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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카다피, 유럽 심장부서 격돌, 장기전되나
악화일로에 접어든 리비아 사태
2011년 04월 01일 (금) 02:53:47 황태희 기자 hth@newsmaker.or.kr

프랑스와 영국, 미국 등 서방 연합군이 지난 3월 19일(이하 현지시각) 리비아 해안가의 군사시설 등에 대대적인 공습과 미사일 공격을 단행했다. 이에 대해 카다피측이 결사항전을 선언하면서 아랍권 민주화 바람을 타고 시작된 리비아 시위 사태는 1개월여 만에 서방과 카다피간의 대결로 비화했다.

3월 19일 ‘오디세이 새벽(Odyssey Dawn)’으로 명명된 작전은 지난 3월 1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리비아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한데 따른 리비아 방공망 파괴에 초점이 맞춰졌다. 장거리 대공 미사일 SA-5, 조기경보 레이더, 통신장비 등으로 구성된 리비아의 방공망을 파괴함으로써 비행금지 구역 설정에 따른 공중 정찰 활동의 장애요인을 제거하는 작전인 것이다. 반(反) 카다피 세몰이에 앞장서온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작전 개시 선언과 함께 시작된 이날 군사작전에는 프랑스, 영국, 미국, 캐나다, 이탈리아 등 5개국이 참여했다.

   
▲ 미국 해군 부사령관 윌리엄 가트니는 미 국방부에서 열린 오디세이 여명 작전 보고에서 3월 19일 연합군이 리비아의 통치자들로부터 리비아 국민들을 보호하는 유엔보장 이사회 결의안 1973 시행작업을 시행했다고 발표했다

 

서방, 8년 만에 아랍 군사작전 감행
지난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8년 만에 아랍에 대한 첫 공격을 프랑스가 감행했다. 프랑스 전투기들이 리비아군 차량에 총격을 가해 파괴했다. 이어 수 시간 뒤 미국과 영국 등 5개 연합국 군함과 잠수함이 110여발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와 미스라타 주변 방공망에 타격을 가했다. 그러나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는 국민에게 `무장`을 호소하며, 항전의사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미군 관계자는 ‘오딧세이 여명’작전으로 불리는 이번 군사작전에 영국,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 등 5개국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공습이 시작된 3월 19일 리비아 정부군이 군사 제재전에 반군 거점인 벵가지를 장악하려 대대적으로 공습하자, 연합국은 군사행동을 전격적으로 시작했다. 지난 3월 1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리비아 제재 결의가 통과된 지 이틀만이다. 먼저 한국시각 3월 20일 새벽, 프랑스군 라팔 전투기가 제재 참여국 중 가장 먼저 리비아군을 공격, 차량을 파괴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프랑스군 전투기가 리비아군 탱크 4대를 파괴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군 대변인은 “반군에 대한 카다피 측 공격을 중지시키기 위해 반군 거점인 동쪽의 벵가지 주변 100~150km 지역에 대해 작전이 이뤄졌다”면서 벵가지 지역 상공에 리비아 비행기가 접근하면 격추하겠다고 위협했다. 이어 수시간 뒤 미국과 영국 등 연합군 군함 25척이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인근 방공망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110여발을 발사했다. 빌 고트니 미군 합동참모부 중장은 “이번 공격은 연합군 전투기가 리비아 상공을 피격 위험 없이 통과할 수 있도록, 방공망을 파괴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다양한 작전에 있어 첫번째 단계”라고 말해 대대적인 후속공격이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미국은 이날 군사작전을 ‘오딧세이 여명’작전으로 명명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본부를 두고 있는 미 아프리카 작전 사령부가 지휘하고 있으며, 지중해상의 USS 마운트 휘트니호에 승선해 있는 샘 록클러 제독이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연합군은 공습 효과가 확인되면, 트리폴리 서쪽으로부터 미스라타, 벵가지, 나푸라를 넘어 왈라, 남쪽의 삽하 아래 지역까지 해안선을 따라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공습작전에 이어 후속적인 군사작전에는 5개국외 다른 국가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이번 공습에도 카다피 국가원수는 항전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카다피는 연합군의 폭격 시작 수 시간 후 국영 TV를 통해 “리비아의 독립과 단결, 명예를 지키기 위해 모든 국민이 무기를 들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서방측 군사행동을 ‘식민주의, 십자군 적’으로 규정하면서 “(서방의)침략적이고 미친 행동으로 지중해에 있는 각 나라의 이해가 위험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이어 “불행히도 지중해 지역의 해상과 영공에서 군인, 일반 시민 가릴 것 없이 실제 위험에 노출돼, 지중해와 북아프리카 지역이 전쟁터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리비아 국영TV는 이번 공습으로 트피폴리 시내의 시민 주거지와 연료 저장시설이 폭파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군사작전 개시에 앞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파리에서 리비아 제재방안을 놓고 회담을 가졌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회담 후 “프랑스와 아랍, 유럽, 북미 참가국들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이행하는 데 필요한 모든 수단, 특히 군사적 수단을 사용하는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카다피 국가원수가 우리의 경고를 무시했다”라면서 “불과 몇 시간 전에 카다피 군이 무자비한 공격을 강행했으며, 리비아 국민은 우리의 도움과 지원이 필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카다피가 공격을 중단하면 즉시 군사행동도 중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알렉산더 류카세비치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리비아에 대한 서방국가들의 군사행동 결정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서방의 리비아 군사 개입에 엇갈린 아랍권 시각

   
▲ 카다피
프랑스와 영국 등 서방 강대국들이 리비아에 대한 군사행동을 본격 개시한 가운데 서방의 군사적 개입을 바라보는 아랍권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카타르는 대(對) 리비아 군사 개입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고 AFP통신이 3월 19일 한 외교관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카타르의 셰이크 하마드 빈 자셈 알-타니 총리는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리비아 사태 관련 주요국 회의에 요르단, 모로코, 아랍에미리트(UAE) 대표와 함께 아랍권 대표로 참석한 뒤 이 같은 입장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가 어떤 방식으로 군사적 대응에 참여할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진 않았지만 전투기나 병력을 지원하는 직접적 참여보다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서방과 보조를 맞출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리비아의 접경국인 이집트는 외무부 성명을 통해 리비아에 대한 어떤 형태의 군사적 행동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리비아를 포함해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AL)도 서방의 군사개입에 다소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이날 파리 회의 참석에 앞서 “아랍연맹은 리비아의 통합을 회복하고 군사적 개입으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무사 총장은 “리비아 정부의 정전 선언이 중요하고도 필요한 조치로 간주된다”며 “다만 유혈 참사를 막고 리비아 국민들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들이 사전 전제조건으로 취해져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랍연맹은 앞서 지난 3월 12일 리비아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무사 총장은 당시에도 비행금지구역 설정은 군사 개입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리비아 민간인과 외국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인도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아랍권이 리비아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놓고 쉽사리 통일된 입장을 내놓지 못하는 것은 서방 주도의 군사적 개입이 역내에 불러올 수 있는 역효과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003년 발발한 이라크전쟁의 예에서 보듯 서방의 군사적 개입은 오히려 아랍권에서 극단주의를 키울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이라크전쟁 착수 당시 미국은 대량파괴무기(WMD) 제거, 알-카에다 등 테러리즘 근절 등을 전쟁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WMD는 발견되지 않았고 알-카에다 세력은 여전히 건재한 상황이다. 정작 엄청난 인명피해와 경제구조 붕괴 등 전쟁에 따른 고통은 서방의 몫이 아니라 아랍국가의 몫이었다. 아랍권이 역내 서방의 군사 개입에 적극 찬성할 수 없는 이유다. 브루킹스연구소 도하사무소의 이브라힘 샤르키 부소장은 최근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사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함에 따라 너무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며 “아랍권은 이라크전쟁 경험 때문에 (서방의) 군사개입에 특별히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국적군의 리비아 공습 배경 있나
프랑스와 영국, 미국을 중심으로 한 다국적군이 리비아에 대한 군사행동에 돌입하자 이른바 ‘숨은 이유’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아랍 문제에 직접 개입하기를 꺼려온 서방권이 초기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리비아판 ‘재스민 혁명’을 기치로 내건 시민군이 수세에 몰리는 상황이 연출되자 어쩔 수 없이 개입을 선택했다는 해석이 많다. 그러나 “결국은 돈 때문이 아니냐”는 시각 속에 리비아의 석유 문제나 지정학적 이해득실 등이 복합적으로 변수로 작용했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또 대규모 난민 유입 가능성을 우려했다는 지적도 있다. 아랍의 현지 정서가 비교적 많이 반영되는 위성방송 알-자지라 인터넷판에는 3월 20일 비행금지구역 설정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글이 실렸고, 이에 대해 네티즌들의 반응도 많았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교(UCLA) 애슬리 발리 법대교수 등은 지난 1991년 이라크를 상대로 한 비행금지구역 설정의 예를 들며, ‘민간인 보호’를 명분으로 한 군사행동이 실제는 원래 목적에는 별로 효과가 없었다는 사실이 역사적으로도 증명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이라크 비행금지구역 설정은 후세인 정권의 힘을 약화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못했고, 민간인 사상자만 속출시켰을 뿐이라는 것. 결국 이후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돕는 수단으로 사용됐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특히 서방 국가들이 리비아 군사개입을 앞두고 자국민 소개에 나선 것을 보면 비행금지구역 설정은 국제사회가 명분으로 내건 민간인 살상 방지에 전혀 효과가 없다는 것이 발리 교수의 의견이다. 이와 함께, 미국은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특히 석유수출국기구(OPEC) 8대 산유국인 리비아에서의 영향력을 넓이기 위해 군사개입에 나섰다는 주장도 있다. 아랍연맹(AL)이 유엔에 리비아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촉구한 것과는 달리, 아랍권 언론 사이에서도 서방이 8년 전 이라크전쟁과 마찬가지로 중동 석유를 장악하고자 리비아를 공습했다는 비판이 팽배하다.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도 다국적군의 이번 군사행동이 “리비아의 석유를 노린 전쟁”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번 군사개입에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이 참가한 것과 관련해서는 내전이 장기화하면 유럽 각 지역으로 난민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미 튀니지와 이집트 사태로 적지 않은 난민이 유입된 상황에서 리비아 사태로 인한 대량 난민 발생은 인도적 지원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과 정치·사회적 부담을 동시에 안겨줄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이다. 국제사회가 마지막 순간까지 군사개입을 미룬 이유에 대해서도 정치적·경제적 부담에 따른 결정이었다는 의견과 군사개입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가 발생하기 이전에 자국민 소개 등 이해득실을 따질 시간이 필요했던 것뿐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UCLA 애슬리 발리 교수 등은 “군사개입 이외에 국제사회와 반군과의 전술적 교류 등 다른 대안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리비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개입이 ‘리비아인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범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상전 투입해야 상황 종료, 가능성은

   
▲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8년 만에 서방이 아랍에 대한 군사작전을 감행했다
다국적군의 군사 개입이 시작된 리비아 내전은 해법을 둘러싼 서방국 간 의견차와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생사를 건 버티기로 장기화될 공산이 크다. 다국적군의 첫 공격 직후 “끝없이 길고 지루한 전쟁이 시작됐다”고 했던 카다피의 협박이 현실화될 것인지 주목된다. 리비아 내전이 조기 종식되려면 지상에서 카다피군이 민간인 공격과 벵가지 공격을 중단하고 미스라타, 아즈다비야, 자위야 철수를 골자로 한 서방의 최후통첩을 수용해 두 손을 들어야 한다는 게 일치된 견해다. 이를 위한 서방의 가장 확실한 공격책은 지상군 투입. 지상군이 못 들어갈 경우 공습만으로 리비아 서부 도시에서 벌어지는 카다피군과 반카다피군의 전투를 완전히 막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카다피군과 반카다피군이 근접해 시가전을 벌일 경우엔 공습 자체가 매우 어렵다. 마이클 멀린 미국 합참의장이 지난 3월 20일 “상황이 교착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하지만 지상군 투입에 대해서는 영국 프랑스 미국 간 시각차가 뚜렷하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3월 19일 “미국은 가장 많은 군사적 자산(asset)을 가지고 있는 만큼 최대한 지원하겠다. 하지만 지상군 투입은 절대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영국 프랑스 두 나라 병력만으로는 정예군 5만 명, 탱크 800대 등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2위 군사력으로 평가받는 카다피군을 상대하는 게 버겁다. 미국은 이번 군사작전에서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을 공식화했다. 3월 21일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러시아와 중동 방문 시작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군사 공격의 최종 목표는 카다피 정권 교체가 될 수도 있다”는 리엄 폭스 영국 국방부 장관의 말을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동맹국 장관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여졌다. 게이츠 장관은 “안보리 결의안의 명확한 목적 외에 또 다른 새로운 목표들을 추가하는 것에 반대한다. 만약 새로운 목적들이 추가된다면 문제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게이츠 장관은 “조만간 작전지휘권을 영국 프랑스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넘기겠다”고까지 했다. 민주주의의 보루이자 국제사회의 지도국이라는 위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군사작전에는 참여하지만 이미 치르고 있는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등 2개의 아랍 전쟁과 장기적인 중동 전략 등을 감안해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한편 현재 다국적군의 지휘라인도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태라고 AFP통신이 전했다. 프랑스 국방부의 한 소식통은 “현재 연합군에 중앙사령부가 없어서 참전국들이 각각 작전본부를 운용한다”며 “3개국 본부 간에 참모 교환이 이뤄지고 있으며 공습 목표에 대해 서로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는 리옹 근처의 공군 방어통제센터가 있는 베르됭에서 작전을 지휘하고 있으며, 영국은 런던 교외의 노스우드에서, 미국은 독일의 람슈타인 공군기지를 이번 작전을 위한 지휘본부로 활용하고 있다. 다국적군의 지상군 파견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면 제일 유리한 쪽은 카다피. 그는 국제사회를 상대로 선전전을 펼치며 느긋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국적군은 카다피군이 공격을 중단하고 현 상황을 고착시키려고 할 경우 뾰족한 대책이 없어 고민이다. 영국 싱크탱크 로열유나이티드서비스의 사스행크 조시 박사는 “미국은 뒷자리에 앉아 있고 아랍국들이 실질적 도움을 주지 않는 상황에서 전쟁이 몇 주 동안 지속되면 다국적군은 흐트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카다피군이 효과적으로 규합해 스스로 전투를 이끌어 가거나 카다피 측과 협상을 하지 않는 한 전세는 일정 기간 교착 상황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비아 군사작전, 중동 민주화 시위에 영향 끼치나
리비아에 대한 서방의 군사작전은 중동과 아프리카 다른 국가들의 민주화 시위 사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중동의 민주화 요구 물결은 튀니지와 이집트에서 시민혁명이 성공한 이후 들불처럼 여타 국가로 퍼져 갔다. 그러나 이집트와 튀니지에서만 정권 퇴출에 성공했을 뿐 현재는 각국 당국의 강경진압에 밀려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리비아를 제외하고 현재 중동에서 가장 시위가 격렬하게 진행되고 있는 예멘에선 지난 3월 18일 하루에만 시위 중 52명이 숨졌다. 시위장소였던 사나대학 인근 건물 옥상에서는 경찰과 살레 지지자들이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그러나 33년째 장기집권 중인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은 민간인들의 희생을 외면한 채 곧바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반 정부 시위를 힘으로 누르고 있다. 바레인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이웃국가들로부터 군과 경찰 병력을 지원받은 상태에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지난 3월 16일 시위대를 시위거점인 마나마 진주광장에서 몰아냈다. 바레인 시아파는 200년 가까이 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수니파 왕정의 교체를 촉구하며 한 달 넘게 시위를 벌여왔지만 정부의 초강경 진압 앞에 동력을 크게 상실한 모습이다. 시리아에서도 지난 18일 정치 개혁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지만 경찰의 강경진압으로 4명이 숨지는 등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대 리비아 군사작전은 물리력으로 민심을 억누르려는 각국 통치자에게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시위 중 수천명의 민간인이 숨지는 참극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권좌에 집착하다가 국제사회의 응징을 받게 된 점을 고려하면, 다른 국가들의 정상들도 강경 일변도의 시위진압 방식을 계속해서 고수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예멘 청년단체 소속 모하메드 알-샤르키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국제사회의 군사개입은 예멘 시위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압제적 통치에 침묵으로 일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일깨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방에 ‘미운 털’이 박혀 있던 리비아와는 달리 바레인과 예멘의 지도부는 서방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국제사회의 군사적 응징을 받을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바레인과 예멘의 경우 제한적 범위 내에서 개혁조치가 이뤄지겠지만 시위사태 전개의 전반적인 향배에 당장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국은 자국의 해군 5함대 기지가 있는 우방 바레인을 이란의 패권 확장주의를 저지하는 최전선으로 간주해 왔다. 바레인이 수니파 이웃국가들의 군대를 지원받아 시아파 국가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을 때도 미국은 이웃국의 군사적 지원을 받는 것은 주권에 해당된다며 바레인을 두둔했다. 살레 예멘 대통령 또한 시위 강경진압으로 인해 많은 비난을 받고는 있지만 미국 주도의 대 테러 작전에 협조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서방으로서는 그의 존재 가치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이번 대 리비아 군사작전이 카다피 정권의 붕괴로 이어져 단기간 안에 마무리된다면 각국 시위대에는 강한 자극이 되겠지만, 반대로 장기화할 경우에는 외세 개입에 대한 민중의 반감 여론이 확산되면서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시리아의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던 아민 하마이다는 “우리의 요구는 부패를 척결하고 자유를 얻는 것”이라며 “우리는 외세의 개입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 손으로 이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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