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박은국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박은국 작가는 90년대말 미국 유학, 2003년 프랑스 파리국제예술공동체 입주 등의 경력을 쌓았으며, 그의 영상작업은 백남준 식의 재빠른 영상 교차보다는 느리게 흐르는 리듬을 타는 정적 이미지에 그 특징을 둔다.

▲ 삼성문화재단이 파리국제예술공동체(Cite Internationaledes Arts)에 입주할 작가 박은국

개인은 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의식이나 태도뿐 아니라 무의식적 욕망까지도 사회에 지배되는 억압적인 구조 속에서 살아간다. 억압적인 구조 안에서 개인은 사회의 이념을 자신의 이념으로, 사회의 편견을 자신의 편견으로, 사회의 욕망을 자신의 욕망으로 전사시키면서 살아간다.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은 거의 구별이 없어지며, 개인의 사적인 영역도 공적인 영역의 일부로서 편입된다.
이러한 사회에서 개인의 사적인 표현은 개인성을 상실하고 공공성의 부유물로 떠돈다. 인터넷과 블로그, 트윗터와 카카오톡 등, 우리가 의사소통할 수 있는 장치들은 늘어나는데, 현란한 소통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개인이 진정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은 역으로 줄어드는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것은 개인의 사적인 영역이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작가 박은국의 작업은 이야기가 스며있고, 오브제와 결합되는 이미지는 강한 충격을 안긴다.
작가 스스로가 “개인과 세계의 비대칭적 억압적인 관계를 파열시키는 표현의 탐색”이라고 평하는 작업은 육체와 살에 초점을 맞추면서 규범화되고 공적인 영역이 되어버린 육체에 살의 사적인 감각을 복원하는 데 노력하였다. 회화의 2차원을 벗어나 콜라주 위 채색, 조각, 비디오 워크, 영상설치작업, 다중 스크린 영상작업, 외벽전시 등은 그의 작품이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창출하기 위해 시도했던 부단한 실험의 결실이다. 아니, 그러한 대안적 소통공간을 창조하는 것 자체가 그가 만들어내는 작품의 내용인 것이다.

▲ 작가 박은국의 영상작업은 백남준 식의 재빠른 영상 교차보다는 느리게 흐르는 리듬을 타는 정적 이미지에 그 특징을 둔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학과 졸업 후 부산대학교 미술학과 대학원, 캘리포니아 주립대 대학원을 졸업한 박은국 작가는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총 8회의 개인전을 가지며 극찬을 받아왔다. 5회 부산 청년 미술상 수상하기도 했던 그는 다양한 매체실험과 도전적인 감성탐구로 “평론가가 선정한 유망작가전-이 작가를 주목한다”, “10주년 청년미술상 수상작가 기념초대전”, “IN SIDE”, “Fete des Lumieres” 등 국내외 유수 단체전에 참가하여 역량을 발휘하였다. 그는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 초대작가로 선정되었으며, 특히 부산비엔날레에서는 6개의 다중 스크린에 장면을 연속하여 투사하는 새로운 실험적 영화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한편 경성대, 동의대, 신라대 미술학과 및 동명정보 대학원에 출강하며 후학을 양성해온 박은국 작가는 해양수산부 디자인 감수위원, 가람갤러리 수석 큐레이터, 부산 미술협회 조각분과 이사를 역임하고 현재 아트필 유학미술의 대표로 활동 중이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