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은 ‘공간으로 사라지는 예술’이라 영상으로 담아둔다 한들 그 정서와 향기가 남아 있을 수 없다. 게다가 나이 든 춤꾼들이 하나 둘 스러지고 있어 그들이 추는 춤을 붙잡아 둘 수 없어 매우 안타깝다.

▲ 은율탈춤보존회 김춘신 회장

은율탈춤은 황해도 은율 장터에서 한량과 농민들이 단오에 놀던 탈춤의 일종으로 중요무형문화재 제 61호다. 황해도 서쪽 구월산 아래에 있는 은율읍은 구한말에는 500호, 광복 후에는 1,500호 정도의 소읍으로 쌀, 과일, 면화가 많이 나고 물산의 집산지로서 이런 물적 기반이 탈춤 전승의 바탕이 되었다고 한다. 은율탈춤의 보유자인 은율탈춤보존회 김춘신 회장을 만나 은율탈춤에 대하여 보다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은율탈춤 통해 우리문화에 대한 관심과 자부심 높인다
은율탈춤은 약 200∼300년부터 황해도 은율지방에서 전해오는 탈춤이다. 은율지방의 지리적인 형세가 쥐의 형세를 하고 있어 서남쪽의 묘래산(고양이의 기운)과 서쪽의 무오산(솔개의 기운)으로부터 많은 침입을 당한다고 여겨, 방책으로 마을 어귀에 인조림(숲)을 조성하고 그들의 접근을 막으며 탈(병, 재난) 또한 방지하기 위하여 탈춤을 춘 것에서 전해진다. 주로 단오에 2∼3일 동안 행하였고, 그 밖에 석가탄신일과 7월 백중놀이로도 행해졌다. 김춘신 회장은 “은율탈춤은 사자춤·상좌춤·8목중춤·양반춤·노승춤·미얄할미영감춤 총 여섯과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파계승에 대한 풍자, 양반에 대한 모욕, 일부처첩(一夫妻妾)의 삼각관계와 서민생활상을 보여준다”면서 “다른 탈춤에 비해 호색적인 표현이 심하며, 양반을 모욕하는 대목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통문화의 우수성
김춘신 회장은 1921년 황해도 은율군 은율면 남천리에서 태어났다. 1961년 은율탈춤 재현 작업에 참여한 그는 1978년 중요무형문화재 제61호 은율탈춤 보유자로 지정되었다. 1978년 제19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문화공보부장관상 수상한 그는 지난 1997년부터 은율탈춤보존회 회장을 역임, 지난 2006년 (사)은율탈춤보존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특히 김 회장은 1978년 은율탈춤 제1회 정기발표공연에 참가하여 이후 현재까지 꾸준히 매년 공연에 참가, 올해로 34회째를 맞았다.

▲ 은율탈춤 4과장 양반춤 中 말뚝이가 병신양반 깔아뭉게는 장면

1993년에는 ASIA SOCIETY 초청 KOREA FESTIVAL 참가로 미국 7개 도시 순회공연을 마친 후 2002년  Festival d' Automne a Paris(프랑스)참가를 비롯하여 국내외 다수 공연에 참가해왔다. 특히 그는 우리전통문화의 우수성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널리 알리기 위하여 보존회 회원들과 1993년 미국 7개 도시 순회공연을 시작으로 중국, 프랑스, 이탈리아, 폴란드, 스페인, 포르투갈, 러시아, 터키, 체코, 말레이시아, 대만, 인도네시아의 국제민속축제에 참가하였고 올해 5월에도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국제민속축제에 참가했다.
김 회장은 “현재 은율탈춤보존회는 연 1회 정기발표공연, 전승공연, 기획공연 그리고 무형문화재 상설공연을 하고 있다”면서 “이 중 가장 큰 공연은 정기발표공연이다. 정기발표공연은 은율탈춤이 문화재로 지정된 1978년부터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진행하는 공연으로 매년 4월초파일 은율탈춤전수관 야외공연장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