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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공식 발효
958개 품목에 부과하는 관세 사라진다
2016년 01월 10일 (일) 03:49:12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한국과 중국 간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지난 12월20일 공식 발효했다. 이를 통해 우리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제1교역국이자 인구 13억명의 거대 시장인 중국의 문이 더 넓어지는 것이다.

장정미 기자 haiyap@

우리 정부를 대표한 김장수 주중대사와 중국의 왕셔우원(王受文) 상무부 부부장은 지난 12월9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만나 한·중 FTA 발효를 공식 확정하는 외교 공한을 교환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중 양국이 실무 준비에 필요한 시간과 일정 등을 고려해 한·중 FTA의 발효일을 12월20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국회비준에서 발효까지 20여 일에 불과
지난 11월30일 가까스로 국회 비준을 통과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불과 열흘 만에 발효 일정을 12월20일로 확정지었다. 최소 한 달에서 두 달까지도 걸릴 것으로 예상됐던 중국의 국내 행정절차를 획기적으로 단축한 결과다. 이번 한·중 FTA 발효는 국회 비준에서 발효까지의 절차가 20여 일에 불과할 정도로 초고속으로 진행된다. 그만큼 비준 이후 양국 실무진이 속도를 낸 결과다. 한 정부 당국자는 “국회 비준이 이뤄지기 전까지 중국에서 매일같이 전화가 왔는데, 26일을 넘기고 30일이 가까워져 올수록 중국 측에서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연락을 더 많이 하기 시작했다”며 “중국은 사실상 의회 비준이 없이 국무원 심의 비준을 거쳐 불확실성이 없는데 우리 측에서 비준이 안 되면 중국 입장에서는 망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FTA의 연내 발효를 위해서는 적어도 지난 11월26일까지는 국회 비준이 이뤄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국회 비준이 정부의 예상보다 늦어진 11월30일 이뤄지자, 일부에서는 이후 행정절차로 인해 연내 발효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 당국자는 “11월 30일 국회 비준이 마무리되고는, 오히려 우리가 중국 측에 매일 연락하며 중국내 절차를 마무리할 것을 독촉했다”며 “전화나 이메일 뿐만 아니라 현지에 나가 있는 외교 라인 등 가용한 모든 자원을 총 동원해서 국내 절차를 빨리 마무리 해달라고 부탁했고, 심지어 일부 인원을 현지로 보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경우 중국 내 22개 성에서 FTA 관련 내용을 모두 회람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앞서 이 같은 일반행정 절차에 1~2개월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실제로는 이 같은 독촉에 약 한 달 가까운 행정절차가 단축됐다. 이에 앞서 지난 11월9일 호주내 모든 절차를 마치고 중국의 동의만을 기다린 중·호주 FTA와 같은 날짜에 발효되었다. 결국 양국 정부가 긴박하게 움직인 것은 연내 발효 무산에 따른 위기감이 형성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부가 요구한 11월 시한을 지켰는데도, 발효가 늦어진다면 그 책임은 온전히 정부가 지게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 연내 발효에 합의한 것도 모멘텀이 됐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한중 FTA가 중·호주 FTA보다 빨리 서명된 FTA기 때문에, 같은 날짜에 발효시키고자 하는 상황이 된 것 같다”며 “중·호주 FTA가 연내 발효를 강하게 추진하면서 한중 FTA도 같은 날짜에 이뤄지게 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말에 가까울수록 내년 1월1일부터 2년 차 관세를 적용해야 하는 기술적인 문제도 빠른 발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론적으로는 12월31일에 발효가 돼도 하루 뒤인 내년 1월1일부터는 2단계 인하 관세율이 적용되지만, 기술적으로는 관세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하는 문제기 때문에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10년 만에 결실 맺은 한중FTA
한국과 중국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지난 12월20일 공식 발효됐다. 양국이 2004년 한중 통상장관회담을 통해 시작된 한중 FTA가 10년 만에 비로소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한중 FTA는 양국이 2004년 무역장벽을 없애기 위한 공동연구를 벌이기로 합의한 이후부터 논의가 시작됐다. 당시 양국은 2010년까지 산·관·학 연구와 실무 협의 등 사전협의를 통해 한중 FTA에 대한 밑그림을 그렸다. 이후 양국은 2012년 5월 협상을 개시, 14차례 공식 협상을 통해 머리를 맞대면서 2014년 11월10일 협상 타결을 이끌어냈다. 지난해 9월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한중 FTA 연내 타결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합의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양국은 3개월여 동안의 법률적인 검토를 거쳐 가서명을 한 뒤 협정문(영문본)을 처음 공개했다. 이어 6월1일 서울에서 한중 FTA 정식 서명식을 가지면서 연내 발효를 위한 속도를 높여갔다. 하지만 국회 비준동의라는 마지막 관문에 봉착한 이후 한중 FTA는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정부는 한중 FTA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두 달이 지나서야 소관 상임위인 외통위에 새누리당 단독으로 상정이 됐다. 여당은 한중 FTA의 조속한 발효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야당은 농축산업 등 피해업종에 대한 추가 대책 등을 요구하며 맞선 까닭이다. 이 같은 여야 기 싸움에 한중 FTA는 본격 심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채 정처 없이 표류했다. 일각에서는 연내 타결이 물 건너 갈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분분했다. 하지만 한중 FTA의 연내 체결에 따른 관세철폐 효과와 선점이익 등을 우려한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국회는 11월 별도의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 30일 회의에서 비준동의안이 가까스로 통과됐다. 이후 이행법령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서 한중 FTA에 대한 국내 절차가 마무리됐다. 중국도 12월 초 국무원 승인 등 자국의 관련 절차를 완료한 상태다. 양국은 한중 FTA 실무적 준비기간 등을 고려해 발효일을 12월20일로 합의했다. 연내 발효를 통한 관세 철폐로 양국 기업들에 대한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한 판단에서다. 정부는 한중 FTA 발효 이후에도 중국과 협의를 통해 장관급 공동위원회 및 분야별 위원회·작업반 등 협정 이행을 계속 협의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당분간 중국시장서 우리 제품 선점효과 누릴 듯
정부의 기대대로 연내 발효가 이뤄졌기 때문에 단기간에 2년치 관세가 사라져 당분간 중국시장에서 우리 제품이 선점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양국이 합의한 일정에 따라 발효 즉시 품목별로 1년차 관세 철폐가 이뤄지고 발효 2년차로 접어드는 내년 1월1일부터 추가 관세 철폐가 진행된다. 전문가들은 의류·화학·식품 등은 수혜가 예상되는 반면 자동차·조선·전자업종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중 FTA가 발효되면 중국은 전체 품목의 11.7%인 958개 품목(수출액 기준 연간 87억달러)에 부과하는 관세가 사라진다. 우리 기업이 중국에 연간 42억 달러(2012년 기준)어치를 수출하는 항공등유(제트유, 관세율 9%)와 12억달러어치를 수출하는 동괴(2%)를 비롯해 폴리우레탄, 견사, 미사, 모사, 밸브 부품, 플라스틱 금형, 고주파 의료기기, 건축용 목제품의 관세가 발효 즉시 철폐된다. 발효 5년 뒤 중국은 면·마, 전동기 부품, 이앙기, 지게차, 공업용 사파이어에 부과하는 관세를 없애고 10년 뒤 스테인리스 냉연강판ㆍ열연강판, 유아복, 운동복, 농기계 세정기, 집진기, 편광재료판, 냉장고(550ℓ이하), 세탁기(10㎏이하), 에어컨, 전기밥솥, 진공청소기, 주방유리용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없앤다. 우리의 주력 수출품목인 액정화면(LCD) 패널은 9년차부터 감축돼 10년부터 관세가 없어진다. 중국이 민감품목으로 지정한 나프타, 석유아스팔트, 순면사, 디젤트럭, 안전벨트 등의 중국측 관세는 15년 뒤에 없어지고 유압식 원동기, 목재 가공기계, 디젤버스, 대형냉장고, 콘텍트렌즈 등은 20년 뒤 관세가 사라진다. 이렇게 되면 10년 내 전체 품목의 71.7%(4,823개)와 전체 수입액의 66.4%(1,103억달러)의 관세가 사라지고 20년 내 품목 90.2%(6,068개), 수입액 85.1%(1,414억달러)까지 중국측의 개방폭이 커진다. 우리는 FTA 발효 즉시 전체 품목의 40.1%(4,004개), 전체 수입액의 10.3%(80억달러)의 관세(기존 무관세 제품 제외)를 철폐한다. 20년 뒤 품목수 기준 92.2%(1만1,272개), 수입액 기준 91.2%(736.4억 달러)를 개방해 이미 발효된 한미 FTA(수입액 기준 99.1%), 한·EU FTA(99.8%) 보다 개방도가 낮다. 우리의 취약 산업인 농수산물을 보호했기 때문이다. 농수산물은 품목 수 기준 29.8%, 수입액 기준 60.0%를 개방한다. 가장 민감한 쌀 및 쌀 관련 제품을 비롯해 소, 돼지, 닭, 오리, 우유, 계란 등 주요 축산 관련 품목을 모두 양허에서 제외했다. 상품 양허 외에도 48시간 이내 통관, 700달러 이하는 원산지증명서 제출 면제 등 국내 수출·투자 기업의 비관세 장벽도 해소된다. 박은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 연구원은 “통관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수출 기업들이 많아 개인적으로 48시간 통관이 체감하는 효과가 가장 클 것”이라며 “중국 시장이 워낙 넓어서 업체들이 한중 FTA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1년 뒤 업종별 유·불리가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FTA 가장 큰 수혜분야는 정유·화학업계
한·중 FTA 발효일자가 확정되자 경제단체들은 일제히 소식을 반겼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한중 FTA가 목표대로 연내에 발효가 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발효일인 12월20일 기준으로 한 번 관세가 인하되고 내년 1월 1일을 기해 또 한 번의 관세 인하 효과를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한중 FTA가 전부는 아니다”라며 “우리 경제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중국에 기대고 있는 점이 많은데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별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역시 “중국은 세계 2위 경제대국이자 우리나라의 제1위 교역국”이라면서 “한중 FTA가 발효돼 양국간 무역장벽이 허물어진다면 그 경제적 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최근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해외시장에서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한중 FTA는 중국 시장에서 선점 효과와 가격경쟁력 제고를 통해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산업군별로 반응이 다소 엇갈렸지만 대체로 환영했다. 산업계에서도 정유·화학업계는 한중FTA의 가장 큰 수혜를 받을 산업군으로 기대되고 있다. 화학, 섬유, 철강 등이 즉각적인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화학업계는 국내에서 생산한 석유제품의 18%, 석유화학제품의 45%를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그동안 이 분야 생산품에 대해 붙던 관세는 발표 즉시 모두 사라진다. 정유화학업계 관계자는 “한중FTA 효과를 크게 기대하고 있다”며 “갈수록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었는데 FTA 발효로 가격경쟁력이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유·화학업계 환영의 메시지를 보내는 반면 다른 산업군에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주력수출품인 반도체·PC·휴대폰 등은 정보기술협정(ITA)으로 이미 무관세 대상에 해당한다. 철강도 다자간철강협상(MSA)으로 대부분 품목이 관세가 붙지 않아 이번 FTA 발효와 상관이 없다. 자동차 역시 관세 철폐 대상에 들어가지 않아 수혜를 보기 힘들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국내 업체의 TV, 냉장고, 세탁기 등은 이번 FTA 발효로 수혜가 기대되는 품목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은 이미 중국에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어 관세 철폐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국내에서 수출되는 일부 품목에 대해서만 인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류, 식품, 화학 등의 업종에 대한 장벽 낮춰
한중 FTA의 발효로 소비재 중심 업종의 즉각적인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이번 FTA에서 중국이 의류, 식품, 화학 등의 업종에 대한 장벽을 크게 낮췄기 때문이다. 반면 전자 업종은 지금도 사실상의 무관세 상태이기 때문에 FTA 효과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자동차와 자동차부품도 양국 모두 관세를 유지하기로 해 FTA 효과는 사실상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의류 품목의 경우 이번 FTA로 큰 혜택이 예상된다. 한국의 보호수준이 높고 중국은 개방을 확대한 분야로 우리 쪽 이익이 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화학은 우리 측에서 화장품, 도료·안료, 계면활성제 등에서 흑자를 내는 분야다. 한국의 개방 수준이 다소 높지만 전반적으로 양쪽 모두 개방 확대가 이뤄지며 대중 수출이 늘어나고 특히 국제 분업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석유 제품은 한국은 관세 대부분을 즉시 철폐하기로 했고 중국은 10~15년에 걸친 철폐를 수용했다. 최대 수출품목으로 9%에 달하는 항공유 관세를 즉시 철폐하기로 해 우리 업체에 수혜가 예상된다. 석유화학 제품은 우리나라의 개방 폭이 더 크다. 우리측 관세는 5년 내에 철폐하지만 중국은 파라크실렌, 폴리프로필렌, TPA 등 주력품목을 철폐에서 제외했고 상당수 품목에 15년 장기 철폐를 도입했다. 반도체, 컴퓨터 주변기기 등 전자 분야는 현재 무관세 상태이다. 이 때문에 FTA로 인한 수혜는 없다고 봐야 한다. 우리 수출 주력품목인 액정표시장치(LCD) 등 유관세 품목은 중국의 보호수준이 높아 진입이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주력사업으로 밀고 있는 디스플레이의 경우 LCD 패널은 발효 후 8년간 5% 관세 유지 후 9년차부터 단계적으로 폐지돼 당장 FTA 발효 효과를 누리기 어렵다. OLED 패널도 양허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수혜산업과는 거리가 멀다. 전기·전자 분야는 FTA 발효 이후 국제 분업 효과로 인한 생산과 수출 구조가 효율화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중국은 모두 승용차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지 않기로 했다. 당장에 FTA로 인한 혜택은 없는 셈이다. 또 일부 상용차도 장기에 걸쳐 철폐하기로 했기 때문에 수출 확대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완성차의 경우 우리나라의 대중국 전체 수출에서 비중이 1.2% 정도에 불과하다. 중국시장 특성상 이미 현지에서 합자회사를 통해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미 철강재 수입에 관세를 물리지 않고 있다. 이번 FTA로 냉연강판, 스테인리스 열연강판 등 현지 공장에 공급되는 중간제품의 수출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한·중 간에 철강제품 관세는 비슷하다. 세부품목별 FTA 효과는 엇갈릴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이 FTA를 계기로 한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철강 유통망으로 보폭을 넓히면 우리 산업의 어려움이 가중될 가능성도 있다. 기계 업종은 한국의 기술과 품질경쟁력이 높고 중국이 관세 조기철폐에 동의해 우리 기업이 수출 확대에 도움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영세 중소기업에 직격탄으로 작용
한중 FTA 발효로 중소기업계는 거대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낙관론과 국내 영세 중소기업에 직격탄으로 작용할 것이란 비관론이 혼재한다. 특히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중국에 밀리는 업종과 저부가가치·단순가공 품목의 비중이 높은 업종은 한중 FTA 발효 후 무관세 공세에 출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크다. 이런 관점에서 중소기업연구원은 화학섬유·직물 및 포대와 가구·욕실자재용품 등 생활용품, 주조·금형·소성가공·열처리·표면처리·용접 등의 뿌리산업 등이 한중 FTA에 피해가 클 것으로 판단했다. 중소기업계는 개방유예를 요청한 영세제조업과 소상공인들의 요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앞으로 보완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예컨대 귀금속 업종의 경우 한국측 관세(8%)는 즉시 철폐되는 반면 중국측 수입관세 20~30%는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이로 인해 중국산의 수입 급증이 예상되고 중국의 수출 확대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상당수의 영세 제조업과 소상공인들의 준비가 미비하기 때문에 한중 FTA 피해신고센터를 설치하고 지속적인 산업영향 모니터링과 함께 피해 업종별 맞춤형 경쟁력 강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취약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세제 지원과 규제완화, 검사와 인증 등 비관세장벽을 강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농수산물·섬유·베어링, 판유리, 합판 등 영세 제조업체의 생산 품목 개방이 제외됐고 FTA 최초로 개성공단이 역외가공지역으로 인정, 개성공단 제품에 대한 특혜관세 혜택을 부여한 점 등은 긍정적이다. 엄부영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동일 업종안에서도 내수 비중과 기술수준, 기업규모에 따라 수혜와 피해업체가 갈릴 수 있는 만큼 대책을 마련할 때 좀 더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생산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시설운영과 현대화 자금지원, 한중 FTA 전용 R&D를 통한 기술지원 개발에 대해 집중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FTA 이후 피해 예상 업종의 경우 양허(개방)기간이 긴 편이어서 대비책을 세울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라며 “문제는 업종별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조합에서도 한중 FTA에 대한 인식이 떨어지는 형편이라 기업은 거의 무방비 상태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중국계 은행, 국내 영업확대 본격적으로 추진
중국계 은행이 한중 FTA와 위안화 기축통화 편입을 기반으로 국내 영업확대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중국계 은행들은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개시하고 개인 소매금융 부문을 강화하는 등 한국 내 영업확대에 나서고 있다. 공상은행은 지난 12월 기업을 상대로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개시하고 개인 대상으로는 올 1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국내에 진출한 5개 중국계 은행 중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도입한 것은 공상은행이 처음이다. 개인 고객 대상을 타깃으로 잡고 위안화 예금 상품도 홍보중이다. 개인이 원화를 위안화로 환전해 예금할 경우 1개월 기준으로 2.0%의 금리가 부과되고 6개월이면 2.40%, 2년이면 2.90%로 시간이 갈수록 금리가 불어난다. 공상은행의 원화 정기예금이 1개월 1.20%, 6개월 1.50%로 국내은행과 유사한 수준인 것과 대조된다. 중국은행 또한 비교적 고금리의 정기예금 상품을 출시해 영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교통은행은 최근 신용등급(AAA)를 부여받은 것에 힘입어 국내 영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건설은행은 국내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하던 여신업무를 더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건설은행 관계자는 “신용이 우수한 국내기업에 여신을 확대하는 데 포커스를 맞췄다”며 “한국 기업이 위안화 업무에 나서기보다 간을 보고 있는 상황인데, 우리는 이전에 하던 기업 대상의 여신 업무를 내년에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계 은행들이 일제히 영업력을 증강하고 있는 이유는 중국 정부가 위안화의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한국을 비롯한 해외 지역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지은 금융위원회 국제협력팀 사무관은 “다른 나라보다 중국이 해외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되는데, 이는 국내 중국계 은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중 FTA 발효는 양국간 무역 증가는 물론 국내에 진출하는 중국 기업이 늘어날 여지가 커져, 중국계 은행으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중국 10위권 은행인 광다은행이 내년 상반기께 한국시장에 진출하려는 이유 중 하나도 한중 FTA다. 현재 중국계 은행은 중국공상은행, 중국은행, 중국교통은행, 중국건설은행, 중국농업은행 등 총 5개다. 광다은행이 한국에 진출하면 국내 중국계 은행은 총 6개로 외국계 은행 중 최다 지점을 보유하게 된다. 각각 5개씩을 지닌 미국계와 영국계를 따돌리고 지점수 1위 자리를 차지한 셈이다. 4개씩을 보유한 일본·프랑스계와는 격차를 더 벌렸다. 또 하나 긍정적인 요인은 위안화가 당당히 기축통화 대열에 합류했다는 점이다. 지난 11월30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집행이사회를 열고 위안화의 특별인출권(SDR) 기반통화(바스켓) 편입을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위안화 사용량이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게 될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공상은행 서울지점 관계자는 “현재 한중 무역은 달러로 거래되는 것이 대부분이고 위안화 사용량은 미미한 정도”라며 “위안화 기축통화 편입 등의 영향으로 위안화 사용 비율이 높아지면, 한국 내 위안화 예금 규모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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