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성과 경쟁력 없는 외식 창업이 생계형 자영업자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다. 순간 유행에 편승해 전 재산을 투자해 창업 했지만 현실은 유사한 업소들이 넘쳐나고 경쟁업소로 인해 급격한 매출 부진과 정신적 고통을 넘나들게 만든다.

황태일 기자 hti@

전문가들은 오늘날 외식업 창업은 전문적인 아이템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많은 메뉴를 팔며 정체성 없는 동네 백반 집 같은 창업은 자칫 전문성이 떨어져 현대 외식업 창업 상황에서는 폐업의 지름길이 된다.  단 하나의 메뉴를 팔더라도 점포의 특별함과 전문성을 부각시켜 소비자에게 확실한 각인이 필요한 시대가 온 것이다. 그만큼 현재 대한민국 요식업은 무한경쟁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국내 음식업계 최초로 품질경영 인증 획득

▲ 고자홍 대표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고자홍 홍능갈비본점 대표는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요식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인물이다. 홍익대학교 미대 시각디자인학과를 전공한 인텔리인 고자홍 대표는 사업을 하던 부친의 영향으로 일찍이 사업에 눈을 떴다. 탁월한 경영수완을 발휘한 그는 ‘식당 사업이란 단기 투자로 돈을 벌고 전환하면 그만’이라는 의식이 팽배했던 1960~70년대에 국내 최초로 특허청에 상표등록을 마치고 국내 음식업계 최초로 품질경영시스템 ISO9001인증을 획득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홍능갈비본점은 한국 소갈비 대표 전문 브랜드로 거듭나면서 50여 년간 한결같은 맛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아왔다. 특히 고 대표는 사업 초창기부터 전문화된 메뉴의 중요성을 깨닫고 각종 탕류와 육개장, 비빔밥, 전골류 등 수십 여 종에 달했던 메뉴를 과감히 정리하고, 소갈비 중심의 전문 메뉴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와 함께 ‘좋은 재료가 음식 맛을 좌우한다’는 경영원칙을 철저히 고수하며 특화 전략에 맞게 엄선된 소고기와 좋은 참기름만을 사용하고, 염도계와 당도계를 사용했을 정도로 맛의 표준화를 지향하며 한결같은 맛을 유지해왔다.

고자홍 홍능갈비본점 대표는 “소고기는 양념 시 육질 자체가 삼투압 작용을 일으켜 참기름과 반응하기 때문에 물 먹인 고기는 깊은 맛을 낼 수 없다”며 “조리사의 컨디션이나 입맛에 따라 혀끝에서 감지되는 맛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염도와 당도계를 사용해 맛의 표준화를 도입했다. 또 모든 양념을 분류해 분량을 다르게 배합한 후 일일이 도표로 수치를 매기고 재우는 시간을 달리하는 노력 끝에 최상의 맛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변함없는 맛과 서비스를 위해 사원들의 복리후생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기혼자들을 우선으로 사택 개념의 전세주택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다양한 직원복지를 실시한 결과 종업원의 이직율이 줄어들고 근무기간이 늘어나게 되었고, 이는 곧 가족 같은 단골고객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었다.

최고의 맛, 최고의 갈비전문점으로 거듭나다
한국의 대표 소갈비로 명성을 날리기 시작하면서 고자홍 대표는 자만하지 않고 더욱 겸손해지며 최고의 맛, 최고의 갈비전문점이 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에 홍능갈비 본점을 편안하고, 가족 친지와 직장 동료 등 대접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가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해왔다. 홍능갈비본점 로고와 마크가 새겨진 앞치마를 고객에게 나누어주는가 하면 식당에서 사용하는 컵과 수저집 등에 로고와 마크를 새겨 넣었다. 지난 1982년에는 홍능갈비본점 입구 전면 유리에 대형 상자를 설치, 두 마리의 악어를 키우는 ‘악어마케팅’을 통해 전국적으로 ‘홍능갈비본점’의 이름을 널리 알리기도 했다. 이제 홍능갈비본점은 어린 시절 부모님의 손을 잡고 오던 아이가 어른이 되어 자기 아이들에게 그 맛을 보게 하기 위해 찾아오는 50년 전통의 향수 어린 음식점으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꼭 한 번 찾고 싶은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동일한 상호의 주변 업소 갈비집들과 차별화에 성공해 ‘원조’라는 인식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한 고 대표는 “앞으로도 변함없는 맛과 서비스로 국내는 물론 외국인의 입맛까지 사로잡은 원조의 자부심을 이어가겠다”고 강한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