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작가 Demi Kim은 “인체는 신비하고 놀랍다. 움직일 때마다 다른 역동감을 연출한다. 그 대상은 모델이지만, 완성된 작품을 볼 때는 그 작품 속에 자신의 현재 상황과 그때의 순간순간들이 작품 속에 묻어 있음을 재발견하게 된다”고 말한다.

▲ 코스모폴리탄이자 미술 심리치료사, 본인의 장애를 승화해 사회를 따뜻하게 만드는 복지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작가 Demi Kim

5개 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코스모폴리탄이자 미술 심리치료사, 본인의 장애를 승화해 사회를 따뜻하게 만드는 복지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작가 Demi Kim을 만나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그의 예술세계에 대해 들었다.

여체와 꽃의 무한한 아름다움 소재로 작품 발표
어릴 때 보모의 잘못으로 척추 장애를 갖게 된 Demi Kim(http://www.demisarts.com)은 수영, 근육치료, 요가, 메르테이닝 등 자신과의 싸움을 쉬지 않고 노력한 결과 몸의 근육이 점차 풀리면서 뼈가 조금씩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는 몸의 변화를 느꼈다. 지속적으로 자신의 몸을 관찰하면서 겉으로 보이는 육체적인 장애와 상관없이 자신의 마음만은 늘 한결같다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자신의 신체적 콤플렉스를 색과 육체에 대한 탐미정신으로 극복해낸 Demi Kim은 국내보다 미국과 일본, 유럽 등 해외 현지에서 대중들에게 주목을 받으며 세계적인 발돋움을 하고 있다. 수년간 한국적인 향기가 짙은 단청문양과 색감을 테마로 작품들을 발표해온 그다. 우주 삼라만상의 섭리를 품은 듯 자연의 조화와 에너지가 넘치는 색채로 시작한 ‘자연생명’에 대한 집중적 시리즈를 선보여 왔던 최근 그는 여체와 꽃의 무한한 아름다움을 소재로 작품을 발표해 큰 화제를 모았다. 서울대 전경수 교수는 Demi Kim의 작품 세계에 대하여 “몸은 변한다. 변화는 기억을 수반한다. 기억은 과거의 것에 대한 현재의 생각이다. 그래서 기억은 현재의 것이다.

데미는 자신의 몸에 대한 기억을 자신의 그림 속에서 추적하고 있다. 그녀의 그림은 그녀의 몸이 그린 것으로 생각하게 된다. 몸에 대한 기억을 추적하는 그녀의 그림은 몸이 예술의 수단이자 곧 목적임을 보여주는 일체감을 느끼게 한다.

몸으로 몸을 그리는 데미의 예술, 데미의 예술혼은 몸에서 완성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Demi Kim의 작품에서는 확연히 다른 두 가지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그 하나는 강렬히 타오르는 불꽃처럼 강인하고 두터우며 힘 있는 선의 흐름이고 다른 하나는 그녀가 표출해 내는 색상으로부터의 포용력과 친화성이다. Demi Kim의 작품의 기초가 되는 선들은 그의 육신을 소진하여 새로운 삶에 도달하려는 인간으로서, 여성으로서, 장애인으로서의 아픈 생채기를 엿볼 수 있으며, 그의 작품에서 사용되는 수채화 같은 감미롭고 옅은 색상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너그럽고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Demi Kim은 “몸이란 정신을 담은 그릇으로 존재한다는 것! 그것이 진정한 예술이라는 것을 제 작품을 통해 상기하게 된다”면서 “작가는 자신의건강과 관심, 철두철미한 자기관리, 몸과 마음이 단련되어 있어야만 건강한 작품과 카리스마 넘치는 에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생활예술로 평가받는 뉴본 프로젝트 추진
유니버시티 네바다주 파인아트를 졸업 후 세종대 미술치료 과정을 수료한 Demi Kim은 지난 2000년부터 ‘현대 ANA전’, 광주 비에날레 등에 참가하며 조형적 언어로써 자신만의철학을 담은 작품들을 발표해왔다. Demi Kim의 작품 속에서 부서지면서 이어진 선과 면들의 만남은 불거진 육체미를, 에너제틱한 컬러들은 생명력을 표현한다. 그는 가슴 속에 웅크리고 있는 욕망을 가감 없이 솔직하게 표현하면서 불편한 자신의 육체적 여백을 여성의 몸을 통해 다채로운 희로애락을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한편 (사)한미척추장애복지재단의 이사장인 그는 그의 작품으로 디자인된 가방, 명함집, T셔츠를 제작하여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후원금으로 조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패션 멀티숍 블루종의 광고 일러스트를 제작했으며, 알레그로의 손혜존 사장과 힘을 합쳐 뉴본 프로젝트를 추진해 유행에 뒤지거나 싫증난 가방에 비즈를 달거나 장식을 덧대어 새롭게 생명을 주고 있다. Demi Kim은 “물감, 낡은 고무신, 쓰고 남은 천과 단추들 등 주위의 모든 것들은 재료가 된다”면서 “충분히 관심을 끌만한 소재라 생각했다. 단순한 리폼으로 기억되고 싶지 않다. 생활 예술로 평가받고 싶다”고 덧붙였다. 9월 학기 부터 진행하는 세종대학 컬러 CEO 과정에서 글로벌 시대에 맞는 컬러로 성공할 수 있는 비법을 문화, 스피치, 자신의 컬러찾기, 컬러마케팅 등의 내용으로 강의한다. 그는 “패션과 그림을 함께 선보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 그것은 패션에 대한 나의 마지막 미션이다”면서 “앞으로 장애를 초월해 남녀노소 누구나 정신과 육체를 치유할 수 있는 클리닉 센터를 건립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