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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의 최대 250만원까지 세제 혜택 누린다
한 통장서 다양한 상품 운용하는 ISA 출시
2016년 04월 08일 (금) 13:16:31 황태희 기자 hth@newsmaker.or.kr

하나의 통장 안에서 다양한 상품을 운용할 수 있는 ‘개인종합관리계좌(ISA)’가 출시됐다. 저금리 시대에 수익의 최대 250만원까지 세제혜택을 주는 ISA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금융사의 상품을 무턱 대고 가입하기보다 수수료와 가입기간, 원금손실가능성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황태희 기자 hth@

금융위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3월14일 ISA를 출시한 금융기관은 은행 14곳, 증권 19곳 등 총 33곳이다. 신탁형의 경우 은행과 증권 모두에서 개설이 되지만 일임형의 경우 일단 증권사만 출시 가능하고 은행은 아직 취급할 수 없다. 아직 투자일임업에 등록된 은행이 없기 때문이다.

출시 전 사전예약부터 폭발적인 반응 얻어
지난 3월11일 현대·대우·한투·미래 등 4개 대형 증권사의 ISA 예약판매를 조사한 결과 현대증권이 3월10일 기준 2만1,000명으로 가장 많은 사전 가입자를 유치했다. 그 뒤를 이어 대우·한투·미래 등이 각각 1만명 수준을 기록했다. 주요 증권사들은 3월14일 ISA 출시를 앞두고 고객 선점을 위해 한 달여 동안 사전 가입 경쟁을 펼쳐왔다. ISA가 1인 1계좌만 허용되고 3~5년이라는 의무 가입기간이 있어 신규 장기 고객을 유치해야 하는 증권사에 ISA 가입자 확보가 꼭 필요하다. KDB대우증권(006800)은 지난 2월15일부터 ISA 계좌를 사전 예약하는 고객에 한해 연 수익률 5%의 고금리 환매조건부채권(RP) 상품을 판매하고 백화점 상품권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대우증권의 사전 예약 이벤트는 신청 2주 만에 6,000~7,000명 정도가 사전 예약을 마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연 수익률 3.5%의 RP 상품과 백화점 상품권을 내건 NH투자증권(005940)의 사전 예약 이벤트도 시작한 지 4일 만에 마감됐다. 일부 증권사는 ISA 출시 직전 주말인 13일까지 사전 예약 이벤트를 지속하며 막판 사전 유치에 총력을 가했다. 수수료 경쟁도 치열하다.

현대증권은 신탁형 ISA의 수수료를 아예 받지 않기로 했고 대우증권은 6월까지 받지 않는다. 미래에셋증권(037620)과 유진투자증권은 0.05%, 한국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0.1%를 신탁형 상품의 수수료로 각각 책정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사전 예약자들이 그대로 실제 가입자가 될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수수료와 투자 상품에 대한 정보 없이 경품과 높은 금리 혜택에만 의존한 계약이라 실제 구체적인 정보가 나오면 다른 증권사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ISA계좌는 1인당 전 금융기관에 1곳만 개설 가능하므로 굳이 은행에 일임형 ISA를 개설하겠다는 고객들은 4월까지 기다리거나 일단 계좌를 개설한 뒤 5월 이후 시행될 ISA 계좌이동을 노리는 방법밖에 없다. 아직 관련 법령이나 시스템이 모두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일임형 ISA의 은행 판매의 길을 열어주는 대신 고객과의 접점이 부족한 증권사를 위해 증권사에도 비대면 계좌 개설을 허용하면서 일임형 ISA의 온라인 가입도 허용키로 했다. 하지만 아직 관련 규정은 입법예고 중인 상태다. 3월24일까지 입법예고를 마친 뒤 이견이 없으면 4월 초 있을 금융위원회에서 의결해 시행될 예정이므로 빨라도 4월 초까지는 온라인·모바일 등 비대면 가입이 불가능하다.

금융투자업체들의 준비상황도 문제다. 증권사 등 금융투자업체에선 비대면 계좌개설과 ISA 판매에 이어 온라인 계약 체결까지 준비해야 해 여력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시스템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신탁형의 경우 4월이 지나도 창구로 가야 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신탁형 ISA는 고객이 직접 상품을 골라 편입시켜야 하기 때문에 비대면·온라인 가입을 허가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신탁형 ISA에 가입한 고객이 편입된 상품을 위험도가 낮은 상품으로 바꾸는 경우에는 고객의 확인 서명을 생략할 수 있다. 5월부터 시작될 ISA 계좌이동의 경우에도 일임형으로 계좌이동을 하는 경우엔 온라인 변경이 가능하지만, 신탁형으로 계좌이동을 할 경우 금융사의 창구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초기 ISA 시장 규모 12~14조원 추산
금융권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초기 시장규모는 14조원, 수수료 수익은 1000억 내외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SA 가입대상 인구와 영국, 일본 등 해외 선례를 반영한 국내초기 ISA 시장 규모는 12~14조원으로 추산된다. 도입 첫 해 계좌수는 260만 개, 2020년에는 480만 개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ISA를 통한 자산관리 시장 성장성은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상품 구성 특성상 독보적 시장 점유자 출현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금융사별 실제 기여도는 높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ISA는 가입자가 예·적금, 펀드, 파생결합증권 등 금융상품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계좌로, 신탁형과 일임형으로 구분된다. 5년간 매년 2000만원 한도로 납입 가능하고 손익 통산 200만원까지 비과세된다. 초과분은 9.9% 분리과세가 적용되고 15세 이상의 근로소득, 사업소득자들이 1인당 1계좌로 가입 가능하다. 박 연구원은 “금융사의 영업전략도 단기 이익보다 장기적 관점에서의 시장 선점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수수료 발생으로 인한 실질수익률 하락, 주식형펀드 차익 비과세, 비과세 해외주식 투자전용펀드 시행 등을 감안하면 증권사의 경우 일임형 상품 판매에 집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ISA는 손익 통산을 통한 비과세 혜택은 매력적이지만 5년에 200만원의 낮은 비과세 한도, 편입 자산의 한계, 의무가입 기간내 중도인출 금지, 고액자산가인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 가입 불가 등은 한계로 거론된다. 박 연구원은 “고령화에 대비한 자산 저축의 도입 취지를 감안하면 영국 ISA 사례처럼 한국 ISA도 안착 이후 기간 연장, 가입조건 및 납입한도 완화 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등 해외 ISA 사례를 바탕으로 추산하면 ISA 계좌수는 도입 첫 해 260만 개, 첫 해의 의무유지기간이 끝나는 2020년에는 480만 개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인당 연 400~700만원을 납입해 2020년에는 유지율을 감안한 순누적 유입액은 100조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은행의 일임형 ISA 도입으로 증권사들은 고객기반 확대에 어려움을 겪겠지만 자산운용업 중심의 자본시장 자체가 성장한다는 측면에서 일임업 ISA 확대는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과 증권사의 일임형 ISA 도입, 온라인 자문업 등에서의 비대면계약 확대, 개인연금계좌 도입 등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변화는 권역간 융합을 촉진할 것”이라며 “그 중심은 자산운용업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본인의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 선택해야
지난 3월14일 도입된 ‘ISA’는 한 계좌로 예·적금과 펀드, ELS와 ETF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운용하면서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는 이른바 만능통장이다. 이는 근로소득자와 사업소득자, 농어민 등을 대상으로 한다. 금융권 통틀어 한 사람당 한 계좌만 가입 가능하며 일정 소득이 없는 주부나 직전년도 종합소득과세자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고객은 연간 2000만원 한도 내 5년간 1억원까지 납입할 수 있으며 세제혜택도 받을 수 있다. 세제혜택은 수익금 일부에 한해서 적용되며, 규모는 급여와 소득에 따라 다르다. ISA는 예·적금은 물론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 여러 상품을 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각자의 성향에 따른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의무 가입기간이 최장 5년이라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사유 없이 5년 내 해지할 경우 과세특례를 적용받은 세액 가운데 상당액이 추징된다. 예금자 보호는 5000만원까지 적용된다. 최근 ‘예금자보호법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한데 따른 것이다. 단 대상은 예금자보호법 제2조 제2호에 규정된 예·적금 등 법령상 예금보험의 대상인 금융상품으로 제한된다.

즉, ISA에 편입되더라도 예보법령상 보호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펀드 등 투자성 상품은 보호되지 않는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ISA는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과 그렇지 않은 상품이 한 통장에 구성된다”며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크고 그만큼 시행 초기 단계에선 피해자들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불완전한 상태로 ISA가 시판되는 점을 알고 가입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며 “시장이 정착된 후 가입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금융회사의 수수료도 비교해봐야 한다. 각 금융사마다 수수료율이 최고 1%까지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특히 증권사에서는 수수료 ‘0’원을 내세우는 곳도 있다. KDB대우증권은 오는 6월까지 신탁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가입하는 고객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현대증권 또한 신탁형 ISA의 수수료를 아예 받지 않기로 했다. 미래에셋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0.05%, 한국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0.1%를 신탁형 상품의 수수료로 각각 책정했다.

고객이 상품 운용권을 해당 금융회사에 맡기는 ‘일임형 ISA’ 수수료의 경우 최저 연 0.1%까지 내려갔다. 이는 기존 일임형 랩어카운트의 10분의 1수준으로, 모델포트폴리오(MP)에 따라 다르지만 증권사에서는 연 0.1%∼1% 수수료를 적용할 계획이다. 은행권의 ISA 상품별 운용 수수료는 연 0.1∼0.8% 수준으로 최종 결정됐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신탁형 상품 수수료는 연 0.1~0.8% 수준이며, KEB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은 연 0.1~0.7%수준의 수수료를 받을 예정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예금이나 ETF, ELS 등 어떤 상품을 운용하느냐에 따라 수수료율 차이가 발생한다”며 “ISA에 가입하는 고객도 상담직원의 자격증 보유 여부 등 판매권한을 확인하고, 장기간 투자가 이뤄지는 만큼 본인의 투자성향에 맞는 적합상품을 신중하게 선택해 가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사들이 받는 수수료 따져보고 판단해야
지난 3월 출시된 만능통장 ISA는 하나의 통장에 예·적금은 물론 펀드, 파생결합증권과 같은 투자상품을 함께 담아 굴리고 여기서 벌어들인 수익에 대해선 200만~250만원까지 세금을 물리지 않는 게 가장 큰 혜택이다. 지금은 이자나 배당수익에 15.4%의 세금을 물린다. 금융상품에 투자해 200만원의 순수익을 거뒀다면 지금은 세금으로 30만 8000원(200만원X15.4%) 뗀 169만 2000원을 받을 수 있지만 ISA에 투자하면 200만원을 고스란히 챙길 수 있단 얘기다. 그러나 가입 땐 반드시 금융사들이 가입자로부터 받는 수수료(보수)를 잘 따져봐야 한다. 예컨대 확정 수익을 보장하는 예금의 경우 은행에서 예금 상품에만 가입할 땐 수수료가 붙지 않지만 ISA 계좌에 예금을 담으면 수수료(0.1%)가 붙는다. 만약 중간에 ISA를 해지하면 이자수익을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예금 수수료까지 내야 해 손해를 본다.

따라서 금융사가 돈을 잘 굴려 높은 수익률을 냈다면 모를까 반대로 수익이 저조하면 가입자로선 수수료를 내고 나면 기대수익률이 확 내려간다. ISA의 의무 가입기간이 3~5년인 데다 중간에 해지하면 감면받은 세금도 다시 토해내야 하는 만큼 금융사들이 내건 경품만 보고 가입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금융사들은 상품별로 신탁형 수수료를 다르게 책정해놓았다. 예금은 0.1%, 펀드는 0.3%, ELS와 같은 고위험 상품은 0.7~0.8%의 수수료를 받을 예정이다. 이처럼 ISA에 가입하면 매년 금융사에 운용 수수료를 내야 한다. 만약 신탁형 ISA를 예금·채권형 펀드처럼 저위험 상품 위주로 구성했다면 매년 투자금액의 0.5%가량이 수수료로 나간다. 그렇다면 ISA에 가입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하면 어떨까. 물론 ISA에 가입한 게 유리하긴 하지만 3~5년의 의무 가입 기간을 고려하면 아주 큰 혜택으로 보기도 어렵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예·적금은 원래 수수료가 안 붙는 상품인데 ISA에선 수수료가 붙는다”며 “리스크를 줄이려고 예·적금 비중을 높이면 수수료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낮은 수익률이 더 낮아진다. 포트폴리오를 짤 때 이런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ISA 가입을 고려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수수료와 상품 차별성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 신탁형과 일임형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게 낫다. 신탁형은 수수료가 싼 대신 금융사 간 상품 차별성이 떨어지는 반면 일임형은 수수료는 비싸지만 각 금융사가 대표 상품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만큼 금융사 간 상품 차별성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신탁형 ISA에 가입할 땐 굳이 지금도 세금을 물리지 않는 국내 주식형 펀드는 담을 필요가 없다. 해외 펀드에 투자할 땐 ISA보다 비과세 해외펀드를 이용하는 게 낫다. 따라서 세금 혜택(수익의 15.4% 과세)을 받을 수 있는 예금, 채권형펀드, ELS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꾸리는 게 유리하다. 주윤신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투자상품에 가입한 경험이 있고 수수료 비용을 낮춰 수익률을 높이고자 한다면 신탁형 ISA에 가입해 예금 비중은 낮추고 ELS 비중을 높이는 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일임형은 수익률 추이를 본 뒤 가입해도 늦지 않다. 금융사마다 대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경쟁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수익률에 따른 금융사 순위가 어느 정도 드러날 수 있어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은행, 증권사 모두 수수료가 높은 일임형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출시 후 금융사들의 투자운용 성적을 살핀 뒤 한 금융사를 선택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로보어드바이저 활용도 커질 듯
최근 금융권에서도 로보어드바이저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최적의 포트폴리오 제공 여부가 중요한 일임형 ISA 시장에서 활용이 많을 전망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과 어드바이저(조언자)의 합성어로 알고리즘과 빅데이터를 분석한 포트폴리오 제공 등 자산관리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지난 3월11일 신한은행은 로보어드바이저 전문업체 데이터앤애널리틱스(DNA)와 국내 시장에 적합하고 고객에게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로보어드바이저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앞서 KEB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은 각각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관리 서비스와 신탁 상품을 선보였다.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현대증권, 대신증권 등 증권사들도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을 내놓거나 관련 회사와 함께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금융회사들의 이런 로보어드바이저 관심은 고객의 성향과 금융상품이 많이 다양하고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고객의 투자 목적과 성향에 따라 사실상 무한대인 경우의 수가 생기는 상황에서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최적의 자산관리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서다.

하나은행이 내놓은 ‘사이버 PB’는 투자자의 성향과 투자목적을 분석해 모델 포트폴리오를 제안한 뒤 최근 시장 상황과 투자자의 니즈를 추가로 분석해 최종 포트폴리오를 제시한다. 신한은행과 업무협약을 맺은 DNA는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주식, 상장지수펀드(ETF), 펀드, 파생상품 등을 포함한 자산배분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수익과 리스크를 동시에 계산해 고객 성향에 맞춘 상품과 투자비율을 결정한다. 미국에선 상위 11개 로보어드바이저 업체의 자산관리 규모가 200억달러에 이른다. 앞으로 5년 이내에 그 규모가 10배 이상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우리나라 금융권에서도 로보어드바이저는 더 빠르게 영역을 넓혀갈 것으로 예상한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이런 추세의 첫 격전지가 일임형 ISA 시장이라고 말한다. 일임형 ISA의 핵심이 최적의 포트폴리오 구성이다. 게다가 금융당국은 분기별로 금융회사의 수익률을 공개하기로 해, 이 결과에 따라 고객 이동 가능성도 크다. ISA 시장에서 고객을 뺏고 뺏기는 전쟁이 로보어드바이즈가 제시한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에 갈리는 셈이다. 쿼터백투자자문 관계자는 “최적의 투자대상을 선별하기 위해 현재 분석하는 빅데이터는 920조 개인데, 사람이 이런 규모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일임형 ISA에서 개인별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선 로보어드바이저 활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에서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개인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ISA와 접목하는 서비스는 아직 하나은행 사이버 PB가 유일하다. 다른 금융회사들이 내놓거나 준비 중인 상품·서비스는 대부분 신탁이나 랩 상품이다.

금융사 간 전략적 제휴 할 가능성 높아
지난 3월14일부터 ISA 전쟁의 포문이 열리며 앞으로 ISA 계좌를 둘러싼 업계의 판도는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 주목된다. 우선 판매망과 판매자격소지자 수, 국민들의 투자성향 등 현재 기반만 놓고 보면 단연코 은행이 우위에 올라서 있다. 은행권은 7천여개 지점과 펀드판매자격 소지자 9만여명이라는 막강한 판매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증권사들은 오프라인 지점수를 다 합해도 1천200여개, 펀드판매자격 소지자 수는 2만3천명 수준이다. 은행권과 비교해 1/4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ISA 투자대상에 예·적금이 포함된 것도 은행에 유리한 부분이다. 우리 국민이 투자하는 금융상품의 절반은 예·적금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 예·적금은 2015년말 기준 가계금융자산의 41.8%(1천120조원)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보수적인 투자성향이 투자수익 200만~250만원까지 세금을 안 받는 ISA가 도입되자마자 즉시 바뀔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그러나 증권사들이 불리한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산운용’에 대한 전문성 때문이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은행권이 다수의 지점망으로 ISA 판매에서 우위에 설 수는 있겠지만, 상품대응력은 금융투자업권이 강하다”고 강조했다. 증권사들의 오프라인 판매망 열세는 ‘온라인 일임계약 허용’이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돌파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법에서는 투자일임 계약을 하려면 오프라인 상에서 금융사 직원과 투자자가 만나 얼굴을 맞대고 시행하도록 의무화했었는데, ISA 계좌가 도입되면서 이 규정이 ‘비대면방식(온라인)으로도 일임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는 앞으로는 오프라인 지점 수가 부족해도 얼마든지 온라인에서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은행도 ISA 판매 관련해 새롭게 얻은 선물이 있다. ISA에 한해서 투자일임업이 은행에 허용된 것이다. 이에 ISA 계좌 유치전은 일단 ‘은행의 방어와 증권사들의 공격’이라는 구도를 띨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5대 1의 비율로 지점이 증권사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은행이 고객접점에서 우위에 있는 데다, 국민들의 성향도 예·적금에 자금을 주로 넣어둔다는 점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은행과 증권사들이 업권간의 경쟁을 벌이기보다 전략적 제휴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ISA로 가입할 수 있는 금융상품에 예·적금이 포함되긴 했지만, 은행이 자사의 예·적금은 편입할 수 없도록 제한되기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의 서보익 애널리스트는 “은행끼리 서로 자사 ISA계좌에 상대 은행의 예금을 가입시켜야 하는 상황인데, 이는 현실적으로는 실현가능성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은행들은 경쟁 은행의 예금을 담아주기보다는 증권사와 손잡고 제휴한 증권사의 ISA 계좌에 자사의 예금을 유치하는 협력 관계에 힘을 쏟을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 서 애널리스트는 “은행들은 계열 증권사 ISA를 통해 자사의 예·적금을 유치할 것”이라며 “은행과 비교해 증권사의 채널 경쟁력이 약하기 때문에 계열 증권사만 이용하면 자금유치 효과가 제한적인 만큼 다수의 증권사와 그물망 제휴를 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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