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 변산반도 서쪽 끝 금구원야외조각미술관에는 호랑가시나무 숲을 배경으로 알몸의 여인들이 햇볕을 즐기고 있다. 편히 누어 책을 읽는가 하면 앉거나 서있거나 날아가는 모습이나 구부리거나 여러자세의 여인들이 자연의 일부처럼 싱그러운 공기에 감싸여 새소리를 듣거나, 쏟아지는 비를 피할 생각도 없이 서있는 여체들은 조각가 김오성의 작품이다

▲ 금구원야외 조각작품

금구원야외조각미술관의 관장이기도 한 조각가 김오성은 50년 가까운 세월, 찰흙을 빚고 청동상을 만들고 대리석과 화강석과 씨름하여 왔다. 그의 50년 예술인생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금구원야외조각미술관은 한국 조각공원의 효시라고 할 수 있다. 조각공원은 산악농 개척자이며 농민 교육가였던 부친이 농민학교를 설립하려고 1966년에 개척한 금구원 농장에 편승하여 조각작품을 하나 둘 설치하여 주위로부터 조각공원이란 이름이 생겼고 1991년에 김오성이 그간의 서울 생활을 접고 이곳으로 내려와 직접 작품을 관리하고 작품 제작에 열중하다, 2003년에 문화관광부에 사립미술관으로 등록하였다.

한국 조각공원의 효시 금구원야외조각미술관
미술관의 야외전시와 실내전시장에는 130여점의 조각작품은 화강석과 대리석 조각이 반반정도 되며 목조 작품도 몇 점 있다. 실내전시장에는 주로 등신대 이하의 대리석 작품이 전시되어 있고 야외 잔디밭에는 5m이상 대형 작품도 있으며 최고 대작은 6.5m급 여인 인체 조각으로, 또한 거대한 석재 좌대위에 세워져 있다. 이 곳 작품들은 여성 인체 조각이 많다. 그 이유에 대해 김관장은 “말을 돌려서하자면 여체는 공간감이 아주 뛰어납니다. 공간감을 충분히 잡아낸다면 바로 아름다움이 잘 표현될 수 있습니다.” 라고 밝혔다
 현편, 김관장이 조각가의 길을 걸어온 과정은 평탄치만은 않다. 한참 학구열이 넘치는 청소년기에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낮에는 농사일로 집안일을 돕고 밤에는 책을 읽으며 아버지의 건강이 회복될 때 까지 어렵게 지냈으며 후일 아버지가 주축이된 농민학교에서 문맹퇴치에도 앞장서서 활동하였다. 그의 부친 고 김병렬씨는 1964년에 3.1문화상을 받았고 그 전 해에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오직 농촌의 밝은 미래를 꿈꾸던 부친은 농민학교를 설립하려는 목적으로 변산의 한편에 야산을 개간하였는데, 여기가 금구원야외조각미술관으로 발전하였다.
 3.1문화상의 인연은 길게 이어진다. 3.1문화상 예술부문 수상자 조각가가 있었는데 고향에서 주경야독의 생활로 일관하던 김오성이 그 조각가에게 모든 희망을 걸고 간청을 하여 그 조각가의 문하생으로 들어가게 된다. 바로 조각가 김경승선생의 ‘아트리에’에서 본격적인 조각수업을 했으며, 어느 정도 성장 후 까지 약 20년간 한 선생님의 연구실에서 서울 생활을 보냈다. 그중 3년간은 한국 전통 석공장에 가서 화강석작업을 기초부터 온몸으로 체험하며 견뎌냈다. 그렇게 꾸준히 배우고 공부하며 작품활동을 해온 김오성은 1972년에 국전에 첫 입선을 했고 1974년 국전특선, 1983년 초대작가에 추천되었다. 독학생이 초대작가가 된 예는 한국 미술계에 큰 사건이다. 더욱 30대의 나이에 이루어낸 결과이다.

별 사랑하는 마음에 천문대 만들어
“별을 향한 마음은 작품에 만유(萬有)를 담고 싶었던 20대에 음악에 대한 사랑과 함께 키우기 시작했다. 우주를 평면만으로는 생각할 수 없고 그 규모나 시간이 너무 어마어마하여 나의 지혜로는 다 알 수 없었기에 괴로워하다가 간단히 푸는 길을 택하였다. 모든 것을 무시하는 행위이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과 같이 해결하였다.” 우주는 그냥 우주고 우주는 여체를 통해서 조금씩 보여진다고 생각했다.
 김오성은 어려서부터 별을 좋아했다. 조각가로 데뷔한 그가 1986년 제 2회 개인전을 열었을 당시 전시회 도록에 “나의 소망은 뒷산에 천문대를 세우고 싶은 것” 이라고 했을 정도 이다. 결국 그는 꿈을 이루어 1991년 귀향할 때 천문대를 짓고 우수한 망원경을 설치하였다. 이것이 ?금구원조각공원천문대?로 한국사립천문대 제 1호이다.

▲ 조각가 김오성은 50년 세월동안 작품에 혼신을 다했다.

 이 천문대로 인하여 오랜만에 돌아온 고향생활은 매우 바빴다. 낮에는 조각작업을 하고 밤에는 별을 보러 찾아 전국에서 온 사람들과 별을 관찰하고 이야기하며 밤 낮 즐거운 마음에 피곤함도 잊었다.
 이 때 천문 지식 보급에 노력한 점이 인정되어 과학도서 계몽사 추천으로 김용관 과학상을 수상하였다. (이 때 컴퓨터 관련 안철수 박사와 함께 수상했는데 그 뒤 안철수 박사는 국가적 영웅으로 존경 받고 있다)
 별 관측은 1997년까지 모든 사람에게 무료로 개방하였다. 그 이후 전국에 점차 천문관측시설이 생기면서 개방시간을 줄여나갔으며 요즈음에 와서는 전국에 많은 시설이 생기기도 했지만, 작품제작에 전념하기 위해 천문대는 좀 쉬고 특별한 경우만 사용료를 받고 있다.
 금구원야외조각미술관은 지금도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이곳의 오시는 길은 서쪽에 격포, 채석강이 약 2km직선거리에 있고, 남쪽에 직선거리 2km에 상록해수욕장이 있으며 근래 건설된 4차선만 따라오는 경우 아주 가까이에서 찾기 힘들다고 하는데 표지판을 보면 구도로에서는 쉽게 찾을 수 있다. 도로 상태는 물론 아주 좋고 주차장도 잘 시설되어 있다. 지금도 조각공원이라고 불리워 지고 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