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은 400만여명의 인명피해와 1.000만여명의 이산가족 수많은 상이군인, 전쟁미망인 전쟁고아들이 생겨나고 국토의 80%이상이 파괴되고, 우리 민족사의 가장 참혹한 전쟁이었다.

▲ 대한백골전우회의 김상덕 명예회장은 6.25전쟁에서 강성한 전투력으로 빛나는 전과를 달성했던 참 군인으로 평가받는다

올해는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 전쟁이 발발한지 61주년이 되는 해다. 그러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그로 인한 민족의 비극과 고통 또한 계속되고 있다. 남북간 평화는 요원해졌고, 민족간 대립과 반목을 부추기는 세력에 의해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져 전쟁의 상처가 더욱 깊어지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의 아픈 현실이다.

7일간의 전투 끝에 한강지역 사수
대한백골전우회의 김상덕 명예회장은 6.25전쟁에서 강성한 전투력으로 빛나는 전과를 달성했던 참 군인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그는 전투 중 일선 지휘관이 상부와의 연락이 끊겼을 때 독단으로 부대를 지휘하는 독단활용은 위험과 용기를 수반해 6.25전쟁에서 아주 드문 사례로 기록되었다. 그는 전쟁 당시 최고의 전투력을 보유한 백골부대의 중핵 18연대 1대대 진진백골부대에서 중대장으로 복무했다. 실질적 야전지휘관이었던 그의 임무는 한강사수였다. 전쟁이 발발하자 제3사단의 18연대는 뛰어난 전투사단으로 구성되었다. 대부분 전투경험자 위주였다. 독립연대로 운영되던 18연대는 출동명령을 받았다. 전쟁 발발 당시 1대대는 전투훈련을 마치고 육군본부에서 실시한 전투능력평가에서 수위의 성적을 내고 모두 휴가를 갔을 때였다. 2,3 대대는 바로 의정부로 출동했지만 1대대는 휴가자들이 대대로 급히 귀한, 대기상태에 걸려 있었다. 3일간 아무 명령이 없자 인민군이 내려온다는 소식을 접한 김 회장은 중대원들을 이끌고 시가지 전투를 준비했다. 당시 급박하게 밀리는 전투상황에서 연대장, 대대장과의 연락이 차례로 끊긴 그는 독단행동으로 재편성한 중대원 200여 명을 이끌고 삼각지를 사수하다 마포나루를 거쳐 현재의 인공폭포에 이른다. 김 회장은 “대대장과의 연락이 두절된 상태에서 계속 후퇴할 수도 있었지만 이곳이 뚫리면 영등포 지역이 위험하다는 생각에 부대원들과 함께 한강 둑을 지키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북한군은 낮에는 배를 타고 밤에는 야포를 퍼부으며 쉼 없이 공략해 왔으나 부대원 전원이 밥 대신 오이를 씹어 먹으며 7일 간을 방어했다. 부대와의 연락이 끊긴 상태라 한강교가 폭파된 지도 몰랐고, 영등포 지역이 함락된 지도 하루 뒤에 알게 되었다. 그렇게 그가 이끄는 부대는 M1소총과 57mm 대전차포, 그리고 정신력만으로 한강변에서 1주일간의 방어 작전 끝에 승리를 거두었다. 이 전승업적은 전사상 유례가 없는 탁월한 성과로 기록되고 있다. 그후 안양천에서 적군에게 기습당한 그는 많은 중대원을 잃었고, 그 역시 부하를 구하고 중상을 당하는 불운을 겪어야 했다. 그는 “한강 방어 시에는 단 2명의 전사자를 냈는데, 한강을 빠져나오면서 적의 기총 세례에 무려 절반 가량의 전우를 잃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 김 회장과 부대원들이 없었다면 오늘날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룩한 대한민국 또한 없었을 것이다

나라를 위기에서 구한 전쟁 영웅
한강지역의 사수는 그의 몸에도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그의 몸은 수없이 박힌 총알로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당시 백골부대 용사들의 7일간의 목숨을 건 한강사수가 없었다면 영등포는 더 일찍 함락됐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부상에서 회복한 이후 김 회장은 다시 부대로 복귀, 제3중대장으로 함경북도 극동까지 진출해 전승을 거두며 전장의 불사신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후 김상덕 회장은 6.25전쟁 당시 한강지역을 사수한 공로로 전쟁영웅으로 칭송받으며 화랑무공 훈장과 2등 무공훈장 등을 받았다. 하지만 그에게는 훈장 서훈의 기쁨보다 전쟁으로 잃어버린 동료와 부하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욱 크다. 이에 백골전우회 회장으로서 그는 ‘백골부대 창설 60주년 기념비’를 세우고 상단에 대형석조 백골탑을 탑재, 백골부대 60년의 역사를 깊이 새겨 희생된 전우들의 영령을 위로했다. 제 1,2차 세계대전 역사상 단 일개 중대가 나라의 주력부대를 일주일 간 버틴 사건은 그 유례가 없다. 여섯 번의 부상을 당하며 열두 개의 파편을 몸에 가진 채 살아가는 노병의 기억은 우리 세대의 젊은이들에게는 너무나 생소한 사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김 회장과 부대원들이 없었다면 오늘날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룩한 대한민국 또한 없었을 것이다.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고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온 몸을 불살랐던 김상덕 명예회장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참 군인의 표상이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