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音樂)이 인간의 질병(疾病) 치료에 적용된 역사는 상당히 깊다. 오래전부터 인간의 질병은 음악과 의학을 통해서 동시에 병행 치료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발전해 온다. 음악은 심리에 영향을 주게 되어 질병을 치료하는데 효과를 일정 부분 준다는 주장이 서양에서부터 제기된바 있다.

▲ 박정미 교수는 “양의와 한방 대체의학들이 궁극적으로 인간의 건강한 삶을 다룬다면 학계의 관계자들이 음악치료에 관한 심도 깊은 논의들 역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음악치료는 음악활동을 체계적으로 사용하여 신체와 정신기능을 향상시켜 개인의 삶의 질을 추구하고 보다 나은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음악의 전문 분야이다. 건강이라는 것은 마음, 몸, 정신, 사회 등 여러 요인들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음악이 치료도구로 작동할 수 있는 이유가 된다. 즉 예술의 영향력을 치료라는 과학의 그릇에 담은 것이 음악치료다. 지난 2007년 국제음악치료사협회를 발족, (사)한국음악치료사협회의 회장으로 취임한 부산대학교 장수생명과학기술원의 박정미 교수를 만나 국내 음악치료의 현 주소에 대해 들었다.

삶에서 필요한 행동 패턴 만들어주는 것이 진정한 음악치료
박정미 교수는 “일반적으로 우리는 음악을 생활화하면서 감동을 느끼고, 이러한 감동은 우리의 일상생활을 활기차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면서 “음악의 본질적인 리듬과 화음, 멜로디는 우리의 자율신경계를 자극하여 집중력을 높여주고 원활한 신체의 흐름을 도와주며 사회성개발에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음악은 우리의 억제되어 있는 감정을 불러 일으켜 우리의 무의식 속에 있는 감정을 윤택하게 한다”고 말했다. 외국의 경우 음악치료는 병원과의 연계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도 정신병원, 장애아동병원, 재활병원에서 음악치료사들이 풀타임으로 근무하며 개인 병원의 의사와 연계하여 협력치료를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는 국내 병원에서의 음악치료사의 활동이 미국처럼 그렇게 보장된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더욱 확장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박 교수는 “음악치료는 음악활동을 하면서 얻어지는 경험으로 현재 가지고 있는 심리적인 압박감, 신체적인 불편함을 음악의 역동적인 변화에 의해서 교정시켜주는 활동”이라며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서 필요한 행동 패턴을 만들어주는 것이 진정한 음악치료다. 음악치료를 하는 전문가들은 음악적 재능 뿐 아니라 그 대상자들을 다룰 수 있는 심리적 접근까지 해소하고 감정을 이끌어 줄 수 있는 배려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999년부터 현재까지 장애인시설, 노인 병동, 청소년 쉼터 등 소외된 이들에게 음악치료를 통해 희망의 선율을 전파하고 있는 박 교수는 10여 년 이상 음악치료를 특수치료 영역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현재 국내에서는 음악치료분야를 대체의학으로 등록하여 보건복지가족부에서 자격증을 취득하려고 하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지만 대체의학으로는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보건복지가족부에서 (사)한국음악치료사협회를 비롯 국내 몇몇 기관에서 소정의 교육을 이수한 후 자격증을 취득한 음악치료사들을 장애인을 위한 바우처 치료사로 인증하여 음악치료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기관들(사회복지기관, 병원시설)에서 음악치료사를 기간제로 채용하여 다양한 특수치료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박 교수는 “현재 사회적으로 타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대체의학의 전문성을 갖춘 치료사가 현실에서의 사회적 인식이 상당히 낮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우리나라는 음악치료사 양성교육이 각 대학 평생교육원이나 사설기관에서 시행되고 있다. 전문성을 갖춘 치료사 양성을 위해 체계적인 교육과정과 기관과 연계된 임상 네트워크가 필수적이다”고 피력했다.

음악치료사 위한 전문교육육성에 주력
(사)한국음악치료사협회 회장, (사)국제음악치료사협회 이사장, (사)한국예술심리총연합회 협회장, (사)세계대체의학연맹 수석 전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박정미 교수는 “양의와 한방 대체의학들이 궁극적으로 인간의 건강한 삶을 다룬다면 학계의 관계자들이 음악치료에 관한 심도 깊은 논의들 역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에 한국음악치료사협회는 음악치료의 전문성이 크게 인정받고 활용될 수 있도록 치료사 양성에 더욱 힘을 쏟고 있으며 음악치료가 단순한 질병치료의 차원에서 인간의 삶의 질과 치료의 질에 관심을 돌릴 수 있도록 협회의 전문 연구가들과 다양한 활동을 추진 중이다. 특히 노인병원, 정신병동, 장애인사회복지기관에서 활동하는 음악치료사들을 위한 전문교육육성에 주력하고 있는 협회는 우리 정서에 부합하는 음악치료방법론을 만들어 교육학, 특수치료학, 임상심리학영역의 심층연구를 통해 대체치료로 거듭나게 하고 있다. 박 교수는 “음악치료사들은 자신을 위한 음악활동보다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삶의 의욕과 동기를 부여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이라면서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된다는 것은 진정한 삶의 행복과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참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