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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發 유럽 재정위기 돌파구 찾을까
9월 이후 시장 상황 더 악화될 수 있어
2012년 07월 03일 (화) 10:24:13 황태희 기자 hth@newsmaker.or.kr

지난 6월 17일 2차 총선을 앞둔 그리스의 올해 1분기 실업률이 22%를 돌파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그리스 통계국은 올해 1분기(1~3월) 실업률은 22.6%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리스는 실업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3% 급증한 112만 명에 달하면서 실업률이 급상승했다. 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실업률은 20.7%, 지난해 1분기 실업률은 15.9%였다. 현재 그리스의 실업률은 유로존 평균의 2배에 이른다. 이는 계속되는 경제 위기로 고용 불안이 극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개월 안에 해법 찾지 못하면 세계 경제 파국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 재정 위기의 해법이 2개월 안에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만기 국채가 9월까지 대량으로 쏟아질 예정이고 독일의 경제 불안이 점차 심화될 수 있어 9월까지 문제가 해결돼야 세계 경제가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지난 6월 11일(현지시간) 유로존을 살리기 위해선 3개월 안에 유럽 재정 위기 해법이 나와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독일의 경제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유로존 문제의 해법이 나와야 한다”면서 “그러지 않으면 독일 내 여론이 부정적으로 바뀌어 독일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은 7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휴가 시즌이다. 휴가를 철저하게 지키는 유럽 정서상 6월 말까지 시장 안전 조치가 마련되지 않으면 9월 이후 시장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탈리아는 올해에만 3600억 유로 정도의 국채 만기가 돌아온다. 이 중 6월부터 9월까지 약 1382억 유로가 쏟아진다. 스페인 또한 이 기간에 625억 유로의 국채 만기가 돌아와 이 둘을 합치면 약 2000억 유로다. 이를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하면 유로존의 경제 상황은 지금보다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국제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도 지난 6월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을 종전의 A3에서 Baa3로 3단계 하향 조정했다. Baa3는 투자부적격 등급인 정크등급보다 한 단계 위로 투자적격 등급 중에서는 가장 낮은 단계다. 한국의 A1보다는 5단계 낮은 수준이다. 무디스는 “스페인이 최근 유럽연합(EU)으로부터 은행권에 대한 10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받게 됐지만 구제금융을 받으면 스페인의 정부 부채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강등 배경을 설명했다. 무디스는 또 EU 회원국인 키프로스의 국가신용등급도 Ba1에서 Ba3로 2단계 낮췄다. 무디스는 “키프로스가 유로존 이탈 가능성이 커진 그리스와 밀접한 관계이기 때문”이라고 등급 강등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앞서 신용평가기관 피치는 6월 7일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세 단계 하향조정한 바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4월 26일 스페인의 장기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2단계 떨어뜨렸다.

스페인 은행권 1800억유로 부실 부동산 자산 보유
스페인 경제가 심상치 않다. 점차 빨라지는 주택가격 하락에 최근 최대 1000억 유로의 구제금융 지원을 받게 된 스페인 은행권은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집값 하락속도는 역대 최고수준이다. 6월 14일 스페인 통계당국은 지난 1분기 중 스페인 전국 집값 평균 하락률이 12.6%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작년 4분기 중의 5.0% 하락률보다 두 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특히 이는 공식적인 통계 집계가 시작된 지난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종전 최고였던 지난 2009년 2분기의 7.7%를 훌쩍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스페인을 유로존 네 번째 구제금융 지원국으로 만든 은행권 부실의 직접적 원인이 주택 버블 붕괴에 따른 부실자산 확대였던 만큼 이처럼 가속화되는 집값 하락은 은행권 손실을 더 키울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아이디얼리스타닷컴의 페르난도 엔치나르 리서치헤드는 “스페인 정부가 은행권이 보유한 부실 부동산에 대한 충당금을 더 설정하라고 요구하면서 오히려 집값 하락을 부추기는 역효과가 나오고 있다”며 “지금 같은 상황에 집을 적극적으로 사려는 수요가 없을 것인 만큼 주택 보유자들은 가격을 내려서 팔 수 밖에 없고 이 때문에 집값 하락추세는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10여년 간의 부동산시장 버블이 꺼지면서 스페인 은행권은 현재 1800억유로 정도의 부실 부동산 자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스페인 정부는 두 차례에 걸쳐 은행들에게 총 840억유로에 이르는 대규모 충당금 적립을 요구한 바 있다. 한편 스페인 정부 의뢰로 은행권에 대한 자금 지원규모 등을 포함한 감사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는 컨설팅사인 롤랜드 버거와 올리버 와이먼은 지난 6월 18일 보고서를 내놓을 계획이다. 또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보고서는 스페인 은행권 자금 소요액을 600억~700억 유로로 추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370억유로가 필요하다고 추정했던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스페인 정부는 이를 토대로 유럽연합(EU) 등에 구제금융 지원을 공식 요청할 예정이다.

메르켈 “최악 상황 이끌 사태에 개입되지 않고 싶다”
   
 
이미 스페인 은행구제 발표에도 금융시장 불안이 계속되면서 유럽연합의 위기 대응력 자체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6월 13일 보도에서 위기 타개의 해법으로 부상한 ‘금융동맹’(banking union) 설립에 대해 독일이 반대하는 가운데 이탈리아는 자국의 구제금융 가능성을 강하게 부정했다. 또 독일이 유로존을 구하기 위해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을 용인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지난 6월 스페인 은행 구제에 최대 1000억 유로(약 146조원)를 투입하는 조치를 발표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스페인의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이 유로 최고인 6.834%까지 치솟았다. 같은 만기의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도 지난 1월 이후 최고치인 6.301%까지 상승해 유로존 위기에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런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위기 타개를 위해 금융동맹을 성급하게 설립하는 방안에 반대한 것이다. 메르켈은 재계 관계자들과의 회동에서 “개별 국가의 은행감독권을 더 많이 포기하고, 중앙감독기구에 이양해야 한다”면서 “현재의 상황보다 더 큰 재앙으로 이끌 사태에는 개입되지 않고 싶다”고 강조했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 고위 관계자는 “재정규칙을 준수하지 않는 국가에 대해 중앙감독기구가 제재할 권한이 부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로존에서는 독일의 지원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지만 사실 독일 재정도 낙관적인 것은 아니다. 유럽의 구제금융으로 2800억 유로를 내야 하는 독일은 유럽안정화기구(ESM) 분담금을 또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올해 재정적자가 260억 유로에서 350억 유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유럽 국제기구와 다른 나라들은 독일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경영자회의에서 “그리스가 유로에서 이탈하는 대가를 치러야 독일이 양보할 것인가”라면서 “독일 정부가 금융동맹이나 유로본드 같은 조치를 왜 해야 하는지 국민에게 설명하기 위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허용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빅토르 콘스탄치오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는 “금융동맹 실현을 위해 ECB가 역내 중앙은행 감독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의 마리아 펙터 재무장관은 앞서 “스페인에 이어 이탈리아도 구제 금융을 요청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탈리아 국내총생산(GDP)이 지난 1분기 0.8% 위축돼 구제설이 꼬리를 물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이탈리아의 마리오 몬티 총리는 독일 라디오 ARD 회견에서 “이탈리아는 앞으로도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유럽 여파로 한국의 신용위험도 또다시 상승
유로존의 구원투수인 독일마저 흔들리고 있다. 그리스와 스페인 등을 구하려다 독일의 재정부담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13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국가부도 위험을 알려주는 독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2일(이하 현지시간) 109.67bp까지 치솟았다. 이는 올 들어 5개월 동안 가장 높은 수치로, 일본(98bp)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6월 들어 프랑스를 비롯한 주변국의 CDS는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독일의 CDS만 상승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이 같은 원인을 스페인까지 위기가 확산되면서 중심국 독일의 재정 부담이 커졌고, 글로벌 수요약화에 따른 독일의 펀더멘털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진단했다. 국제금융센터 김윤경 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의 방화벽인 독일이 지원하는 국가가 그리스, 포르투갈, 아일랜드에서 스페인, 이탈리아, 키프로스 등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독일 국가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훼손될 것이란 시장의 우려가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한 자산운용사도 유로존 유지를 전제로 독일이 부담해야할 비용은 앞으로 5년 동안 5790억 유로(약 851조원)라고 추정했다. 최근 조사 결과 독일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사상 최저치인 1.2%까지 하락했다.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구제금융 임박설’이 나돌면서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6.301%로 치솟았다. 스페인의 CDS프리미엄은 사상 최고치인 607.719bp를 기록했다. 이러한 유럽의 경제 위기 여파는 우리나라까지 미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하락세에 접어들었던 한국의 신용위험도가 유럽 재정위기의 장기화 영향으로 다시 높아졌다.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142bp로 5월 말(121bp)보다 21bp 올랐다. 금감원은 “유럽문제에 따른 글로벌 신용악화로 CDS 프리미엄이 올랐다”면서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으나 올해 5월 중 국내은행의 외화차입 여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감원은 “올해 6월에는 13일 기준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131bp, 중국은 128bp로 격차가 더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6월 15일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와 공동으로 호주 일간지 오스트레일리안 파이낸셜 리뷰에 실은 ‘G20, 멕시코 회의에서 문제 해결 회피하지 말아야’ 제하의 기고문을 통해 심각한 재정 위기로 세계 경제를 위협 중인 유로존 국가들에 대해 통화 통합의 후속 조치로 재정·금융 통합을 조속히 완료할 것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공동기고문에서 6월 18~19일 멕시코 로스카보스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참가국들이 유럽발 세계 재정 위기 해법, 보호무역 저지, 국제통화기금(IMF) 개혁, 지속가능한 균형 성장 등의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의례적 선언보다 실질적이고 직설적인 해법을 도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먼저 “유럽의 신뢰 회복을 위한 핵심 요소는 유로존이 범유럽 차원의 감독 및 예금보험 제도를 포함한 금융 통합과 재정 통합을 통해 통화 통합을 보강하는 로드맵에 대한 합의를 이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은 신뢰할 만한 재정 건전성 제고 계획을 마련해야 하고 투자 촉진, 상품 및 노동 시장 자유화, 기업 규제 완화, 경쟁 촉진 등을 목표로 한 정책들이 포함된 성장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또 “G20 회원국들은 각자의 정책이 경제 성장 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한다는 점과 이 같은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보호주의 저지와 무역ㆍ투자 개방에 대해 세계 지도자들로부터 명확한 메시지가 요구된다”고 강조하는 한편, 우리나라가 앞장서 제기한 IMF 재원 확충 및 지배구조 개선 문제도 해결할 것을 요구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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