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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첫 수소탄 핵실험 기습 강행
한반도 둘러싼 북핵 판도 급변
2016년 02월 05일 (금) 01:54:08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지난 1월6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자행하면서 연초부터 한반도가 격랑 속으로 빠져들었다. 유엔 결의나 대북 제재만으로 더 이상 북한 핵실험을 만류하거나 제동을 걸기는 힘들어 보인다.

장정미 기자 haiyap@

북한의 핵폭탄 보유를 부인하기도 어려운 단계에 이르렀다. 북핵 위협이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선 것이다. 북한은 지난 1월6일 첫 수소탄 핵실험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2013년 2월12일 단행된 3차 핵실험 이후 3년 만이며,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처음이다.

北, 1월6일 수소탄 핵실험 발표
조선중앙TV는 지난 1월6일 오후 12시30분(평양시간 낮 12시) 특별중대보도를 통해 “조선노동당의 전략적 셈법에 따라 주체 105(2016)년 1월6일 10시 주체조선의 첫 수소탄 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밝혔다. 방송은 “우리의 지혜, 우리의 기술, 우리의 힘에 100 의거한 이번 시험을 통하여 우리는 새롭게 개발된 시험용 수소탄의 기술적 제원들이 정확하다는 것을 완전히 확증하였으며, 소형화된 수소탄의 위력을 과학적으로 해명하였다”고 주장했다. 방송은 또 “미국의 극악무도한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근절되지 않는 한 우리의 핵 개발 중단이나 핵 포기는 하늘이 무너져도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전 실험과 비교해 진일보했으며,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한 것이다. 이는 이전과 달리 핵실험 사실을 미국과 중국에 미리 통보하지 않은 데서도 알 수 있다. 38노스는 같은달 12일 촬영된 이 위성사진을 판독한 결과 북한이 이곳에서 새로운 핵실험 터널을 만들기 위한 굴착공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위성에 포착된 터널 입구 위 덮개와 굴착용 수레 궤도 등으로 미뤄볼 때 이곳 서쪽 갱도에서 핵실험을 위한 굴착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의 수소탄 핵실험 발표는 이날 오전 10시30분쯤 양강도 백암군 인근에서 지진파가 감지된 지 2시간 만에 나왔다. 진원지는 북한의 핵실험장이 있는 함북 길주군 풍계리 인근이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의 발표와 관련해 “이번 핵실험은 지진파 규모로 볼 때 폭발력이 작아 수소폭탄 실험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기존 핵실험과는 다른 패턴으로 진행돼 징후를 포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점증되는 북핵 위협은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 매체 ‘워싱턴 프리비컨’은 1월5일(현지시간) 미 국방관리들 말을 인용해 북한이 지난해 12월21일 동해 신포항 인근 수중 잠수함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사출시험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갈수록 힘들어지는 형국이다. 특히 북한의 SLBM 발사 성공은 게임의 룰이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군은 새로운 위협 앞에서 전략을 새로 짜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발표 직후인 1월6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회의에서 “국제사회와 긴밀한 협력 하에 북한이 이번 핵실험에 대해 반드시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며 강력한 대응 의지를 천명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월6일(현지시간) 오전 11시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비공개 긴급 회동을 갖고 북한의 4차 핵실험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안보리의 대북 제재에 동참할 것이냐는 질문에 “중국은 당연히 해야 할 국제사회에 대한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조만간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를 초치해 “(중국의) 엄정한 우려를 제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핵실험에 사용한 수소폭탄은
북한이 지난 1월6일 오전 첫 수소탄 핵실험을 기습 강행함에 따라 실제 수소폭탄 실험을 했는지 여부와 성공 여부를 떠나 수소폭탄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수소폭탄은 중수소와 삼중수소의 핵융합 반응을 통한 핵무기의 일종이다. 삼중수소와 이중수소가 고온에서 반응해 헬륨의 원자핵이 융합되면서 중성자 1개가 튀어나오게 되는 방식이다. 통상의 원자탄은 핵 분열 반응을 이용한 폭탄이다. 최초의 수소폭탄 실험은 1952년 미국이 습식으로 성공했다. 1953년엔 소련이 건식으로 완료했다. 액체 상태의 수소를 사용하는 것을 습식이라고 하는데, 습식은 냉각장치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부피가 커 실용에는 적합하지 못하다. 이로 인해 리튬과 수소의 화합물(고체) 등을 사용하는 건식이 개발됐다. 수소폭탄은 통상 원자폭탄보다 더 강력한 파괴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원자폭탄은 2차 세계대전에 사용돼 TNT 2만톤과 맞먹는 위력을 발휘한 데 반해 1952년 미국이 최초로 실험했던 수소폭탄은 TNT 1040만톤과 맞먹는 폭발력을 보였다고 한다.

수소폭탄에는 수소폭탄, 초우라늄탄, 순융합폭탄 등이 있다. 수소 융합반응에선 분열생성물과 같은 다량의 방사능이 발생되지 않기 때문에 수소폭탄은 비교적 ‘깨끗한 수소폭탄’이지만, 수소폭탄의 주위를 우라늄 238로 싼 초우라늄 폭탄은 수소폭탄 융합반응에서 우라늄 238의 고속 핵분열이 일어나 폭발력을 강하게 함과 동시에 다량의 방사능 등 핵분열 생성물이 생겨 ‘더러운 수소폭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라늄 238 대신에 코발트를 사용한 것을 코발트폭탄이라고 하는데, 코발트폭탄도 매우 강한 방사능에 의한 살상 효과를 가진다. 수소폭탄의 반응에는 임계량이 없어 이론적으로는 대형화와 소형화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원자폭탄은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의 핵분열을 이용한 폭탄이다. 이와 달리 수소폭탄은 수소의 핵융합과정을 이용하는 것으로 원자폭탄과 같은 핵분열이 발생한 뒤 핵융합과 재핵분열 과정을 거쳐 위력이 극대화된다. 수소폭탄에서 핵분열이 필요한 이유는 핵융합에 필요한 고온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수소폭탄의 개발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핵분열이 가능한 원자폭탄 개발에 성공해야 한다. 현재까지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등 5개국이 전부다.

국제적 협상 우위 점하기 위한 포석일 듯
북한이 예고 없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대내외적 동시 목적을 지닌다. 밖으로는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해 국제적 협상 우위를 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내부적으로는 오는 5월 36년 만에 여는 제7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핵전력을 과시해 인민들을 결집시키고 경제난을 희석하기 위한 전략이란 분석이다. 북한이 지난해 잇단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에 이어 핵실험까지 강행한 것은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기 위한 일관된 행보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중국 마오쩌둥(毛澤東)이 주창한 ‘양탄일성(兩彈一星)’ 전략을 따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양탄일성은 핵전력은 원자폭탄과 수소탄이라는 ‘양탄’을 갖추고 이를 발사할 인공위성 등 하나의 투발수단(일성)만 갖추면 된다는 전략이다. 북한은 이미 플루토늄과 우라늄(추정)을 이용해 세 차례 핵실험을 진행했다. 이어 6일 ‘수소탄’ 실험을 끝냈다고 발표하면서 ‘양탄’을 갖추고 있음을 과시하려 했다. 북한은 여기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이어 SLBM 개발에 몰두하면서 투발수단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북한이 SLBM 개발까지 성공할 경우 사전 탐지를 피해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하게 된다. 성기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은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이용한 핵무장이 완료됐으며 이번에 수소탄까지 개발하면서 ‘핵국가’를 완성했음을 함축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며 “3차 핵실험 이후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일관되게 핵무기를 증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제 전문가들은 북한의 수소탄 개발 역량에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실험이 성공했다면 핵보유국 지위를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정부가 북한의 수소탄 개발 여부에 면밀하게 사실 확인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다. 북한은 이번 핵실험 이후 정부 성명을 통해 6자회담이 전제로 하고 있는 ‘핵 폐기’에 동참하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 역시 미국과 중국 등 기존 핵보유국과의 공동 핵군축 회담을 주장하며 한반도 문제 주도권을 틀어쥐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임기가 끝나가는 미국 버락 오바마 정부를 향해 ‘전략적 인내’ 정책 포기를 촉구하고 북·미 직접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도발이라는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인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 제1비서는 핵·경제 병진노선을 내세웠지만 경제 분야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와 남측의 5·24제재 조치 등으로 ‘돈줄’이 막힌 탓이다. 북한은 지난해 말 열린 제1차 남북 당국회담(차관급)에서도 무조건적인 금강산 관광 재개 선언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한 상태다. 특히 이번 당 대회는 36년 만에 열리는 만큼 김 제1비서는 어떤 형태로든 성과를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북한 고위급 간부들의 탈북·망명이 이어지는 등 내부 불만이 차오르자 핵전력 과시를 통해 인민들을 결집시키려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당 대회를 앞두고 명실상부한 김정은 시대의 개막 차원에서 군사적 능력을 과시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그래서 주민 충성을 끌어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北, 국제사회서 핵 보유국의 입지 굳혀
북한이 1월6일 4차 핵실험을 통해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함에 따라 한반도를 둘러싼 북핵 판도가 급변하게 됐다. 핵융합 반응을 통해 터뜨리는 수소폭탄은 통상 일반 원자폭탄의 100배 이상 되는 위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이를 보유하게 됐다면 한반도 안보에 엄청난 파장이 불가피하다.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한편 ‘비대칭 전력’으로서의 핵의 가공할 힘을 증대시켜 남북한 군사력 균형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군과 정보 당국은 이번 핵실험의 위력이 2013년 2월12일 3차 핵실험 당시 수준인 6㏏(킬로톤·1kt은 다이너마이트 1000t의 폭발 위력)으로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을 감안할 때 북한이 본격적인 수소폭탄의 실물보다 일반 핵무기 2~5배의 위력을 지닌 ‘증폭핵분열탄’ 실험을 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날 “수소폭탄의 위력이 보통 20~50Mt(메가톤)인 데 비해 이번 6㏏은 상당히 낮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지진파 규모가 작다고 해서 반드시 수소폭탄 실험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북한이 의도적으로 폭발력을 낮췄거나 초기 단계 기술일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이날 “새롭게 개발된 시험용 수소탄의 기술적 제원들이 정확하다는 것을 확증했다”고 발표한 것을 흘려들으면 위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설사 수소폭탄이 아니라 증폭핵분열탄 실험이 맞다 하더라도 증폭핵분열탄은 수소폭탄으로 가는 직전 단계여서 북핵 능력이 수소폭탄으로 진화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판단된다. 미국, 러시아 등의 선례를 보면 원자폭탄 보유 3~6년 뒤 수소폭탄 보유 기술로 진화한다. 특히 북한이 네 번째 핵실험을 실시함으로써 핵무기를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준의 소형화·경량화 기술을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판단되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우리 정보 당국은 북한이 소형화된 수소폭탄을 만들었는지는 식별되지 않았지만 2006년부터 핵실험을 실시한 개발 기간을 고려할 때 소형화 기술을 상당히 확보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실험장인 평양시 용덕동 고폭 실험장의 폭발구 크기가 1989년 4m에서 2001년에는 1.5m로 줄었고 최근 1m 이하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해 이를 활용한 탄도미사일을 이동식발사대(TEL)를 통해 발사하거나 원점을 포착하기 어려운 수중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할 경우 당장 뚜렷한 대응책이 없다는 점도 우려된다. 결국 이번 북한의 핵실험으로 한반도 안보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북핵을 실질적으로 무기로 인식할 수밖에 없는 위기의식을 가지게 되고, 북핵의 소형화와 파괴력에 민감한 미국 입장에서도 이번 실험을 자국 본토의 안보에 직결된 문제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의 위기감은 말할 것도 없다. 중국도 마냥 북한을 안전한 상대로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은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 행동하며 발언권을 높이려 할 것이고, 이에 대해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대응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게임의 법칙이 달라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번에도 드러난 우리 군의 ‘안보 무능’
북한이 지난 1월6일 4차 핵실험을 전격 감행하기까지 우리 군과 정보 당국은 완전히 ‘깜깜이’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군은 기상청의 인공지진 감지 통보를 받은 뒤에야 상황 파악에 나섰고, 외신에서 핵실험 추정 분석 보도가 나올 때도 “상황 파악 중”이라는 답변만 되풀이하는 안보 무능을 보여줬다. 이번 핵실험이 주변국 통보 없이 ‘깜짝’ 단행됐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정부 당국이 ‘사전징후 파악’과 ‘안보정세 분석’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군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한 달 전에 파악할 수 있다”고 공언해 온 만큼 한민구 국방부 장관 등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될 전망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오전 10시42분 기상청으로부터 합동참모본부에 상황 접촉이 있었다”며 “이어 44분 합참은 국방장관과 합참의장 등에게 상황을 보고했고 45분 긴급조치반 소집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 지 12분이 지나서야 기상청을 통해 최초 상황을 접수했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당시 인공지진이 확실하다는 분석을 내놨고, 지진의 규모와 진앙 등으로 미뤄 핵실험 가능성이 크다는 보도도 이미 나온 시점이었다. 국방부는 그러나 최초 보도 직후 “핵실험을 위한 새로운 갱도를 파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두드러진 징후는 없다”고 했다. 당시 한 장관은 한·파라과이 국방장관회담을 준비 중이었다. 우리 군이 북한의 핵실험 사전 징후를 전혀 감지하지 못해 대비태세를 갖추지 못한 상태였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방부 위기관리반이 소집된 것도 핵실험 40분이 지난 오전 11시10분이었다. 국방부는 오전 11시40분 국방부·합참 통합위기관리회의를 개최했다. 군 관계자는 “합참은 낮 12시부로 초기대응반을 소집하고 전군 경계태세를 격상했다”며 “12시7분부터 10여분간 합참의장이 한미연합사령관과 긴밀히 공조하자는 내용의 통화도 했다”고 말했다. 안보 당국은 특히 이번 핵실험이 이뤄진 풍계리 일대를 지속 감시해 왔음에도 이상 징후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혀 대북 감시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우려가 나온다.

군 관계자는 “핵실험 준비가 예상되는 (풍계리) 시설을 감시하고 있었지만 징후가 포착되지 않았다”며 “북한이 핵실험을 노출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철저하게 은폐 준비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병호 국가정보원장도 국회 정보위 현안보고에 나와 “핵실험 임박 징후로 볼 수 있는 특이 동향은 전혀 포착할 수 없었다”고 보고했다고 국회 정보위원장인 새누리당 주호영 의원이 전했다. 한·미 군 당국은 그동안 핵실험장 주변에서 포착되는 무기 운반·조립, 계측장비 설치, 갱도 입구 봉쇄 등 움직임을 핵실험 징후로 파악했지만 이번에는 이 같은 외부 징후가 전혀 파악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이번에 핵실험 형태를 바꿨기 때문에 우리도 추적하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안보 당국이 대북 정세 분석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미국 전문가들은 지난해 11월 이미 올해 북한의 군사력 과시 도발 가능성을 예측하기도 했다. 북한대학원 김동엽 박사는 “지난해 12월부터 노동신문을 보면 7차 당대회를 언급하면서 ‘군사적 성과’를 운운했다. 군사적인 과시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어야 했다”며 “북한을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여전히 안이했다”고 지적했다.

한·미 공동 대응방안 발표
미국 국방부가 지난 1월7일 북한의 4차 핵실험 도발 대응책으로 유사시 미군의 모든 확장억제 수단을 동원한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그 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의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한·미 공동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공동 대응방안은 전날 이뤄진 애슈턴 카터 미 국방부 장관과의 논의를 통해 마련됐다. 공동 언론발표문에서 카터 미 국방부 장관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방위공약을 재확인했다. 방위공약에는 미국의 모든 확장억제능력 수단들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미국의 확장억제는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방안이 포함된 최상위 개념이다. 동맹국과 우방국에 미군이 보유한 핵우산·재래식전력·미사일방어(MD) 능력 등 모든 수단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핵우산이란 미국의 핵전력을 이용, 핵 국가의 위협으로부터 비핵동맹국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개념으로 전술핵무기를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반면 핵무기를 제외한 확장억제 개념으로는 항공모함·핵잠수함·폭격기 등 대표적인 미국의 전략자산의 배치가 있다.

MD 능력은 미국과 일본이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응해 공동으로 구축 중인 MD체계를 비롯한 주한미군의 패트리어트(PAC-3) 미사일 방어체계가 핵심이다. 문제는 한반도 비핵화 방침에 따라 1990년대 초반 철수한 미국의 전술핵무기의 재도입의 가능여부다. 실제로 이날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사견을 전제로 자위권 차원의 전술핵무기 도입을 주장했다. 그러나 한민구 국방장관은 이날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보고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며 한반도 전술핵 배치요구에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미군의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에 눈길이 쏠리게 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미국의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며 전략자산 배치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국의 전략자산 배치 검토는 지난해 8월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로 촉발된 한반도 위기 상황 이후 5개월 만이다.

미군의 대표적 전략자산에는 B-52 전략폭격기·F-22 스텔스 전투기·핵잠수함 등이 있다. B-52 폭격기는 최대 항속거리가 1만6000㎞에 달한다. 최대 27t의 폭탄을 싣고 6400㎞ 이상의 거리를 날아가 재급유 없이 폭격 후 돌아올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가장 부담스러워 한다. 미군의 대표적 핵잠수함이라 할 수 있는 오하이오급 핵잠수함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150여기의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을 갖추고 있다. 6개월 동안 보급 없이 잠항하며 작전이 가능한 것은 물론 한반도 인근 해상에서 북한 전역에 대한 정밀 타격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외에도 한·미 국방장관은 이날 발표한 공동대응 방안에서 4D 작전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4D작전체계란 탐지(detect)·방어(defense)·교란(distrupt)·파괴(destroy)의 영문 앞글자로 딴 것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이 임박했다고 판단됐을 때 한미가 먼저 북한의 관련 시설을 타격하겠다는 선제적 개념이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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