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가톨릭대학교가 일본의 신약 개발 벤처기업인 ECI의 연구 인력과 시설 일체를 대구 가톨릭대에 유치하고 신약 개발을 본격 추진하기로 해 지역 의료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 ‘인당의학교육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기도 했던 박 교수는 지난해 ‘예방의학과 공중보건학’ 교과서를 편찬해 국내 예방의학 교육에 한 획을 그었다

대구가톨릭대는 최근 일본의 신약 개발 벤처회사인 ECI(Effector Cell Institute)와 신약 개발에 대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하고 항암제와 항염증제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두 기관의 협약에 따라 ECI의 핵심 연구진과 모든 연구시설이 대구 가톨릭대로 이전해 대구가톨릭대 교수진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日 ECI 핵심연구진과 시설 대구가톨릭대에 유치
ECI와 신약 개발에 대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로 대구가톨릭대는 신약 개발에 필요한 첨단 연구시설을 수개월 만에 모두 갖추고 항암제 및 항염증제를 개발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또 기초 연구단계에서 실제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신약 개발단계로 연구 범위를 확대하게 됐다. 대구가톨릭의대 예방의학교실의 박정한 석좌교수는 “이를 통해 대학원생 등 연구 인력들의 연구역량이 강화됨에 따라 대구·경북 첨단의료복합단지에 들어올 연구기관에 필요한 우수 인력을 효과적으로 양성할 수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고 밝혔다. ECI는 1999년 일본 도쿄대 의과대학 가네가사키 명예교수가 창업한 기업으로, 나고야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회사다. 가네가사키 교수가 독창적 방법으로 개발한 포괄적 차세대 항암제는 국내 모 제약회사에서 임상 3상 시험 중에 있으며, 미국 국립보건원에서도 2상 시험을 진행 중으로 내년 말 시판에 들어갈 전망이다. ECI는 또 당뇨병, 관절염, 치매 등의 치료제 개발도 추진 중이며 자체 개발한 세포의 기능을 측정하는 탁시캔(TAXIScan)이라는 장비를 전 세계에 판매하고 있다.
대구가톨릭대는 지난해 5월 ECI와 신약 및 의료기기 연구개발을 위한 산학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최근 신약 개발의 공동연구 방안을 구체화했다. 대구가톨릭대는 ECI와의 공동연구와 GLP의 확충을 위해 연구동을 곧 신축할 계획으로 박정한 교수가 사업단장으로 있는 대구가톨릭대의 의·약·생명과학 특성화사업이 이번 공동연구를 계기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가톨릭대는 전국 대학 중 유일하게 설치돼 있는 GLP센터(의약품, 식품, 화장품 등의 안전성 평가를 위해 실시하는 독성시험 전문기관)를 확대 개편해 첨단의료복합단지에 들어설 신약개발지원센터와 협력하는 등 첨단의료복합단지의 발전에 핵심 역할을 할 계획이다. 박 교수는 “현재 첨단의료복합단지와 협력하는 MOU 체결을 앞두고 있다”면서 “협정서의 협력 내용은 매우 포괄적이나 실제 핵심 내용은 전국 대학 중 유일하게 우리 대학만이 가지고 있는 GLP를 확대 개편하여 첨복단지 내의 여러 기관들이 새로 개발하는 신약과 의료기기의 임상시험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안전성과 유효성 검사를 수행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 ECI와 신약 개발에 대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로 대구가톨릭대는 신약 개발에 필요한 첨단 연구시설을 수개월 만에 모두 갖추고 항암제 및 항염증제를 개발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국내 보건의료계의 한 획을 긋다
대구가톨릭대의 의·약·생명과학 특성화사업을 이끌고 있는 박정한 교수는 경북대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이후 공군 군의관으로 3년간 복무를 마치고 미국 오하이오 주 영스타운의 세인트 엘리자베스 병원에서 인턴과정을 수료, FLEX시험에 합격하여 미국 의사면허를 받았다. 이어 The Johns Hopkins School of Public Health(보건대학원)에 입학하여 보건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박사과정 재학 중 예방의학 레지던트 과정을 동시에 수료하여 미국 예방의학 전문의 자격도 획득했다. 1981년 정부의 해외고급인력 유치계획에 의거 경북대 의대 부교수로 부임했던 그는 1987년 교수로 승진하여 재직 중에 1992년 대구가톨릭대학 의학부의 학부장으로 부임했으며 이듬해인 1993년 의과대학으로 승격되어 초대 및 2대 학장을 역임하면서 교육과정과 교수개발 사업, 기본적인 교육시설과 장비를 갖추는 작업을 추진했다. 한편 1997년 학장직에서 잠시 물러났던 박 교수는 보건복지부 장관 자문관으로 정부의 모자보건 선도사업 계획을 도왔으며 WHO 본부의 생식보건 프로그램 정책조정위원 한국정부 대표로(1998-2000), 또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이 프로그램의 과학기술자문위원으로 활동하였다. 지난 2009년에는 한국의 의학교육 발전에 공이 크거나 의학교육 학술업적이 뛰어난 의학교육자에게 수여되는 ‘인당의학교육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기도 했던 박 교수는 지난해 ‘예방의학과 공중보건학’ 교과서를 편찬해 국내 예방의학 교육에 한 획을 그었다. 총 145명의 집필자가 참여하여 950쪽에 이르는 이 교과서는 학습목표 개정작업에서 출판까지 5년이 걸렸고, 용어 정의와 통일 등의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많았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편찬된 교과서는 새로운 교재로서 앞으로 예방의학교육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교수가 되어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제자들과 함께 일하는 것과 제자들이 대학과 보건의료계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을 보는 것, 또 필요할 때는 제자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도 있는 것, 그리고 자신이 연구한 것이 국가 보건의료시책에 밑거름이 되는 것을 보는 것으로 큰 보람을 느낀다는 박정한 교수. 앞으로 그가 국내 보건의료계의 발전을 위해 어떠한 행보를 하게 될 지 사뭇 기대된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