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는 식재료인 동시에 민간요법과 미용법에도 두루 사용되는 훌륭한 식품이다. 감자에는 탄수화물이 많아 소화가 잘되며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어 다이어트식품으로 제격이다.

▲ 감자는 식재료인 동시에 민간요법과 미용법에도 두루 사용되는 훌륭한 식품이다

감자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산성 식품인 육류, 유제품, 생선 등과 함께 먹으면 영양의 균형을 유지해 준다. 그래서 감자는 산성화되기 쉬운 현대인의 건강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감자에는 물을 끌어당기는 성질이 있어 생감자를 갈아 피부 마사지를 하는 데 이용된다. 감자 마사지는 탄력있고 촉촉한 피부를 유지해 주며 주름 방지에도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약한 화상이나 여름철 일광화상에도 감자를 갈아서 붙일 정도로 피부진정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자 효능 활용한 ‘건강하고 좋은 화장품’ 비단생
최근 감자를 이용한 천연 화장품을 개발한 이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주)감자의 엄현준 대표. (주)감자는 강원도 영월지역에서 생산되는 감자와 한방 추출물을 이용해 3년 전부터 ‘비단생’ 브랜드로 얼굴과 머리·발 등 각 부위별로 발생하는 각종 트러블에 효과가 좋은 기능성 감자팩과 감자샴푸·감자비누 등 7종의 제품을 선보여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감자 샴푸>. 지루성 두피를 개선하는 목적에서 개발됐다. 엄현준 대표는 “지루성 두피는 머리가 가렵고 따가운 증상을 나타내며 심할 경우 탈모를 유발하며 시중에 출시된 헤어 관리 제품으로도 잘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한의학적으로 찬성질인 감자의 특성이 피부의 열을 식혀준다는 점에 착안하여 연구를 시작했으며, 이후 감자와 한방 추출물을 90%이상 포함시켜 지루성 두피 개선에 효과가 좋은 제품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더군다나 기존 샴푸제품과는 달리 유화제나 기름, 합성방부제, 합성색소 등이 함유되지 않고, 초미세 감자파우더의 흡착력을 이용해 두피의 기름이나 노폐물을 제거하기 때문에 화학샴푸와는 달리 두피에 인위적인 자극이 덜하며, 기름이 잘 끼는 지성두피에도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감자샴푸를 사용한 소비자들이 많은 효과를 봤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최근 감자샴푸의 주문량이 급증하고 있다. 이 외에도 감자팩, 감자 비누 등은 여드름 등 피부 트러블 개선에 효과가 있다. 엄 대표가 개발한 제품들은 전부 천연 식품인 감자가 주원료다. 한국화학실험연구원에 자체 실험을 의뢰한 결과 중금속 검출량이 0으로 판명돼 ‘피부에 좋고 건강한 제품’임을 인정받았다. 제품에 대한 확신으로 엄 대표는 자체 쇼핑몰은 물론 옥션이나 지마켓 등 대형 쇼핑몰에 감자 화장품을 내놓았다. 들어보지도 못한 ‘비단생’이란 브랜드에 가격은 기존 화장품 업체의 10배 이상이어서 처음 화장품을 출시했을 땐 소비자 반응을 예상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결과는 놀라웠다. 감자팩 분야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게 된 것. 한 번 써본 소비자들의 재구매율이 높아지고 ‘e-감자’ 쇼핑몰 시절부터 신뢰를 보내온 소비자들이 또 믿고 구매한 것이 성공 요인이다. 엄 대표는 “지난해 온라인으로 판매한 매출이 2억원을 기록했다”면서 “올해는 지난 4월부터 미용실과 약국을 중심으로 하는 오프라인 영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올해 1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예상한다. 감자화장품 개발을 시작한 지 5년, 이제는 초기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는 일만 남았다”고 덧붙였다.

▲ 감자샴푸를 사용한 소비자들이 많은 효과를 봤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최근 감자샴푸의 주문량이 급증하고 있다

감자로 인생의 2막을 시작하다
강원도 영월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카이스트에 진학할 정도로 수재였던 엄현준 대표는 그러나 대학에 다니며 꿈과 현실의 괴리를 실감하고 결국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고 이후 대전지역에서 학원 강사 일을 시작하며 스타 강사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강사직이 비전이 없다는 판단 하에 모든 것을 접고 고향인 강원도 영월로 내려와 고향의 토속 농산물인 감자, 옥수수, 고구마, 산나물 등을 직거래로 구매해 ‘e-감자’라는 사이트를 열고 판매를 시작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사업 시작 후 1년이 지나자 연매출 1억원을 금새 달성했고, 그 이듬해부터 매년 연 매출이 두 배씩 증가했다. 그러나 2005년 감자 가격이 폭락하기 시작하면서 강원도에서만 수천 톤의 감자가 썩어 나갔다. 엄 대표는 “농민들이 힘들여 농사짓고 수확한 감자를 내다 버릴 수는 없었다”면서 “이미 가격 등락에 판매량과 매출이 크게 좌우되는 농산물 유통 사업의 한계를 느끼고 있었기에 망설임 없이 2차 산업인 가공업에 뛰어들었다”고 감자를 이용한 친환경 화장품 개발을 시작한 배경을 밝혔다. 그는 우리 농산물이 1차 유통에 그치지 않고 더 넓게 활용되기를 바란다. 때문에 가격 폭락으로 농가에서 몇 천 톤씩 썩히는 감자를 보면 맘이 편치 않다고. 그는 “감자를 비롯한 농산물을 활용해 몸에 좋고 부작용이 없는 천연 가공품을 제조하는 작업이 확산되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남은 에너지를 전부 감자 사업에 쏟아 부을 계획이다. 감자 가공업을 프랜차이즈 개념으로 확대하고 감자 화장품이 자리를 잡으면 향후 감자를 이용한 1차, 2차, 3차 산업을 아우르는 클러스터를 조성하여 영월 지역이 관광 목적으로도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지금은 농가가 많이 어렵다. 때문에 더욱 2차, 3차 산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앞으로 감자와 관련된 산업의 클러스터화로 지역에 많은 사람이 방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