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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덴만 여명 작전 5시간 만에 해적단 완벽 제압
청해부대, 소말리아 해적 소탕
2011년 01월 31일 (월) 17:49:18 안상호 기자 press83@newsmaker.or.kr

청해부대가 지난 1월 21일 오전 아라비아해에서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피랍당한 화물선 삼호주얼리호의 선원들을 구출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삼호주얼리호에 대한 구출작전을 성공해 선박을 구출했다”고 밝혔다.

   
청해부대가 지난 1월 21일 아라비아해에서 우리 화물선 삼호주얼리호를 피랍한 소말리아 해적들을 소탕했다
합참에 따르면 청해부대는 1월 21일 오전 ‘아덴만 여명작전’을 감행해 링스헬기와 고속단정을 이용해 UDT대원을 삼호주얼리호에 투입시켜 해적을 제압했다. 작전 과정에서 삼호주얼리호의 선원(한국인 8명, 미얀마 11명, 인도네시아 2명)들을 무사히 구출했으나 선장이 복부에 총상을 입었다. 합참은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한 해적 13명 중 8명은 사살했고, 5명은 생포했다고 밝혔다.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 일지
국민이 가슴을 졸이며 지켜봤던 삼호주얼리호(1만1000t) 피랍 사건은 발생 146시간 16분 만에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아랍에미리트(UAE)를 출발해 스리랑카로 향하던 삼호주얼리호가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것은 지난 1월 15일 낮 12시 40분(이하 한국시각)이었다. 오만만을 벗어나 파키스탄 해안을 따라 인도양 북부 아라비아해로 접어들 무렵, 소말리아에서 2000㎞ 떨어진 곳까지 진출한 해적의 기습을 받았다. 해적들은 13명 안팎으로 추정됐다. 다음날 0시 30분 에티오피아 인근 국가 지부티의 지부티항에 있던 4500t급 한국형 최신 구축함 최영함(청해부대)이 출동했다. 최영함은 30노트(약 55.6㎞) 속도로 항해해, 이틀 후인 18일 오전 4시 아라비아해에 도착했다. 최영함이 작전 개시 시기를 저울질하던 중 1월 18일 오후 7시 20분쯤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 발생했다. 해적들이 약 5마일(9㎞ 정도) 떨어진 곳을 지나던 몽골 선박을 추가로 납치하려고 자선(子船·작은 배)을 내렸던 것이다. 청해부대는 해적들의 주의가 분산된 틈을 노려 1차 구출작전을 벌였다. 링스헬기와 고속단정을 출동시켜 해적들에게 위협사격을 하자 자선에 타고 있던 해적 4명이 겁을 먹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고속단정을 타고 삼호주얼리호에 접근하던 UDT 요원 3명도 해적들의 사격을 받아 파편상 등 부상을 입었다. 1월 19일 새벽에는 해적 모선(母船)으로 의심되는 정체 미상 선박 한 척이 삼호주얼리호로부터 13㎞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했다. 최영함이 9회에 걸쳐 경고사격을 한 뒤 선박에 올라 검문한 결과 이란 어선으로 밝혀져 훈방 조치했다. 이후에도 삼호주얼리호는 6~7노트(시속 11~13㎞)의 속도로 소말리아 쪽을 향해 가고 있었다. 최영함은 1~2마일(시속 1.6~3.2㎞) 정도 거리를 두고 뒤따르며 밤낮으로 삼호주얼리호 근처에 위협사격을 하며 해적들을 긴장케 해 지치게 만들었다. 해적들의 ‘진빼기 작전’을 벌인 것이다. 결국 1월 21일 오전 최종 작전에 돌입, 약 5시간 만에 피랍 선원 전원을 구출했다. 한편 국방부를 출입하는 25개 언론사는 군 당국의 엠바고(일정 시점까지 보도 유예) 요청을 받고 1월 17일부터 작전이 성공적으로 끝난 1월 21일 오후까지 인질 구출 작전과 관련된 보도를 하지 않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일부 지역 신문과 인터넷 신문이 사실 일부를 보도했지만, 국방부 출입 언론과 기자들이 엠바고를 잘 지켜줘 ‘완전작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된 우리 화물선 삼호주얼리호에서 선원들을 구출

생포된 소말리아 해적 사법처리 되나
해군 청해부대에 생포된 소말리아 해적 5명을 국내로 압송하는 방안이 유력해지면서 이들의 사법처리 절차에 관심이 쏠린다. 법무부와 외교통상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생포한 해적들의 국내 이송에 무게를 두고 이 사건을 담당할 수사기관 선정과 법리검토 작업 등을 진행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붙잡은 해적들의 처리를 놓고 관계부처들이 협의하는 중”이라며 “일단 관할권이 우리에게 있으니 국내에서 사법처리하는 데 법적인 문제는 전혀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 상태”라고 말했다. 형법 제6조에 따르면 대한민국 영토 밖에서 우리 국민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 외국인을 처벌할 수 있기 때문에 해적들의 사법처리에는 아무런 걸림돌이 없다는 게 법무부의 공식 입장이다. ‘공해상에서 해적선을 나포하고 해적을 체포할 수 있으며 해당 국가의 법원에서 형벌을 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 유엔해양법협약 제105조도 국내 형사처벌을 가능케 하는 법적 근거다. 생포된 해적의 국내 이송이 확정되면 일단은 부산에 있는 남해지방해양경찰청이 수사를 맡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바다 치안을 전담하는 해경에서 해적을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은 데다 납치된 삼호주얼리호의 소속 선사가 부산에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해경은 남해지방해양경찰청에 수사본부를 설치해 전담 수사팀과 지원팀을 가동하기로 하고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해경은 지난 1월 29일 삼호주얼리호의 귀환 후 해적 5명의 신병을 곧바로 넘겨받아 부산지검 공안부의 지휘로 선박 납치와 선원들에 대한 상해 혐의 등을 집중 조사를 시작했다. 또 부산지검은 해경의 수사가 끝나는 대로 사건을 송치 받아 해적들의 기소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정식 수사에 앞서 검찰은 해적들에게 형법상 해상강도죄와 선박 및 해상구조물에 대한 위해 행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선박위해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관련 법률과 외국 사례 등을 면밀히 검토 중이다. 형법 340조 해상강도죄는 해상에서 선박을 강취하거나 선박 내에 침입해 타인의 재물을 강취한 사람을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사람을 다치게 했다면 무기 또는 징역 10년 이상으로 처벌이 무거워진다. 또 선박위해법에는 운항 중인 선박을 납치한 사람에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규정이 있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과 여론 동향, 해적집단에 대한 일벌백계의 필요성 등 전반적인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를 마치고 이르면 이달 말에 해상강도 혐의 등으로 이들을 전원 구속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소 이후에는 관할 부산지법이 이들의 구속기간을 감안해 올해 중반까지 1심 재판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형사소송법상 구속기간은 2개월로 정해져 있으며 각 심급별로 최대 6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삼호주얼리호 선장 석해균(58)씨가 총격으로 중상을 입었다는 점에서 해적들의 가담 정황이 입증된다면 해상강도죄를 적용해 최소 징역 10년에서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것으로 전망된다.
   
UDT 작전팀이 삼호주얼리 선교 조타실에 진입하기 직전의 모습

소말리아 해적에 억류중인 금미호 어떻게 되나
정부가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을 성공하면서 소말리아 해적들에 의해 억류중인 금미305호 선원들도 구해야한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지만 마땅한 방법이 없어 고민에 빠졌다. 복수의 정부관계자들은 1월 26일 “김황식총리가 전날 국무회의에서 강조했듯이 정부에서는 소말리아 해적과의 관계를 협상불가라는 원칙을 세우고 모든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에서 현재 고려중인 금미 305호 선원구출 방안은 ▲생포된 해적과 맞교환 ▲군사작전 ▲외교적 접근 ▲협상금 지불 등이다. 하지만 어느 방법도 해결방안으로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생포된 해적과의 맞교환은 지난 1월 24일 김관진 장관이 “금미호를 납치한 해적과 이번 해적들의 소속을 비교한 뒤 맞교환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나섰지만 국내법에 따라 처벌하기로 최종방침을 결정지었다. 정부가 맞교환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내린 것은 협상의 주체가 애매모호하기 때문이다. 현재 소말리아는 지난 1991년 독재정권 축출 이후 내전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무정부상태다. 연방정부와 지방정부 외에 나머지 지역은 군벌들이 장악하고 있다. 또 지난해 10월 납치된 후 현재 금미 305호는 해적들의 본거지로 알려진 하라데레항에 정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작전을 펼치기에는 너무 깊숙이 들어가 있다. 특히 금미305호는 선원들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원들이 배와 함께 모처로 옮겨졌는지, 선원들과 배를 분리해 분산 수용하고 있는지 아직 정확한 정보를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군사작전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금미 305호에는 한국인 선장과 기관사를 비롯, 한국인 2명과 케냐인 등 43명이 억류되어 있다. 외교적인 접근도 쉽지 않다. 선박 자체도 임시국적인 케냐국적이기 때문에 우리정부가 외교적인 접근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금미 305호는 국내의 감척 어선으로 원양업 허가를 받지 않고 조업에 나선 것이기 때문에 불법 어선으로 분류돼 있다. 현재 소말리아해적들은 금미 305호선원들의 몸값으로 당초 요구했던 600만달러의 몸값을 파산직전의 회사 사정 등을 감안해 60만달러까지 낮춘 상태다. 하지만 이마저도 지불할 수 있는 조건이 안 된다. 금미수산 대표였던 김대근 선장은 지난 2005년 11월 아프리카 어장 개척을 위해 케냐로 떠났으나 선박 고장이 잇따르고 사업확장에 실패하면서 지난 2007년 회사가 최종부도가 났다. 금미 305호도 1억 5000만원가량 담보가 잡힌 상태다. 이에 김 선장은 선원월급을 지급할 형편이 안돼 지난해부터 직접 배를 몰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됐다 구출된 있는 삼호주얼리호 선원들

‘생계형’에서 ‘국제기업형’으로 진화한 소말리아 해적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에 성공한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프랑스, 러시아 등도 자국 선박 보호를 위해 연일 ‘해적들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지만 해적의 수는 갈수록 늘어만 가고 있다. 소말리아 해적들은 이제 통상 활동하는 해역을 벗어나 먼 바다로 활동 무대를 옮기면서까지 선박 사냥을 멈추지 않고 있다. 2006년 4월4일 발생한 원양어선 동원호 피랍 사건 이후 현재까지 한국 선박이 해적들에 의해 납치된 사건은 모두 8건. 이중 3건이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일어났을 정도로 해적들에 의한 납치 사건은 최근 들어 늘어가는 추세다. 소말리아 해적들이 이처럼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해적들을 단속할 소말리아 정부의 부재 때문이다. 해적 행위를 막을 공권력이 없어 이미 법과 질서가 무너져 내렸고, 내전 과정에서 흘러나온 무기를 손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도 해적 약탈에 최적의 환경이 되고 있다. 해적들은 선박 납치로 몸값을 뜯어내 해적행위에 필요한 최신 무기를 구입, 무장한 뒤 또 다시 선박 사냥에 나서고 있다. 일부 해적 자금은 정치 자금화되기도 하고 케냐로까지 흘러들어가 케냐에 부동산 붐을 일으키기도 한다. 정부 관계자는 “케냐에 부동산 붐이 일어나 집을 지으니 한국 가구업체가 가구를 팔아 이익을 본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해적 행위와 연관 산업이 많다”며 “이제는 의심을 넘어 거의 확신에 가까울 정도로 소말리아 해적은 국제기업화 됐다”고 말했다. 소말리아에서는 멕시코 마약 갱단이 조직원을 모집하는 것처럼 공개적으로 해적을 모집하고 있다고 한다. 해적이 되면 끼니 걱정 없이 부유한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농부나 어부 등 일반인들이 해적선에 몸을 싣는다. 최첨단 장비를 갖춘 유럽과 아시아의 원양어업 선박들이 소말리아 해역에서 상어와 새우는 물론, 생선들의 알까지 닥치는 대로 포획해 소말리아인들의 생존을 위협한 것도 원인이 됐다. 2009년 미국 일간 마이애미헤럴드 등이 영국 만데라에 위치한 감옥에 해적 행위로 수감 된 해적선장 파라 이스메일 에이드를 인터뷰 한 것에 따르면, 이 해적선장은 해적 행위를 외국 원양어선으로부터 자신들의 해역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지금의 해적은 단순히 생계를 위해 총을 들고 나온 순박한 주민이라고 보기 어렵다. 지난해에는 알카에다와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소말리아 이슬람 반군들이 직접 해적에 뛰어든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외교 소식통은 “소말리아 해적 내부를 들여다보면 취약한 사람들만 개입된 게 아니라, 해적들에게 자금을 대는 자들도 있고 선박이 인근 해역을 지나고 있다는 정보를 제공하는 자도 있다”면서 “모두를 완전히 소탕해야 하는데 이들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워 간단치 않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해적들을 소탕만할 게 아니라 소말리아를 안정시켜 해적질을 하지 않아도 먹고 살 수 있도록 조건을 만들어줘야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소말리아 중앙정부가 취약해 어떻게 누구를 도와줘야 할지도 고민이다. 소말리아는 내전을 겪으며 2007년 이후 1만명이 사망하고 100만여명의 국제난민이 발생했다. 또 300만명의 주민이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사실상 소말리아는 무정부 상태라고 본다”며 “도울 대상이 분명치 않지만 일단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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