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힘으로 바퀴에 동력을 전달하여 움직이는 탈 것 자전거. 일반적으로 자전거라고 하면 두 개의 바퀴로 이뤄진 것을 가리킨다. 조사 기관에 따라 다르지만 때때로 인류의 10대 발명품 안에 들어갈 정도로 원리나 쓰임이 탁월하다.

황태일 기자 hti@

자전거보다 기능이 훨씬 편리하고 뛰어난 이동수단들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대를 초월해 존재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신기한 발명품에서 이동수단으로, 그리고 건강과 취미의 대명사로 대중들이 자전거를 바라보는 시선은 바뀌어왔다.

50년 자전거 외길 인생 ‘유가이버’로 거듭나

▲ 유준식 대표

국내 자전거 인구가 지난해 1200만 명에 접어들었다. 자전거 숫자도 1022만대. 자전거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자전거 시장도 고속성장세다. 자전거 인구가 증가하면서 자전거 관리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싸이클 선수 출신인 유준식 일진싸이클 대표는 서울과 경기를 잇는 자전거 골목인 미사대교 밑에서 자전거를 즐기는 이들을 위해 무상 자전거 수리를 통한 재능기부를 실천해오고 있다.

50여 년간 자전거를 타고 수리하며 자전거 외길 인생을 살아온 유준식 대표는 과거 사이클 제작 전문기업을 설립하고 스스로 선수용 사이클의 프레임을 직접 개발·제작해 대회에서 우승까지 했던 인물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선수용 사이클의 프레임은 대부분이 해외에서 수입되던 실정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 대표는 국내 기술로 선수용 자전거 프레임을 단독 개발, 1991년 서울시 사회체육주최 벨로드롬 2,000m 경기에서 자신이 만든 자전거로 1위를 차지했으며, 1992년 50km 도로경기에서도 직접 만든 자전거로 우승했으며 소년체전 서울예선전에서 3명의 선수가 사용, 2,00m 벨로드롬 경기에서 우승자를 배출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생계로 인해 운동을 포기해야 했던 그는 주류 중간도매상과 건설현장 인부 등을 전전하다가 우연히 한강변에서 자전거 고장으로 고생하는 동호인의 자전거를 고쳐주며 자신이 가야 할 길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이후 간단한 공구 몇 개만으로 자전거 도로 중 동호인들이 주로 거쳐 가는 쉼터에 자리 잡은 유 대표는 자전거 무상수리를 해주며 부품이 필요한 경우엔 실비만을 받고 있다.

그의 장인에 가까운 실력, 그리고 무상 수리에 관한 이야기가 자전거 동호인 사이에서 퍼지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그를 ‘유가이버’라고 부르며 그를 찾는다. 일반인에게 화장실도 24시간 개방하고 있다. 최근 일진싸이클에서는 위아위스 자전거도 판매해 라이더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위아위스 자전거는 지난 1월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사이클선수권대회 주니어부에서 14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우리나라 대표팀 선수들 중 11명의 금메달리스트가 타고 달렸던 국내 최초 자체 기술력으로 생산된 나노카본 바이크다. 나노카본은 일반 카본 소재에 비해 강성과 승차감, 충격·진동 감쇄성, 내구성이 모두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프레임 무게를 세계 최경량급 수준인 0.63㎏까지 낮췄다. 하중으로 압력을 받아 뒤틀림이 2.1㎜ 이상 될 경우 불량 처리하는 엄격한 공정을 거쳤다. 수만 번에 달하는 타격과 중량감 테스트를 통과해 유럽연합표준기준을 충족시키며 중국산이 98% 이상 선점하고 있는 국내 자전거 시장의 미래를 선도할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제품이다. 지난해 8월 유로바이크쇼와 11월 동경바이크쇼에 참가해 “가볍고 잘 나간다” “부드러운 승차감이 마치 고급 세단을 타는 느낌이다” 등 호평을 받으며 세계 라이더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재능 기부 통해 나눔 문화 확산에 이바지
‘대한민국 혁신 한국인 파워 브랜드 사회봉사부문’, ‘혁신 리더’, ‘기업 브랜드 대상 스포츠 자전거 부문’ 등을 비롯하여  남양주시로부터 선행 감사패, 공로패, 표창 등을 수상한 바 있는 유준식 대표는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는 것을 자신의 사명으로 여기고, 재능기부를 통한 나눔문화 조성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한국친환경문화장애인협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유준식 대표는 동호회원들의 어려움을 솔선수범하여 해결해주고 자전거 수리를 배우기 원하는 사람에게는 무료로 기술을 전수하는 중이다. 또한 폐자전거를 수거해서 말끔히 고친 뒤 전철역과 버스정류장에 비치해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남양주시 남부희망케어센터에 자전거 20대를 기탁, 어려운 이웃에 전달해 달라며 지역사회에 훈훈한 감동을 주기도 했다.

최근에는 자전거 워밍업의 필수 장비인 ‘로라’의 자체 개발에 성공하여 각종 대회에 기증하고 있다. 아울러 일진싸이클을 운영하면서 생긴 수익금은 장애인복지단체에 후원금으로 소년소녀 가장에게 자활지원금으로 그리고 월드비전과 유니세프 등을 통해 기부하는 등 이제 그의 나눔은 국내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는 중이다. 유 대표는 “제 삶은 언제나 자전거와 함께였다. 회갑이 넘은 나이에도 자전거를 타면 신나고, 즐겁고, 자유롭다”며 “저처럼 자전거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행복하고, 제가 가진 작은 재주를 사람들과 나눌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