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제주도 해양생태지도’가 화제다. 제주도 연안 바닷 속 생물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제주도 해양생태지도’는 해양학자들이 직접 잠수해 1m 단위로 훑어 내려가며 기록했다. 잠수함을 타고 관찰하거나 채집된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기존 지도보다 정확하다.

▲ 한국해양연구원 명정구 박사

한국해양연구원이 국토해양부(해양환경관리공단)로부터 과업을 받아 지난해 6월부터 9개월 동안 제주도 해양생태보호구역 바닷속을 1m 단위로 측정해 3차원으로 만든 이 지도는 바다 생태현황을 정학하게 기록하고 장기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표준화된 수중조사 방법으로 과학적인 자료를 축적하는 것이 그 특징이다.

국내 최초 3차원 공학기법으로 해양생태지도 제작
이번에 발표된 해양생태지도는 울릉도-독도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지도 제작의 제안자이면서 책임자인 한국해양연구원 명정구 박사는 제주도 서귀포 연안의 문섬, 섶섬, 범섬, 지귀도의 4개 섬의 바닷속의 생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각 분야별 전공자들과 함께 직접 잠수, 바닷속 생물의 서식 실태와 지형적인 분포까지 기록된 생태지도를 제작하였다. 덕분에 잠수함을 타고 관찰하거나 채집된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기존 지도보다 더 세밀한 자료를 획득할 수 있었다.  명정구 박사는 “장기적으로 연안환경 변화를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3차원적 기법으로 자료 정리하는 것이 제주 생태보존구역에서는 처음 시도된 것”이라며 “과학적인 관리기법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한 해양보호구역의 보존 방안도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탄생한 제주도 해양생태지도를 보면 바다 속 수심에 따라 각기 다른 생물종들이 서식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섶섬의 경우 직벽과 완만한 경사, 크고 작은 암반, 모래바닥으로 이루어져 있다. 명 박사는 “대상이 된 4개섬은 전체적으로는 유사한 생태를 갖고 있지만 지형, 위치 등 수중 환경에 따라 매우 다양한 해양생물종 들이 조금씩 다른 서식처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직벽, 모래바닥, 크고 작은 암반 등 서식처의 특성에 따라 생물상이 달라지며 짧은 조사 기간에도 불구하고 보호대상 생물종들과 새로 출현하는 열대 생물종들이  확인되었다.”고 설명했다. 
 

▲ 이번 조사에서 발견된 미기록 열대자리돔(Chromis margaritifer)

  가장 다양한 생물상을 갖고 있는 문섬 연안은 파랑돔, 주걱치, 청소놀래기, 황붉돔을 비롯한 열대어종들와 자리돔, 연무자리돔 등의 화려한 군무를 자랑한다. 이 해역의 수심별로는 15m까지는 감태, 모자반이 숲을 이루며 그 아래에는 수지맨드라미를 비롯한 각 종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해송류, 각 종 산호류들의 군집이 발달해 있다.
   이번 생태지도 제작을 위해 서귀포의 섬 연안을 탐사하면서 우리나라에는 알려져 있지 않았던 자리돔, 망둥어류 등 새로운 열대성 어종들을 새로 발견하기도 했다. 이 해역은  80%넘는 아열대, 열대어종으로 우리나라에선 가장 따뜻한 바다속 생태를 갖고 있으며 주걱치, 청소놀래기 등 몇몇 열대어종들은 지난 20년 사이에 이 해역에 정착하면서 그 개체수를 많이 늘려오면서 이미 토착화되고 있음을 확인하는 성과도 거두었다. 사실 명정구 박사는 매년 제주도 해양 탐사를 올 때마다 미기록종을 발견하고 했었다고 한다. 서귀포 바다가 대마난류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는 곳으로 각 종 자리돔류, 씬뱅이류, 같은 소형 열대성 어류들이 많이 서식할 수 잇는 여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명 박사는 “1994년 수중생태조사에서 미기록어종 14종을 확인한 이래 계속해서 미기록어종들이 관찰되었으며 2009년 1종을 발견했었다. 이번에도 범섬과 섶섬에서의 수중조사시 열대 자리돔류 1종과 망둥어류 1종을 발견, 채포했다”고 덧붙였다.

표준화된 조사형식으로 해양생태지도의 정착위해

▲ 수중 탐사

90년대 우리나라 시범 바다목장 모델을 만들었던 실무자이면서 이번 해양생태지도 제작을 제안한 명정구 박사는 “이번 연구는 수중생태 조사 결과자료들을 언제, 누가 조사하드래도 자료를 정량적으로 비교할 수 있도록 조사방법과 자료방법을 표준화해 두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말한다. 이는 국내 수중생태조사를 위한 전문가가 절대 부족한 현 시점에서 미래를 위한 표준화된 자료를 축적해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고도로 숙련된 전문가가 아닌 미래의 젊은 과학자들이 같은 해역을 조사하여도 같은 장소, 같은 방법으로 자신들의 결과를 현재와 비교할 수 있도록 해두려는 것이다. 명 박사는 이러한 조사 연구방법이 독도를 포함한 각종 수중생태 연구과제에서 국가가 인정하는 표준화된 조사형식으로 정착되길 바라고 있다. 즉, 우리나라 바다를 대상으로 한 표준화된 조사방법으로 생각하는 것. 이를 통해 그는 연안도서의 생태적 특성파악은 물론 생태보호구역 관리, 주요 생물종의 보호, 수중 경관 발굴 및 우리 이름 붙이기 등을 통하여 아름답고 생물다양성이 매우 높은 우리나라 바다의 가치를 국제사회에 알릴 계획이다. 명 박사는 “지금은 90년대부터 독도를 비롯한 우리연안 외곽도서들의 수중생태조사를 해온 연구자로서 당시 기획력이 부족하여 미진하였던 부분을 생태지도라는 아이디어로 다시 현지조사를 통한 재료를 재축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독도수중생태, 제주도 해양보호구역, 무인도서 관리방안에서 일하고 있는 연구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부족한 인력문제를 한국수중과학회 회장으로서 회원들의 자원봉사 차원에서의 도움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 이번 제주도 서귀포 연안의 해양보호구역의 조사 관찰 사업을 국토해양부(해양환경관리공단)으로부터 의뢰받아 추진 해온 그는 “이러한 표준화된 방법이 전략적인 도서를 포함한 우리나라 전 연안의 생태조사에 적용되고 정착되어 우리들의 후대에 보다 과학적인 자료로 넘겨지길 바란다”고 소망을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