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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안보 위한 최선의 선택은 무엇?
2016년 10월 08일 (토) 01:50:26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최근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하는 등 남북관계의 긴장상태가 날로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보를 위해서도 우리나라에 모병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는 중이다.

장정미 기자 haiyap@

건강한 남자라면 국방에 대한 의무를 수행하는 것이 당연시 되고 있는 오늘날, 군에 가고 싶은 사람만 입대하는 모병제 찬성론의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지금까지 시행되고 있는 징병제 유지론과 충돌하고 있다.

4년 전보다 모병제 전환 찬성 의견 2배 증가
우리나라에 징병제가 처음 도입된 것은 이승만 전 대통령 시절. 1949년 미국 측에서  군이 징병제를 시작한 것은 이승만 전 대통령때부터다. 1949년  미국측에서는 한국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모병제를 도입하라고 권고했고 이를 받아들인다면 기반을 다지는데 도와주겠다고 권유했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은 이를 거부하고 징병제를 고집했다. 이후 징병제를 시행한 지 60여 년이 흘렀다. 최근 리얼미터가 모병제 도입에 대한 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모병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27%, ‘징병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61.6%로 나타났다. 주목할 만한 점은 4년 전에도 똑같은 설문조사를 실시했을 때 징병제 유지 의견은 60%에서 61.6%로 1.6% 상승한 반면, 모병제 도입을 찬성하는 의견은 4년 전 15.5%에서 27%로 11.5% 증가하며 2배 가까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세대별로 의견 차이는 더욱 뚜렷하게 드러났다.

20대에서는 징병제 유지가 46.7%, 모병제 전환이 38.9%였으나 30대에서는 각각 47.3%, 28.9%였다. 40대는 60.3%, 50대는 65%, 60대는 82%가 징병제 유지를 찬성했다. 지지정당별로는 새누리당 지지층(징병제 유지 77.4% vs 모병제 전환 16.1%)과 국민의당 지지층(70.4% vs 22.1%)에서 징병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았고, 더민주 지지층(49.7% vs 41.5%)에서는 오차범위 내에서 징병제 유지 의견이 우세했다. 반면 정의당 지지층(징병제 유지 41.1% vs 모병제 전환 50.8%)에서는 모병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게 나타났다.

정치권에서도 모병제 전환은 뜨거운 감자
국가별 군인수(2002∼2012년 중간치 기준)는 중국이 221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미국(141만명)과 인도(140만명)에 이어 북한이 117만명으로 4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67만9000명으로 7위에 올랐다.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군인 숫자는 북한이 4.9%로 단연 1위였다. 에리트레아(3.6%), 이스라엘(2.5%), 요르단(1.9%), 브루나이(1.8%) 순이었다. 한국은 1.4%로 14위를 차지했다. 내년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서도 현재 모병제 도입은 뜨거운 감자다. 새누리당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는 지난 9월5일 국회 토론회에서 “대선에 출마한다면 한국형 모병제를 공약으로 내걸겠다”며 모병제 도입론의 도화선을 당겼다. 자원자에게 월 200만원, 9급 공무원 상당의 대우를 하자는 식이다. 올해 35만명 수준인 만 20세 남성은 6년 뒤인 2022년이면 26만명 수준으로 떨어져 60만 대군 유지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남경필 경기지사와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입대 자원 절벽을 극복하기 위해 모병제를 도입하자고 제안한 것. 모병제 전환에 4조 원 가까운 돈이 들지만, 군 병력을 반으로 줄이면 상당 부분 보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모병제 찬성론자들은 지원병력만 받고 있는 우리 해·공군·해병대의 사례를 토대로 모병제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해·공군·해병대는 2008년 이후 지원 모집병제로 전환해 전문성이 높은 기술병력을 중심으로 인센티브를 주거나 근무지 성격에 따라 복무기간을 차등화 하는 방식을 확대 적용하고 있다. 모병제 찬성론자들은 해·공군·해병대는 모병제로 전환돼 자질이 우수한 병력을 100% 충원하기 때문에 관심병사나 병영 내 내부 부조리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을 근거로 내세운다.

경쟁률도 높다. 2013년부터 최근 3년간 모집병의 경쟁률은 해군이 2대1∼4.3대1, 공군이 2.9대1∼ 4.8대1이다. 모집제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면서 언젠가 실시될 모병제 전환에 대비한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박철규 모병제 희망모임 사무총장은 “(모병제를)찬성하는 첫 번째 이유는 지금의 군대로 과연 나라를 잘 지킬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라며 “군인수로 세계 5위, 예산으로 10위정도 되는데 안보문제는 여전히 심각하기에 모병제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징병제의 단점으로 “실제 우리 군인수가 63만 명에 군무원까지 포함해서 65만 명 정도 되지만, 실제 전투배치가 돼 있는 수는 18만 명”이라며 “굉장히 효율이 떨어지는 군대를 갖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징병제 찬성론자들은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한반도 상황을 감안할 때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모병제를 도입하더라도 분단상황을 고려해 국방력을 유지하려면 육군은 최소 35만명의 모병과 13만명 정도의 간부로 전체 48만명이 돼야 하고 직할부대 기술병들은 현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데 모병제로 인력확보가 가능하겠냐는 것이 징병제 유지론자들의 말이다.

150만 병력의 중국, 러시아 등과 맞닿아 있고 북한이 100만 병력을 보유한 상황에서는 현재의 60만 병력도 부족하다고 하는 이들도 있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은 “(모병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병력규모는 적의 위협에 따라 결정하는데 지금 북한 자체가 총동원체제로 돌아간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북한의 현역 동원력이 100만이 아닌 최소 90만정도가 되더라도 현재 우리 병력규모의 2배 이상이 대치하는 상황”이라며 “만일 우리나라의 전시동원체제가 완전히 이스라엘식으로 구비된다면 모를까 모병제는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다. 또 “모병제 하에 월급 200만원을 주겠다는 주장은 기존의 부사관들이 받는 월급을 생각했을 때 현실적으로 봉급체계를 맞추기 어렵다는 것을 간과한 것”이라며 “하사·중사·소위들에게 주는 월급을 감안하면 봉급체계를 맞추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군 당국 “현 상황 고려해 신중히 접근해야”
현재 전 세계적으로 병역제도는 모병제로 전환하는 추세다. 모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가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이다. 특히 냉전체제가 종식된 1990녀대 이후 유럽 대부분의 나라는 징병제를 폐지하고 모병제 중심의 복무형태로 전환했다. 독일의 경우 1990년 통일 이후 20년 이상 징병제를 유지했으나 복무면제자 비율이 형평성 논란과 병역기피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출산율 감소를 겪은 독일 내부에서 병력감소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면서 지난 2011년 징병제가 사실상 폐지됐다. 미국의 경우 베트남전을 거치며 징병제 반대 목소리가 높아졌다. 특히 영내에서 폭력과 마약 복용 등 규율 위반이 급증하고 특권층 자제들의 병역기피 논란과 후방지원부대에서 자주 발생하는 군대 내 폭력 등의 문제로 지난 1973년 모병제로 전환했다.

대만은 2013년 모병제 전환을 발표했지만 모집 정원 미달로 2017년으로 시행시기를 미뤘다. 반면 한국을 비롯해 싱가포르, 태국 등이 여전히 징병제를 택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남성에 한해 의무복무를 시행하며, 2년 복무 후 예비군으로 편성되는 방식으로 한국과 복무 방식이 유사하다. 태국 역시 2년의 의무복무 기간을 두고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징집 여부를 제비뽑기를 통해 결정한다는 점에서 특색이 있다. 중동 지역에선 팔레스타인과의 분쟁을 이어가고 있는 이스라엘을 비롯해 이란, 알제리, 이집트, 터키 등 다수의 국가가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경우 여성도 징병 대상인 점이 특징이지만 대부분 비전투분야에 배치된다. 대신 의무복무 기간은 남성 3년 여성 2년으로 장기에 속한다. 러시아는 징병제와 모병제 혼용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군 당국에서 2017년까지 군 전체 병력의 70%를 모병제로 충원하겠다는 방침을 정하고 있어 사실상 모병제 전환이 유력하다. 대만은 2013년 모병제 전환을 발표했으나 모집 정원에 미달해 2017년으로 연기했다. 중국과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던 1950~60년대 60만명의 병력을 유지하던 대만은 군 정예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지속적으로 병력을 감축(2015년 기준 21만5000명 규모)해 왔으며, 2003년부터 600여명을 대상으로 모병제를 시범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1994년 1월 1일 이후 출생한 남성의 병역 의무를 면제하고 4개월간 군사훈련으로 대체했다.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 맞춰 최근 국내에서도 모병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추세다. 이에 국방부 당국자는 “현재 안보 상황과 국가재정상태, 인력획득 가능성, 병력자원 수급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될 것”이라며 “군 병력을 30만 명으로 감축하는 것이 (모병제의) 선결 조건인데, 이는 현재 군으로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62만 명 정도의 병력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 인원을 계속 유지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적정한 전투력 유지를 위해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따라서 2022년까지 52만2천 명으로 감축할 것을 목표로 진행 중에 있다”며 “2022년 기준 52만2천 명의 병력은 그 당시 출산율과 병역자원 수급전망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유지가 가능한 인원으로 판단한 규모”라고 전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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