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가치는 인간의 눈이나 귀에 있는 가치다. 예술에서 아름다움에 대한 판단은 ‘개념 없음(sans concept)’에도 불구하고 순수하고 보편적이고 또한 필연적이다. 예술가는 예술 작품을 매개로 자신의 근원적 본성을 표출하고, 실현하려고 노력하며, 그리고 기호화하여 보여주면서 인간의 모습을 고양하려 한다. 여기서 예술의 승화(sublime)가 이루어진다.

▲ “붓 한 자루, 화첩 그리고 날 설레게 하는 이유 없는 이 방황. 화가로 산다는 것은 한없는 행복이며 끝없는 인고 그 자체인 것이다. 그래서 난 영혼의 이름으로 이 작업을 위해 살 것이다.”라는 박수복 화백

예술의 아름다움은 생명성에 대한 경외가 소위 말하는 미적 도덕적 인간적 판단, 즉 과학 기준과 달라도 인간 본성에 동인을 불러일으킨다. 예술의 위대성은 여기에 있다. 미학은 사태와 사물의 아름다움을 대한 반성을 넘어서 무심한(d?sint?ress?) 인간 본성에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서양화에 동양적 기법 접목시키다
“붓 한 자루, 화첩 그리고 날 설레게 하는 이유 없는 이 방황. 화가로 산다는 것은 한없는 행복이며 끝없는 인고 그 자체인 것이다. 그래서 난 영혼의 이름으로 이 작업을 위해 살 것이다.” 박수복 화백에게 있어 자연은 그릴만한 대상이자, 형형색색의 보고를 넘어서는 어떤 것이다. 자연을 주된 소재로 삼고 있는 그에게 있어 자연은 존재의 뿌리를 담아내는 근간으로서 교감해야 할 대상인 것이다. 스스로가 “대상을 가진 화백이 되고 싶진 않다. 시대를 이끄는 예술가가 되고 싶을 뿐”이라고 말하는 그는 누구보다도 자연과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하루하루 치열한 삶의 전쟁터였던 서울을 벗어나 조용하고 한적한 서산에 자리를 잡은 것도 어찌 보면 있는 그대로의 자연에 조금 더 가깝게 다가가고 싶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 속에서도 여유가 한껏 묻어난다. 공간 활용과 붓 터치, 소재의 사용에 이르기까지 그 어느 것 하나 절대 복잡하지도, 또 다급하지도 않다. 그의 작품 속에는 충분한 여백이 있다. 그러면서도 작품은 늘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작품을 굳건히 잡아주는 ‘힘의 중심’이 살아 있다. 그 힘의 중심은 수묵이 번지듯 유화의 기름이 번지는 효과로 동양적인 기법이 접목되어 있다. 박 화백의 가장 큰 특징은 서양화를 일필로 그려낸다는 것이다. 한 번의 붓질로 작품을 그려 나가기 때문에 수정이 불가능하다. 동양화에서나 볼 수 있는 기법이다. 어찌 보면 무모해보이기까지 한다. 그렇기에 국내 서양화가 중에서는 지금껏 이러한 방식을 시도하지도, 또 시도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채우는 것을 미학으로 두는 서양화에 동양적 기법의 만남이 얼핏 조화를 이루지 못할 것 같지만 박수복 화백의 작품 안에서는 묘하게 서양화와 동양적 기법이 잘 어우러진다. 실제로 그의 작품은 서양화에선 지금까지 볼 수 없는 구도와 여백을 보인다. 지금껏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기법을 박 화백은 과감하게 시도했고, 또 성공적으로 이를 완성시켰다. 채우고, 쌓고, 긁어내던 기존의 서양화에 동양적 기법을 추구하며 동서양의 미학을 하나의 캔버스에 완성하고 있는 그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두각을 나타냈다.

자연의 본질적이고 통합적인 탐구로 방향 전환
물질문명의 발달로 오늘날 현대인들은 깊은 공허감, 그리고 소외감에 빠져 들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현대인들은 주변에의 ‘무관심’으로 표출된다. 아름다운 것을 보아도, 즐거운 것을 보아도, 안타까운 일을 보아도 자신의 일이 아니라면 더 없이 냉랭해진다. 현대인들에게 있어 세계는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수복 화백은 여전히 세계의 매력, 유혹하는 자연에 빠져 있다. 그는 자신의 눈앞에 보이는 자연을 작품 속으로 초대하고, 또 취급하고 경영하기를 즐긴다. 이제 그는 자연으로부터의 생명감을 회복하고, 선물처럼 그 사색을 얻는데 집중되고 있다. ‘자연의 시적(詩的) 재현’에서 자연의 보다 본질적이고 통합적인 탐구로 나아가려는 방향전환이 시작된 것이다. 그의 붓의 놀림과 농담은 전에 없이 자유롭고 대담해졌다. 박 화백은 때론 무겁거나 거칠고, 부드럽고 느긋하기도 한 포괄적인 색의 확산을 통해 예리하거나 완만하고 다양한 터치들을 아우르면서 더욱 신비로운 세계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행정자치부장관상, 대한민국 미술대전 외 국제미술대전 다수 수상, 2008북경올림픽국제미술대전 은장수상, 독일 뮌헨시장 초청작가상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가진 박수복 화백은 지금까지 총 6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국내외 유수의 그룹전 및 단체전에 참가하여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그는 세계 각국에서 초대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대한광고학회 예술장식품 심사위원, 미술포럼, 대한 디자인협의회 심의위원을 역임한 박 화백은 현재 한국국제미술공모대전 심사위원, 한국국제미술교류협회운영위원, 대한민국한가족미술대전운영위원, 현 대전방송 화첩기행 진행자로써 현 사단법인 한국전업미술가협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인천광역시 노갤러리 문화센터 대표로 재임 중이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