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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예비선거 앞둔 미국 대선 후보들
혼전 양상 보이는 민주·공화당 경선구도
2016년 02월 05일 (금) 01:49:13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2월1일(현지시간) 첫 예비선거를 앞둔 미국 대선의 민주·공화당 경선구도가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 이후 민주당과 공화당에서 부동의 선두주자는 각각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 후보였다.

장정미 기자 haiyap@

트럼프 후보는 예상과 달리 6월 출마선언 이후 지속적으로 공화당의 선두주자로 입지를 다져왔다. 가벼운 발언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강력한 테러 대응, 불법이민자 추방 등으로 국면마다 이슈를 선점한 덕택이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벵가지 청문회’를 훌륭하게 방어하면서 철옹성을 구축했다. 지난해 10월 개최된 11시간의 청문회를 논리와 체력으로 버텨 준비된 후보라는 이미지도 확보했다.

클린턴 후보, 샌더스 후보와 박빙
미국 대통령선거의 초기 경합지인 아이오와 주와 뉴햄프셔 주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지지율 경쟁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양상을 보였다. 1월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뉴스가 공동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아이오와 주의 민주당 지지자들 중 클린턴 전 장관을 선호한다는 사람의 비율이 48%, 샌더스 의원을 선호한다는 비율은 45%였다. 반면 뉴햄프셔 주에서는 샌더스 의원이 50%, 클린턴 전 장관이 46%였다. 2월1일 당원대회(코커스)가 열리는 아이오와 주와 2월9일 예비선거(프라이머리)가 열리는 뉴햄프셔 주는 대선 경선 초기의 표심의 향방을 알려준다고 여겨져 왔다.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실시된 설문조사의 오차범위가 각각 ±4.8%였음을 고려하면, 그동안 전국단위 여론조사에서 줄곧 선두주자였던 클린턴 전 장관이 이들 지역에서는 샌더스 의원과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클린턴 전 장관이 공화당 대선주자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과의 가상 대결에서 43%대 47%(아이오와), 44%대 48%(뉴햄프셔)로 뒤졌지만, 샌더스 의원은 크루즈 의원을 47%대 42%(아이오와), 55%대 36%(뉴햄프셔)로 앞선 것으로 나타난 점도 민주당의 양대 주자간 경쟁이 치열해졌음을 보이는 대목이다. 공화당 선두주자 도널드 트럼프와의 가상대결에서는 클린턴 전 장관이 48%대 40%(아이오와), 45%대 44%(뉴햄프셔)로 앞섰지만, 샌더스 의원은 51%대 38%(아이오와), 56%대 37%(뉴햄프셔)로 더 큰 격차를 보였다. 공화당 주자들간의 경쟁을 볼 때도 아이오와 주에서는 크루즈 의원이 28%의 지지율로 24%에 그친 트럼프를 앞섰지만, 뉴햄프셔 주에서는 트럼프가 30%를 기록하며 14%에 그친 크루즈 의원을 멀찌감치 앞섰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12일부터 7일 사이에 실시됐다. 아이오와 주에서는 민주당 지지자 422명과 공화당 지지자 456명이, 뉴햄프셔 주에서는 민주당 지지자 425명과 공화당 지지자 569명이 설문에 응했다. 이처럼 민주당에서 클린턴 전 장관의 ‘독주’ 구도가 점점 약해지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클린턴 전 장관과 샌더스 의원 중 누구를 지지해야 할 지 판단을 미루는 모양새다. 데니스 맥도너 백악관 비서실장은 이날 NBC의 시사프로그램 ‘밋 더 프레스’에 출연해 “정확히 과거에 그랬던 것과 같이, 후보가 정해지면 그 다음에 대통령이 나서게 될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이 경선 과정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맥도너 비서실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샌더스 상원의원을 상원의 다른 의원들과 함께 비공개로 면담한 적이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클린턴 후보, 건강이 대선가도에 악재로 작용하나
미국 민주당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심각한 건강문제를 겪고 있다는 의혹이 퍼지면서 대선 가도에 악재로 작용할지 주목되고 있다. 전직 뉴욕 경찰로 라디오 진행자인 존 카딜로는 1월7일(현지시간) 클린턴 전 장관이 지난 12월19일 열렸던 3차 토론 도중 오래 자리를 비웠던 건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화장실 문제가 아니라 뇌 부상이 도졌기 때문”이라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당시 클린턴 전 장관은 중간광고 시간에 자리를 비웠다가 방송 시작후 ‘지각 입장’을 했었다. 지금껏 알려진 대로 여자 화장실이 토론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벌어진 해프닝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는 “2곳의 소식통으로부터 얘기를 들었는데 한명은 연방 수사관이고 다른 한명은 클린턴 유세장 보안을 맡았던 뉴욕 경찰”이라며 “이들은 서로 모르지만 양쪽 얘기가 거의 같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둘 다 “클린턴은 연설을 마치면 차에 타기 전에 연단 뒤에 앉아 쉰다”며 “매우 졸립고 어지러워 방향감각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 중 한명은 “클린턴이 창백한데다 방향감각까지 잃어 거의 쓰러질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전 트럼프 선거캠프에서 일했던 로저 스톤 공화당 전략가도 “매우 명망높고 부유한 뉴욕 민주당 지지자들이 지난해 내게 클린턴 전 장관의 건강을 두고 비슷한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클린턴은 매우 통제된 선거 활동만 펼쳐왔다”며 “클린턴에게 대통령으로 일할 만한 체력이 남아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신경과 전문의인 다니엘 카시키에 플로리다 운동장애센터 병원장은 “지금껏 많은 뇌진탕 환자를 만난 경험으로 볼 때 클린턴 전 장관이 뇌진탕후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본다”며 “글을 읽거나 사건 정황을 파악하는데 장애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클린턴 캠프는 의혹을 일축하고 있다. 클린턴 선거캠프 주치의는 지난해 7월 “건강에 아무런 이상이 없으며 대통령으로서 업무수행에 지장이 없다”는 소견을 내놨다.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2012년 12월 장염에 걸려 실신해 뇌진탕 증세를 일으킨 적이 있다. 그후 검진 과정에서 새로 혈전이 발견돼 한달간 업무를 중단하기도 했다.

크루즈 후보, 출생의혹으로 대선 출마에 먹구름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난데없는 출생 의혹에 휘말리면서 앞길에 먹구름이 끼었다. 공화당 선두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를 시작으로 경쟁 후보들이 캐나다에서 태어난 크루즈 후보가 미국 대선 출마 자격이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1월6일(현지시간)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크루즈 후보가 미국 ‘토박이(natural born)’ 시민권자가 맞는지 법원에서 확인해 그의 출마 자격을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인 어머니와 쿠바 출신 아버지를 둔 크루즈 후보는 캐나다에서 태어났다. 유년시절 가족들과 미국으로 이주한 그는 최근까지 이중국적을 보유하다 2014년 캐나다 시민권을 포기했다. 미국 헌법은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 시민권자만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따라서 크루즈 후보가 출생 의혹과 관련해 연방 법원에 가서 확인 판결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크루즈 후보가 “내일이라도 당장” 법원에 가서 의혹을 풀어야 한다며 “의문점이 있으면 법원이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후보는 앞서 MSNBC방송에도 “그에게 문제가 있다. 이는 공화당 문제이기도 하다”라며 크루즈 후보가 공화당 최종 후보가 됐다가 민주당이 소송을 제기하면 어떡할 거냐고 지적했다.

공화당의 또 다른 후보인 랜드 폴 상원의원도 크루즈 후보의 출생 의혹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질문할 필요도 없이 그는 캐나다 총리가 될 자격이 있고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폴 후보는 자신은 “헌법에 명시된 토박이 시민권 조항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다”라면서도 크루즈 후보가 이 문제로 소송 당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크루즈 후보는 이런 지적들에 즉각 반발했다. 그는 자신의 출생 의혹은 “이슈거리가 아니다”라며 “언론은 바보 같은 부차적 일에 관여하기를 좋아한다. 우리는 진짜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크루즈 후보는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헌법과 법률은 간단하다”며 “최초의 의회는 미국 시민권자가 해외에서 낳은 아이를 ‘토박이’ 시민권자로 정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백악관까지 그의 출생 문제를 거론하고 나서면서 향후 대선 레이스에서 출생 의혹이 여러 번 크루즈 후보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대통령의 출생증명서를 둘러싼 7~8년 동안의 드라마 끝에 공화당 예비경선 유권자들이 크루즈 의원을 후보로 선택한다면 꽤나 모순적일 것”이라며 웃었다. 그동안 공화당이 민주당 출신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출생 의혹을 물고 늘어지며 시비를 건 것을 비꼰 발언이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크루즈 후보는 실제로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고 캐나다 시민권을 포기한 지 18개월 밖에 안 됐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후보,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은 푼돈”
공화당 대선 경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북한 핵시설 선제공격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미 정치전문 매체인 더힐이 1월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CNN방송에 출연한 트럼프 후보는 북한 핵시설 선제공격보다는 전통적인 우방인 중국이 북한의 핵프로그램 중단을 이끌어내기 위해 압력을 행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외교수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후보는 “중국은 북한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나서야 한다”며 “중국이 북핵문제를 풀 수 있도록 미국은 압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후보는 “중국이 만족한 결과물을 얻지 못하면 우리와의 무역을 어렵게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부동산 투자 재벌인 트럼프는 또 미국의 지도자들이 중국에 대해 더 강경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후보는 “우리는 중국보다 큰 힘을 갖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이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트럼프 후보의 이번 인터뷰는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가운데 진행됐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북한의 이런 주장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북한이 실시했다는 실험의 성격을 파악하기 위해 정보당국이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초기의 분석들은 실험이 성공적이었다는 북한의 주장과 부합하지 않는다. 미국 정부로서는 북한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후보는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이 푼돈이라는 주장을 또다시 제기했다. 그는 ‘2만 8000명의 주한미군을 철군할 것이냐’는 질문에 “한국은 우리에게 돈을 더 많이 줘야한다”고 답했다. 이어 한국에서 업무용 텔레비젼 4000대를 사들인 사실을 언급하면서 “한국은 돈버는 기계다. 우리에겐 푼돈(peanut)만 준다”고 말했다. 지난 해 8월에도 텔레비젼 주문 건을 언급했는데 당시 그가 사들인 제품 중에는 일본 브랜드 샤프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나는 한국 친구들이 무척 많다”면서 “한국은 미국이 안보를 지켜주는 대가로 너무 적은 돈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문제 삼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8월에는 미국이 한국을 도움으로써 얻는 게 없다면서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하고 나섰다. 하지만 한국은 제9차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협정(SMA)에 따라 미국에 매년 방위비 분담금을 지급하고 있어 트럼프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이 밝혀졌다. 한국은 2014년 주한 미군 예산 40%에 해당하는 8억 6700만 달러(9200억원)를 방위비 분담금으로 지불하기로 했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북한의 핵개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의 협조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중국이 이 문제를 책임지지 않을 경우 미국과의 무역을 어렵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2분 안에 무너질 수 있다. 미국은 중국을 통제할 힘이 있으면서 그 힘을 쓰는 방법을 모른다”고 말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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