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자대학교 산학 프로젝트팀이 주목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학생들의 창의적인 시각으로 산학의 혁신적인 시도로 탄생한 디자인 벤처 ‘브랜드호텔’ 숙명여자대학교 내의 한 동아리에서 시작한 브랜드호텔을 통해 학생들이 디자인한 제품들이 이제는 전국 방방곳곳에서 판매되고 있다.

▲ 최근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브랜드호텔. 브랜드호텔의 성공이 있기까지 누구보다도 김기영 교수의 역할이 가장 컸다

브랜드호텔의 학생들은 실제 직장인처럼 월급도 받고, 출장도 가고, 야근도 하며, 납기일까지 맞춰야 하는 기업의 모습을 갖춘 국내 최초의 교내 디자인 회사다. 브랜드호텔을 이끌고 있는 숙명여자대학교 김기영 교수를 만나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혁신적 디자인 리뉴얼로 디자인 업계에서 화제
최근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브랜드호텔. 브랜드호텔의 성공이 있기까지 누구보다도  김기영 교수의 역할이 가장 컸다. 일본 무사시노미술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제일기획 출신인 김 교수는 기업의 지원으로 연구하고 단순히 아이디어에 머무는 기존 산학연계시스템의 한계를 인식하고 브랜드호텔을 통해 학생들과 시장에 직접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처음에는 학생들의 실전경험을 쌓는 것에 주력했지만 이제는 쟁쟁한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면서 “소비자와 만나는 접점 중 하나가 제품 패키지다. 브랜드호텔은 기업의 이미지이기도 한 제품 패키지를 기획부터 제작까지 학생들과 함께 완성,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랜드호텔의 첫 프로젝트는 ‘삼애 다원 무등명차 춘설’패키지였다. 당시 ‘춘설’은 대한항공 퍼스트클래스에 납품되는 최고급 녹차였지만 아는 사람이 드물 정도로 브랜드 파워가 약했다. 김기영 교수는 학생들과 함께 원인을 분석, 리패키지했다. 이후 새로운 디자인으로 갈아입은 춘설이 시장에 나오자마자 신라호텔 면세점에 입점했고,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이후 브랜드호텔은 롯데삼강, 파스퇴르 우유, 한국도자기 리빙, 국립민속박물관 등 쟁쟁한 기업들로부터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고 있다. 김기영 교수는 “브랜드호텔의 포트폴리오와 브로슈어는 혁신 그 자체다. 구성부터 카피, 디자인까지 브랜드호텔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또한 클라이언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들을 뽑아 보기 쉽게 묶어 보는 사람을 유혹한다”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그러나 브랜드호텔이 주목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여러 제품의 디자인을 통해 브랜드호텔이 손만 대면 침체기의 제품들이 다시 살아난다는 사실이 시장평가 결과로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간 200억원 대의 매출을 자랑했지만 성장이 정체되어 있었던 롯데삼강의 효자상품이었던 ‘돼지바’의 경우 2010년 220억원이었던 매출액을 270억원 대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롯데삼강의 대표 아이스크림인 돼지바를 성공시킨 이후에는 롯데삼강 아이스크림의 모든 제품을 디자인했고 잇달아 롯데 로스팜과 파스퇴르 유업 CI, BI 리뉴얼을 포함, 대표 제품인 우유 시리즈와 쾌변 시리즈 등을 디자인했다. 덕분에 파스퇴르 유업은 3년의 결손에서 흑자회사로 전환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러한 성과에 최근 브랜드호텔은 국립민속박물관의 요청을 받아 MI브랜드 디자인을 마쳤는데 이것 역시 혁신적인 디자인 리뉴얼로 디자인 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 브랜드호텔의 학생들은 실제 직장인처럼 월급도 받고, 출장도 가고, 야근도 하며, 납기일까지 맞춰야 하는 기업의 모습을 갖춘 국내 최초의 교내 디자인 회사다

학생과 기업이 상생하는 산학협력프로젝트 ‘브랜드호텔’
브랜드호텔의 가장 큰 강점은 참신한 아이디어의 무한 창출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이다. 학생들 역시 아이디어를 내는데 거침이 없다. 롯데삼강의 대표 아이스크림인 돼지바, 올해의 히트상품 쾌변, 우유업계의 뉴스인 파스퇴르우유를 보면 브랜드호텔이 제안한 아이디어는 아무나 생각해낼 수는 없는 것이었다. 유통기간에 캐릭터를 넣는 것, 우유에 마크기법을 사용한 것, 인포그레픽을 선진국수준으로 끌어올린 점 등이 그렇다. 김기영 교수는 “평소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여학생들로써 제품 뒷면의 영양성분표를 확인하는 습관에서 나온 아이디어였다”면서 “다들 형식적으로 집어넣곤 하는 유통기한을 돼지 캐릭터 하나로 확실히 강조할 수 있었다. 클라이언트 쪽에서도 이 아이디어를 무척 좋아했다. 대부분의 디자인 회사들은 전문적이지만 도식적인 사고방식에 빠져 있기 때문에 아마 기존 회사들은 이런 아이디어를 내기 어려웠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누군가는 브랜드호텔의 학생들을 두고 아마추어라고 말할지 모른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프로와 아마의 차이는 디테일이다. 브랜드호텔의 학생들은 디테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고 일축한다. 브랜드호텔 학생들은 학업을 마치고 하루에 5시간이상 디테일에 관한 트레이닝을 받는다. 물론 방학도 예외가 아니다. 자질도 중요하지만 아무리 자질이 좋아도 어느 정도의 학습량이 있어야 사회에 나아가 자신의 몫을 할 수 있고 학습량이 디테일을 만든다고 확신한다. 김 교수는 “대학생이라면 이 정도의 학습량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면서 “스펙과 디테일은 아주 다른 얘기다. 이러한 이유가 브랜드호텔 실력과 노하우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학생과 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프로젝트,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브랜드호텔 같은 모델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