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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전문성-명망 갖춰” vs 野 “전형적 회전문 인사”
이명박 대통령의 12.31 개각 논란
2011년 01월 31일 (월) 18:14:22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1일 전격적으로 개각을 단행했다. 감사원장과 장관(급) 5명, 대통령실 수석급 및 비서관 10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한마디로 '경제 관료 전진배치', '친정 체제 강화'라고 할 수 있다.

   
▲ 이명박 대통령의 이번 개각은 과거 정권이 해왔던 것처럼 국면전환용 ‘깜짝 개각’을 지양했다
청와대는 개각 전날인 12월 30일 오후 공식 브리핑에서 연말 개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새해 초에 개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2010년 마지막 날에 전격적으로 인사를 단행했다. 산뜻한 새해 출발을 위해서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실력 검증된 경제관료 전면 배치
일각에서는 이번 개각이 종편·보도채널 발표와 관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종편·보도채널 선정에 대한 비판이 나올 것에 대비, 개각을 서두른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홍 수석은 “개각과 종편·보도채널 발표는 연계된 게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제 관심은 ‘추가로 장관급 인사가 있느냐’에 모아진다. 홍 수석은 “인사는 요인이 있으면 그 때 그 때 적절한 시기에 한다는 게 (이 대통령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에 비춰 볼 때 부분 개각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현 경제팀의 수장인 윤증현 장관은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장수 장관인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도 4대강 사업 완수를 위해 당분간 유임될 것이라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집권 후반기를 이끌어 갈 경제부처 수장에 정치인, 교수 등이 배제되고 경제 관료 출신들이 전면 배치됐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 김석동 금융위원장 내정자, 김동수 공정위원장 내정자 등 재정경제부 출신의 경제 관료들을 대거 발탁한 것. 최중경 장관은 재무부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차관을 거쳐 대통령실 경제수석으로 일한 정통 경제 관료다. 김 금융위원장도 재무부에서 출발해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을 거쳐 재경부 차관으로 재직했던 금융정책 전문가다. 김 공정위원장은 경제기획원에서 시작해 기획재정부에서 차관을 지낸 뒤 수출입은행장을 역임했다. 관료 중용은 집권 초기 이 대통령의 관료들에 대한 강한 불신을 감안할 때 상당한 변화다. 물론 이 같은 조짐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친 뒤 조금씩 감지돼 왔다. 지난 8.8 개각에서 이재훈 전 지경부 장관 후보자 등 관료 출신 기용 폭이 커졌고 이번 개각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을 뿐이다. 집권 4년차인 올해가 사실상 제대로 일할 수 있는 마지막 해라는 점에서 전문성과 업무역량이 검증된 관료들을 선택해 안정적인 정책운용을 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 된다. 특히 이번에 임명된 장관들이 기획재정부의 전신인 재경부 출신들이어서 한솥밥을 먹었던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영향력도 일정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중경 후보자의 경우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강 위원장의 후원도 적지 않았다는 설도 무성하다.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진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박형준 전 정무수석이 이번 인사에서 청와대 언론특보와 사회특보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들은 이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한다는 의미로 ‘순장조’라고 불렸다.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되는 정병국 한나라당 의원을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임으로 임명한 것도 친정체제 강화로 해석된다. 지난 대선에서 외곽조직인 선진국민연대를 이끌던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기용됐다. 집권 4년차로 접어드는 2011년에 레임덕을 방지하면서 그동안 추진해온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李대통령, ‘12.31 개각’ 막판까지 고심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1일 단행한 개각에서 측근 인사를 주요 장관급 자리에 포진시켰다. 우선 지식경제부 장관에는 최중경 경제수석을 내정해 가까이서 손발을 맞춘 참모를 내세웠다. 또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되는 정병국 한나라당 의원을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임으로 임명했다. 여기에 이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한다는 의미로 ‘순장조’라고 불렸던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박형준 전 정무수석이 각각 언론특별보좌관과 사회특별보좌관으로 복귀했다. 또 지난 대선에서 이 대통령의 후보 시절 외곽조직인 선진국민연대를 이끌었던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기용됐다. 이를 두고 집권 4년차로 접어드는 내년 레임덕을 방지하면서 그동안 추진해온 친서민·공정사회 등 핵심 국정운영 가치와 4대강 사업과 같은 국정과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개각을 당초 예상보다 앞당긴 것은 새해부터 곧바로 시간 낭비 없이 업무에 착수토록 한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현 정부 출범 때부터 자리를 지킨 장수 장관도 교체대상에 포함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추측도 있었지만 이번 인사에선 비켜갔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올 한 해를 마무리 지으면서 인사요인도 함께 마무리를 짓고 가자고 한 것”이라면서 “신년도에 새로운 출발, 산뜻한 출발을 위해 판단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홍 수석은 또 “인사는 요인이 있으면 그때 그때 적절한 시기에 한다는 게 대통령의 인사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정권이 해왔던 것처럼 국면전환용 ‘깜짝 개각’을 지양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수개월 동안 공석이었던 감사원장과 국민권익위원장, 그리고 지난 8.8 개각에서 교체키로 했던 장관 두 자리를 채웠다. 여기에 서울 G20 정상회의 이후 변화될 경제질서를 반영하고 공정사회라는 화두를 변함없이 이끌어 가기 위해 금융위원장과 공정거래위원장을 추가 교체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측은 이번 개각의 인선에는 전문성이 최우선 고려사항이었다고 설명했다. 최중경 지경부장관 내정자는 재무부(현 기획재정부)에서 근무를 시작한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경제정책과 실물경제, 국제경제 분야를 망라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외국과의 경제협력 확대, 국내 산업지원 등의 업무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김동수 공정위원장 내정자도 기획재정부 전문 관료로서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 제정에 주도적 역할을 하는 등 소비자 및 서민보호에 적임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김석동 금융위원장 내정자도 지난 1990년대 구 재정경제원(현 기획재정부)에서 ‘부동산특별대책반장’과 ‘금융실명제대책반장’을 지낸 바 있다. 오는 2012년 총선에 출마할 정치인의 경우 이번 개각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정 의원은 현재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으로서 3선 동안 내리 이 분야 상임위만 맡았던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이와 함께 김영란 전 대법관은 30년 가까운 법조인 생활과 대법관 시절 소수 의견을 많이 냄으로써 약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데 역할을 했다는 평에 따라 국민권익위원장에 내정됐다. 특히 김 전 대법관은 최근 대학으로 자리를 옮긴 점 등을 들어 고사했으나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수차례에 걸친 ‘삼고초려’ 끝에 수락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개각에서 청와대는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을 상당히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지난 8.8 개각에서처럼 내정자의 도덕성 문제가 불거져 낙마할 경우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전 검증과정에서도 이 부분에 특히 신경 썼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개각 대상 가운데 청문회가 필요한 문화부장관, 지 경부장관에는 모두 법조인 및 관료 출신, 현역 정치인을 임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낙마로 위기에 처했다. 민주당이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을 문제삼으며 임 실장을 겨냥하고 있고, 한나라당 내에서도 그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친정강화, 전문성’에 방점 둔 개각
   
▲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이 지난 12월 31일 오전 춘추관에서 단행된 개각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8일 자정 무렵 한 대형 병원의 장례식장, 외부 노출이 잦지 않은 임태희 대통령 실장이 등장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 내정자의 빙모상을 접하고 빈소를 찾은 것이다. 김 내정자는 행시 23회, 임 실장은 24회다. 둘 다 돈줄을 잡고 있어 미래를 보장받는 자리였던 재무부 통화계장 출신이다. 게다가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이다. 임 실장은 긴 시간 자리를 지켰다. 익명을 원한 기획재정부 국장은 “당시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외이사란 감투밖에 없는 그를 임 실장이 가만히 내버려둘 것 같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장관 물망에 여러 번 올랐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재경부 차관을 지낼 만큼 잘나갔던 것이 이명박 정부에서는 큰 흠이었다. ‘관(官)은 치(治)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지독한 관치주의자로 불린 것도 기업활동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MB정부에는 부담이었다. 그런 이미지는 ‘대책반장’이란 별명이 말해주듯 자주 맡은 특별 임무와 관계가 있다. 그는 금융실명제(1993), 부동산실명제(1995), 외환위기(1997), 신용카드 사태(2003), 부동산 폭등(2005) 등 빨간 불이 켜질 때마다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글로벌 위기가 터진 2008년 가을 그의 복귀를 점치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농협연구소 대표를 맡아 훈수만 뒀다. 노무현 정부에서 출세한 관료란 낙인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이후 자리 욕심을 내지 않는 듯 조용히 지냈다. KB금융지주의 회장 후보로도 거명됐으나 일찌감치 사퇴했다. 그리고 원래 사학과에 가고 싶었다며 고대사 연구에 푹 빠져 살았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 역시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임 실장과 함께 그의 발탁에 일조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최 후보자는 서울대 경영학과, 행시 22회, 통화계장 출신이다. 마침 금융계는 신한금융지주의 내분처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최 내정자)도 벌어져 정부의 권위가 흔들리는 상황이었다. 금융계 안팎에선 김 내정자가 평소 스타일대로 금융당국의 역할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선 벌써 긴장하는 분위기다. 익명을 원한 시중은행 임원은 “내정자는 민간의 자율보다는 정부의 역할과 기능을 강조해 왔던 사람”이라며 “금융회사에 대한 정부의 간섭과 통제가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회장이 공백 상태인 신한금융지주의 지배구조 개편과 현대건설 매각 사태 등에 대해서도 금융당국이 목소리를 낼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14일 금융위 업무보고에서 강조한 윤리적 경영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 동반성장을 위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배려에서도 그는 대책반장 역할을 마다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개각의 이변이라면 김동수 수출입은행장을 공정거래위원장에 기용한 것이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인사였다. 물론 수출입은행 안에서는 일찌감치 지경부 장관에 기용될 것이란 관측이 무성했다. 해외 원전 수주, 고속철도 수주 사업의 금융 지원 업무를 맡은 수은 출신이 지경부 수장으로서 적격이란 논리였다. 하지만 지경부 장관 자리는 금융에 밝으면서도 필리핀 대사직을 매끄럽게 소화했다는 평을 얻은 최중경 경제수석의 몫이 됐다. 경제팀 전체적으로는 윤증현 재정부 장관의 유임으로 기조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친정체제 강화로 ‘레임덕 차단’하나
   
▲ 청와대 ‘순장 3인방’인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과 이동관 전 홍보수석, 박형준 전 정무수석 중 이미 고용노동부 장관 재직 중인 박 장관을 제외한 이 전 수석이 언론특별보좌관, 박 전 수석이 사회특별보좌관으로 부활했다. 사진은 이동관 전 홍보수석
이명박 대통령은 12월 31일 단행한 인사에서 측근 인사들을 주요직에 대거 포진시켰다. 측근 기용은 무엇보다 집권 4년차로 접어들면서 레임덕을 방지하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 적지 않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동안 추진해온 친서민·공정사회 등 핵심 국정운영 가치와 4대강 사업과 같은 국정과제를 힘 있게 추진하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내정자는 대통령직 인수위 전문위원을 지냈으며 지난 4월부터 경제수석을 맡고 있다.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는 친이(이명박)계 핵심으로 분류되며 대선 때부터 이 대통령을 도왔다. 특히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과 함께 이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한다는 의미로 ‘순장 3인조’로 불렸던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박형준 전 정무수석이 각각 언론특별보좌관과 사회특별보좌관으로 복귀했다. 두 사람은 7·16 청와대 참모진 개편에서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김대식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대선에서 이 대통령의 외곽조직인 선진국민연대를 이끈 핵심 친이계다. 이 특보와 박 특보가 돌아온 데 대해 여러 해석이 나온다. 두 사람은 비록 무보수이지만 상근 특보라는 점에서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권 관계자는 “임태희 대통령 실장 외에 대선 캠프 출신의 수석비서관이 없는 상황에서 이 특보와 박 특보는 앞으로 이 대통령의 각종 구상과 판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두 사람의 정무적 판단 능력을 높이 사 사안이 있을 때마다 조언을 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대통령이 두 사람에게 너무 의존하게 되면 홍보수석과 사회통합수석 등 청와대 공식 조직과 업무 영역이 겹쳐 혼선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에도 정치인 출신 장관을 발탁한 것은 임기 말 레임덕에 대비해 국회와의 소통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개각을 당초 예상보다 앞당긴 것은 새해부터 시간 낭비 없이 업무에 착수토록 하려는 차원이라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현 정부 출범 때부터 자리를 지킨 장수 장관도 교체대상에 포함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추측도 있었지만 일단 비켜갔다. 다만 이번 장관 인사는 교체가 예고됐던 자리인 만큼 새해 초 추가 개각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청와대는 여성 첫 대법관을 지낸 김영란 권익위원장 내정자의 기용을 위해 상당히 공을 들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내정자는 법조에 있을 때부터 신망이 두텁고 신뢰와 명성이 있어 이 대통령이 여러 차례 ‘도와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소개했다. 이번 개각에서 청와대는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을 상당히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지난 8·8 개각 때와 같이 내정자의 도덕성 문제가 불거져 낙마할 경우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전 검증과정에서도 이 부분에 특히 신경 썼다는 후문이다.

정동기 후보 결국 낙마, 감사원장 장기표류 우려
   
▲ 2.31개각에서 감사원장으로 내정됐던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는 고심을 거듭하다 지난 1월 12일 사의를 표명했다. 12월 31일 내정된 지 불과 12일 만이다. 감사원장 후보자가 재산 등의 문제로 중도에 낙마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한편 12.31개각에서 감사원장으로 내정됐던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는 고심을 거듭하다 지난 1월 12일 사의를 표명했다. 12월 31일 내정된 지 불과 12일 만이다. 감사원장 후보자가 재산 등의 문제로 중도에 낙마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앞서 노무현 정권이던 2003년 9월에는 윤성식 당시 감사원장 후보가 한나라당의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서 인준안이 부결된 바 있다. 정 후보자는 내정 당시부터 야당으로부터 ‘회전문 인사’라는 등의 강한 반발을 맞이하면서 인사청문회 과정 등에서 험로가 예상됐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청와대의 개각 발표 당일 “민간인 사찰의혹과 관련한 인사”라며 정 후보자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현미경 검증’을 하겠다는 말도 반복했다. 이런 가운데 정 후보자의 재산 증식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분위기가 반전했다. 정부가 지난 1월 5일 국회에 제출한 정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에 따르면 그가 2007년 11월 대검차장에서 물러난 뒤 법무법인에서 일하며 7개월간 약 7억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 후보자는 "법무법인에서 정당하게 급여로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액수가 많은 만큼 전관예우라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여기에 민주당 의원들이 스폰서 의혹까지 제기하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지난 4년간 신고된 정 후보자의 예금증가액이 7억1천만원에 이르며 이 가운데 최소한 1억9천만원은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청문회의 단골 메뉴인 부동산 투기 의혹도 제기됐다. 그가 1981년부터 14년동안 서울 강남·마포, 경기 과천 등에서 9차례에 걸쳐 전입신고를 한 것이 문제였다. 그는 “전세 기간이 만료돼 이사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의혹들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런 가운데 그가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에 민간인 불법사찰로 물의를 빚었던 총리실 공직지원관실로부터 보고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여론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1월 10일 정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고 야당인 민주당도 이 대통령의 사과까지 요구하며 사퇴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여당으로부터도 사퇴 압력에 직면한 정 후보자는 고심을 거듭하다가 결국 이틀 뒤인 1월 12일 오전 통의동 금융감독원 별관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한 뒤 감사원장 후보 사퇴를 선언했다. 청와대는 1월 12일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여론에 떼밀려 자진 사퇴하자 내심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이로 인한 파장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집권 후반기인 4년차에 들어서자마자 이 같은 불상사가 발생한 것이 혹여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 약화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해서다. 청와대는 특히 여당 지도부가 청와대와 사전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당청간 갈등을 빚은 뒤 정 후보자가 결국 사퇴한 모양새가 외형상으로는 집권 말기 권력누수 현상(레임덕)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실제로 야권은 정국의 프레임을 ‘레임덕 돌입’으로 규정하려 애쓰고 있고, 여권 일각에서도 오랫동안 금기어였던 ‘레임덕’이란 단어를 입에 올리는 인사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정 후보자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법무행정분과 간사와 대통령실 민정수석을 거친 측근이어서 이 대통령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점도 부담이다. 야권이 ‘국정 파트너’인 여당에서조차 인사 검증이 부실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는 점도 파장을 키울 수 있다. 인사 검증 부실론이 힘을 얻으면 관련자 인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인사 검증에 가장 큰 책임과 권한을 지닌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정무·인사 라인에 대해 한때 책임론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이제는 서서히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대통령이 이날 참모들과 오찬을 함께 한 뒤 이례적으로 위민관 대통령실장실에 들러 임 실장 및 일부 수석비서관들과 대화를 나눈 것은 임 실장을 여전히 신임한다는 의중을 간접 전달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진언을 제대로 못했다고 참모들에게 모두 책임을 넘기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 대통령이 정 후보자에게 애착을 갖고 중용을 고집했다면 참모들이 진언하는데도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정 후보자의 사퇴가 개인적 문제임을 부각하면서 차단막 치기에 나섰다. 좀 더 책임 소재를 확장하더라도 어디까지나 인사검증 라인의 문제에 그칠뿐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고위직 후보자 1명의 낙마를 이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에 연결시켜 레임덕을 거론하는 것은 근거 없는 정치 공세일 뿐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 대통령 개인의 지지율이 높은 만큼 민심을 보고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가면 국정 장악력에 상처를 입거나 주요 국정 과제 추진에 장애가 오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입장이다. 청와대 핵심참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대 지지율로도 할 일을 다 했는데, 이 대통령은 지지율이 훨씬 높은 만큼 문제가 안 될 것”이라며 “이 일 하나로 정권에 레임덕이 온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참모는 “대통령 임기가 1년 남은 것도 아니고 아직 2년이나 남아 있는데 단발적인 사건 하나로 레임덕이라고 말하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한나라당 지도부가 성급하게 이번 일을 처리한 것이 나중에 오히려 부메랑을 맞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치권의 시각은 다르다. 일단 정 후보자의 사퇴로 논란을 일단락짓긴 했지만 이 대통령의 정치력과 국정 장악능력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는 분석이 많다. 여권 관계자는 “이제부터 이 대통령의 진짜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앞으로 대(對)여당 관계에서 이 대통령이 태도를 바꿔 개각을 비롯한 고위직 인사 때마다 여당 지도부와 긴밀히 협의하고 4대강 사업과 같은 주요 국정과제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필요할 때마다 여당의 협조를 정중히 구해야 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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