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서울 통의동 팔레드서울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가졌던 서양화가 서경자 화백이 주목을 받고 있다. 미술평론가 서성록씨는 서 화백의 작품을 두고 “서경자씨의 그림은 한적한 호수에 온 것처럼 심적 고요함, 평화스러움을 형용한 것으로 이해된다”고 평하기도 했다.

▲ 서양화가 서경자 화백

평화로움과 청명함은 끝없는 명상과 수없이 반복되는 작업에 기인한다. 서경자 화백은 “평화로움과 시원함 속에 과장되지 않은 정화된 느낌, 곧 가슴에 맺힌 잡념과 우울함 등을 깨끗이 씻어버릴 수 있는 맑고 투명한 느낌은 그러한 산고의 결과”라고 이야기한다.

독특한 기법으로 내면의 솟아나는 기의 흐름 표현
서경자 화백의 작품들을 가로지르는 고통스러운 소용돌이는 그녀가 자신을 에워싼 세계와 대화하는 엄격한 공감을 입증한다. 이것이 때로는 마치 명상 속에서 스스로를 표현하는 충만감이며, 또 때로는 이해되고 그녀에게 삶의 소리들에 대한 연작의 영감을 주는 우리의 현실세계의 과다한 교란이다. 모든 작가들의 창조적인 작업은 각자 나름대로의 독특한 영역이며 각자의 성향과 경험을 어떠한 방식으로 표출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여러 가지를 추구하는 가치관 중에 본인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방식은 명상에 기인한다. 누구에게나 살아가면서 ‘명상’이라는 대전제 앞에서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으리라. 서경자 화백은 자신의 작품을 접하는 이들에게 정신적 난기류가 흐르는 세상에 거추장스러운 군더더기를 배제하고 꾸미지 않는 느낌을 표현하고자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서 화백의 작품 속 소용돌이는 세계를 활기차게 만드는 결합의 남구 그 자체이다. 그의 회화적 충동은 우리들이 우리의 적절하고도 친밀한 질문들을 지각할 수 있는 암시적인 우주를 창조하면서 추상과 구상사이에서 흔들거린다. 의도적이지 않은 여유로움, 분수에 맞는 평화롭고 시원함, 환희에 찬 즐거움, 과장되지 않고 정화된 느낌, 가슴에 맺힌 잡념과 우울함 등을 깨끗이 씻어버릴 수 있는 것이 서 화백이 그려낸 ‘THE BLUE’. ‘THE BLUE’로 표현되는 ‘명상’은 화면에서 눈처럼 새하얗게 두드러진 꽃잎, 진한 blue 안에서 아련하게 보이는 나뭇잎과 잔가지들, 화면에서 퍼져나가는 원, 그 속에서 보이는 파편들은 화면 밖의 세상으로 나가기 시작한다. 안의 기를 밖으로 소통하듯. 이러한 맑고 투명한 느낌을 표현해 내기 위해 서 화백은 수없이 반복되는 작업으로 인해 깊은 내면으로부터 솟아나는 氣의 흐름을 표현해 냈다. 그는 자신의 창조적인 에너지를 집합시킨 캔버스들을 문지르고, 긁으며 썰어낸다. 서경자의 회화세계는 매우 특이하다. 그녀의 회화작품에서 간헐적으로 판화기법이 등장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 그녀는 판화이든지 회화이든지 간에 자신 심상의 표출에 중점을 두어왔는데, 위와 같은 표현방식들이 추상 표현주의의 그것들과 매우 깊은 연관을 갖고 있음은 주목할 만한 점이다. 우리의 현대회화와 직접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는 서경자 화백의 작업은 그의 풍부함, 긴장과 희망으로 충만해 있다. 그의 작품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마치 거울을 깨는 것처럼 우리 현존의 화해할 수 없는 진실을 깨운다. 이것은 바로 우리 의식세계의 핵심에 도달하기 위하여 서경자 화백이 우리들로 하여금 그 진리를 초월하도록 허용하는 바로 그의 예술과 더불어 있는 것이다.

11월 ‘THE BLUE’라는 주제로 대작 선보여
홍익대학교 서양화과 및 동대학원 판화과 졸업한 서경자 화백은 2005 제2회 중국베이징비엔날레, 2008 제3회 중국베이징비엔날레에서 북경올림픽 초대작가로 작품을 전시했다. 이 외에도 갤러리 팔레드서울 초대전을 비롯, 상해문화원 초대전시, 9 아트 스페이스-중국, 베이징 798, 선화랑 초대전 등의 수많은 개인전을 가졌던 서 화백은 지난 2월 가졌던 전시회에서 꽃잎들, 잔가지들, 그리고 꽃의 여러 다른 요소들을 흩어지게 하면서 추상적인 긴밀감을 재구성해 주목을 받았다. 작가의 작품 속에 주로 등장하는 것은 푸른색이다. 푸른색은 이상향의 대명사로, 푸른색으로 표현된 굵고 곧은 나무줄기의 모습에서 이상향에 대한 작가의 동경을 읽을 수 있다. 서 화백은 “또한 고향에 대한 그리움, 추억 속의 인물에 대한 그리움, 막연한 그리움 등도 함께 묻어나 애잔함과 따뜻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기쁨과 슬픔은 사람의 본원적 감정으로 억제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현대미술의 현주소인 뉴욕 첼시에서 초대전을 가졌던 서 화백은 오는 11월엔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THE BLUE’라는 주제로 대작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