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구가 몸살을 하고 있다
  지금 지구는 멍들고 아파하고 있다. 무심코 한 우리 행동들이 모여 지구를 몸살 나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대단한 환경보호자도 아니고 내 일상을 살아가기에 바쁘지만, 이런 생각이 들면 지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일어난다. 우리가 일회용품 선호하는 것이나 실내에서 옷을 얇게 입고 다니며 거실온도를 높여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 차를 세차하는데 물을 흥청망청 낭비하는 것 등도 알게 모르게 지구를 아프게 하는 일이다.

  내가 초등학교까지 다니며 살던 고향은 경북 군위군 고로면 산골짜기 동네인데, 가을 추석연휴 중에는 초등학교에서 가을운동회를 했다. 당연이 아이들 운동회이지만 고로면민의 축제날이었다. 동네별 대항전이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동네 주민들은 합심하여 힘을 보태며 대항전에서 이기려고 애를 썼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그 모습들이 비디오를 보듯이 생생하다. 행복과 열정 그 자체였다.

  그때와 지금의 생활환경을 보면, 지금 우리의 일상생활은 지구를 온통 병들게 하고 있다. 그래서 국제 환경단체는 물론, TV나 언론에서도 온통 ‘환경, 환경’ 한다. 그러나 개개인의 정신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병든 지구를 구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나부터 내가 먼저 ‘지구를 사랑하자’. 그러면 지구도 사람을 사랑해줄 것이다.

  2. 네 박자 의미는 화합이다
  왼 어깨에 북을 메고 왼손으로 북 테를 잡고 오른손에 북 채를 쥐고 등실 등실 춤을 추며 북을 두드린다. ① 북을 메고 ② 북 테를 잡고 ③ 북 채를 쥐고 ④ 북을 두드린다. 이렇게 네 개가 하나가 될 때 북춤이 이루어진다. 네 박자다. 네 박자는 하나를 완성하는 화합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북춤에서 네 박자는 화합을 만들어낸다. 이렇듯 북춤은 한 장단 속에 한 박에서 열두 박까지 두드리는 의미와 메시지를 전해준다.

  우리 속담에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호랑이는 가죽을 남긴다.’는 말이 있다. 여기서 사람과 동물을 비유한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것은 용맹성과 지혜를 비교한 말이 아닐까? 곧 인간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 용기와 지혜를 준비하며 살라는 의미로 본다. 네 박자를 셈과 연결해보면, 태극기에 들어있는 건곤감리(乾坤坎離)를 비롯해 동서남북(東西南北), 사계절, 전후좌우, 사각형 등 여러 가지 표현이 있다. 이것은 자연을 깨우치는 명분과 화합의 의미를 가진다.

  아이가 ① 태어나서 ② 성장하며 부모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주고, ③ 선조들의 지혜를 배우며 어른이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표상이 되기도 한다. 이런 표상이 되는 흔적을 후손들에게 전하기 위해 ④ 표적으로 세우는 것이 동상이다. 이렇게 동상이 만들어지기까지 위인들의 삶이나 우리의 삶도 4차원의 네 박자다.

  서울 광화문광장의 세종문화회관 앞에는 세종대왕 동상이 있고, 광화문 네거리에는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있다. 우리 조상의 대표적인 두 분인데, 한 분은 임금이었고, 한 분은 신하였다. 조선시대 이순신(1545~1598) 장군은 4대 임금인 세종대왕(世宗大王, 1397~1450, 재위 1418~1450)보다 95년 후의 사람이다. 두 분 모두 53년을 살다가 가셨지만, 태어나서 20년은 성장해서 어른이 되는 기간이라고 하면, 나머지 30년 동안이 평생의 업적을 쌓은 기간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업적이 너무도 훌륭하여 후손들에게 남길 충분한 가치가 있을 때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다양한 의견을 모아 동상을 세운다. 이렇게 선택된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의 많은 기록물들은 우리의 자랑이요 우리의 뿌리 가치를 더 높이는 것이다. 두 분의 동상이 우리에게 그리고 후손들에게 길이 빛나기를 바란다.

  우리는 새벽부터 절이나 교회에 가서 가족의 덕을 빌고 건강을 기원하는 기도를 하고, 주일이 되면 가족이 교회와 성당에 가서 예수님과 성모마리아님께 소원을 담아 기도를 한다. 공자님, 부처님, 예수님, 3대 성인은 우리 조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성을 다해 받드는 것은 그만큼 위대하고 인간으로서의 살아가는 도리와 가르침을 주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를 건국한 환인, 환웅, 단군의 정신은 ‘인간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 이념이다. 홍익인간은 3대 성인의 말씀을 포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명확하고 명분도 당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가치가 폄하되는 경향은 우리들의 잘못이 크다고 생각된다.

  우리말은 표현과 소통하는 소리로 보면 세계 어떤 나라말과 비교해도 견줄 수 없으며, 우리글은 우리의 조상인 세종대왕께서 당대에 만든 글이지만 지금도 앞으로도 더 좋은 글이 나올 수 없을 만큼 훌륭하다. 그렇지만 우리 조상의 이런 정신과 문화는 3대 성인에 비해 설 자리가 적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조상을 숭배하는 문화를 찾아내어 배우고 소통시켜야 한다. 외국인에게 귀감이 되고 우리 선조의 위상을 드높이는 민속예술 속에서 생활하는 일등 대한민국으로 가야 한다.

  3. 옛 것에서 새로운 화합이 나온다
  불교경전에 들어있는 한자의 뜻을 우리가 얼마나 알고 있는가? 부처님은 과연 우리의 염불소리를 알아들으실까? 예수님 앞에 기도하고 찬송하면 어떤 덕을 기록해줄까? 이것은 누구도 답하기 힘들다. 그러나 우리 민속예술은 가족과 이웃이 함께 하면 흥겨운 소리가 되어 담을 넘는다. 그 소리가 자석이 되어 서로를 격려하고 어우러진다. 이것이 바로 우리 민속예술이다.

  우리 경제가 침체된 것에 대해 정치를 잘못해서 그렇다느니, 세계경기가 불황이어서 그렇다느니 하며 말들이 많지만, 그것은 우리가 만든 것이기에 우리가 해결해야 한다. 모든 것은 일상생활 속에서 심판과 평가를 받게 되고 결과로 나타난다. 아내는 남편으로부터, 남편은 아내에게, 자식은 부모가, 부모는 자식이, 학교에서는 선생이 평가하고, 선생은 학생과 학부모가 평가한다. 이웃과 직장상사, 동료, 친척의 모든 행동도 평소에 이미 평가되고 점수가 매겨지지만, 우리는 그것을 잘 느끼지 못하고 생활한다.
 
 
 4. 감성과 과학은 학문과 생활이다.
 이세돌과 ‘알파고’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대국은 우리에게 감정을 가진 인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그리고 알파고와 같은 전자통신 프로그램의 발전은 인간이 지배당할 수 있다는 염려를 불러일으킨다. 이런 것을 생각하노라면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하고 어떤 계획을 세워서 길(道)을 가야 할지 방향잡기도 힘이 든다.

  내가 어릴 때 경험했던 농경사회는 어떤 의미에서 아주 원시적인 생활이었다. 지금은 이것이 TV에서 오락물로 다루어지거나 관광 상품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의 세계적인 이슈는 사람과 컴퓨터의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살아야 할지 여러 가지 고민을 해야 되지만, 단순하게 풀어보면 아주 가까운 곳에서 답을 찾을 수도 있다. 그 답은 연예인들이 비행기와 배를 타고 가서 현지인 추장의 허락을 받고 공동생활을 한 번 해보는 것과 같다. 직접 체험하고 그 가치를 느껴보는 것이다. 지금부터 우리의 주변 곳곳에 방치되어 있는 민속예술을 찾아내고 체험하고 가공해서 재생산을 하는 것이다. 지구촌 세계인들이 대한민국을 한 번 오고 두 번 세 번 계속 찾아올 수 있도록 우리의 민속예술을 찾아내고 가공하고 맛과 멋을 준비하는 것이다.

  5. 민속예술이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 차례이다
  전통생활민속예술의 한 장르 마다 모든 이야기와 내용들은 우리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농축된 예술이고 역사다. 우리 민속예술은 너무 뛰어나기 때문에 마음껏 자랑해도 손색이 없다. 대한민국이 세계 속에 들어가서 최고가 되는 길(道)을 전통생활민속예술에서 찾아보자. 민속예술을 즐기며 소통하고 주고받는 생활을 해보자. 등 돌리고 패 가르는 생활에서 벗어나 우리 민속예술을 함께 즐기면 모든 해결책과 새로운 방안이 나온다.

  2015년 7월에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국회에서 ‘50년 전 케냐는 한국보다 잘 살았는데 지금은 한국이 48배나 더 잘 살고 있다’고 연설한 바 있다. 현재 미국 공화당 대통령후보 ‘트럼프’는 ‘한국이 없으면 미국은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을 만들지 못하는 나라처럼 모든 가정이나 회사가 한국제품 속에 살고 있으며, 한국이 기적의 행진을 하고 있다는 소리를 들으면 괜히 온몸에 전율을 느낀다.’

  모든 생활이 편리해진 만큼 지구와 자연환경을 제조산업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 지구를 사랑하는 것은 이제 문화산업이고, 전통생활민속예술로 함께 즐기고 행복을 찾아가야 한다. 즉, 제조산업에서 문화산업으로 가야한다. 5차산업이야말로 지구를 파괴하는 개발을 피하는 것이고, 지구인들이 대한민국을 찾아와 우리의 전통문화와 민속예술을 배우고 가야한다. 우리 민속예술의 가치를 알면 대한민국은 세계의 중심으로 우뚝 설 수 있다. 우리의 기록유산도 그렇겠지만, 구전으로 내려오고 있는 모든 장르가 한 번 맛을 보면 그 멋과 진수를 알고 빠져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