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은 시대를 담는 구조물이자 꿈을 담는 그릇’이라는 말처럼 어딜 가나 볼 수 있는 건축물과 구조물은 인간의 생활과 매우 밀접한 연계성을 가지며 일상에 숨쉬고 있다. 인류가 세운 각종 건축물은 바로 그 시대 역사와 문화의 상징탑과 같은 것이다.

▲ 파리 건축학교를 최우수로 졸업한 이정훈 대표는 전곡리 선사유적박물관 국제현상(UIA)에서 Merit Award, 프라하 국립도서관 국제현상설계(UIA)에서 17finalists, 국립현대미술관 국제현상에서 우수작을 수상했으며 2010년 문화관광체육부 장관상인 ‘2010 젊은 건축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다.

건축은 그 시대의 사회와 경제, 문화와 과학을 반영하는 산물이다. 때문에 인류의 문화를 이해하고 새로운 건축문화를 창출하는 일은 한 시대를 주도하고 다음 시대를 여는 의미 있는 일이다.

건축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조호건축의 이정훈 대표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헤르마 주차빌딩으로 문화체육관광부가 뽑은 젊은 건축가상을 수상한 이정훈 대표는 건축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그가 수행한 헤르마 주차빌딩은 첫눈에도 전혀 주차빌딩이라는 느낌을 주지 않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땅과 빌딩의 가치를 높여 동네의 흉물이었던 주차장은 이제 경기도 용인시 보정동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헤르마 주차빌딩은 건축비와 시공기간이 오래 걸렸지만 건축주와 시민 모두가 도심의 중요한 땅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를 부여해 언론에서도 크게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 대표는 “주차장 부지는 참 독특하다. 도심의 요충지 한복판에 있으면서 사람들이 빈번하게 왕래하는 곳에 위치한다”면서 “하지만 그런 주차장이 제대로 지어지고 제대로 쓰여지는 곳이 몇 군데나 있나? 처음 프로젝트를 맡으면서 주변의 사례를 둘러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한다. 그가 디자인한 주차빌딩이 있는 죽전지구만 해도 주차장이 제대로 기능하고 있었던 곳은 없었던 것이다. 이에 이정훈 대표는 헤르마 주차빌딩을 기존의 주차빌딩의 방식과 달리 주차장 시설을 전체적으로 total design화 했다. 이를 통해 기존 주차장의 슬럼한 이미지를 없애고 잘 디자인된 하나의 상가시설에 부속된 주차장으로 이미지를 전환시킴으로서 건물과 토지 모두 전체적인 가치를 올리는 효과를 노렸던 것.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헤르마 주차빌딩은 건축비만 17억원. 토지비 15억원까지 총 32억이 들었다. 지난해 공시지가가 60억원쯤 되는 이 건물의 시세는 공시지가보다 더 높다. 이미 주차빌딩 1층은 임대한 상태로 임대료가 주변 건물보다 비싸다. 이 대표는 “주차장은 건축가에게 매우 매력적인 프로젝트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사업적인 경제성과 도시미관에 대한 사업주의 인식의 부재로 현재까지는 어떠한 도시적인 컨텍스트의 고려 없이 건설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헤르마 주차빌딩은 시장의 자정능력에 의해 주차장이 적어도 도시의 흉물이 아닌 그 부도심을 대표하는 공공 공간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도시 공간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투자수익의대상이 아닌 건축의 본질적인 의미를 지니는 공간으로 탈바꿈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헤르마 주차빌딩

차세대 한국을 이끌어갈 젊은 건축가
최근 이정훈 대표는 경남 남해에 아무렇게나 지어졌던 농가주택에 디자인을 더해 또 하나의 랜드마크를 만들었다. 전통소재인 처마 라인을 주제로 알루미늄 루버를 주재료로 꾸민 남해 처마하우스는 전국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농가주택을 개조해서 전통적인 처마선을 현대적으로 응용해서 만든 프로젝트다. 불과 두 달 전에 끝난 이 프로젝트는 정체성 없이 벽돌집으로 쉽게 지어지는 박스형 농가주택 대신 좀 더 주변의 지세에 어울리고 한국적인 정서를 가지는 주택으로 재탄생했다. 차세대 한국을 이끌어갈 젊은 건축가로 선정될 정도로 그 실력을 인정받은 이정훈 대표는 성균관대 건축학과와 철학과를 졸업, 2003년 건축분야 국비장학생으로 선발되어 프랑스 Nancy 건축학교에서 건축재료학으로 석사를, Paris Lavillette 건축학교에서 건축이론 석사 및 프랑스건축사를 취득했다. 세계적인 거장인 Shigeru Ban Architects Europe 및 Zaha Hadid 건축사무소에서 실무를 경험했다. 한편 ‘가감법을 이용한 설계방법론 연구’라는 주제로 파리 건축학교를 최우수로 졸업한 그는 전곡리 선사유적박물관 국제현상(UIA)에서 Merit Award, 프라하 국립도서관 국제현상설계(UIA)에서 17finalists, 국립현대미술관 국제현상에서 우수작을 수상했으며 2010년 문화관광체육부 장관상인 ‘2010 젊은 건축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다. 현재 성균관대에서 디자인 및 이론을 강의하고 있는 이 대표는 “가장 한국적인 게 가장 세계적일 수 있다”면서 “국내 건축물들에서는 한국만의 독특함을 찾아볼 수 없다. 한국의 아름다움을 건축에 녹여내고 싶다. 건축물이 재테크용 상품이 아닌 삶의 질과 직결된 공간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한국에서 자리매김한 뒤 다시 세계무대에 뛰어 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