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문영 한양대학교 화학과 교수의 행보가 화제다. 윤 교수는 최근 대한화학회 제116회 학술발표회에서 이태규 학술상을 수상했다. 이태규 학술상은 대한화학회와 이태규기념사업회가 화학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거둔 과학자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우리나라 화학 분야 선구자인 고(故) 이태규 선생의 업적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한 상이다.

황인상 기자 his@

한양대학교 단백질 생명공학기술연구실의 윤문영 교수팀은 지난 20년 이상의 연구기간동안 수많은 국책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였으며, 특히 효소학 및 질병진단 연구 등을 통하여 논문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기도 하였다. 최근 이태규 학술상은 그간의 노력과 성과를 인정받은 결과다. 윤문영 교수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보았다.

보건의료기술진흥 유공자 정부포상

▲ 윤문영 교수

1992년 한양대학교 화학과 교수로 부임한 윤문영 교수는 ‘단백질 생명공학 기술 연구실’을 운영하면서 본격적인 연구 활동을 시작했다. 박사과정부터 효소에 관한 연구를 수행해온 윤 교수는 다양한 생물의 대사와 생장에 주요 역할을 하는 효소(단백질)의 기능과 구조에 연관된 효소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연구를 진행해 왔다. 이러한 노력 끝에 윤 교수는 국내외  171편 (SCI 논문 129편)의 논문을 발간하고, 특허 27건(등록 7건, 출원 20건)을 보유하는 등 뛰어난 연구 성과를 거두었다. 뿐만 아니라 수 년 간의 기술개발을 통해 탄저병·암·알츠하이머·결핵·식중독 등 인간 질병, 식물 역병·감귤 궤양병 등 식물 질병, 환경호르몬·항생제·중금속 등 유해 물질과 같이 다양한 표적에 관한 진단 체계와 연구 기술력을 갖추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질병 진단과 치료법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저분자 탐침(펩타이드 혹은 앱타머)을 이용해 특정 질병에 대한 바이오마커를 검출하는 기술, 이를 고분자 사슬에 연결해 제한된 신호를 증폭하는 기술인 다중인식프로브폴리머(Polyvalent Directed Probe Polymer, PDPP) 물질을 사용한 진단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냈으며, 다중인식프로브폴리머를 진단 키트에 적용해 현장에서 질병의 조기진단이 가능한 스트립 키트와 감지기도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윤문영 교수는 “현재 시판되는 진단 키트는 대부분 항체를 기반으로 한다”면서 “항체의 경우 낮은 민감도와 안정성을 가진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고 연구 개발 배경을 밝혔다. 이에 연구팀은 항체의 단점을 극복하는 펩타이드·앱타머 기반 다중인식프로브폴리머를 사용했다. 탄저균에 감염됐을 때 질병을 유발하는 주요 독소인 보호항원(Protective antigen, PA)을 검출하는 다중인식펩타이드폴리머를 개발하고 나노그램(10-9 g)의 탄저독소를 검출하는 바이오 센서 시스템도 개발했다. 또한 산화아연 나노막대 및 그래핀과 같은 나노구조체를 이용해 광학적 혹은 전기화학적 측정법으로 극미량(아토그램, 10-15 g)의 탄저 독소를 검출하는 진단 센서 시스템을 개발했다.

윤 교수는 “현재 연구실에서 보유한 기술을 바탕으로 한국 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알츠하이머 치매의 조기 진단법 개발’, ‘혈중 암 줄기세포의 특성 분석 및 검지시스템 개발 연구’ 및 ‘환경호르몬 검출 센서 개발 연구’를 진행 중”이며 “농촌진흥청 바이오그린21 사업의 일환으로 ‘결핵균 치료제 개발 연구’ 및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의 지원으로 ‘가축 도축 전 잔류 항생제 검출 프로브 개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다양한 질병 혹은 유해물질 진단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윤 교수는 지난 12월에 2015년 보건의료기술진흥 유공자 정부포상 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다양한 질병의 진단과 치료 위한 물질 개발에 총력
윤문영 교수팀은 단백질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각 분자가 하나의 생명체를 이루는데 어떻게 관여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질병의 진단과 치료를 위한 물질을 개발함으로써 병원과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윤문영 교수는 “기초과학이 중요한 이유는 이 세상 모든 산업에 쓰이는 기술의 바탕이 된다는 것”이라며 “기초과학은 모든 현상들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 기기초과학이 발전하지 않은 응용과학산업은 껍데기밖에 없는 산업이 될 수밖에 없다”고 피력했다.

앞으로 윤 교수는 지금까지의 연구 성과와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신속, 정확하고 일반인들까지도 쉽게 이용 가능한 진단 키트 및 바이오센서 개발을 통하여 대한민국의 과학기술 및 의료기술 발전에 이바지 하고자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다. 윤 교수는 “질병의 조기진단은 신속한 치료를 가능하게 하며, 환자의 예후 예측에 대한 증진을 가능하게 한다”면서 “이는 의료비 절감과 직결돼 국가적 차원에서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기초·응용과학, 바이오 및 나노 기술의 융합을 통해 질병을 진단하고 또한 조기진단으로 효과적인 예방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