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면세점 시장 규모가 10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 ‘황금알 낳는 거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면세시장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전 세계 시장의 12%를 차지한 한국 면세점 사업은 중국과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황인상 기자 his@

해마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면세점 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리며 사업 특허권을 노리는 기업 간의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면세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이유는 그 수익성과 성장 가능성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백화점이나 쇼핑몰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면세점 매출은 매년 평균 20% 이상의 속도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 면세점 사업, 과다경쟁으로 인한 경쟁력하락 우려

▲ 김병혁 교수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 시장은 4년 사이에 무려 84%나 성장했다. 이에 면세점 사업권을 차지하기 위한 기업 간 전쟁이 과열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2016년 상반기에 신세계, 두산, SM, 한화 등 신규면세점의 오픈에 이어 2016년 하반기에는 시내면세점 4곳의 신규입찰이 예정되어 있는 등 세계1위 면세점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 간의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또한 높은 수익성에 비해 낮은 특허 수수료, 5년이라는 시한부 특허 기간 등이 문제가 되어 다시 10년으로 연장되는 등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김병혁 면세점인재개발연구소장은 “우리나라 면세점이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지난 2015년부터 면세점 신규특허 제도를 5번이나 수정하는 당국의 근시안적인 정책결정과 특허수수료와 관련된 현실성이 부족한 입찰제도, 특허권 심사 때 마다 반복적으로 지적되는 불투명한 심사과정 등 관세청의 정책으로 인해 면세점의 경쟁력 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 또한 기존 사업자와 지역적으로 중복되는 신규허가, 과다경쟁이 유발될 수 있는 2016년 하반기 4곳의 추가 신규허가로 인해 면세점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고, 워커힐면세점과 롯데 잠실면세점의 특허 탈락에서 발생한 고용불안, 재고문제, 운영문제 문제점으로 인한 대응이 부족했다”고 지적한다. 또한 “현재 우리나라 면세점은 중국인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면세점 신규허가를 주고 있지만 지금의 면세점 여건 상 과다경쟁으로 인한 국내면세점 경쟁력이 하락될 우려가 있다. 물론 요우커를 잡기위해 韓中日 간의 경쟁이 치열한 것은 사실지만 2015년 3곳 허가, 2016년 4곳 예정 등 1년간 7곳의 신규허가는 인력수급, 브랜드유치, 과다 마케팅비용의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단기간 많은 신규매장 오픈으로 인해 갑의 입장에 놓인 해외 유명브랜드 및 면세점에 중국인관광객을 송출하는 중국여행사들 위주로 비대칭적으로 이득을 보고 있는 상태라고 김 소장은 강조했다.

면세점 사업 5년 특허시한 역시 기업의 안정적인 경영을 방해하고 투자 의욕을 꺾는다는 지적 때문에 개정된 지 불과 몇 개월 만에 다시 10년으로 전환되었다. 김병혁 소장은 “이러한 당국의 근시안적인 면세점제도 정책은 과다 경쟁을 유발시키고 결국 면세점 경쟁력이 떨어져서 결국 일본, 중국 등 주변국과 비교하여 글로벌 경쟁력 약화도 예상된다”면서 “중국인관광객 유치에 급급해서 결정된 단기적 정책은 해외 유명브랜드와 중국여행사에 의해서 우리나라 면세점이 좌지우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비대칭 구조에서 비롯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결국 국내 면세점의 발전보다 우리나라만 유독 고가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해외 유명브랜드만 이득을 챙겨가는 상황이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 소장은 “면세점은 관광에 뿌리를 두고 있는 관광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면세점을 백화점과 같은 유통산업으로 인식하고 유통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중국 요우커를 포함한 외국인관광객이 한국 방문할 때 가장 고려하는 것이 쇼핑이기는 하지만 쇼핑만으로는 관광객을 만족시키지는 못한다. 쇼핑에만 집중되어 있는 면세점 정책으로는 면세점이 발전할 수가 없고 관광산업과 연계해서 다원화시켜야 할 필요성이 있다.” 고 말한다. 그는 “일본, 러시아, 동남아 등 다른 국가 관광객들과 환승객을 위한 고민들도 계속되어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 관광자원과의 연계를 더욱 발전시켜야 하며, ?K-뷰티, K-푸드, K-컬쳐? 등 한류콘텐츠 등을 활용하여 면세점을 융·복합적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전했다.

면세점 인재, 면세점학과 개설로 양성해야 할 필요성
중국인 관광객의 면세점 유통서비스를 전문으로 연구하고 있는 김병혁 소장은 현재 대림대 중국비즈니스과 교수, ㈜쏘메이리테일 HRD Director, 한국서비스인증협회 전문위원, 한국에니어그램학회 상임이사, (사)한국호텔외식관광경영학회 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김 소장은 ‘인천공항면세점 최초 1호 남자직원’, ‘DFS면세점 최초 1호 화장품 남자직원’, ‘면세점 최초 1호 화장품 남자매니저’로 불리며 세간에 알려지기도 했다. 지난 2005년부터는 국내 최초의 면세점 관련 학과인 진주보건대학교 공항면세전공 겸임교수로 외래 강의를 다니며 ‘전국대학 최초 1호 면세점 교수’라는 칭호도 얻은 그는 현재까지 면세점 교육에서 대학 최초이며 국내 최고의 강의자다. 김 소장은 최근 면세점 전공 학과의 개설의 필요성을 설파하는 중이다.

그는 “면세점 관련 산업은 급증하는 중국인 관광객 때문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급성장하고 있으며 굉장히 규모가 크고 전망이 밝은 산업인데도 불구하고, 전국 350개 대학 중에서 면세점 전문학과가 없다는 것이 아이러니”라며 “이러한 현상은 면세점출신 교육전문가가 부족해서 대학에서 면세점학과를 설립해야한다는 인식이 전무하기 때문이다”고 토로했다. 이에 면세점 인재양성과 교육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학과를 개설하고 싶다는 그는 “면세점 전문학과를 통해 어학과 서비스 마인드를 충족시키는 인재를 양성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