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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17년 만에 좌파정권 탄생
사회당 소속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당선
2012년 06월 04일 (월) 13:23:50 안상호 기자 press83@newsmaker.or.kr

프랑스 대선에서 사회당 소속의 올랑드 후보가 52%의 지지율을 얻으며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 지난 5월 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유로존 경제 2위국인 프랑스가 프랑수아 마테랑 대통령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좌파 정권을 맞이하게 됐다고 전했다.

대선 당시 출구조사 직후부터 올랑드 후보의 승리는 확실시 되었다. 조사업체 CSA는 올랑드 후보의 득표율이 52%로 사르코지 후보(48%)를 앞섰다고 밝혔고, 다른 외신인 파이낸셜타임즈도 IPSOS의 출구조사 결과를 인용해서 올랑드 후보 지지율이 51.9%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정계의 모범생’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빠르게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프랑스는 새로운 대통령으로 올랑드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랑드 당선자에 전화를 걸어 프랑스가 직면한 도전을 이겨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지난 5년간 혼란 속의 프랑스를 이끌어왔지만 프랑스의 경제 상황이 악화되자 그의 지지율도 함께 내려가 연임에 실패했다. 지난 5월 대선 결과 17년만의 프랑스 좌파 대통령이 된 프랑수아 올랑드는 1954년 북부 노르망디 루엥의 중간계급 가정에서 태어났다. 프랑스 수재들이 모이는 파리정치대학과 파리경영대학에서 수학했으며, 프랑스 정치인의 산실인 국립행정학교를 졸업했다. 정통 엘리트 코스를 거쳐 판사·변호사·대학교수를 지냈던 그는 1974년 대선 당시 미테랑 후보 캠프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사회당과 인연을 맺었다. 1979년 사회당에 정식 입당했던 올랑드 대통령은 1988년 총선에서 당선돼 정치무대에 본격 데뷔했다. 1997년부터 2008년까지 11년간 사회당 대표를 역임하면서 당을 무난히 운영해 왔던 그는 돈이나 여성 관련 추문이 거의 없었던 ‘정계의 모범생’이었다. 그러나 비교적 순탄했던 그의 정치 인생은 2004년과 2007년 최대 고비를 맞게 된다. 2004년 사회당이 유럽헌법에 대한 찬반으로 내홍을 겪는 가운데 당내 지지기반을 일부 상실했던 것이다. 2007년에는 대선후보 경선에서 동거인이던 세골렌 루아얄에게 패배했다. 당시 올랑드는 대선 직후 30년 이상 교제했던 루아얄과 결별, 2008년 당 대표직을 사임했다. 이후 2008년부터 코레즈 지방의회 의장을 맡고 있던 그에게 지난해 생각지도 못했던 행운이 찾아왔다. 사회당 대선후보로 유력했던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전 국제통화기금 총재가 성범죄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된 것이다. 올랑드는 스트로스 칸의 낙마 덕에 당내 경선에서 대권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그는 사회당 내에서도 조세와 경제문제에 상당한 식견이 있는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조용한 대통령’이 되기를 원하는 그는 좌파적 시각으로 경제를 구분해 재계 일각의 우려를 사왔지만, “당선된다면 곧바로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현실 경제를 직시하고 있고 또 경제도 비교적 잘 아는 편에 속한다. 그는 루아얄과 25년여 간 동거를 하며 4명의 자녀를 뒀으며, 현재 파리마치의 정치부 기자이자 TV 진행자인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와 동거 중이다. 프랑스에서는 결혼하지 않은 첫 퍼스트레이디가 될 트리에르바일레는 기자직을 계속하며 자신의 아이들도 키운다는 계획이어서 ‘워킹 맘’ 영부인이라는 기록도 세울 전망이다.

모든 계층 아우르는 동반성장 추구
새로운 프랑스의 대통령이 된 올랑드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바로 경제다.  그의 앞길엔 재정위기 극복, 좌우로 분열된 프랑스 통합 등 난제가 산적해 있다. 부자 증세 공약을 내세운 그의 경제정책 행보를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올랑드 대통령은 지난 5월 7일 당선 직후 지지자들 앞에서 “긴축이 프랑스의 유일한 옵션은 아니다”며 성장동력 회복이 위기 극복의 대안임을 재확인했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추구했던 경제성장이 노동시장 유연화를 기반으로 한 신자유주의적 개혁이라면, 올랑드 대통령은 모든 계층을 아우르는 동반성장을 추구한다. 때문에 경제개혁의 1순위는 고용 창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올랑드는 임기 동안 청년층 일자리 15만개, 중·장년층 일자리 50만개 확보를 선언했다. 특히 그는 고용 재원을 부자 증세와 금융기관 과세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목표다. 이에 앞으로 올랑드 정권에서 연 100만유로(14억8,000만원) 이상을 버는 사람은 75%의 세율을 적용받고 15만유로 이상 고소득자도 세율이 45%로 높아진다. 은행법인세와 금융거래세도 대폭 상향돼 구멍난 재정을 메울 계획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실제로 지배하고 있지만 이름이나 얼굴이 없는 세계금융계가 바로 나의 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제 이외의 분야에서는 좌우의 성향을 넘나드는 탄력적인 행정을 펼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미국의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올랑드는 때론 진보 색채를 뚜렷이 하고, 때론 보수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등 실용적 좌파의 모습을 띨 것”이라고 전했다. 올랑드 대통령의 공약에서 ▲동성결혼 및 입양 합법화 ▲원자력에너지 의존도 감축(50%) ▲안락사 권리 검토 등은 정통 사회당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이민 문제에 대해서는 유연한 입장을 보인다. 사르코지의 유산인 부르카(이슬람 여성의 전통의상) 금지법 유지, 경제이민 제한 등 다소 우클릭한 관점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일자리의 상당 부분을 이민자가 잠식하고 있다는 유권자의 불만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대외관계에서는 프랑스 고유의 자주 노선으로 회귀할 전망이다. 앞서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이란 핵문제, 시리아 사태에서 미국과 보조를 맞추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리비아 공습을 주도하는 등 뼛속까지 친미주의자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때문에 올랑드 대통령의 외교능력의 첫 시험대는 아프가니스탄 주둔군 철수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올랑드 대통령은 NATO의 치안이양안보다 2년 이른 올해부터 3,300명의 자국군을 철수시키겠다는 목표다. 프랑스의 조기 철군은 도미노 철군을 불러 미국의 아프간 출구전략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 AFP통신은 “올랑드의 개혁 성패는 6월 총선에서 판가름날 것”이라며 “부자·기업 옥죄기에 대한 지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獨, ‘신재정협약 재협상’ 방침 거부
유로존이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5월 7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당선자의 ‘신재정협약’ 재협상 방침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올랑드 대통령이 5월 15일 대통령 취임식을 갖고 신재정협약의 재협상을 논의하기 위해 독일을 방문한다고 밝혔으나 메르켈이 선수를 친 것이다. 메르켈 총리는 “신재정협약은 유럽연합(EU) 25국이 논의하고 추진한 것”이라며 “이 협약은 재협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게 독일의 입장이고 내 개인적인 생각도 그렇다”고 강조했다. 유로존을 구성하는 양대축인 독일과 프랑스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재정위기 사태는 다시 안갯속을 헤매게 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독불 정상이 결국 재정위기 사태 해결을 위한 의견 조율에 나서겠지만 타협점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신재정협약에 성장협약을 추가해야 한다는 올랑드 대통령의 주장 자체에 대해서는 메르켈 총리도 찬성하고 있으나 자금 조달 방안에 대해서는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메르켈 총리는 부채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의 성장 프로그램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올랑드 대통령은 성장정책을 실행할 재원을 위해 유로본드(유로존 공동채권) 발행과 유럽투자은행(EIB)을 통한 지원 확대 등을 주장하고 있다. 스티븐 자이베르트 독일 총리실 수석 대변인은 “어떤 성장을 의미하는지가 중요하다”면서 “생산적이고 혁신적인 기업들이 고용을 창출할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6월 예정된 프랑스 총선에서도 좌파가 승리해 성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독일에게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6월 10일과 17일 치러질 총선에서 올랑드 대통령이 이끄는 좌파연합이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이끄는 대중운동연합(UMP)을 이길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 일간지 디벨트는 “올랑드가 독일의 긴축 정책기조에 반대하는 대장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독일과 프랑스가 의견차를 좁히지 못할 경우 유럽 전역이 긴축과 성장의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총선 결과에 따라 정국 흐름 바뀔 수도 있어
프랑스 대선 결과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17년 만에 프랑스에 좌파 정권이 들어서게 됐다. 대선 이후 프랑스는 급속도로 총선 모드로 전환을 시작했다. 오는 6월 10일과 17일에 실시되는 총선 결과에 따라 정국의 흐름이 또다시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을 당선시킨 사회당으로서는 정국 운영을 원활히 하기 위해 자력으로든 아니면 좌파 연대를 통해서든 의회 과반 의석을 확보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에 맞서 대선에서 패배한 우파 대중운동연합(UMP)도 좌파의 독주를 막고 세력 균형을 이뤄야 하는 상황이다. 프랑스 정치제도에서 대통령은 의회 과반을 유지해야 정부를 운영할 수 있으며, 그렇지 못할 경우 야당 총리에게 그 권한이 넘어가면서 동거정부가 구성된다. 대선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들은 사회당·녹색당·좌파연합 등 좌파 세력이 44-45%, 중도우파 UMP를 비롯한 중도우파 세력이 31-32%, 극우파가 15-1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사회당으로서는 안정 과반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 아래 당 체제를 총선 모드로 전환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올랑드 대통령의 마뉘엘 발 대변인은 “대통령에게는 의회의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6월 총선에서 동거정부가 구성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지지자들의 표심을 파고들었다. UMP를 이끄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나탈리 코쉬스코 대변인은 “좌파에 너무 많은 권한을 줘서는 안 된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권력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유럽1 라디오방송이 전했다. 사르코지 대통령도 지난 5월 6일 밤 대선 패배를 인정하는 자리에서 총선을 이끌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총선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뒤 UMP의 단합을 촉구했었다. 프랑스는 1997-2002년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 리오넬 조스팽 총리 때를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대선 직후 실시되는 총선에서 여당에 힘을 실어주는 경향을 보여 왔다. 현재로서는 UMP가 약속대로 극우정당인 국민전선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킨다면 좌파가 중도파 세력과 연대해 안정적인 과반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 총선은 6월 10일과 6월 17일 두 차례의 총선을 치로 577명의 하원의원을 선출하는데, 2차 투표는 1차투 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은 선거구의 후보들 가운데 12.5% 이상 득표자들을 상대로 한 결선투표로 치러진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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