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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수도권 압승, ‘새누리’ 완패
20대 총선 결과 16년 만에 ‘여소야대’ 정국
2016년 05월 09일 (월) 02:42:57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4월13일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전체 유권자 4210만398명 중 2443만2533명이 투표, 58.0%의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2년 치러진 19대 총선 최종 투표율 54.2%보다 3.8%p 높은 수치다. 2014년 6·4 지방선거 최종 투표율 56.8%에 비해서도 1.4%p 높다.

장정미 기자 haiyap@

지역별로는 전남이 63.7%로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가운데 ▲세종 63.5% ▲전북 62.9% 등이 뒤를 이었다. 대구가 54.8%로 최저투표율을 기록했고 ▲부산 55.4% ▲경북 56.7% 등 영남권이 저조한 수치를 보였다. 격전지가 밀집된 수도권에서는 서울이 59.8%로 평균을 웃돌았지만 ▲경기 57.5% ▲인천 55.6% 등은 저조한 투표율을 나타냈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 4월8~9일 치러진 사전투표와 재외투표, 선상투표, 거소투표를 포함한 수치다. 20대 총선 사전투표에는 유권자 513만1271명이 참여, 최종 투표율 12.19%를 기록한 바 있다.

더민주, 전체 253개 지역구 중 110곳 승리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새누리당을 제치고 원내 제1당이 됐다. 지난 4월14일 개표가 완료된 결과, 더민주는 전체 253개 지역구 가운데 110곳에서 승리했다. 새누리당은 105곳의 지역구에서 당선자를 배출하는 데 그쳤다. 국민의당은 25곳에서 선두를 확정했고 정의당은 2곳에서 승리했다. 비례대표 의석수를 가를 정당별 득표에서는 새누리당 17석, 더민주 13석, 국민의당 13석, 정의당은 4석을 얻는 것으로 집계됐다. 따라서 20대 국회 최종 의석수는 더민주 123석, 새누리당은 122석, 국민의당은 38석, 정의당 6석으로 확정됐다. 무소속은 11석이다.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은 16년 만이며 노무현 정부를 제외하고 지금의 여권(한나라당, 새누리당)이 정권을 잡은 지 8년 만이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정부 후반기 국정 동력 상실은 물론 레임덕도 가속화될 것이며 입법 권력 상실로 박 정부의 핵심 국정운영 과제인 노동개혁 등 관련 정책에도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에서 참패한 데에는 친박(친박근혜)계의 공천 학살에 따른 지지층의 이탈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도권 민심 이탈이 컸다. 대부분 지역에서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형성됐음에도 122석이 걸린 수도권에서 34석을 얻는 데 그쳤다.

박근혜 정부 후반기 국정 동력 상실은 물론 레임덕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바닥 민심에서 박근혜 정권에 대한 심판론이 강하게 작용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더민주가 이번 선거 기치로 내건 ‘경제심판론’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날부터 당내에서 공천 실패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게 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선전을 거듭하고 있는 더민주는 수도권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49석이 걸린 서울에서는 35곳, 60석이 걸린 경기에서는 40곳에서 이겼다. 목표치였던 107석을 너끈히 넘은 만큼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의미 있는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야권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호남에서의 몰락은 충격이다. 결국 호남에서의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돌풍 수준이다. 호남을 싹쓸이하며 내심 기대했던 40석에 거의 근접한 수치다. 그러나 수도권에서 2석에 그쳐 전국 정당의 이미지를 부각하기에는 다소 못 미쳤다는 평가다. 우여곡절 끝에 20대 국회는 3당 체제로 자리 잡게 됐다.

18대 국회에서 자유선진당(18석)과 창조한국당(3석)이 소수정당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명분아래 공동 교섭단체인 ‘선진과 창조의 모임’을 출범시킨 이후 8년 만이다. 3당 체제가 자리 잡을 경우 20대 국회는 19대 국회와 판이하게 흘러갈 것으로 예상된다. 거대 양당의 대치전으로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공전했던 국회는 이제는 3당 체제로 인해 변화가 감지된다.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로서의 존재감을 발휘할 경우 새누리당과 더민주 모두로부터 구애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원내 1당이 바뀐 것도 큰 변화다. 원내 1당은 국회의장을 배출할 수 있고 20대 국회에서 상임위원회 등 원구성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물론 더민주가 원내 1당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소속이었던 후보들이 무소속으로 상당수 당선된 만큼 이들이 복당할 경우 원내 1당의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

122석 걸린 수도권에서 승패 갈려
20대 총선은 전체 253개 지역구의 절반에 가까운 122석이 걸린 수도권에서 판도가 결정됐다. 4월14일 오전 5시30분까지 이뤄진 개표 결과, 수도권 122석 가운데 새누리당은 35석을 얻는 데 그쳤다. 서울에서 12석, 경기 19석, 인천 4석이다. 이와 달리 더불어민주당은 서울 35곳, 경기 40곳, 인천 7곳 등 82곳에서 승리를 거뒀고, 국민의당은 서울에서만 2곳 차지했다. 정의당도 경기에서 1석을 얻었다. 당초 수도권은 여야간 박빙의 대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일여다야’구도가 새누리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었다. 이 같은 이점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은 수도권에서 완패를 당한 것이다. 이는 새누리당의 공천 파동이 정치이슈에 민감한 수도권 유권자들에게 염증을 불러일으켜 기존 지지층의 투표 포기나 교차투표 등 이탈을 가져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3당인 국민의당이 정당득표율에서 새누리당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것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새누리당 지지층의 이탈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새누리당의 이번 수도권 성적표는 1988년 13대 총선에서 소선거구제가 도입된 이후 보수정당으로선 역대 최악의 성적이다.

수도권 의석수 대비 당선의석 비율을 보면, 1988년 13대 총선 때 민정당은 41.6%(77곳 중 32곳), 14대 총선 때 민자당은 47.6%(82곳 중 39곳)로 과반에 미치지 못했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여당이었던 신한국당은 96석 가운데 54석(56.3%)으로 과반을 차지했지만, 한나라당 간판으로 치렀던 2000년 16대 총선과 17대 총선에선 각각 41.2%(97석 중 40석), 30.3%(109석 중 33석)로 축소됐다. 정권 교체를 이룬 직후인 2008년 18대 총선에선 뉴타운 바람에 힘입어 111석 가운데 81석(73.0%)을 얻었다. 하지만, 2012년 19대 총선에서 다시 112석 가운데 43석(38.4%)으로 줄어들었다. 20대 총선은 이보다 낮은 28.7%(122석 중 35석)에 불과하다. 이와 달리 더민주는 전통적 지역기반인 호남에서 완패했지만 수도권에서 압승을 거두며 ‘수도권 정당’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총선 결과만 놓고 보면, 더민주는 수도권 승리를 기반으로 원내 제1당으로 올라서게 됐다. 여기엔 김종인 체제 등장 이후 안정감과 더민주의 막판 ‘읍소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내 논란을 무릅쓰고 선거 막판 호남을 2차례나 방문하고, 정계은퇴 및 대선불출마라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 수도권 유권자들의 표심을 움직인 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더민주, 수도권·영남 기반으로 원내 제1당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거취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호남 완패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영남을 기반으로 더민주가 원내 제1당으로 올라섬에 따라 문 전 대표의 역할론 역시 유효하다는 분석이 당내에서 힘을 얻는 중이다. 4월14일 새벽 들어 확정된 4·13 총선 결과 더민주는 전체 123석으로 새누리당(122석)에 1석 앞섰다. 원내 1당에 올라섰다. 호남에서 단 3석, 광주에서 0석에 그쳤지만 수도권에서 75석, 영남에서 9석을 쓸어담으며 반전을 일으키는데 성공했다. 문 전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두 차례 호남을 방문해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정치에서 은퇴하고 대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던 바 있다. 호남의 ‘반(反)문 정서’를 정면돌파하기 위한 한 수였다. 출구조사가 공개됐을 때 문 전 대표를 둘러싼 판세는 마냥 호의적이지는 않았다. 더민주의 세자릿수 의석 확보가 예상됐지만 호남에서 국민의당에 완벽하게 밀리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개표가 진행되며 더민주 후보들이 호남에서 줄줄이 낙선 위기에 처하자 문 전 대표가 위기를 맞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힘을 얻었다. 반전은 밤사이에 일어났다. 새벽들어 더민주가 의석수를 불려 새누리당마저 앞지른 것이다.

호남에서 완패했음에도 원내 제1당에 오른 당의 선거 결과를 고려했을 때 문 전 대표의 은퇴를 섣불리 말하기 힘든 상황이 전개됐다. 더민주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 더민주가 전국정당으로 거듭나는데 문 전 대표의 공이 컸기 때문에 호남 완패에도 불구하고 문 전 대표의 퇴진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 됐다”며 “국민의당의 기세가 수도권으로 올라오는 것을 문 전 대표의 호남 방문을 통해 막았다고도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 전 대표는 이번 총선기간 들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투톱’으로 선거를 이끌어왔다. 수도권부터 호남까지 전국을 매일 누비며 더민주에 대한 지지와 ‘몰아주기 투표’를 호소했다. 총선을 앞두고 대표직을 던지고 김종인 대표를 ‘모셔온’ 것도 문 전 대표 본인이었다. 이 같은 문 전 대표의 역할이 있었기에 더민주가 원내 1당에 등극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대권주자 1위 지지율을 총선 기간 내내 유지하며 전국적인 세몰이를 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문 전 대표는 가는 곳마다 ‘구름인파’를 이끌고 다니며 더민주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다소 정적인 유세를 한 김종인 대표에 비해 여론의 주목을 이끄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더민주가 수도권뿐만 아니라 영남에서 선전한 점 역시 문 전 대표의 공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부산의 김해영(연제), 최인호(사하갑), 경남의 민홍철(김해갑) 당선자 등은 모두 문 전 대표의 적극적인 지원유세를 받은 인물들이다. 전재수(부산 북강서갑), 박재호(부산 남을), 김경수(김해 김해을) 후보 등은 문 전 대표와 가까운 친노 인사다. 문 전 대표의 영향력은 이번 총선 들어 충분히 증명됐지만, 호남 완패는 분명 뼈아픈 부분이다. 선거 직전 두 차례나 호남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음에도 완패한 것이기 때문에 더욱 뼈아픈 상황이다. 문 전 대표의 직선적인 성격을 고려했을 때 어떤 방식으로든 호남 총선 결과에 대한 입장을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현재 서울 홍은동 자택에 머물며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김무성 대표, 총선 패배 책임지고 사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4월14일 “선거 참패의 모든 책임을 지고 오늘로 당대표직에서 물러난다”고 사퇴의 뜻을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해단식에서 “당세 약한 지역에서 열심히 해서 당선된 분들께 고맙다는 말을 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새누리는 총선에서 보여준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공천과정에서 오만한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고 당력 결집을 못하고 국민을 실망시켰다”고 자성했다. 김 대표는 “국민이 심판하셨고, 매서운 회초리로 심판하셨고 참패했다”며 “정치는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만 두려워해야하는 사실을 잊어서 벌어진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결과는 새누리가 자초한 일로 뼈를 깎는 노력으로 다시 국민을 실망시키지 말라는 지엄한 명령”이라며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가슴에 새기고 모든 사고와 행동은 국민이 옳다는 생각으로 생각하고 그런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저희는 부족했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20대 국회가 제대로 일하고 박근혜 정부 마지막 임기까지 국정에 매진하도록 도와주길 간곡하게 부탁한다”며 “소중한 한 표를 새누리에 보내주신 국민께 마음 깊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국에서 열심히 뛰어준 후보, 자원봉사자, 당원 동지 감사하다. 중앙당 잘못으로 좋은 결과를 못내 죄송하다”며 “멸사봉공 자세로 새누리를 위해 애써준 강봉균 위원장께 특히 감사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의 사퇴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비대위원장으로는 친박(친박근혜)계 원유철 원내대표를 추대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 탈당 후 무소속 당선자들에 대해서는 복당을 전면 허용하기로 했다. 당내 리더십 재편이 빠른 속도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지난 4월14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 종료 후 브리핑을 갖고 “원유철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기로 결정했다”며 “당헌당규 상 절차를 밟기 위해 전국위원회는 최대한 가까운 시일 내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무소속 당선자에 대해서는 박근혜 정부의 성공적인 마무리의 중요성, 그리고 정권 재창출을 위한 개혁적 보수 가치에 동의하는 모든 분에게 문호를 대 개방하기로 최고위가 합의했다”고 말했다. ‘문호 개방’은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을 포함한 모든 탈당 후 무소속 당선자들을 수용하겠다는 의미다. 김 최고위원은 “유 전 원내대표를 포함하느냐”에 대한 질문에 “어떤 세력이든 문호를 열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답했다. 이어 “(당헌당규 위배) 논란이 있겠지만 국민이 선택한 사람이라면 그것(당헌당규)을 뛰어넘는 명분이 충분히 주어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원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추대에 대해서는 “원 원내대표가 처음엔 고사를 했지만 최고위의 강한 요구에 의해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부인사 추대에 대한) 이야기도 잠깐 있었지만 차기 지도부 컬러가 중요하고, 안정적으로 빠른 시일 내 다음 지도부를 출범시키는 것이 먼저인 만큼 원 원내대표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원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 취임으로 당권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총선 완패로 풍랑에 휘말린 새누리당 비대위의 키를 잡은 시점 상 자칫 비대위원장 직이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김무성 대표가 총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상황이며 이날 다른 최고위원들도 모두 사의를 표했다. 비대위원장의 중책을 맡은 원 원내대표는 “총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함께 그만두겠다고 했지만 최고위에서 당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하는게 낫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며 “부족하지만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우리 당이 총선에 패배한 이유에 대해서 국민의 입장에서 바라보면서 어떻게 해 나갈지 고민하고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성공적으로 제3당으로 안착
이번 총선에서 목표의석수를 여유 있게 달성하며 성공적으로 제3정당으로 안착한 국민의당은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를 주축으로 새정치추진위원회 시절 멤버들 및 더불어민주당 출신 호남 탈당파 의원들로 구성됐다. 제3정당으로서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를 어우르는 ‘중도’ 노선을 표방하고 있지만, 더민주 출신 중진 의원들이 상당수인 당내 구성을 비롯해 현안별 구체적 입장에서 기존 야당과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 점은 추후 넘어서야 할 과제로 꼽힌다. 국민의당은 지난 2월2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통해 ‘낡고 무능한 분열정치의 종언을 선언한다’고 공언한 정강정책을 확정했다.

안 대표가 주장해온 ‘낡은정치 혁파’와 궤를 같이 하는 부분이다. 국민의당은 정강정책 전문에서 새누리당과 더민주 양당 체제를 ‘시대정신을 망각한 독과점 양당체제의 적대적 공존’으로 규정했다. 또 ‘합리적 진보와 보수의 양 날개로 국민에게 안전한 삶, 따뜻한 복지를 제공하는 민생정치를 추구한다’고 중도·민생노선을 명문화했다. 정강정책 1장 1절에 ‘공정한 시장구조·질서 확립’을 규정, 안 대표가 주장해온 ‘공정성장론’에 경제분야 정책의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더민주의 경제민주화, 더불어성장론보다 성장을 다소 강조했다는 점 외엔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을 받는다. 국민의당은 다만 비례대표 1·2번에 물리학 박사 출신 과학계 인사들을 배치하고 안 대표 자신이 벤처기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이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내세워 미래산업 육성 면에서 기존 정당들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편 국민의당은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한 불용 원칙과 6자회담 재개를 정강정책에 담았지만 이번 총선을 앞두고는 기존 정당과 구분되는 뚜렷한 통일·외교·안보정책을 내놓지는 않았다. 지지층과 당내 구성원들의 불일치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국민의당은 낡은정치 혁파를 내세워 여야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는 중도 성향 유권자들과 무당층을 대거 지지자로 끌어들였다. 창준위 시절에는 진보 성향의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와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을 공동창준위원장으로 나란히 앉혀 중도 노선을 걷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창당 과정에서 당세 불리기에 기여한 이들은 더민주 출신 호남 현역들이다. 특히 야권 대선주자로 나섰던 정동영 당선자와 야권 ‘거물’로 꼽히는 천정배·박지원 당선자 등이 현역으로 포진한 상황이다. 반면 보수 성향 인사는 비례 4번 이상돈 당선자, 비례 8번 이태규 당선자와 한나라당 출신 김성식 당선자 등 소수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사실상 진보에 치우친 당 구성으로 지지층 성향과 실제 당 정체성이 불일치한다는 평을 받는다. 안 대표를 제외하고 당을 대표할 만한 인물이 없다는 점은 국민의당의 고질적 고민이다.

국민의당은 창당 초기 안 대표와 천정배 공동대표 ‘2인 체제’에 김한길 의원이 상임공동선대위원장으로 포진한 ‘3인 지도부’ 체제를 구성했다. 그러나 더민주와의 수도권 야권연대를 두고 지도부 간 이견이 불거지며 김 의원이 상임공동선대위원장직을 사퇴, 안 대표와 천 대표 2인 체제가 됐다. 다만 천 대표 역시 당론이 안 대표 주도의 ‘연대불가’로 굳어지면서 실질적인 당무에선 물러나 있는 상황이다. 당내 실무 역시 새정추 시절부터 안 대표와 함께해온 비례대표 5번 박선숙 당선자와 ‘안철수의 남자’로 불려온 비례대표 8번 이태규 당선자 등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안 대표가 사실상 당권을 장악한 모양새다. 창당 초기부터 ‘안철수 사당(私黨)’ 논란이 불거져온 이유다. 한편, 2017년 대선 출마를 고려하면 안 대표는 총선 이후 당대표직을 내려놔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될 차기 당대표가 누가 될 것인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근혜 정부, 국정운영 동력에 타격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데 실패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 동력이 급격히 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의 임기는 1년10개월 남았다. 집권 막바지까지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강력한 여당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했고, 16년 만에 의회 권력이 ‘여소야대’로 바뀌었다. 여대야소인 19대 국회에서도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노동개혁법안 등 쟁점 법안 통과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동개혁법 등 4대 개혁법안을 비롯해 국정 운영의 토대가 흔들릴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13일 오후 6시 발표된 방송 3사의 출구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이 118~147석을 얻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자 청와대는 충격에 휩싸였다. 참모들은 ‘혹시나’ 하며 밤새 개표 과정을 지켜봤지만 끝내 새누리당이 과반에 미달하자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청와대는 밤늦게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박 대통령도 침통한 표정으로 개표 과정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선거 하루 전날 국무회의에서 “20대 국회는 민생 안정과 경제 활성화에 매진하는 새로운 국회가 탄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개혁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민생법안 처리에 발목을 잡고 있는 야당을 겨냥한 ‘국회 심판론’이었다. 20대 국회에서 노동개혁법안 등 핵심 법안 처리를 다시 밀어붙이고, 임기 말까지 국정 운영의 고삐를 놓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정국 주도권을 놓지 않으면서 노동 공공 교육 금융 등 4대 부문 구조개혁과 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 핵심 국정과제 이행에 전력하겠다는 것이다. 여소야대 상황으로 바뀌면서 박 대통령의 이런 정국 구상에 일단 제동이 걸렸다.

대통령 선거가 내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여권 내 힘의 중심도 청와대에서 여의도로 쏠릴 가능성이 크다. 박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일각에서는 “정치권이 대선 국면으로 빠르게 접어들면 조기 레임덕(집권 말 권력 누수 현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야당과의 소통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의회 권력이 여소야대로 바뀐 데다 3당 체제로 개편된 만큼 야당의 협조를 얻지 못하면 남은 임기 동안 ‘식물 정부’를 면치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또 국면 전환을 위해 일부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 개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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