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천문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늘의 문을 열어주는 겨울 약초’라는 뜻을 지닌 천문동은 섭취했을 때 몸이 가벼워지고 정신이 맑아져 곧 신선처럼 하늘에 오르게 한다고 전한다.

황태일 기자 hti@

천문동은 대중적으로 낯이 익은 작물은 아니지만 예부터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배출하며 해독과 피로 회복에 탁월하기로 약초꾼들 사이에서는 유명했다. 신선에 이르게 하는 약초, 천문동이 이제 많은 사람들 앞에 설 수 있게 됐다.

축적된 노하우 바탕으로 무농약·친환경 천문동 재배

▲ 이창신 대표

웰빙 열풍을 타고 약용식물에 관심을 쏟는 사람이 급증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전남 화순군에서 ‘천문동’을 전문적으로 재배하는 아산농원(대표 이창신, www.천문동박사.kr)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천문동은 항암 효과가 있는 대표적인 약재 중 하나이다. 천문동은 백합과에 속하는 덩굴성 여러해살이 풀로, 제주도, 전남, 전북, 경북, 경남 등지 야산에서 자란다. 한방에서는 고구마와 유사하게 생긴 천문동의 뿌리를 약재로 사용한다. 천문동의 대표적인 효능은 항암 작용이다. 천문동에 함유돼 있는 아스파라긴과 글루코시드, 스테로이드라는 성분들은 암세포의 증식과 전이를 억제하는 효과가 탁월하다. 이 약의 약성은 차고 맛은 달고 약간 쓰다. 효능은 노인의 만성기관지염·폐결핵 등으로 끈적끈적한 가래가 나오거나 잘 배출되지 않고 열이 있으면서 오래도록 해소가 지속되는 증상에 쓰인다. 다른 거담·진해제와는 달리 기관지의 기능을 활성화시키면서 담을 제거한다.

최근에는 국제학술지인 통합의학치료(Journal of integrative medicine and therapy)에 천문동 추출물이 비만 쥐에서 영양소의 체내 축적작용을 매개하는 효소의 활성을 억제함으로써 당뇨병의 치료 및 예방에 쓰일 수 있음을 밝힌 논문이 게재되면서 천문동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는 중이다. KAIST 생명과학과와의 공동 연구로 이뤄진 이 논문은 그 동안 한방에서 건선, 아토피, 당뇨병, 폐질환 등에 주된 약재로 쓰였던 천문동의 효능의 기전을 과학적으로 명확히 밝혔다. 석유화학공단에서 일하다 신장병으로 퇴직한 이창신 대표는 투병하던 중 ‘하늘의 문을 여는 겨울 약초’라는 뜻을 가진 야생 천문동 구근을 발견하고, 막대한 신장 투석비용을 충당하고자 고소득 작물인 천문동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천문동은 완전히 자라기까지 10년 이상을 투자해야 할 정도로 재배에 성공하기가 쉽지 않고, 뿌리 하나를 캐는 데만 2~3시간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이창신 대표가 천문동 재배에 나섰을 때 주위에서는 그를 만류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자신의 천식도 낫게 해준 효능을 믿고  천문동 재배에 온 힘을 기울였다. 이 과정에서 축적된 기술력과 전문지식 등의 노하우를 토대로 그는 항균작용이 우수하고 독성이 없으며, 병충해에 강한 천문동의 무농약·친환경 생산에 역점을 두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이창신 대표가 생산하는 천문동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지정한 인증기관에서 ‘무농약 친환경농산물인증서’도 받았다.

6차 산업화 위해 다양한 노력 기울여
전남대 평생교육원에서 약용식물 교육 3년 과정을 이수하고 약용식물관리사 자격을 취득한 이창신 대표는 전문 지식과 선진 농법 등을 활용하여 현재 3,000여 평 규모의 밭에서 친환경 농법으로 천문동을 재배한다. 아산농원에서 생산되는 천문동은 약성 및 항균 작용이 우수할 뿐 아니라 독성이 없고,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지정한 인증기관에서 ‘무농약 친환경 농산물 인증서’를 받은 고품질의 약재다. 약초 관련 카페를 통해 무료 천문동 씨앗 나눔 행사를 펼치며 천문동 홍보에 힘써온 아산농원에서는 지난 2014년 첫 수확한 천문동 차를 공급한 후 건재 다림용품(5증5포), 발효 원액, 조청, 차 등 가공식품을 개발했다.

이 제품들을 ‘천문동 박사’라는 브랜드로 직거래 판매 중인데 전국의 개인이나 기업?단체들로부터 가공식품을 비롯해 천문동 씨앗, 묘목, 구근에 대한 구입 문의가 쇄도하는 중이다. 한편, 이 대표는 블로그(http://blog.naver.com/gkid8000)를 통해 재배 일지, 종자·묘종·효능, 제품 정보 등을 상세히 공개하면서 귀농인들에게 천문동 재배 기술을 전파하는 등 천문동의 대중화에 전심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원으로 내년 2월부터 추진할 6차 산업화를 위해 오는 3월 20평 규모의 식품 가공 공장을 신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