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이 하나의 사회적 추세로 뚜렷해졌다. 정부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귀농·귀촌 가구는 4,067가구로 2009년 4,080가구에 이어 두해 연속 4,000가구를 넘어섰다. 사람 수로는 1만명에 육박한 9,732명이다. 이는 지난 2001년 880가구에서 차츰 증가해 오늘에 이른 숫자다. 이농·탈농이 붐을 이루던 수십 년 전과 좋은 대조를 보이는 현상이다.

▲ 채 교수는 귀농지원센터와 더불어 본인이 학과장으로 있는 친환경원예과를 수년 전부터 도시민들을 위한 농산업 창업지원을 위해 교육과정의 50%이상을 실습교육으로 편성하고 있다

더 주목할 사실은 지난해의 경우 귀농 가구 중 60세 미만이 81%이며, 40~50대도 66%를 차지한 점이다. 이들은 대부분 농촌에서 2막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귀농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지난 1990년대 말 외환위기로 실직한 도시인들이 도피하듯 귀농한 것과 판이한 양상으로 농촌을 위해 다행스럽다.

개소 이래로  전문 농업 인력 양성에 힘써
최근 귀농 가구가 자발적인 이유는 그들 상당수가 일찍 퇴직한 베이비붐 세대인 점과 관련 있다. 그들은 6·25전쟁 이후인 1955~1963년에 태어난 사람들로 교육을 제대로 받았고 정보화 시대를 경험했으며 경제적으로 다소 여유 있는 계층이다. 700만 가구에 달하는 이들 중 40~50%가 귀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그들이 농촌에 잘 정착할 경우 최근 꾸준히 증가한 결혼이민여성과 더불어 지역사회에 커다란 활력소가 될 것이 틀림없다. 귀농이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귀농인구에 대한 체계적인 대책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천안연암대학 귀농지원센터는 귀농을 원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06년 개소 이래로 귀농지원센터는 농림수산식품부 귀농교육과정인 ‘도시민농업창업교육’을 비롯, ‘창업 농업경영인 교육’ ‘충남지역 특성화교육’ ‘청양고추 명품화 포럼’ ‘공주 알밤 아카데미’ 등 전문 농업 인력 양성을 위해 힘써 왔다. 특히 2009년부터 시작된 이러닝 귀농교육을 통해서는 월 평균 3백명에 달하는 귀농생을 배출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센터는 2009년에 장태평 당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참석하고 6백여 귀농자, 예비 귀농인이 모인 ‘귀농한마당’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도 했다. 천안연암대학 귀농센터의 채상헌 센터장은 “센터는 최신 시설의 실습장을 비롯한 교육 시설을 보유한 점, 그리고 학교 내 친환경원예과와 연계하여 보다 다양한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있으며, 지자체와의 상생협력도 활발하다”면서 “천안지역 뿐 아니라 경북 봉화군 및 산청군, 하동군, 남원시, 청양군, 장수군 등 뜻을 같이하는 전국의 지자체 및 국가보훈처, 제대군인지원센터 등과 MOU 계약 체결을 확대하고 있는데 농촌지역과 보다 긴밀한 연계를 맺어 나갈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특히 센터는 매년 1천2백여 명 신규 농업 인력을 양성하면서 사실상 우리나라 신규 농업인력의 메카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채 센터장은 “이미 교육 수료자를 위한 자문지원과 귀농성공사례집 발간, 전자 카달로그 지원 사업, 배송박스 제작 지원 사업 등을 펼친바 있다”면서 “귀농을 준비하는 도시민을 대상으로 수준별, 단계별, 귀농교육을 제공하고, 이들의 성공적인 영농정착을 위한 사후 지원도 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귀농인의 성공적인 농업 창업 지원
전문가들은 귀농·귀촌 트렌드가 생계를 위한 전업농업 형태에서 최근 ‘은퇴귀농형’ ‘농촌지향형’ 등으로 다양하게 변화하면서 지원 대책도 지역별·유형별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에는 고도 산업사회가 주는 피로감에 따른 다양한 삶의 추구도 귀농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덕분에 새로운 가치관을 가진 젊은 귀농인들의 숫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귀농인 가운데 15%는 20~30대였다. 아예 농촌에서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20대 귀농가구의 수도 1.5%였다.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의 경기불황도 젊은 층의 귀농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귀농한 가구의 귀농 전 직업 현황을 보면 자영업이 33.1%로 가장 높았다. 사무직이 19%, 생산직이 10.8% 순이었다. 상대적으로 경기둔화의 영향을 많이 받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귀농 비중이 높았다. 채 교수는 귀농지원센터와 더불어 본인이 학과장으로 있는 친환경원예과를 수년 전부터 도시민들을 위한 농산업 창업지원을 위해 교육과정의 50%이상을 실습교육으로 편성하고 있다. 농촌은 고령화와 공동화로 인해 더 이상의 후계인력의 재생산은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보고, 급증하고 있는 30~50대의 도시민을 대상으로 생산, 가공, 유통, 경영, 마케팅의 체계적인 교육과 실습을 통해 성공적인 농업 창업을 지원하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특히 수능 없이 고교내신성적이나 만학도 특별전형이 가능한 2년제 전문대학 과정의 특성을 살려 적극적으로 문호를 개방한 결과, 이들이 이미 재학생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 친환경원예과는 이러한 독특한 노력을 평가받아 작년부터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국내에서 유일하게 농업분야의 대표브랜드 학과로 지정받아 상당한 국고지원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귀농지원센터는 이러한 친환경원예과와 연계하여 교육과정은 물론 사후 지원까지도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고 도시민들의 농업창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농촌에 돌아갈 젊은이를 양성한다’는 귀농지원센터의 당찬 구호가 앞으로 더욱 기대된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