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유한한 것과 무한한 것,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자원은 유한한데 인간의 욕망은 무한하고, 세상은 끊임없이 변한다. 그러기에 신념이나 신앙처럼 무한하고 변하지 않는 가치에서 평온과 행복감을 찾는다.

황태일 기자 hti@

나눔은 다른 사람과 공동체에게도 도움을 주지만 자신에게도 소중한 가치와 선물을 선사한다. 사람은 나눔을 실천하면서 변하지 않은 무한한 가치의 절정인 행복감을 갖는다. 실제 미국 하버드 의대는 이것을 ‘마더 테레사 효과’라는 것으로 입증한 바 있다. 남을 도우면서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지고 엔도르핀이 정상치의 세 배 이상 분비되어 몸과 마음에 에너지가 넘친다는 것이다.

재능기부 통한 나눔으로 사회에 이바지

▲ 손경락 회장

손경락 (사)한국이용사회 대구시협의회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14년 제 8대 한국이용사회 대구시협의회장으로 취임한 손경락 회장은 지속적인 나눔으로 사회의 귀감이 되어 왔다. 현재 한국이용사회중앙회 부회장으로도 활동 중인 손 회장은 18년 째 경산 진량에 소재하고 있는 지체장애인 시설인 안락원과 성주 가야산 인근 요양시설인 실로암에서 가위손 봉사를 통해 재능기부를 실천하는 중이다. 한국이용사회 대구수성지구회장이기도 한 그는 1997년부터 메달을 딴 이발사들과 친목을 도모한 후 소외된 지역을 찾아 이발 손길이 없는 곳, 성주 가야 산기슭 노인복지관과 경산 진량 1급 지체 장애인들이 있는 안락원 등을 찾아 봉사해왔다.

손 회장은 지회의 질적 개선을 위해 각 구역을 돌며 세미나를 통해 신기술을 보급하고 상호간에 이해심을 길러 사회봉사하는 마음을 갖도록 했다. 자신 역시 재능기부를 통해 우리 사회의 나눔문화 조성에 일익을 담당하고자 했다. 이에 손 회장은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이용기술에 대한 배움의 길도 열어주고 있다. 시골에서 태어나 16세에 대구에 정착했던 그는 자신이 배가 고파 세끼를 국수로 대신하고 의자에서 그 추운 날씨에 이불도 없이 잠을 청하며 배운 기술을 전수하기 위해 후배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잠자리도 없이 이발의자에 잠을 자며 아침 일찍 일어나 물지게로 드럼통에 물을 길어 한 통을 채우면 허기가 들어 기진맥진하던 시절도 있었다”는 손경락 회장은 그렇게 배운 기술로 대구에서는 최고의 수익을 자랑하는 이용사로 성장했고 여러 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하여 수많은 입상을 하면서 대외적으로도 실력을 입증 받았다. 지난해에는 최고의 전문기능을 가진 대한민국 이용기능장에 올랐다.

가진 것이 이용기술 뿐이라는 손경락 회장은 자신의 기술을 후배들에게 전수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그간 손 회장이 결손가정에서 어렵게 학교생활을 하는 학생들을 위해 자신도 어렵지만 기술을 지도하고 재료를 사주는 등 배출해낸 제자만도 30여 명을 훌쩍 넘는다. 그의 지도로 이제는 멋지게 자신의 갈 길을 가고 있는 제자들은 매년 스승의 날이면 그에게 안부전화와 꽃을 보내며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는다고. 손 회장은 “이들이 각자 여러 대회에 출전하여 입상하고 자영업을 할 때 가장 행복하고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전국 이용사들의 권익 보호에 앞장서다
보다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가진 기술과 함께 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봉사활동에 헌신하고자 했던 손경락 회장은 57세의 늦깎이 나이에 중학교에 입학했으며 뜨거운 학구열을 불태운 결과 올 2월 구미대학교에서 졸업을 앞두고 있다. 그간 손경락 회장은 이용산업 현장의 수익성, 생산성 향상 및 종사자들의 자긍심 향상, 이용사 권익에 앞장서왔다. 이에 지난 10월에는 대구시민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이용인 1천여 명이 참가한 제24회 대구시장배 이용기능경기대회를 개최, 성공적으로 마쳤다. 손 회장은 “대구 이용기능대회는 전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이용인들의 축제”라면서 “선수 140여 명이 출전한 이번 대회는 고전과 아이롱, 커트 드라이 등 10개 종목에 걸쳐 일반부·학생부로 나누어 기량을 겨루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용분야의 종사자들이 이용업의 업무 분야를 침해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는 손 회장.

병원에 가면 내과와 외과가 분리되어 있는 것처럼 이발과 미용도 마찬가지다. 바리캉은 이발업종의 고유 기구로 법적으로도 그렇게 되어 있으며, 보건복지부에서도 미용실에서는 바리캉을 사용하면 안 된다고 정의하고 있다. 손 회장은 “미용실은 깎기가 아닌 오로지 다듬기 정도만 허용이 되고 있다. 하지만 미용실에서 이용업의 업무를 자꾸만 침해한다면 이용업계도 파마를 하는 등 미용업의 분야까지 담당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렇게 된다면 이용과 미용의 경계가 모호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분위기가 빠른 시일 내에 시정되기를 바란다. 바리캉으로 머리카락을 깎는 것은 이용업계 고유의 일이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어 “앞으로도 개혁과 혁신을 통해 이용인들의 권익과 위상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피력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