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누구나 견디기 힘들 정도의 시련과 폭풍 같이 밀려오는 고통을 겪는다. 마치 쓰나미가 밀려와 모든 것을 송두리째 쓸어가고,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혼란과 폭력적인 힘이 더 이상 회복불가능의 상태에 까지 이르러 삶을 너덜거리게 한다.”
-작가 김윤선의 작업노트 中

▲ Emotional collapse_oil on canvas_72.7x60.6( cm)_2012

주목받는 작가 김윤선의 <Leftover>전이 오는 7월 16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회에서 작가는 삶 속에서 겪는 고통과 치유라는 순환의 과정을 ‘쓰나미’라는 실제 일어난 특정 사건에 이입한다. 인간이면 누구든 한 번 쯤은 겪었을 감정의 붕괴를 무너지고 폐허가 된 건물의 파편들로 비유하여 표현한다. ‘쓰나미’와 같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의 격한 감정의 물결 뒤에는 고요한 잔재만 남으며 이는 작가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해준다. 작가의 화면 안에서 시각적으로 보여지는 파괴적인 형상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쓰라림을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명확한 형체는 붓질에 의해 점점 사라지고 지나간 자국만 남게 되기도 한다. 이는 작가의 심리의 변화 과정을 현실에서 겪는 자연스러운 삶의 한 여정으로 받아들이고 기록하고 포착하는데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감정이 휩쓸어간 마음의 자리를 ‘쓰나미’가 남긴 흔적으로 구체화하여 보여줌으로써 작품 자체를 사유의 공간으로 만든다. 작가 김윤선은 추상적인 내면의 감정을 ‘쓰나미’에 빗대어 이야기한다. 작품에서 보이는 쓸려진 풍경은 실제 현실에서 벌어진 재해이며 곧 우리 삶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 Emotional collapse_oil on canvas_145.5x112. 1(cm)_2012

작가는 무너진 마음을 남겨진 잔재에 투영하며 인간 내면의 상처를 건드린다. ‘쓰나미’가 만들어 낸 절박한 상황은 기억 저편에 내재하고 있는 사소하고 복잡한 감정을 아우르며 보는 이의 카타르시스를 이끌어낸다. 작가 스스로 “개인적으로 겪은 경험 및 감정의 상처, 기억, 그 밖의 인간관계 등에서의 감정을 현실의 대상에 이입하여 표현한다. 이는 내재된 감정의 폭력성이 표출 될 수도 있고, 붕괴일 수도 있다. 그림 속의 집, 건축의 무너짐, 파편화된 것들, 잔재­는 곧 나 자신의 반영이며, 이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대상을 통한 치유의 과정이 될 것이다”고 말한 것처럼 이번 전시는 남겨지고 버려진 것들을 통해 바닥을 치는 절망에서 다시 솟아오를 희망을 찾는 치유의 과정이 될 것이다.

작가 김윤선은 성신여자대학교 서양화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Logical digital & Emotional analogue, leftover 등 총 2회의 개인전을 가진 그는 난우-난원, 스튜디오 유닛 옥션 5회, hello, Chelesa! 2007, nonwoo-nanwon(북경), 신진작가전, 무한함의 시작전 등의 그룹전에 참가하며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