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작가 김형무의 작업은 이중적이다. 캔버스에 그려진 그림이 그 하나이며, 그 그림 속에 재배치될, 잡지에서 오려낸 복제된 이미지가 또 다른 한 축을 이루고 있다. 그림은 대개 화면을 가로지르는 지평선을 중심으로 잡지에서 차용한 이미지의 편린들을 콜라주하는 방식을 취한다.

▲ 작가 김형무는 계산화되고 조형화된-제단 된 가축화 된 풍경-틀안에서 편안한듯하지만 불편한, 그리고 불안정한 스트레스와 더불어 그 틀을 깨뜨리고 싶은 욕망을 꿈꾸곤 한다.

작가 김형무는 계산화되고 조형화된-제단 된 가축화 된 풍경-틀 안에서 편안한듯하지만 불편한, 그리고 불안정한 스트레스와 더불어 그 틀을 깨뜨리고 싶은 욕망을 꿈꾸곤 한다. 그 틀을 깨뜨리고 벗어남으로써 실제로 존재하지 않지만 의식 속에 꾸준히 자리하는 각자의 유토피아적 풍경, 현실 속엔 존재할 수 없지만 -정치가 사라지지 않는 한- 의식 속 안에서 끊임없이 부채질하는 가상공간으로의 풍경, 이것이 작가 김형무가 다루고자 하는 사이공간이다.

그 틀 안에는 고요하고 차가운 지평선과 함께 이젠 더 이상 자랄 수 없는 문명의 흔적이나 파편들, 세트처럼 구성된 정치화한 콘크리트처럼 보이는 실내 풍경, 그 안에 갇힌 현실적인 인간 군상들, 그것을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작가 또는 관객들의 시각이 어우러져 존재한다. 무엇을 느끼던 간에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인, 낯선 풍경이면서도 이질적이지 않은 리얼리티한(콜라쥬 장치) 풍경, 불편하지만 불안하지 않은 치유의 공간으로서의 풍경, 그 공간이 작가에겐 헤테로토피아이다. ‘사이공간’인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현대사회의 구조적 허구성을 이미지 채집이라는 방식을 통하여 일상적인이지만 이질적이고 낯선 풍경을 낯익은 익숙한 풍경으로써 보여주고자 했다. 즉 ‘나’와 세상 속에서 일정한 거리와 이질성을 담보로 한 세상 엿보기의 한 형태인 것이다. 작가 김형무의 근작에서는 전작에 비해 공간의 내부적인 장치에 좀더 깊숙이 들어가고 있다. 기존의 작품이 건축적 공간의 외부에 그 시선이 중심이 되었다면, 근작에 들어서면 내부에서 바라보는 풍경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 landscape-no where, 91x73cm, mixed media on canvas, 2011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한 작가 김형무는 지금까지 총 10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국내 유수의 단체전에 참가하며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그는 미술세계대상전 최우수상, MBC미술대전 특선, 갤러리라메르 leading artist 부문 당선, 문화예술위원회 기금모금 당선, 서울문화재단 기금공모당선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오는 9월 5일~11일까지 인사아트센터에서 11번째 개인전을 계획하고 있는 그는 기존에 취해온 꼴라쥬라는 방법론에서 페인팅의 방식을 적극 도입해, 페인팅으로만 이루어진 작업들과 꼴라쥬와 페인팅이 혼재하는 작업들로 전시를 준비할 예정이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