우리 생활민속문화와 관련된 것으로는 명절 증후군과 제사 증후군이 있다.

그러나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모든 것이 사랑이다. 사랑이 면면히 남아있으면 문화가 된다. 우리는 문화를 잃어버렸다. TV나 라디오를 듣고 보면서 스타 흉내내기 생활이 최고의 즐거움이고 행복인가? 아니다. 가정에서 함께 손을 잡고 밀고 당기는 동작이 있었고,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함께 하는 놀이가 있었다. 동네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결혼과 장례문화가 있었는데, 지금은 결혼식장과 장례식장에 가는 문화로 완전히 변질되고 말았다.

이제부터라도 젊은이와 부모가 함께 사는 집을 만들어보자. 온 가족이 함께 편리한 생활을 만들고, 배려와 덕담이 넘치는 생활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환경이 되고 안 되고를 핑계삼지 말자. 가족이 웃으며 대화를 나누면 가족문화가 생기고, 웃으며 즐기면 우리의 놀이문화가 생기고 가치관이 문화로 정립된다. 여기에 딱 맞는 나무가 하나 있다. 그것은 덕(德)이라는 나무를 심고 키우는 것이다. 가족이 심은 덕(德)의 뿌리가 튼튼해야 한다. 그것이 가족문화가 되면 줄기와 가지가 건강하여 꽃과 열매가 우리의 좋은 문화와 예술로 승화될 것이다.

3. 우리는 함께 즐기는 민족이다

거울 속에 나타난 자신의 겉모습을 살펴보자. 과거의 모습에 연연해하지 말고 지금부터 자신의 잘난 모습을 찾아내고, 멋이 나고 맛깔나는 좋은 인상을 만들어보자. 인간에서 사람으로, 사람에서 좋은 사람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부모의 사랑으로 태어나 부모의 사랑으로 자라고, 부모의 관심과 배려로 의무교육과 대학까지 졸업하지 않았는가! 이제 자기의 개성을 살리며 바른 정신과 가치를 받아들여 실천해가야 한다. 배우는데 욕심 부리지 말고 실천에 욕심을 부려야 멋이 난다. 좋은 것을 실천하면 좋은 인상이 된다. 거울 속의 모습이 겉으로 웃음 짓는 거짓모습이 아니라 나의 참모습이 되도록 해보자. 인상을 펴면 하는 일이 즐겁다. 즐거움 속에서 자기가 완성되고, 가족이 화합하면 문화와 예술이 아름다운 꽃을 피우게 된다. 더욱이 요즈음은 국민 모두가 카메라, 동영상, 녹음이 항시 그리고 즉시 가능하다. 실시간으로 자기의 좋은 인상을 기록하고 교환하고 보관할 수 있다. 셀카로 자신의 인상을 바꾸는 습관을 가져보자.

우리의 금수강산은 아름다운 단풍으로 물들고, 지방 곳곳에서는 축제가 넘쳐난다. 각종 축제마다 나름의 콘텐츠가 있고 모두가 우리 삶의 문화다. 이런 문화의 홍수 속에서도 가치를 찾아내고 흥겹게 즐기는 공부를 해보자. 간단한 예로, 단체로 찍은 사진이나 혼자 찍은 사진들을 들여다보라. 그 기록물 속에 본인이 만족할만한 사진이 들어 있는가? 아마도 그런 사진은 찾기 어려울 것이다. 왜 그런가? 사진 찍을 때의 태도나 배경 모습에 대해 공부한 적이 없거나 특별히 가르쳐 준 적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함께 문화와 예술, 그리고 관광을 즐기고 있을 때 자신도 모르게 찍힌 사진을 들여다보라, 그 속에 얼굴에 미소와 즐거움이 넘치는 장면이 종종 들어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이것이다. 자연스럽게 행동을 하면서 얻은 기록이나 추억은 내가 원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기록물이 된다. 좋은 인상을 찍겠다고 준비하고 인공적으로 인상을 만들면 오히려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저 좋은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즐기는 모습과 인상을 찍어보자. 그것이 자기의 아름다운 얼굴이 되고, 습관이 되고, 문화와 예술이 된다.

거울 속의 자신이나 사진 속의 자기 모습에는 잘잘못이 없다. 그때 나타난 모습은 자신마음의 여유에 좌우된다. 사진은 서로의 관계나 마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나의 모습은 남이 보는 앞에서는 잘 보이려고 과욕을 부린다. 옷을 입을 때나 음식 먹을 때, 그리고 말을 할 때도 그렇다. 이것이 조금 지나치면 얼굴 성형도 마다하지 않는다. 어떤 면에서는 필요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최고의 삶은 매사를 즐겁게 즐기는 생활이다. 좋은 마음을 가지고 일상을 즐기고 살자. 거기에서 아름다움이 꽃피고 보람도 찾아온다.

우리는 집에서 TV를 바보상자라고 하지만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시청을 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역사 드라마를 많이 보는 편이다. 역사의 흐름에는 순리가 있음이 느껴진다. 그런데 우리 정치는 아직도 뒷걸음질치는 것 같다. 우리는 우리의 역사보다 서구의 물질문명과 경쟁사회로 가는 ‘이기주의’를 배우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은 서로를 배려하고 긍정하기보다 시기와 질투로 가득 찬 모습으로 살아간다. ‘세상의 이런 일’ 또는 “생활의 달인”을 보라. 일을 즐기며 사는 모습이 얼마나 보기에 좋은가.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는 모습, 최고보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기립박수를 보내야 한다. 최선을 다하는 삶은 저절로 가족을 한마음으로 뭉치게 한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생활도 단숨에 뛰어넘을 수 있다. 어떤 명예도 부럽지 않다. 그런 일상이 되면 자신도 모르게 ‘참’모습이 거울 속에서 미소를 짓게 된다.

4. 우리말 속에 정신문화가 들어있다

옛날 옛적 우리 조상들은 자신을 비롯한 주변의 자연에 대한 관찰을 통해 어떤 규칙을 찾아냈다. 그리고 그 규칙을 숫자라는 형식으로 하나의 틀을 만들었다. 다시 그 숫자 속의 이치를 소리에 담아 ‘말’이라는 귀중한 소통자원을 확보하였다. 이로써 인간 스스로 인간의 삶을 제어할 수 있는 커다란 자연법 체계를 탄생시켰다. 말은 그 자체가 자연을 통해서 건져 올린 하나의 값진 법체계라 해도 좋을 것이다. 그것을 이해하면 그 자체가 법이 되는 그야말로 말이 곧 법이라는 대명제가 만들어질 수 있다.

우리말 속에 담긴 보편적인 법칙은 우리말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해석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이 법칙은 언어의 영역을 뛰어 넘어 인문학이 되고 수학이나 과학의 영역으로까지 적용이 가능하다. 그 자체가 우주창조를 설명할 수 있는 진리의 한 형태로 작용한다.

우리말은 인류의 시원언어(始原言語)로서 모든 다른 언어의 뿌리 말이다. 뭇 언어학자들이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거꾸로 우리말의 뿌리를 다른 언어에서 찾으려고 했다. 그리하여 결국 우리말이 다른 어떤 언어와도 연결되어 있지 않는 고립어라는 이상한 결론에 도달했다. 이런 언어학의 기초적인 물음에 대한 답을 우리도 한 번 찾아보자. 말(언어)의 본질에 대해 이해를 한다면 단군신화에서 사람(人)이 되고자 하는 곰 같은 인간(人間)들에게 사람으로 태어날 수 있는 지름길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하나의 진리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한다. 그 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은 수학이고, 그 다음이 그 수학을 증명수단으로 하는 과학의 세계이다. 이것은 일상에서 박자가 되고 동작이 되어 노래와 춤이 된다.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민속이고 문화와 예술이다. 생활민속예술 속의 한 장르인 한울북춤도 그렇다. 동작과 장단, 박자의 행위 속에 열한(11) 박자의 명분과 의미가 “나”라는 거울에 둔다.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 가족의 아름다운 문화를 노래와 춤으로 즐기는 가운데 소통문화로 만들어가자. 우리의 정신문화를 만들어 가자. NM

▲ 포항 기계면 봉좌마을 공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