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9일 KBS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세계적 투자은행인 ABN암로가 상당량의 외환은행 주식을 실제로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외환은행의 주주로 등재된 적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 김 위원장은 “범죄집단 론스타를 엄중하게 처리하고, 외환은행의 새로운 지배구조를 위한 더 나은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시민단체와 상급노조, 학계, 법조계 등 이 땅의 양심세력들과 함께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했다

론스타가 밝힌 외환은행 인수자금 중 자기자금은 1천700억 원에 불과한 반면 나머지 1조2천억원은 출처와 성격이 불분명한 실정에서, 상황에 따라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 51% 중 상당수는 론스타가 실질적인 주인이 아닐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당국이 2003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당시 론스타가 비금융주력자인지 아닌지, 자금출처는 어떻게 되는지를 비롯하여 제대로 된 심사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번에 다시 확인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금융감독당국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검증을 한 적이 없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의 재조사 결과, 당시 론스타를 통한 차명 인수가 이뤄졌거나, 론스타가 자금의 출처와 성격을 속이고 실질적인 대주주를 허위로 신고한 것이 드러난다면,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는 불법적인 것이 되며 지금 론스타와 체결한 하나금융의 계약도 원천 무효가 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11월 이후 외환은행 전 직원 전면 투쟁 돌입

▲ 제2차 전직원 릴레이 연가투쟁’의 일환으로 금융위 앞에서 ‘전직원 백만배(拜)’를 진행하고 있다. 외환은행과 금융산업을 위하여 전직원이 백만 번의 절을 올린다는 뜻으로, 직원 1명당 130배(拜) 정도에 해당한다

지난 3월 대법원은 외환은행을 인수한 사모펀드 론스타가 외환카드를 인수합병할 때 주가를 조작했다고 판결을 내렸다. 지난 2003년 11월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측과 론스타 코리아 대표는 외환카드의 주식에 대해 허위로 감자 계획을 퍼뜨렸으며 이 때문에 외환카드의 주가는 급락했고, 론스타는 헐값에 외환카드를 합병할 수 있었다. 최근 대법원은 이 주가 조작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고법의 판결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대법 판결에 기속된 고법 파기환송심이 론스타 무죄를 선고할 가능성은 없는 만큼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 박탈은 이미 확정된 것이나 다름 없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금융위원회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 중 법정한도를 초과한 41%에 대해서는 매각명령을 내려야 하며, 주가조작이라는 중대한 범죄로 유죄가 결정된 론스타가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챙기는 일은 없도록 유가증권시장에서 해당 지분을 공개매각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최근 시민단체들의 주장이다. 김기철 외환은행 노동조합 위원장은 “미국에서는 대주주의 유죄가 확인될 경우 확정판결이 없어도 금융당국이 직권으로 의결권 행사를 금지하고, 공개매각을 명령한다”며 “만약 금융당국이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여, 범법행위를 저지른 론스타가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챙겨서 한국을 떠나도록 한다면 이는 미국 기준에서도 특혜”라고 말한다.
지난해 11월 이후 7천 명의 외환은행 전 직원은 목숨을 건 전면투쟁을 벌여 왔다. 김 위원장은 “한 회사의 운명이 대주주만의 이익을 위해 결정될 수 없으며, 회사의 존립만 보장해달라는 직원들의 가장 소박한 요구마저 무시한 론스타와 하나금융의 협잡을 심판하기 위하여 지난 넉달 반 동안 단 한 순간도 중단 없이 투쟁해왔다”고 피력했다. 이 기간 동안 외환은행 노동조합은 4천 명 이상이 모인 집회 6차례를 포함, 1천명 이상 대형집회만 10여차례 넘게 치렀고, 금융위원회 앞 80차례를 포함하여 300명 이상 집회를 100여 차례 개최했다. 이와 함께 전 직원이 매일 최대 17군데에서 1인 시위를 벌여 왔으며 매일 전국 300군데 이상에서 대국민 가두선전전과 피켓시위 등을 벌였으며 최근에는 금융위 앞에서 매일 500명이 모여 ‘삼보일배’를 해왔다. 이를 통해 외환은행 노동조합은 하나금융의 경영능력과 자금능력, 매매대금 허위공시, 정부의 특혜지원 등의 쟁점을 이슈화했다. 이러한 노력들을 바탕으로 최근 100만인 서명 달성, 대법원의 론스타 유죄 인정 등 크고 작은 성과를 거두었다. 지난 4월20일부터는 ‘제2차 전직원 릴레이 연가투쟁’의 일환으로 금융위 앞에서 ‘전직원 백만배(拜)’를 진행하고 있다. 외환은행과 금융산업을 위하여 전직원이 백만 번의 절을 올린다는 뜻으로, 직원 1명당 130배(拜) 정도에 해당한다.

▲ 지난해 11월 이후 7천 명의 외환은행 전 직원은 목숨을 건 전면투쟁을 벌여 왔다

금융위의 하나금융 외환은행 인수 특혜 밝혀야
최근 진행되고 있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에 대하여 김기철 노조위원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대우건설 인수 등의 사례에서 살펴볼 수 있듯 무리한 인수는 그룹의 해체 위기까지 초래한다”고 말했다. 실제 5조원의 인수대금 중 하나금융이 그간 자랑했던 내부조달마저 당기순익 7,168억원의 하나은행에서 1조 9,342억원, 옵션 쇼크로 760억 원의 손실을 봤던 하나대투증권에서 2,717억원의 배당을 끌어낸 것으로 자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이나 위기발생시 대처 여력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인수자금의 절반이 넘는 외부자금 중 절반이 회사채 발행으로, 기발행된 회사채 규모인 2조2,500억원을 감안한다면 총 3조6,100억원으로 하나금융의 수익력으로 봐서는 감당하기 힘든 규모다. 김 위원장은 “나머지 유상증자분도 그렇게 공언했던 ‘전략적 투자자’는 한 곳도 없고 헤지펀드 위주로 조달해 하나금융이 내세웠던 최소한의 인수명분마저 스스로 부정한 것”이라고 피력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위원회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론스타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관련, 론스타의 대주주 자격을 박탈하고 현재 체결된 하나금융 인수계약의 무효를 선언해야 한다”면서 “범죄집단 론스타를 엄중하게 처리하고, 외환은행의 새로운 지배구조를 위한 더 나은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시민단체와 상급노조, 학계, 법조계 등 이 땅의 양심세력들과 함께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