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작가 김정호의 그림은 우리를 독특한 시적 정취 속으로 몰아간다.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소재는 주로 시선의 방향이 없다. 대상을 향한 시선이 아니라 대상이 없는 시선이다. 대상이 없다는 것은 자기 자신이 시선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 작가 김정호의 그림은 우리를 독특한 시적 정취 속으로 몰아간다.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소재는 주로 시선의 방향이 없다.

작가 김정호는 통나무를 그린다.
어느 샌가 사람들은 자연의 풍요로움에 젖어 자연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파괴적인 행위에 중독되어 가고 있다. 인간 중심적 생각으로 초래된 이러한 현상은 결국 환경위기를 맞이하게 한다. 자연과 인간이 동반자이며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음을 당연시하면서도 자연을 인간을 위한 도구로 간주하는 것이다. 작가는 자연의 대표적 사물로 나무, 즉 잘려진 통나무를 택한다. 그는 그것을 통해 세상을 부유하며 세상을 관망하고 인간들을 바라본다. 군집사회의 일원으로 살다보면 그 사이에 묻혀 현상에 대한 자각이 무덤덤해지기 마련, 작가는 그 관점을 벗기 위해 통나무의 시선을 빌린다.
 

나는 아직도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존재한다고 믿는 그 막연한 무지개를 쫓으며 정진하는 모습이 예술가의 전형이라 생각 한다. 오늘날엔 진정한 프로의 의미를 아마츄어 한테서 밖에 찾을 수 없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 할 수 없다. 전자는 결과에만 연연하고 후자는 과정에 몰두하며 즐거움을 찾는다. 결과보다 하루하루 사소한 일상과 과정이 더없이 소중하고 그것이 모여 결과를 만들기도 한다.  문명화 되어갈수록 핸드 메이드된 소박한 것들이 의미가 있고 원초적인 즉, 아날로그적이고 순수한 그림이 디지털화되어가는 이 시대에 상대적으로 더 가치가 있어 보인다. 때로는 모두가 재미 있다고 하는 박진감 넘치는 영화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겨워 죽는 줄 알았다는 느린 호흡의 영화가 오금이 저리도록 재미있게 느껴지는 적이 많다.  난 오늘도 내가 즐겁고 재밌는 작업을 한다.  -작가 인터뷰중

▲ 방랑자여.a wanderer 2590-1940

 

그는 이 모든 것을 ‘우리의 전통미술의 도상과 조형은 물론 서구적인 표현방식, 그리기와 만들기, 평면과 입체, 현실과 상상, 과거와 현재, 추상과 구상, 조형과 메시지 등이 동시에 한자리에서 조우하고 융합하고 있으며 그 위로 상상력의 그물을 씌우고 있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총 13회의 개인전을 가진 작가 김정호는 프랑스, 중국, 한국 등 국내외 유수의 기획전 및 단체전에 참가하며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중앙미술대상전, 서울국제 미술대전 은상, 한국미술대상전 대상, 제1회 부일미술대전 대상 등을 수상한 바 있는 그의 작품은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부산시립미술관, 해양대학교 등에서 소장 중이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