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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법 기습상정, 냉각된 정국
한나라당 “법 안 상정 자체를 봉쇄하려는 야등과 합의점을 찾지 못해”, 민주당 “법안 상정 절차에 심각한 문제, 법안 자체 무효”
2009년 04월 01일 (수) 16:42:54 김희준 juderow9@paran.com

<국회는 지금>

3월 2일, 극적 타결 이후, 100일간 이어질 공방
   
▲ MBC 뉴스데스크 박혜진 앵커와 나경은 아나운서가 명동 거리에서 MBC 노조파업의 정당성을 알리는 거리 홍보에 참여하고 있다.
국민들이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관전 포인트는?

지난 2월 25일, 고흥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은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신문, 방송 겸영을 핵심 내용으로 한 이른바 ‘미디어법’을 기습적으로 일괄 상정했다. 고 위원장은 회의에서 민주당 등 야당이 미디어 관련법의 협의 상정을 계속 거부하고 여야 간사협의에서도 26일 회의 재소집에 대해 합의하지 못하자 “미디어 관련법을 상정할 수밖에 없다”고 선언하며 법안을 기습적으로 상정, 통과시켰다. 당연하다는 듯이 여야 의원들의 맞고함, 몸싸움과 실랑이가 벌어진 가운데 고 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하고 회의장을 빠져 나갔지만 그 이상 격렬한 물리적 충돌이나 폭력 사태는 이어지지 않았다. 한나라당은 법안 상정 자체를 봉쇄하겠다는 야당의 지연술에 더 이상 합의점을 찾을 수 없었다며 상정 강행의 불가피성을 강조한 반면, 민주당은 상정 절차에 문제가 심각하다며 이 법안에 대해 원천 무효를 선언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여야 관계는 급속하게 냉각돼 법안 상정을 놓고 순탄치 않은 과정이 예상됐지만 지난 3월 2일 여야는 극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100일 동안 합의한 후 오는 6월 임시국회에서 표결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 구성하기로 한 사회적 논의기구는 3월 13일,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출범했다. 여야는 기구 구성에 합의하기까지 험난한 여정을 거쳐야 했지만, 열흘 남짓한 기간 동안 준비했던 출범 과정도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지난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첫 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회의 공개여부 및 성격, 결과 반영 방식 등 주요 논의 대상과는 동떨어진 부분에 대해서조차 심한 의견 차이를 보이며 ‘100일 전쟁’과 그 이후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달을 것임을 예고했다.

우선 '미디어법'이 알아볼 필요가 있다. 미디어법은 언론에서 주로 부르는 명칭으로 실제로 이러한 이름을 가진 법은 없고 한나라당이 지난 2008년 12월 3일 신문방송 겸영 허용 등을 골자로 하는 미디어관련 법률 개정안을 마련한 것을 두고서 미디어법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 법안은 모두 7개 법안으로 신문법, 언론중재법, 방송법,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 전파법, 지상파 텔레비전 방송의 디지털 전환 특별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법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논쟁이 되고 있는 부분이 바로 신문과 대기업의 지상파방송 진출을 허용한 내용으로 한나라당은 미디어법 개정을 찬성하고 있고 민주당은 이를 반대하고 있기에 두 정당은 이 문제를 놓고 처음부터 시끄러웠던 것이다. 한나라당 및 미디어법 개정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방송을 비롯한 신문, 인터넷, DMB 등 다양한 매체가 융합되는 시대에 방송, 신문 겸영을 금지하는 것은 낡은 규제이며 겸영을 허용하지 않으면 방송시장만 커지고 신문은 위축돼 여론의 다양성이나 균형을 잃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겸영을 허용하면 독점적 구조에 놓여있는 방송이 다양한 소유 구조로 재편돼 오히려 다양성 확보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미디어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측면에서도 대기업의 진출과 그의 자본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 및 미디어법 반대를 외치는 쪽에서는 일부 신문사가 신문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마당에 방송까지 겸영하게 된다는 거대 자본에 방송이 예속되고, 메이저신문의 독과점 현상이 더욱 심해지면서 언론의 다양성 침해, 중소신문사의 고사 현상이 발생할 것이며 언론의 공공성 및 비판 기능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 지적하고 있다. 또한 정경유착으로 인해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대기업의 방송 진출을 터놓으면 재벌에 대한 언론의 비판과 감시 기능이 크게 위축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때문에 지난 2월 25일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기습 상정을 두고 찬성측과 반대측의 논쟁을 갈수록 높아졌으며 결국 지난 3월 2일 극적으로 합의점을 찾은 두 당은 100일간 논의 후 오는 6월 임시국회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100일간 논의를 위한 논의기구가 출범했지만 이 또한 수월한 일은 아니었던 듯하다.
   
▲ 정세균 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2월 27일 국회 문방위에서 열린 의원 총회에서 MB악법을 끝까지 저지하겠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 논의 시작
회의 공개 여부로 첫 출발부터 ‘삐걱’
여야의 ‘대리전’ 양상을 보이던 미디어 관련법 사회적 논의기구인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이하 미디어국민위)’는 예상대로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미디어국민위는 인적 구성단계부터 여야측 대리인이 참석하면서 지난 1,2차 입법전쟁을 벌인 여야의 모습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 때문에 벌써부터 이른바 ‘100일 전쟁’은 비극적인 결말로 끝날 것이라는 비관적인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월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첫 전체회의장. 회의 시작부터 여야측 위원장은 회의 공개 여부를 놓고 맞붙기 시작했다. 한나라당 측은 사안의 민감성을 강조하며 비공개를 요구한 반면, 민주당측은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공개를 하자고 반박하고 나섰다. 이에 한나라당 김우룡 위원장은 모든 의원들의 발언 이후 “여야 간사 간의 합의에 따라 문방위 소속 각 당의 간사가 탐석했다”며 기자들의 퇴장을 요구했고 민주당 강상현 위원장은 “회의를 어떻게 하는지조차 비공개를 하려면 민주주의를 왜 하는가”라며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상식에 입각해 회의를 성실히 진행해야 한다”고 맞섰고 “헌법과 국회법에는 회의를 공개하기로 돼 있는데 여기가 무슨 국가안전보장위원회도 아니고 비공개로 진행하자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며 비공개 발언에 대한 직격탄을 날렸다. 또한 문방위 소속 민주당 간사인 전병헌 의원은 “논의 과정이 가급적 국민들에게 많이 알려져야 하고 이를 위해 회의는 공개를 원칙으로 하며 공개가 어렵다면 상임위원회 의결을 거치도록 할 것”이라며 민주당 측 의견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한나라당 김우룡 위원장은 “회의 공개를 못할 것도 없지만 외부 세력이 개입하게 되면 활발한 논쟁을 방해할 여지가 있다”고 반박하면서 “오늘은 일단 회의를 공개하자”고 한발 물러서는 입장을 보였다. 결국 양측은 이날 회의 비공개 여부를 놓고 설전을 벌이다 미디어국민위의 구체적인 회의 횟수와 여론조사 실시 여부, 미디어법 개정안 반영 등 실질적으로 진행했어야 할 미디어법 관련 논의에 대해서는 입도 뻥끗하지 못한 채 이날 회의를 마쳐야 했다. 미디어법과 관련해 앞으로 100일간 논의를 갖기로 했지만 여야의 견해차가 워낙 큰 데다 양측 위원들도 마치 여야 의원들이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똑같은 견해를 보이고 있어 좀처럼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미디어국민위에서의 최대 쟁점은 논의 내용의 반영 여부라 할 수 있다. 여당은 “논의기구는 그저 논의기구일 뿐”이라며 이에 대해 분명한 선을 긋고 있지만 민두당 등 야당은 “합의 논의기구인 만큼 강제력을 가져야 하며 논의 결과에 따라 논의 내용은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 때문에 “처음 회의부터 삐걱거린 이번 논의의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 대부분의 의견이며 앞으로 100일간 여야 두 양측의 몸싸움이 일어날 것에 내기를 거는 사람마저 있을 정도이다.
   
▲ 5차 총파업 결의대외에서 한 나무에 붙은 '입이 있어도 말을 못하는 기자'란 내용의 홍보물

미디어법 상정 후 전국언론 노조 대규모 시위 돌입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
미디어법이 기습 상정된 후, 가장 큰 부란을 표출한 곳은 바로 전국언론 노조였다. MBC, SBS, YTN 등의 노조는 미디어법 기습 상정이 발표된 이후 제작거부 및 방송 참여 거부 등을 외치며 대규모 시위에 들어갔고, 이 때문에 한동안 브라운관에서는 고정 프로그램을 맡고 있던 아나운서, MC 등의 모습을 볼 수 없었으며 재방송이 속출하기도 했다. 이러한 모습을 보는 일반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자신들의 일을 충실히 하면서 자신들이 주장하는 바를 떳떳하게 주장하라는 것. 한 네티즌은 인터넷을 통해 언론노조 파업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성토하기도 했다. “지난 30여 년 동안 독과점 특혜를 누려 온 방송인들이 오직 자신들만이 언론의 자유를 지킬 수 있다고 자신하는 것은 오만이다. 대기업 자본과 그의 특수 관계자가 방송사나 신문사 주식의 20%까지 살 수 있게 된다면 그 방송사나 신문사가 대기업 소유가 되는 걸까? 예를 들어 전 세계인이 시청하는 CNN을 워너브라더스 사내방송국이나 테드 터너 개인방송국이라 말할 수 있는가? 대기업의 자본이 독과점 형태를 보이고 있는 현 시장에 진입이 가능하다면 그것이 언론의 자유를 침해받고 있는 것인가? OECD 가입 국가 중 대기업 자본이 방송사나 신문사를 보유하지 못하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세계 각국 정부는 미디어 산업 육성정책을 앞 다투어 내놓고 있고, 거대 미디어 그룹은 세계 시장을 선점하고자 막대한 자본을 미디어시장에 쏟아 붓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법안은 어떤가? 금산분리법이나 출자총액제와 같은 미디어산업의 몸집을 불리는 데 제한이 될 뿐 아니라 앞으로 미디어 산업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국민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정부의 미디어 관련 법 개정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서 낙오하지 않기 위한 자구적 수단이자 제도적 장치라고 볼 수 있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본다면 대기업의 막대한 자본을 통해 내수시장의 활성화 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외국 유수의 미디어 그룹과 경쟁 가능한 규모의 미디어 그룹에 한국에서도 탄생할 것이며 그렇게 되면 한국 경제에 큰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은 물론, 한국과 한국 기업들의 브랜드 가치에도 천문학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 네티즌은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한 방송사의 아나운서가 말한 “파업은 당당하다”에 대해 “세금으로 받는 이 방송사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1억 안팎이다. 세금으로 이루어진 연봉을 받으면서 국민과 약속한 대로 정상적 편성은 하지 않고 연일 재방송만 내보내고 있으면서 당당하다니, 어떤 이유에서건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사에서의 파업은 당당할 수 없다”고 꼬집기도 했다. 또한 “미디어법 기습 상정에 대해 찬성한다. 국민들은 다수의 방송을 볼 권리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너무 방송이 독점이고 지상파는 유선비를 내야 볼 수 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미디어법은 통과되어야 한다. 대기업이 방송국을 장악할 거라는 생각은 시대에 동떨어진 생각이다. 오히려 광고 수익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시위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 방송사들은 정정당당하게 경쟁을 했으면 한다. 특정 인사를 추켜세우는 방송, 자신들의 축제로만 끝나는 특정 방송사의 연말 행사 방송은 이제 지겹다”고 토로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파업을 주도한 전국언론 노조도 파업의 정당한 이유에 대해 이야기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방송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대기업의 힘이 대단하다. 미디어법이 통과되고 이것이 과연 국민들에게 좀 더 나은 양질의 방송을 보여주느냐, 아니면 특정 기업으로 인한 공정한 보도와 성향의 변화가 걱정되느냐의 문제인 듯하다. 보통 특정 신문들은 자신들만의 고유적인 색깔을 지니고 있고 언론적 성향을 넘어 언론사의 이해득실로 보도가 달라지기도 하는데, 특히 신문사 대부분은 구독료가 아닌 광고비로 운영을 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즉, 광고가 들어오지 않으면 제대로 운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TV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프로그램 중간 중간에 내보내는 광고수익, 특히 황금시간대 광고료는 엄청나기 때문에 특정 회사의 지분이 방송국에 들어간다면 그 회사와 경쟁 구도를 보이는 타 기업은 그 방송국으로 광고를 내보내지 않을 것이며, 지분을 소유한 기업에 대해 방송국은 공정한 보도를 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물론 미디어법이 통과된다면 많은 공영방송이 민영방송으로 바뀔 것이고 그로 인한 경쟁력 상승으로 인해 국민들에게 더 좋은 컨텐츠를 제공할 수는 있겠지만, 공정한 보도를 볼 수 있는 방송국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며 미디어법 기습 상정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때문에 미디어법에 대한 100일 전쟁은 공정한 보도, 방송의 질, 방송국의 브랜드화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심도 있게 논의되어야 할 것이며, 방송국과 국민 모두 타격을 받지 않는 범위를 분명히 지켜야 할 것이다.
   
▲ 여야의 '대리전' 양상을 보이던 미디어 관련법 사회적 논의기구인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이하 미디어국민위)'는 예상대로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대기업과 일간신문의 방송 진출
일자리 창출? 노노! 다양성 확보!
한나라당이 대기업과 일간신문의 방송 진출 확대를 꾀하는 명분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일자리 창출이었다. 하지만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보고서가 논란을 빚은 후 이 주장은 설득력을 잃은 상태이고 이후 새롭게 등장한 명분이 여론의 다양성 확보 부분이다. 지상파방송이 독과점 상태이기 때문에 대기업과 일간신문의 진출을 허용해 다양성을 확보하자는 것이며 이를 뒷받침하는 보고서도 재차 발표돼 이 주장은 성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자유기업원의 곽은경 선임연구원한 지난 3월 13일 발표한 ‘방송과 신문시장의 현황과 개혁과제’란 보고서를 발표, 독과점 형태의 언론에 대해 심도 있게 비판했다. 특히 이른바 조ㆍ중ㆍ동으로 일컬어지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의 현재 점유율은 독과점 형태라고 보기 어렵고 MBC, KBS, SBS 방송 3사의 독과점 형태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방송 3사의 매출액 점유율은 81.8%.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사업자 기준인 3사 합계 75%를 넘는 수치이며 점유율 4위인 한 방송국의 8%는 3위인 SBS 16.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곽은경 연구원은 이러한 형태에 대해 “독점의 폐해를 막고 시장 개방과 방통 융합 등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소유 규제를 완화하고 방송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채수현 전 언론노조 정책실장은 미디어스 기고문을 통해 곽은경 연구원의 보고서를 반박하고 나섰다. 반박문에서는 성격이 각기 다른 방송 3사를 하나로 통합해 설정했고 지상파 방송과 신문시장의 매출액과 점유율을 수평적으로 비교하고 있는 것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보고서의 한계를 지적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상파 방송 시장이 현재 독과점 상태라는 것을 누구나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다. 미디어 교차소유, 대기업과 일반신문사의 진출 문제를 바라보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시각에는 방송사의 독과점 상태 그 차제 문제보다 오히려 어느 쪽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지형인가를 따지려는 계산이 숨어있다고 볼 수 있다. 한나라당은 MBC를 변화시키거나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대기업, 혹은 조ㆍ중ㆍ동을 진출시키려 하는 반면, 민주당은 자신들과 색깔이 다른 조ㆍ중ㆍ동이 신문시장에서도 위력이 큰 만큼 이들의 지상파 진출은 어떻게든 막아내려고 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저 방송사의 독과점이라는 주제로 자신들이 주장하고자 하는 바를 우회적으로 돌리지 말고 실제 여론집중도 등을 조사해 적절한 규제 수위를 정해야 할 것이며, 100일간 논의에 들어갈 미디어국민위에서 이를 먼저 시도해 보는 것이 수순일 듯하다.

한편 어린이 청소년 보호를 위한 청소년시청자 보호시간대 편성 및 그에 따른 방송광고 위축의 딜레마 역시 해결할 과제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5월 현행 오후 1시에서 10시(평일 기준)로 돼 있는 청소년시청자 보호시간을 오전 6시에서 자정까지로 확대하는 청소년 보호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으나 이 역시 방송계의 반발과 방송통신위원회의 반대에 떠밀려 확정짓지 못한 상황이다. 방송계에서는 오후 10시부터 자정까지 19세 이상 시청가 등급의 프로그램이 편성되지 못하면 광고 수주에 심각한 타격을 받고 나아가 방송 산업 전체가 위축될 것이라 주장한 바 있다.또한 보건복지부가 고열량 저양양 식품에 대해 어린이 주 시청시간대인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TV 광고를 할 수 없도록 하는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 특별법’ 시행령을 지난해 말 입법예고하자 방송계의 불만은 계속 이어졌다. 최근 광고시장이 크게 위축돼 웬만큼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 프로그램 아니면 광고가 거의 따라붙지 않는 상황에서 이러한 법률까지 시행되면 380억 원의 직접적인 피해 및 중간광고, 연계광고 등 간접효과까지 더해 1천억 원대까지 손실이 늘어날 것이라고 방송계에서는 주장하고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건강을 지키고 그들로부터 유해 방영물을 멀리하겠다는 취지에 어느 누가 반대를 하겠냐만은 광고 사정이 급격하게 악화된 시점이다 보니 방송계의 민감한 반발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이러한 이해관계까지 얽혀있기에 미디어법은 극도로 민감한 사항일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의 기습 상정 과정도 문제이지만 무조건 미디어법에 대해 반대를 하는 반대측도 자신들의 의견을 가다듬어 주장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오는 6월 임시국회에서 재처리될 미디어법이 여기에 관련된 모든 이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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