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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 아니다
내륙에서 5.0 이상의 역대 최대 규모 지진 발생
2016년 10월 08일 (토) 01:38:30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지난 9월12일 경주에서 규모 5.0이 넘는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7시 44분께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9㎞ 지역에서 규모 5.1, 8시 32분께에는 불과 1㎞ 떨어진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8㎞ 지역에서 규모 5.8 지진이 일어났다.

장정미 기자 haiyap@

그동안 우리나라는 지질 구조상 일본과 같은 판 경계가 아니라 판 내부에 있어 ‘지진 안전지대’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지난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고강도 지진이 발생하는 건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2000년대에는 규모 5.0 이상이거나 그에 육박하는 지진은 7차례나 발생한 바 있다.

경주지역에서 규모 5.8 지진 발생
지난 9월12일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은 각각 5.1, 5.8 규모였다. 이는 한반도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의 지진이다. 지금껏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가장 큰 규모는 1980년 1월 평안북도 의주·삭주·귀성 지역에서 기록된 규모 5.3의 지진이었다. 규모 5.1 지진은 전체 4번째, 내륙 지진 중 3번째(남한 2번째)로 높은 것으로, 내륙 발생 지진 규모가 5.0 이상인 경우는 36년 만에 처음이다. 9월13일 국민안전처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9월12일 발생했던 지진은 13일까지 총 네 차례 발생했다. 12일 오후 7시 44분 경 경주시 남남서쪽 9km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1 지진을 시작으로 8시 32분에는 경주시 남남서쪽 8km지역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추가로 발생했으며 13일 오전 12시 37분경 경주시 남쪽 6km 지역에서 규모 3.1의 지진이, 13일 오전 8시 24분 경 경주시 남남서쪽 10km 지역에서 규모 3.2의 지진이 연이어 발생했다. 이 네 차례의 지진으로 발생한 인명피해 부상자는 14명, 재산피해는 건물균열 146건, 수도배관 파열 31건, 지붕파손 199건, 도로균열 66건, 차량파손 36건, 담장파손 164건 등 총 642건으로 집계됐다.

큰 규모의 지진은 그 여파도 상당했다. 9월13일 오전 6시 기준 여진은 176회로 집계됐다. 오전 9시 기준 여진은 210차례로 늘어났다. 오전 10시 기준 213회, 오후 1시 기준 241회 등 매시간 눈에 띄게 여진이 증가했다. 이는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이후 국내에서 지진이 가장 잦게 발생했던 2013년 지진 횟수(93회)의 3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제한된 공간과 시간 내에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가장 큰 지진을 본진이라 하고 그 뒤에 발생한 지진은 여진이라 하는데, 규모나 횟수는 각각 다르지만 대부분의 지진에는 여진이 뒤따르며 본진의 규모가 커질수록 여진이 커지기에 이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여진이 장기간 계속될 수 있다고 예측한다. 홍태경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규모 5.8 정도면 여진이 수주일에서 수개월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전했다.

예상치 못한 강진에 문화재 피해도 속출
신라의 문화재가 밀집한 경주에 규모 5.0이 넘는 지진이 발생함에 따라 문화재에도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문화재청은 지진 발생 직후 재난상황실을 설치하고 국립문화재연구소와 경주시, 안전경비인력 등을 중심으로 문화재 피해 상황 점검을 실시했다. 문화재청이 경주시와 그 일대 문화재 피해상황을 점검한 결과, 국보인 불국사 다보탑의 난간 부재가 탈락하고 첨성대 기울기가 바뀌는 등 총 23건의 문화재에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재청의 중요 문화재 정밀 계측에서 다보탑의 주저앉은 난간석은 일제강점기에 파손돼 접합했던 부위에서 발생했으며, 첨성대는 기존보다 북측으로 약 2㎝ 기울고 상부 정자석 남동측 모서리가 약 5㎝ 더 벌어진 것이 확인됐다. 김덕문 국립문화재연구소 건축문화재연구실장은 “첨성대는 구조적으로 원형이어서 지진 등에 자체로 견딜 힘이 뛰어나다”며 “육안상 위험한 수준의 (파손이)나타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불국사 대웅전의 경우 지붕, 담장 기와, 용마루 등이 파손됐다. 담장 파손의 경우 파손 범위가 넓어 아직 피해 범위가 파악되지 않았다. 또 분황사 모전석탑 및 단석산마애불에서도 일부 균열이 발견됐으며 양동마을 내 독락당에서도 담장기와 일부가 파손되는 등 경주 문화재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문화재청은 이러한 피해 조사 결과를 토대로 조속한 복구를 위해 긴급보수비 23억원을 지원하고, 분야별 전문가로 특별안전점검반을 구성·운영해 문화재 안전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또 대한불교조계종 등과 합동으로 경상권 지역 건조물 문화재 약 52건에 대해서도  피해상황 점검에 나섰다.

일본 지진 여파로 한반도 지진 가능성 높아져
최근 대규모의 지진이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함에 따라 한반도가 더 이상은 지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지진 관측이 시작된 1978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212회의 지진이 발생했다. 1978년 6회에 불과했던 규모 2.0 규모 이상의 지진은 올해 상반기에만 총 34회였는데 이는 1999년부터 2015년까지 17년 동안 상반기 평균 지진 발생횟수인 25.6회보다 8.4회 많다. 특히 1978년 이후 한반도에서 5.0 이상의 규모의 지진은 9차례 발생했으며 이 중 8회가 우리나라에서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지난 4월 구마모토 대지진 등 일본 지진 여파로 한반도 단층 구조가 변하면서 한반도 자체 지진 가능성도 커졌다고 분석한다.

동일본 대지진은 2011년 3월11일 오후 2시46분 일본 도호쿠 지방에서 발생한 일본 관측 사상 최대인 리히터 규모 9.0의 지진을 말한다. 이 지진으로 해일이 일어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가 중단됨에 따라 방사능이 외부로 누출되는 등 원전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지난 9월 발생한 지진 역시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이라고 지적하며 “동일본 대지진 당시 한반도는 동쪽에서는 5cm, 서쪽에서는 2cm정도 끌려들어갔으며 이후 근 1000여일 동안 한반도가 계속 끌려가는 양상이 벌어지면서 굉장히 많은 이동거리가 발생하면서 그로인해 지각에 많은 힘이 추가로 누적되거나 불균형상태를 야기 지진발생빈도가 급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최근 들어 다소 안정세를 띠던 지진이 올해 들어 다시 급증하고 있는 것은 아직까지 한반도 지각 상태가 예전의 상태로 돌아가지 못하고 불균형 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향후 응력이 풀리지 않은 곳에서 또 다른 지진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대규모 강진 일시적 현상 아닐 가능성 높아
대규모 강진이 연쇄적으로 일어난 곳, 이른바 환태평양 ‘불의 고리’가 한반도 지각판에도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경주의 강진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4월 일본 규슈에서 발생한 규모 6.5 지진과 규모 7.3의 강진, 남미 에콰도르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지진 등은 태평양판과 유라시아판 같은 거대 지각판의 경계가 만나는 환태평양 조산대, ‘불의 고리’에서 발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올 들어 ‘불의 고리’를 따라 규모 6.0을 넘는 강진만 6번 나타났다. 불의 고리가 한반도 지진에도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선창국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재해연구실장은 “주변에 큰 지진이 발생하면 판 내부라든가 그 주변 판에서 안에 존재하는 조그마한 단층들이 영향을 받아서 실질적으로 음역 평형을 이루기 위해 약간의 에너지를 소산 시키는 과정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한반도 내에서는 지진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영남의 활성단층과 이 지역에 밀집한 원전들로 인해 불안감이 더욱 커지는 중이다. 한반도와 일본이 분리되고 동해가 만들어질 때 동해안, 영남 지역에는 비교적 젊은 단층들이 다수 형성됐으며 이번 지진이 발생한 경북 경주시 내남면은 양산 단층이 지나는 곳이다. 학계에서는 경주, 울산, 포항 등을 울산 단층, 일광 단층 등 단층이 밀집한 지역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울산 앞바다에서 발생한 지진 이후 두 달 새 더 강력한 내륙 지진이 오면서 시민들 사이에서는 ‘언제 더 큰 지진이 또 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국내에서 일본처럼 규모 7.0이 넘는 강진이 일어날 가능성은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선창국 실장은 “규모가 큰 강진은 판의 경계 부분에서 주로 발생한다”며 “한반도가 불의 고리로 분류되지 않는 것도 유라시아판과 태평양판의 경계가 아닌 유라시아판 내부에 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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