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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영유권 둘러싸고 한일 관계 급랭
고조되는 한일갈등에 고심 깊어지는 정부
2011년 09월 01일 (목) 13:20:24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일본 자민당 의원들의 울릉도 방문을 위한 한국행 강행을 계기로 한일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특히 일본은 8월 2일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담은 ‘2011 방위백서’를 발간해 한일 양국간 긴장의 수위를 더욱 높였다. 일본 정부는 최근 대한항공의 독도 시험 비행을 빌미로 ‘대한항공 이용자제령’을 내린 데 이어 자민당 의원들의 울릉도 방문 시도를 사실상 용인하는 등 독도 문제를 이슈화하기 위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 미국 정부는 최근 공개적으로 ‘일본해(Sea of Japan)’ 단독 표기 방침을 밝혔다

독도문제 국제분쟁화 및 정치적 입지 강화하려는 전략
최근 일본의 행태는 독도 문제를 국제분쟁화하는 동시에 자국내 보수층을 결집시켜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독도 문제에 대해 ‘차분한 대응’ 기조를 유지해오던 우리 정부는 자민당 의원들의 입국강행을 계기로 강경대응 방침을 정했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 7월 31일 자민당 의원들에 앞서 입국하려던 일본의 극우 역사학자 시모조 마사오(下條正男) 다쿠쇼쿠(拓殖)대 교수를 공항에서 강제추방했다. 또 이날 오전 김포공항에 도착한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의원 등 3명에 대해서도 입국불허 조치를 내렸다. 이와 함께 이재오 특임장관은 지난 7월 31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울릉도와 독도를 방문해 일본의 ‘독도도발’을 연일 성토하고 있다. 국회 독도특위는 8월 12일 독도에서 전체회의를 여는 등 정치권도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는 8월 2일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담은 방위백서를 발간했다. 올해 방위백서에는 지난 2005년 이후 독도 관련 기술을 답습해 “일본 고유의 영토인 북방영토 및 독도의 영토문제가 여전히 미해결인 상태로 존재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정부는 주한 일본대사관 정무공사 등을 불러 엄중히 항의하고 즉각적인 시정을 요구했다. 일본 자민당 의원들의 입국 강행을 계기로 동북아 정치·안보현안 협력과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한중일 협력사업 등 여러 분야에 걸쳐 한일 관계가 악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지나친 강경대응을 자제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독도 문제를 필요이상으로 민감하게 다룰 경우 이를 국제적 분쟁거리로 부각시키려는 일본의 의도에 휘말려 결과적으로 외교적 손해를 자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한일관계의 안정적 관리라는 관점에서 볼 때 한일관계와 독도 문제를 분리해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일본 정부 역시 이 문제를 가급적 크게 키우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자민당 의원들의 돌출 행동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2011년도판 일본 방위백서 26페이지에서 “또 우리나라(일본)에 대해 말하면, 우리나라 고유 영토인 북방영토나 다케시마의 영토문제가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존재하고 있다”고 기술되어 있다

‘독도=일본영토’ 日방위백서 발표
일본 자민당 의원들이 8월 1일 울릉도 방문을 시도한데 이어 일본 정부가 8월 2일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담은 방위백서를 발표하고 나서 양국간 외교갈등이 확전되는 양상이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내각회의에서 독도를 일본 고유영토로 주장하는 내용이 포함된 올해 방위백서를 의결했다. 일본 방위백서는 제1부 ‘우리나라를 둘러싼 안전보장환경’ 개관에서 “우리나라 고유의 영토인 북방영토나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 명칭)의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인 상태로 존재하고 있다”고 기술, 독도가 일본 영토임을 분명히 했다. 방위성은 자민당 정권 당시인 2005년 방위백서에서 독도를 일본의 고유영토로 규정한 뒤 이 기술을 7년째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방위성은 또 일본의 주권이 미치는 영토를 다룬 지도에서 독도를 ‘다케시마(竹島)’로 표기했다. 이는 일본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해온 쿠릴열도(일본은 ‘북방영토’로 표기) 4개섬을 지도상에는 영토로 표시하면서도 자국 명칭을 달지 않은 것과 대조된다. 이번 방위백서는 재작년 9월 민주당 정권이 출범한 뒤 두번째로 나온 것이어서 일본 정부의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은 자민당 정권이나 민주당 정권이나 변함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날 오전 11시 가네하라 노부카쓰(兼原信克) 주한 일본대사관 정무공사를 초치해 유감을 표명하고 우리 정부의 엄중한 항의입장을 담은 구상서를 전달했다. 정부는 또 이날 외교통상부 대변인 명의로 이번 방위백서 발표에 항의하는 논평을 냈다. 이는 당국자 논평을 내고 주한 일본대사관 정무 참사관을 초치했던 예년에 비해 한 단계 높은 수위의 대응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이와 함께 고위급 인사의 독도 방문과 시설물 공사 진행상황 공개, 독도해양과학기지 조기착공 등의 실질적 조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8월 1일 오후 총리실 주재로 합동 태스크포스인 ‘독도영토관리대책반’을 열어 최근 일본 측의 독도관련 도발행위에 대한 대응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정부 당국자는 “독도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히 우리 고유의 영토”라면서 “일본 정부가 올해 방위백서에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포함시킨 것은 한일 양국관계에 도움되지 않는 것으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 일본이 잇따라 독도에 대해 파상 공세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일본 극우단체가 만든 왜곡교과서 채택률도 사상 최고치에 이를 전망이다

日극우단체가 만든 왜곡교과서 채택률도 사상 최고치
일본이 잇따라 독도에 대해 파상 공세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일본 극우단체가 만든 왜곡교과서 채택률도 사상 최고치에 이를 전망이다. 8월 4일 일본 요코하마시 교육위원회가 ‘독도=일본땅’, 일본의 동아시아 침략 등을 미화하는 내용을 담은 ‘이쿠호샤’판 교과서를 채택함에 따라 올해 왜곡 교과서 채택률은 최소 2%로 2009년 채택률 1.7%를 이미 뛰어넘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은 지난 7월 중순부터 8월말까지 내년부터 4년간 쓰일 중학교 교재를 지역별로 채택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요코마하시, 토치기현 오오타와라시, 가나가와현 후지사와시 등 5개 지역이 왜곡교과서를 선택했다. 특히 요코하마시는 이때까지 18개 지구로 나눠 교과서를 선택하다가 올해는 시 전체가 한 단위로 묶여 중학생 7만6000여명이 향후 4년간 이 교과서로 공부하게 됐다. 요코하마시 중학생 비율만 최소 2%로 아직 채택하지 않은 지역까지 더하면 올해 일본 극우 교과서 채택률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일본 왜곡교과서 채택률은 2001년 0.039%, 2005년 0.4%, 2009년 1.7%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일본 극우단체 ‘새역사교과서를만드는모임(새역모)’는 2001년부터 ‘독도=일본땅’은 물론이고 일본의 동아시아 침략을 정당화하는 내용이 들어있는 ‘후소샤’ 지리, 공민(정치사회) 교과서를 발간했다. 올해는 새역모가 내부 분열해 각각 교과서를 발간하면서 왜곡교과서는 ‘이쿠호샤’판, ‘지유사’판 2권으로 늘어났다. 일본 문부성 교과서 가이드라인에 따라 지리 4종, 공민 7종 교과서에 모두 ‘독도=일본땅’이라는 내용이 있지만 이 교과서는 영토부분에 더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교과서 앞뒤 컬러페이지에 독도 사진을 제시하고 ‘한국이 불법점거하고 있는 다케시마’라고 버젓이 설명하고 있는 것. 영토 설명을 하는 페이지에도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적어놓고 영토 표시를 해 놓은 지도를 대문짝만하게 실어놨다.  ‘지유사’ 교과서의 경우 최근 연표 표절 등으로 구설에 올라 채택률이 미미하지만 ‘이쿠호샤’판은 일본의 노골적인 영토 야욕 분위기에 편승해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이쿠호샤’판 교과서를 발행하는 회사의 계열사 산케이신문은 최근 잇따라 ‘일본 고교생 영토 교육 강화’ 등을 주장하는 기사를 내면서 왜곡 교과서 채택을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이 신문은 지난달 31일 “일본 고교생 9.3%만이 ‘독도=일본땅’이라고 알고 있다. 영토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지의 기사를 내놨다. 한국에서는 이를 대대적으로 인용하며 ‘일본 학생들이 낫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사실 이 기사는 왜곡 교과서를 출판하고 있는 계열 회사를 돕기 위한 기사였던 셈이다. 한편 일본 왜곡 교과서 논란에 대해 아직 채택률이 낮은데 굳이 이슈화할 필요가 있냐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극우 왜곡 교과서 출현으로 일본 교과서 전체가 우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시민단체와 함께 왜곡교과서 불채택 운동을 하고 있는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허미선 사무총장은 8월 4일 “지난 2001년 후소샤 교과서는 일본 위안부에 대한 내용을 전혀 싣지 않았고 2005년에는 일본 역사 교과서 전체에 일본 위안부에 관한 내용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또 일본 교과서 중 가장 양심적 교과서를 펴내는 것으로 알려진 ‘일본서적신사’ 출판사는 ‘새역모’의 공격으로 어려움을 겪다 결국 도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연대는 지난 7월 16일 일본 문부성에 교과서 수정요구안을 제출했으며 9월에는 출판사를 직접 방문해 수정요구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허 사무총장은 “내년 4월부터 교과서가 직접 쓰일 때까지 내용을 정정할 수 있다”며 “꾸준히 수정 요구를 해야 조금이라도 수정이 되지 아예 손 놓고 있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계속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 해도(海圖) 기준을 정하는 국제수로기구(IHO) 산하 ‘해양경계 실무그룹’ 소속 27개국 가운데 절반 이상이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하는 방안에 반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지도 1.5%만 ‘독도가 한국 영토’ 표기
세계 각국의 교과서나 책, 인터넷 홈페이지에 수록된 세계지도에 독도가 한국의 영토로 표기돼 있는 사례는 100개 중 1.5개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8월 9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김호연 의원이 외교통상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체 3380건 중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표기되어 있는 경우는 49건이었다. 외교부는 2008년 하반기부터 지난해까지 반기별로 5차례에 걸쳐 세계 각국이 제작한 주요 지도의 독도 지명 및 영유권 표기 현황을 조사해왔다. 사이버외교사절단인 반크(VANK)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독도 표기 현황을 조사해 발표한 적은 있지만 외교부의 공식 조사 결과가 공개되기는 처음이다. 조사 결과 대부분의 나라는 독도를 한국과 일본 간 분쟁지역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독도의 영유권에 대해 어느 쪽으로도 표기하지 않은 경우가 3135건(92.7%)으로 압도적 다수를 차지했고 아예 분쟁지역으로 표기한 사례도 93건(2.8%)이었다.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표기한 사례는 47건으로 한국이 영유권을 갖고 있다고 표기한 경우(49건)와 별 차이가 없었다. 독도의 지명 표기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전체 3380건 중 2587건(76.5%)은 아무런 표기를 하지 않았다. 독도와 다케시마를 병기하고 있는 지도가 352건으로 10.4%를 차지했다. ‘독도’라는 지명이 표기돼 있는 사례는 130건(3.9%)으로 ‘리앙쿠르 암석’이라고 표기된 건수(170건)보다 적었다. ‘다케시마’라고만 표기돼 있는 사례는 58건(1.7%)이었다. 외교부는 조사를 시작한 2008년 8월부터 지금까지 27건의 오류를 시정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크로아티아 한국공관은 지난해 5월 크로아티아 국립교과서지도제작원장을 찾아가 초등학교 교과서 지리부도에 독도가 다케시마로 표기돼 있다며 시정을 요청했고 올 7월 개정판에서는 독도 이름이 단독으로 표기됐다. 외교부는 유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홈페이지뿐 아니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인도 네덜란드 등 주요 국가의 교과서나 지도책의 오류도 시정했다. 그러나 27건 중에는 독도 지명과 한국 영유권의 단독 표기로 완벽하게 시정된 경우 외에도 종전엔 다케시마로만 표기돼 있던 것을 독도와 다케시마를 병기하도록 바꾼 경우, 리앙쿠르 암석이나 다케시마로 표기된 것을 아무것도 표기하지 않도록 한 경우 등도 포함돼 있다. 한편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불거지면서 일본 제품을 쓰지 말자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담배를 취급하는 상점들이 일본 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나선 가운데 누리꾼 사이에서도 ‘일제를 구입하지 말자’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슈퍼마켓 등 담배 취급 상점들로 이뤄진 한국담배판매인회중앙회는 8월 10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집회를 열어 “일본의 독도 도발과 방위백서 발간에 항의하는 뜻으로 담배를 비롯한 일본 상품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중앙회는 “우리 국민이 이용하는 일본 상품 하나하나가 일본의 독도 침탈 시도에 도움을 주고 있다”며 “나라를 사랑하고 지키는 것이 어떤 경제적 이익보다 우선한다고 판단해 불매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대표적 일본 담배 ‘마일드세븐’을 비롯, 아사히 맥주와 닌텐도 게임기 등 모든 일본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행동 지침을 전국 142개 조합 14만 회원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실제 일부 슈퍼마켓은 이미 ‘일본 독도 도발 항의로 일본 상품 판매하지 않음’ 등의 안내문을 붙이고 일본 담배를 판매대에서 내리기도 했다. 인터넷 토론방과 트위터 등에서도 누리꾼들이 일본 제품 목록을 공유하며 불매를 제안하는 등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누리꾼 ‘dobe****’는 다음 아고라에 ‘독도 침략을 꿈꾸는 일본 제품 불매 운동합시다’는 제목의 청원과 함께 전자제품, 화장품, 담배, 의류 등 일본 브랜드 목록을 올려 “일본 우익세력의 망언을 용인하는 일본에 대항하는 뜻으로 일본 제품을 사지말자”고 제안했다. 트위터 이용자 ‘limyeo****’도 “우리나라와 일본이 함께 연관된 사업이 많아 무조건 불매 운동을 하면 안 된다지만 해야겠다. 일본이 그 돈을 모아 독도를 빼앗아가는 것 같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美 ‘일본해(Sea of Japan)’ 단독 표기 방침
동해((East Sea) 표기를 국제적으로 확산시키려는 우리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큰 암초를 만났다. 미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일본해(Sea of Japan)’ 단독 표기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그것도 미국 정부의 입장을 대외적으로 밝히는 국무부 정례브리핑 장소에서였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이었지만 마크 토너 부대변인은 8월 8일 정례브리핑에서 ‘일본해’를 단독표기하는 것은 연방정부 기관인 지명위원회(United States Board on Geographic Names.BGN)의 표기방침에 따른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미국의 입장은 최근 유엔 산하 국제수로기구(IHO)에 제출한 서한에서도 확인된다. 미국은 IHO에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표기해야 한다는 공식입장을 제출했으며, IHO는 이를 회원국만 볼 수 있는 자체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내년 4월 IHO 총회의 바다이름 표기 규정집 발간을 앞두고 각국은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고 있는 중이다. IHO는 내년 총회에서 각국 해양지도 제작의 준거가 되는 ‘해양과 바다의 경계’ 개정판을 내기 위해 2009년 6월부터 실무그룹을 운용하고 있다. 실무그룹에는 동해/일본해처럼 특정 해역의 표기를 놓고 다투고 있는 남북한과 일본 등 27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이 가운데 동해-일본해 표기 문제가 국제적으로도 몇 안 되는 가장 첨예한 현안으로 부각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일본해’ 단독표기를 지지함에 따라 우리 정부의 입장은 난처하게 됐다. 물론 정부 당국자들은 “미국의 입장은 오래전부터 견지돼온 것”이라며 새삼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미국은 국내적으로 단일명칭원칙(single name policy)를 고수하고 있으며, 그 결정은 BNG가 하고 있다는 게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영향이 큰 미국 정부의 입장이 국제사회에 미칠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는 게 외교가의 정서이다. 게다가 미국에 이어 영국도 일본해 단독표기를 지지하는 입장을 IHO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미국에 대해 일방적으로 일본을 두둔하지 말라며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동맹인 한국과 일본의 입장을 균형 있게 반영해 동해와 일본해 표기를 병기해야 한다는 뜻을 외교경로를 통해 전달했다는 후문이다. 결국 현 단계에서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적어도 미국에는 손에 잡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2009년말 현재 세계지도의 28%만이 동해를 동해/일본해 병행표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HO는 1929년과 1937년, 1953년 등 3차례에 걸쳐 바다 이름 표기 규정을 채택했으며, 일제 치하와 한국전쟁을 거치는 동안 우리는 목소리를 내지 못해 동해가 일본해로 국제적으로 표기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정부는 1992년부터 ‘East Sea’를 동해의 공식 명칭으로 결정하고 국제사회를 향해 병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 당국자들은 동해 표기 문제와 독도 문제를 반드시 분리해서 인식해야 한다는 주문을 잊지 않는다. 우리의 명백한 영토인 독도 문제의 분쟁화를 노리는 일본의 의도를 차단하는 것과 차원이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다만 국가간 경계에 대한 국제적 합의를 뜻하는 국제수로기구의 결정이 영해 분쟁에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더욱 정교하게, 그리고 설득력 있게 추진돼야 한다는 게 외교전문가들의 주문이다.

IHO 실무그룹 소속 상당수 국가 ‘일본해로 단독 표기’ 반대
한국 정부가 동해(East Sea) 표기 문제와 관련, “동해와 일본해가 병기돼야 한다”는 입장을 미국 백악관에 거듭 전달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8월 10일 토머스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빌 번스 국무부 부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동해 표기와 독도 문제가 한일 관계에서 가지는 의미와 중요성, 이 문제가 지닌 ‘폭발성’을 미국 측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도닐런 보좌관 등은 ‘일본해’ 단독 표기 입장이 오래된 기존 입장임을 거듭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 측이 이날 면담에서 기존의 입장을 변경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이나 영국 등 해양국의 입장은 지금까지 우리가 20여년 간 본격적으로 동해 표기 문제를 다뤄온 이후 변한 것이 없다”면서 “이들 정부만을 상대로 교섭한다고 당장 표기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여년 간 전세계 지도제작 업체들을 접촉해서 1-2%이던 병기율을 28% 정도로 끌어올린 것”이라면서 “일본 외교력도 만만하게 볼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병기 목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으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도(海圖) 기준을 정하는 국제수로기구(IHO) 산하 ‘해양경계 실무그룹’ 소속 27개국 가운데 절반 이상이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하는 방안에 반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실무그룹의 상당수 국가들이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하는 데 찬성하고 있다고 보고, 내년 4월로 예정된 제18차 IHO 총회까지 총력전을 벌일 방침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8월 11일 “IHO 해양경계 실무그룹 의장이 미국과 중국 등 실무그룹 소속 27개국을 상대로 일본해(Sea of Japan)를 단독 표기하고 동해(East Sea)를 부록에 넣는 ‘중재안’에 대해 의견을 내라고 요청했고, 이에 대해 과반수 이상이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또 “미국이 국내적으로 단일 명칭 원칙(Single name policy)을 갖고 있다고 밝혔으나, 아직 IHO 의장에게 공식 입장을 전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국도 “컨센서스로 결정하자”며 중재안에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의 이 같은 발언은 IHO 실무그룹이 일본해 단독 표기로 쏠리고 있고, 미국도 이를 찬성하고 있다는 기존 관측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이 당국자는 “IHO 실무그룹 의장의 중재안에 대해 미국이 아직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은 만큼 우선 미국에 대한 설득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무그룹 27개국 가운데 과반수 이상이 일본해 단독 표기를 반대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정부는 내년 4월 IHO 총회에서 동해·일본해 병기를 관철시키기 위한 전략을 마련, IHO 회원국들과 물밑 교섭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실무그룹 활동이 연장돼 12월쯤 보고서를 낼 것으로 보이지만 의견을 모으기가 쉽지 않아 내년 총회로 넘어갈 것”이라며 “2002년과 2007년 때처럼 총회에서도 표결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우리 측 입장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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