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작가 박대조가 작업하는 세상의 아이들 또한 어린아이의 동심에서 출발하고 있다. 작가는 어린이에게서 절대적인 미를 보았던 것으로 보인다. 자연에 합치되는 아이의 본성은 그에게 감정이입의 대상으로서 조형화된다. 작가 박대조의 아이들은 고발적이고 폭로하는 성숙한 아이로써 재탄생되고 있다. 세계의 본질을 관조하는 오묘한 거울로서의 아이의 눈은 인간의 욕망으로 빚어지는 재앙과 공포를 응시한다.

▲ 작가 박대조의 작품에서 아이의 동공 속에 입혀진 전쟁, 지진, 기아와 같은 인류의 대재앙들은 아이의 웃음, 아름다움, 자연, 생명을 위협하는 문명의 잔인한 폐해들로 드러난다.

작가 박대조의 작품에서 아이의 동공 속에 입혀진 전쟁, 지진, 기아와 같은 인류의 대재앙들은 아이의 웃음, 아름다움, 자연, 생명을 위협하는 문명의 잔인한 폐해들로 드러난다. 욕망이 불러온 진상을 눈에 넣은 아이들은 현대를 증명하는 아이, 그 실체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거울로서의 어린아이이다. 해맑고 투명한 아이에게서 광기로 가득 차 분출하는 시선의 성취는, 두 개의 감정을 혼용시키는 작가 박대조의 예술세계가 성취한 문학적 성과다.

아이의 시선에서 오는 피할 수 없는 아우라는 이바노프(Vyacheslav Ivanov)의 상징주의 이론에서 말하는 디오니소스적 황홀경(ekstasis)과 닮아 있다. 감정이 폭발하고 격정의 상태로 이른 엑스타시는, 사실상 존재의 본질을 깨닫고 대상과 합일(合一)되어 가는 무아경의 상태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인류가 저질러 온 총체적인 위기와 난관에 관한 증거이자 경고이며, 강한 어조의 고발인 것이다. 티 없이 맑고 작은 아이들의 세계는 작가의 화면에서 거침없이 드러난다. 따라서 아이는 작가가 희구하는 세계의 본질이며, 이상계를 대표하는 하나의 표상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근작들에게 보여주는 염원이나 human & city 시리즈에서는 종교적으로 승화된 아이들과 성스러운 힌두교, 불교의 발원지라 불리는 성산(聖山) 카일리쉬가 있는 히말라야의 자연을 직접적으로 담아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작가가 희구하는 세계의 구체화된 모습들을 찾아 나서고, 이를 화면으로 제시하고 이해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겠다. 돌이 물의 근원, 생명의 근원과 같은 영원성과 자연의 대표물이라면, 사진은 영원에 대립하는 순간성과 현대문명이라 볼 수 있다. 이로써 작가의 작품은 재료에서 내용, 내용이 표출하는 감정의 층위들에 이르기까지 반어와 역설들로 섬세하게 구조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것은 모순(Irony)으로 드러내는 박대조 예술의 방법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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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명대학교 일반대학원 한국화 전공 석사 졸업 및 동 대학 조형예술 디자인학과 박사학위 취득한 작가 박대조는 뉴욕 첼시 미술관 등 총 21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한국, 미국, 싱가폴, 홍콩 등 국내외 유수의 단체전에 참가하며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Kasco상,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 등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그의 작품은 현재 싱가폴 국립미술관, 국립현대 미술관, 경기도 미술관, 상명대 박물관 등에서 소장 중이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