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품에는 작가의 감정이 존재한다고 한다. 목공예가 강성철 명장의 작품이 그러하다. 그의 작품에는 마음을 움직이는 진심이 들어있다. 어쩌면 그에게는 특별한 감성이 존재할지도 모른다. 

▲ 목산공방 강성철 전통명장

목산공방의 강성철 전통명장은 나무의 혼을 살리는 조각가로 정평이 나 있다. 건축 공사로 잘리거나 뽑힌 나무들은 물론이고 수해로 떠내려 온 통나무, 지난 청계천 복원사업으로 뽑혀나간 플라타너스까지 그의 손에서 생명을 가진 아름다운 예술작품으로 되살아났다. 1990년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금상, 1991년 제3회 홍콩 세계장애인기능경기대회 은메달, 석탑산업훈장 등 대한민국전통장인으로 손꼽히는 강성철 명장은 장승과 솟대, 서각 등 지난 30여 년간 목공예 외길을 걸어왔다.

특히 그의 장승은 해학적인 표정으로 유명하다. 그는 “예전과는 시대가 많이 변해서 단지 무섭기만 한 장승은 사람들의 접근을 더 막고 전통과 멀어질 수 있다”면서 “때문에 근엄한 표정보다는 최대한 다정하고 해학스럽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만드는 장승이 친근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장승은 엄연히 수호신이고, 현대사회가 바뀌어 수호신의 기능이 사라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수호신으로 가져야 할 근엄함은 장승으로서 지녀야 할 특성이 되어야 한다. 때문에 그의 장승도 입을 벌리며 웃고 있지만 그 웃음 뒤에는 사람들의 생활을 지켜보며 수호해주는 커다란 힘이 숨겨져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세워진 장승 중 대략 30%가 강성철 명장의 손을 거쳐 탄생한 것이다. 신체적 장애를 극복하고 한국 최고의 장인으로 거듭나기까지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던 그이기에 나무를 고를 때에도 곧게 뻗어 잘 생긴 나무보다 아무 짝에도 쓸모없이 보이고 휘고 못생긴 나무에 더 정감을 느낀다고 한다.

최근 작업장을 경기도 광주에서 충북 괴산군 감물면으로 이전한 목산공방의 강성철 전통명장은 무엇인가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그 행위가 매순간 고통일수도 있지만 작품이 완성되고 세상에 모습을 보이게 되면 그때야 비로소 나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체험할 수 있는 장승학교와 장승마을을 만들어 내가 새롭게 둥지를 튼 고장에서 미력하지만 내가가진 재주로 전통문화예술의 발전에 밑거름이 되어 힘이 되어주고 싶고 또 앞으로도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장인이 되고자 정성을 다해 생명을 가진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나의 평생 소망이다”고 마음을 전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