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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고조되는 유럽發 경제위기
주요 지역 경제는 이미 지뢰밭
2011년 08월 01일 (월) 02:51:40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세계경제가 심상치 않다. 유럽 재정위기가 그리스에서 이탈리아로 확산되고 빚더미에 오른 미국에는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다시 팽배해지고 있다. 중국도 물가 폭등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주요 지역 경제가 언제 터질지 모를 지뢰밭에 처한 형세다.

유럽이 하루가 멀다 하고 악재가 터지면서 하반기 글로벌 경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가 금융위기 수준의 극단적인 상황으로까지 번지지는 않겠지만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인 만큼 꾸준히 불안요인으로 부각될 것이란 전망이 높다.
   

세계경제 불안 부추기는 최대 복병은 유로존
유로존은 하반기에도 재정위기 논란에 휩싸이며 세계 경제의 불안을 부추기는 최대 복병으로 꼽히고 있다. 다만 독일이나 프랑스 등 일부 국가들은 건실한 자생력에 힘입어 나홀로 성장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발등의 불인 그리스 사태가 극적으로 해결된다 하더라도 스페인·벨기에·이탈리아 등이 금융시장에서 또 다른 요주의 국가로 지목될 수 있으며 각국의 채무 문제가 민간 은행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스 해법 도출 후 곧바로 또 다른 위기 대비 예방책 마련에 나서야만 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유로존 전체의 하반기 경제성장률도 0.4%대의 저조한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은 지난 6월 19일과 20일 이틀에 걸쳐 그리스 사태 해결 방안 마련을 위한 유로존 및 EU 재무장관 회의를 열었지만 또다시 결론 도출에 실패했다. 상반기 내에 그리스 사태를 수습하기란 사실상 물 건너 간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유로존의 우유부단함을 지적하며 유로존의 추가 지원 결정 없이는 예정된 그리스 지원금을 주지 않겠다고 거듭 경고의 메시지를 날리고 있다. 그리스 경제는 유로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에 머무르고 있지만 지난해 4월 이후 유로존의 운명을 뒤흔들고 있다. 구제금융을 받은 지 일년도 안 돼 추가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국제신용평가사들은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정크 수준으로 떨어뜨렸고 시장에서는 그리스가 ‘제2의 리먼브러더스’가 돼 유로존 내 다른 재정 취약국은 물론 유로존 전체 금융 시스템에 엄청난 충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스페인·이탈리아 등 재정취약국과 이들 국가의 채권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민간 은행들은 국제신용평가사들의 관찰 대상 리스트에 올라 있다. 그리스 사태가 속히 수습되지 않는다면 하반기에는 또 다른 유로존 국가나 민간 은행이 유로존의 골칫거리로 부상할 수 있다. 이 같은 도미노식 재정위기는 유로존 경제 성장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유로존의 국내총생산(GDP)은 올 1·4분기 0.8%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뒤늦게 본격적인 회복의 길로 들어서는 듯했다. 하지만 2·4분기부터 재정위기가 또다시 확대되고 인플레이션 문제까지 겹치면서 성장세가 다시 주춤하고 있다. 최근 로이터통신이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유로존 분기별 GDP 성장률은 2·4분기 0.3%에 이어 3·4분기 0.4%, 4·4분기 0.4%로 추정됐다. 하반기 인플레이션 역시 2.6~2.8% 수준에 머무르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의 목표치인 2.0%를 계속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이미 더블딥 상황에 빠져
상황이 나빠지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제공조 속에 겨우 회복기에 접어들던 세계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져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른바 ‘더블딥’ 경고다. 중국 경제의 변화가 가장 주목된다. 중국의 소비자물가는 지난달 1년 전보다 6.4%나 뛴 것으로 나타났다. 3년 만에 최고치다. 중국 신화통신은 7월 12일 “물가오름세가 임금과 원자재·자산 가격 상승, 수급 불균형에 따른 것”이라며 “당분간 높은 물가수준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발 물가난이 시작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중국의 물가가 뛰면 국내 물가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입액은 지난해 693억1300만달러에 달했다. 전체 수입액의 16.8%다. 소비재만 따지면 수입액의 절반을 넘는다. 이탈리아로까지 번진 유럽의 재정위기와 국가 디폴트를 걱정해야 하는 미국 경제의 악화는 우리 경제의 수출 둔화, 자본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유로존 3대 경제대국인 이탈리아의 재정위기에 대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탈리아 문제를 풀자면 6000억 유로가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1990년대말 외환위기 때 우리나라에 꿔준 것보다 10배나 많은 돈이 있어야 이탈리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에서는 연방정부의 부채상한 증액을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으로 국가 디폴트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다시 나오고 있다. 이는 부채와 적자재정으로 문제를 틀어막는 데 한계가 노출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금의 미국 상황은 1979년 초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 속에 세계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 7월 11일 유럽 각국과 미국 주가 폭락의 영향으로 다음날인 7월 12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47.43포인트(2.20%) 내린 2109.73으로 장을 마감했다. 도쿄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143.61엔(1.43%) 하락했으며 상하이종합지수도 48.11포인트(1.72%) 떨어졌다. 세계 채권시장에서는 이탈리아 국채 투매현상이 일어 10년물 국채 금리가 연 5.67%까지 치솟았다.

재정위기 유로존 회원국 이탈과 붕괴로 이어지나
이탈리아의 줄리오 트레몬티 재무장관은 7월 14일 그리스 민간채무 해결 방식에 고집을 굽히지 않고 있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을 향해 “타이타닉 호에서는 1등칸 손님도 결코 살아날 수 없다”고 일갈하며 유로존 지도자들의 조속한 합의를 촉구했다. 그리스 2차 구제금융이 유로존 국가들의 분열로 한 달 이상을 질질 끌다 못해 이탈리아까지 흔들고 있는데도 메르켈 총리가 7월 15일 긴급 유로존 정상회동을 거부하면서 커지고 있는 절박한 심경을 토로한 것이다. 유로존은 그리스 민간채무 축소조정 방식을 둘러싼 독일과 프랑스, 유럽중앙은행(ECB), 그리고 무디스, S&P 등 국제신평사들의 입장이 서로 얽히고설켜, 시급한 그리스 2차 구제금융이 지연되고 이탈리아까지 위기가 전염됐지만 여전히 해법은 시계 제로로 공전하고 있다.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서 유로존 회원국 정치지도자들의 리더십 부재와 대립 등 정치적 난맥상이 결국 유로존 회원국 이탈과 붕괴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메르켈의 거부로 7월 15일 유로존 긴급 회동이 무산되면서 유럽연합(EU) 지도자, 그리스 총리, 국제통화기금(IMF)까지 독일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유럽 관리들에 따르면 헤르만 반롬푀위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7월 15일 유로존 정상들이 긴급 회동해 그리스 민간채권에 대한 30년물 국채 차환 방식인 이른바 프렌치 해법을 논의하자고 했으나, 이 방식에 반대해온 메르켈 총리가 사전합의 없는 회동에 반대하며 무산시켰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독일은 ECB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리스 민간채권자들에게 7년물 국채를 강제 차환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이럴 경우 그리스 채권의 근본적인 감축은 가능하지만 신평사들의 그리스 디폴트 처리와 유로존 금융시장 동요는 불가피하다. 유로존 정상회동이 무산되자 그리스의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는 “앞으로 2주 정도 시간이 있다. 이 안에 추가 구제금융에 대한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그리스가 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호소했다. 또 유로존 수뇌부가 최근 논의하고 있는 EU의 재정안정기금(EFSF)에서 그리스 국채를 시중 매입해주는 방안에 대해 그리스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지 입장을 밝혔다. 이탈리아 역시 그리스 해법 지연에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이날 트레몬티 재무장관이 의회에서 이런 격한 심경을 표하면서 이탈리아 상원은 450억유로의 긴축안을 가결했고 7월 15일에는 하원에서 가결, 사상 최고 속도로 긴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이탈리아가 애초부터 긴축안 때문이 아니라 그리스 디폴트 우려 때문에 헤지펀드의 공격을 받은 상황이어서, 이탈리아 역시 EU 지도부의 그리스 해법이 합의돼야 한숨 돌릴 수 있다. 이날 금융시장에서 이탈리아는 총 50억유로의 국채를 공매했는데 사상 최고 금리를 기록하면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5년물 국채금리는 4.93%로 3년래 최고치, 15년물은 6% 선에 판매됐고 시중 10년물 국채금리는 5.63%로 여전히 심리적인 5%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10년물 기준으로 6%가 넘어가면 금융시장에서 국채 추가 발행으로 지탱하기 힘들어지고, 7%가 넘으면 국제금융시장에 폭풍을 몰고올 것으로 보고 있다. 트레몬티 이탈리아 재무장관은 그리스 해법 대치로 결국 이탈리아까지 위기에 몰린 상황에 대해 “위기가 마치 돌연변이(괴물)처럼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오늘 유럽은 명운이 걸린 포인트에 도달했고 이제 유럽의 구출은 금융지원이 아니라 정치에서 나올 수 있다. 그런데 정치권은 이 이상 실수를 저지르기도 힘든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독일을 향해 “타이타닉 호에서는 1등칸 승객도 살아남지 못한다”고 비난했다. IMF의 유럽 담당 부총재인 아자이 초프라도 이날 유럽 지도자들을 향해 “유럽은 유럽의 문제에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금 중요한 건 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는 순방 중인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독일도 조속한 그리스 2차 구제금융 합의를 원하지만 구제금융 내용도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해 여전히 요지부동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 다음 제물은 프랑스?
그리스에서 촉발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가 이탈리아, 스페인 등 경제대국으로까지 번지면서 프랑스가 다음 제물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프랑스가 재정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안전한 피난처(Haven states)’ 지위를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고 7월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날 프랑스 10년물 국채금리는 유로존 채권시장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독일 국채(분트)와의 수익률 차이(스프레드)가 70bp나 벌어졌다. 1997년 이후 최고치로 보통 30~40bp 격차를 보였던 것의 배로 급등한 것이다. 이 같은 수익률 격차는 프랑스의 트리플A 국가진용등급을 유지하는 능력에 대한 신뢰가 부족함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FT는 분석했다. BNP파리바의 도미니크 바르벳 이코노미스트는 “프랑스에서 위험을 피하기 위한 어떤 조치도 느낄수가 없다”며 “시장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자본이 프랑스보다 안전한 투자처인 독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의 경제상황이 2위 프랑스보다 훨씬 더 낫다는 판단에서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독일의 평균 경제성장률이 3%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프랑스는 2% 안팎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정건전성도 독일이 더 양호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비율은 독일이 2.3%인 반면 프랑스는 6%에 달한다. 프랑스가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최근 시장이 예측불가능한 상황 속에 전개되면서 어느 국가도 예외로 인정될 수 없다는 분위기도 프랑스를 압박하고 있다. 또 그리스와 이탈이아, 스페인 국채를 다량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가 유로존 위기 전이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가로 지목되고 있다. 프랑스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이탈리아 채권은 총 3890억유로로 독일의 1620억유로에 배가 넘는다. 에벌루션시큐리티스의 엘리자베스 아프세트 애널리스트는 “프랑스는 유로존 위기에 가장 크게 노출된 국가”라며 “투자자들은 프랑스의 위험자산을 팔기 시작했고 아무도 진입하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폴란드와 헝가리의 자국화폐 가치가 급락함에 따라 유로존 위기는 동유럽국가들로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로존 위기로 유로화가치가 급락하면서 안전 투자처인 스위스 프랑화 가치가 상승하자 스위스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동유럽국가들의 대출금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 폴란드의 즐로티화와 헝가리의 포린트화는 스위스프랑에 대해 각각 11%와 12% 가치가 절하됐다. 특히 최근 그리스 채무위기가 이탈리아 등 주변국으로까지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면서 스위스프랑 대비 즐로티와 포린트화의 가치는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건전한 경제여건에도 불구하고 스위스프랑 강세로 졸지에 빚더미에 몰리는 상황이 된 것이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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