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각은 글자를 목판이나 석고·기와 등 다양한 소재를 선택하여 서예적인 멋과 운도(運刀)에 의한 각적(刻的)인 미, 색을 입힌 회화적인 미, 그리고 공예적인 미를 가미시켜 가히 종합예술로 불리고 있다. 특히 목판에 각자(刻字)한 판각본은 서고 자체를 판목 위에 뒤집어 붙이고 한 자 한 자 정성껏 새겨서 인출(印出)해내는데, 판목(板木) 또한 매우 잘 다루어야 한다.

▲ 강산 박육철 선생은 우리나라 서각예술의 자존심이다

한국전통서각예술의 시작은 기록보존을 위해 제작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 목판 각을 시초로 선조들의 지혜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시대의 발전에 따라 금속활자시대인 직지심경을 거쳐 이제는 컴퓨터로까지 발전해오면서 서각예술의 용도에 따라 많은 변천사를 만들어 와 이제는 예술작품으로 승화, 발전되어 왔다.

다양한 서각작품 선보이며 서각문화 대중화에 기여
지난 12월 여수 전남학생교육문화회관 갤러리[린]에서는 강산 박육철 선생의 열세 번째 서각전이 열려 주목을 받았다. 12월 29일부터 1월 11일 까지 14일간의 일정으로 열린 이번 전시회에는 현대서예 2점, 도자기 입체 1점 등 반 입체를 포함한 서각 작품 22점이 전시되었다. 이 전시는 20년간 서각 새김질을 이어오고 있는 한국서각협회 부이사장을 역임하고 현재 자문위원이자 전남지회 초대 회장을 역임한 박육철 선생의 인본적인 정을 모태로 조형화된 작품들이다. 서예 필법에서 발달한 장르로 글자의 조형작업이 컬러풀한 것이 특징인 박육철 선생의 작품세계는 일상의 정형화된 언어는 물론 비구상의 언어까지 표현할 뿐 아니라 詩, 書, 畵 , 造形을 총망라한 종합예술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지난 2009년 전통서각의 발상지인 중국 심양에서 열린 중국심양국제예술박람회에서 대회 최고상인 금상을 수상하며 한국 현대서각의 위상을 전 세계에 떨친 박육철 선생은 우리나라의 현대서각을 이끌고 있는 선구자로 손꼽힌다. 전문가들은 그의 서각이 회화적인 형상성과 발묵의 번짐, 질감의 효과를 살리는 날카로운 새김질이 압권이라고 평가한다. 

▲ 鮮(신선함)

현대서각의 자존심을 알린 강산 박육철 선생의 작품 소재는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나무, 도자기, 돌 등을 사용하고 있는데 부드러운 듯 날카로운 양각과 음각의 새김질이 압권이다. 서각은 전통서각과 현대서각으로 분류되는데 우리 고유의 전통미를 살리는 전통서각과 달리 현대서각은 다양한 재료에 정형화된 미의 유형이 아닌 입체개념이나 조형개념을 추구한다. 서각의 불모지였던 광양지역에 1995년 광주, 전남지역 서각인들의 모임인 무등서각회 회원들의 작품을 전시한 무등서각전, 1996년 광양문화예술회관 개관 기념 한국현대서각협회 초대전을 개최해 서각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광양지역을 전남지역 서각의 모태로 발전시킨 박육철 선생은 지금까지 총 14회의 개인전을 개최, 문하생들로 구성된 백운조형서각회 결성 및 창립전 개최, 강산애각회와 광양지부회원들을 중심으로 수차례의 전시회를 통해 다양한 서각작품을 선보이며 서각문화의 대중화에 기여해왔다.또한 2011년 2월 10일부터 14일까지 서울COEX 제3전시장 부스번호61에 명갤러리 초대작가로 선정되어 2011 제29회 화랑미술제에서 한국서각의 위상을 알린바 있다.

현대서각의 불모지를 서각예술의 근간으로 세우다

▲ 知足-辛卯-大吉

대한민국미술대전, 전라남도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현재 대한민국서각대전 운영위원, 초대작가, 심사위원, 국제각자공모전 운영위원, 초대작가, 한국서각협회 자문위원, 국제각자연맹 상임이사로 활동하면서 광양백운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고 있는 박육철 선생은 우리나라에 몇 되지 않는 서각예술의 자존심이다. 특히 현대서각의 불모지인 광주 전남에 서각의 씨를 뿌린 그의 열정은 이제 그 씨앗이 싹을 틔워 한국 서각을 선도하는 서각예술의 근간이 되게 했다. 일상의 언어들을 양각과 음각의 새김질을 통해 조형화하고 있는 그를 일컬어 김영만 시인은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 온갖 자연의 소리가 실금으로 이어지다 때론 오랜 세월이 한 곳에 모인 듯 골 깊은 골짜기를 이루는 흔적. 이곳에 사람의 냄새와 손길이 함께해 한 백년 세월의 정감을 이루는 세상이 강산 박육철 선생의 작품세계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 祝福-희망의 봄

2000년 대한민국 서예공모대전 초대작가·문화상 수상, 2001년 대한민국 미술전람회 초대작가·심사위원, 2002 FIFA WORLDCUP TM 인천플라자 초대작가, 2004~2005년 대한민국 통일미술대전 심사위원·초대작가, 순천미술대전 운영·심사위원·초대작가, 2005~2006년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초대전, 2008년 지산 박영길-강산 박육철 형제전, 2009년 한국미술관 개관 기념 초대전, 전남도전·경남도전·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제1회 국제각자 공모대전 운영위원·초대작가 등의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이기도 한 박 선생은 “앞으로 서각작품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향후 10년동안 광양의 문화유산과 유물을 서각으로 재현하는 작업을 할 것이다. 이후 광양시에 제 작품을 기부하고 시의 지원을 받아 서각박물관을 건립하여 한국서각의 아름다움을 영원히 보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