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이후 우리나라 미술역사에서 산수화가 가장 발달한 시기는 바로 영·정조 시대다. 이 시기 우리나라 산수화가 발달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문화에서 탈피하여 가장 자주적인 우리의 문화가 발달했던 영향이기도 하다.

▲ 작가 안석준은 “당시 그러한 사회적 분위기로 수묵화 운동을 하던 많은 작가들이 탈장르를 표방하며 떠나갔다”며 “특히 수묵 산수작가들은 얼마 남지 않았다. 그림이 무슨 유행상품도 아닌데 몰려다니는 것이 안타깝고 아쉽다”고 말한다.

산수화는 자주의식이 강할 때 가장 발달했다. 우리나라 산수화의 전성기였던 영·정조 시대의 대표적인 화가 겸재 정선이 그린 산수화는 중국의 관념산수풍에서 벗어난 우리의 자연을 표현했다. 이후 김홍도에 이르기까지 조선시대 후기를 진경산수화의 전성시대로 만들었다. 그러나 서양화의 도입과 근대화에 밀려 겨우 명맥을 이어오다 청전 이상범 때부터 살아나기 시작해 1980년대 수묵화운동으로 다시 이어졌다. 이후 여러 매체와의 결합을 시도하면서 수묵산수화는 다시 전통적인 것으로 치부되어 쇠퇴하고 채색이나 추상으로 발달했다.

주목받는 작가 안석준은 “당시 그러한 사회적 분위기로 수묵화 운동을 하던 많은 작가들이 탈장르를 표방하며 떠나갔다”며 “특히 수묵산수작가들은 얼마 남지 않았다. 그림이 무슨 유행상품도 아닌데 몰려다니는 것이 안타깝고 아쉽다”고 말한다. 이에 작가 안석준은 겸재와 단원을 거쳐 청전 이상범에 이어진 우리 산수의 맥을 잇고자 한다. 그렇다고 전통화법을 그대로 전수하는 것은 아니다. 겸재나 단원의 화법이 그때 당시 새로운 화법이었듯, 작가 안석준 역시 현대적인 화법으로 수묵산수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것이다.그가 30여 년 동안 수묵산수를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한지와 수묵을 가지고 현대적인 작품을 제작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한지와 묵을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는 그 재료만이 갖는 특성이 우리 산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최근 들어 우리의 김치나 비빔밥의 세계인의 입맛을 끄는 것처럼 우리의 자연을 담은 수묵산수화도 세계적인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무한하다. 작가는 “많은 작가가 한 마음으로 함께한다면 좋겠지만 지금 당장은 양적인 것보다는 질적인 것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이 노력하며 정진하겠다”고 강조했다.

▲ 삼각산 향로봉

홍익대 미술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한 작가 안석준은 지금까지 총 7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동아미술제 동아미술상 수상 등 그 역량을 인정받은 그는 한중 수묵화전, 한국 전통 산수화전, 동양화 새천년전, 천년 황금의 도시 경주전, 21c 안견회화 정신전, 백제의 향기 부여의 꿈전, 찾아가는 미술관 통영전, 한국회화 18인전 등 단체전에 참가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올해는 국내 개인전과 해외 전시를 계획하고 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