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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 총기 난사 사건 발생
‘애리조나 쇼크’로 美정치권 판도 뒤바뀌나
2011년 01월 31일 (월) 17:38:24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미국 애리조나주(州) 투산의 한 쇼핑센터에서 지난 1월 8일 오전 10시(현지시간)께 유권자들과 만남의 행사에 참석한 가브리엘 기퍼즈 민주당 하원 의원이 무장괴한이 쏜 총에 맞아 중상을 입었다. 또 존 롤 연방지방판사와 기퍼즈 의원의 보좌관, 9살 아이 등 6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부상을 입었다.
   

기퍼즈 의원은 이날 괴한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오후 1시부터 수술에 들어갔지만 생사가 불확실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산대학병원 대변인은 “기퍼즈 의원이 아직 사망하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매우 위독한 상태에 있어 집중적인 보살핌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기퍼즈 의원의 치료를 맡고 있는 피터 리히 박사는 수술경과 희망적이라고 전했다.

美 총기난사로 중태인 기퍼즈 의원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의 쇼핑센터에서 지난 1월 8일 발생한 총기난사로 부상한 가브리엘 기퍼즈 연방 하원의원은 미국 남서부 정치권에서 ‘떠오르는 별(a rising star)’로 불린다.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기퍼즈 의원은 30세에 애리조나 주 하원 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했으며, 그로부터 2년 뒤 애리조나 최연소 상원의원으로 일약 ‘스타 정치인’으로 부상했다. 유대인인 그는 보수성향이 강한 애리조나주에서 2006년 민주당 바람을 타고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이후 지역에서 폭넓은 활동을 벌이면서 애리조나의 공화당으로부터도 ‘똑똑한 에너자이저 토끼(the Energizer rabbit with a brain)’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날 참변이 발생한 유권자 만남 행사 ‘콩그레스 온 유어 코너(Congress on Your Corner)’도 그가 지역에서 벌이는 수백개 이벤트 가운데 하나로 알려졌다. 어린 시절 미국의 여성 연방대법관인 샌드라 데이 오코너를 존경했다는 그는 승마와 모터사이클을 즐겼으며, 정치에 뛰어들기 전에는 공화당원이었다. 1996년 코넬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조부가 설립한 타이어 회사인 ‘엘 캄포’를 물려받았으나 2년 뒤 이를 굿이어타이어에 매각했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는 보수 유권자 운동인 ‘티파티’ 후보의 도전으로 재선이 불투명했으나 근소한 차이로 승리했다. 특히 애리조나주는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지정한 ‘전략지역’이어서 그의 승리는 전국적인 관심사가 되기도 했다. 민주당내 보수성향의 의원모임인 ‘블루도그(Blue Dog)’의 일원인 기퍼즈 의원은 다수의 민주당 의원들과는 달리 총기소지 문제에 대해 찬성해왔으며, 국경감시를 강화하자는 입장이나 최근 논란이 된 애리조나주의 이민법에 대해서는 반대했다. 지난해 초 건강보험개혁법안 처리 때 찬성표를 던진 이후 수차례 협박을 받아왔으며, 사무실에 누군가가 돌을 던져 유리창이 깨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최근에는 하원 의원들이 내년 봉급의 자동인상분을 받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공개해 이목을 끌었다. 해군조종사이자 항공우주국(NASA) 우주인으로 오는 4월 ‘엔데버호’에 탑승할 예정인 남편 마크 켈리 사이에 두 자녀를 두고 있다.

미국 정치분열 축소판 애리조나가 낳은 비극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의 쇼핑센터에서 지난 1월 8일 발생한 총기난사로 부상한 가브리엘 기퍼즈 연방 하원의원은 미국 남서부 정치권에서 ‘떠오르는 별(a rising star)’로 불린다
미국 민주당 소속 현역 연방 하원의원이 총기 공격을 당해 미국 전역이 충격에 휩싸였다. 1978년 레오 라이언 하원의원이 총격으로 사망한 이래 33년 만이다. CN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의 가브리엘 기퍼즈 의원이 이날 자신의 지역구인 애리조나주 투산의 한 쇼핑센터 앞에서 공중 집회를 주관하던 중 괴한이 난입해 반자동 권총을 난사하면서 연방판사와 9살 난 소녀 등 6명이 숨지고 기퍼즈 의원 등 13명이 다쳤다. 기퍼즈 의원은 괴한의 흉탄이 머리를 관통하는 치명상을 입었으나 다행히 목숨은 건졌다. 기퍼즈 의원이 후송된 투산대학메디컬센터는 이와 관련, 기퍼즈 의원이 심각한 상태이긴 하나 회복을 낙관하고 있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사건 직후 TV로 생중계된 특별성명을 통해 “형언할 수 없는 비극이 왜 일어났는지를 아직 알지 못한다”면서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로버트 뮬러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현지로 급파, 수사를 총괄하게 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울러 잰 브루어 애리조나 주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사건 조사와 이후 수습에 대한 연방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번 사건의 범인 22살의 재러드 리 러프너는 현장에 있던 청중들에게 제압당한 후 경찰에 넘겨졌다. 이번 사건이 기퍼즈 의원을 목표로 한 조직적인 범죄라는 심중을 갖고 있는 현지 경찰 당국은 현재 러프너가 특정인을 노렸는지와 공범 여부를 집중 추궁 중이다. 현직 연방 의원이 대상이 된 총기 난사 사건에 미 의회는 실의와 분노,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우선 하원은 이미 예정돼 있던 건강보험개혁법 폐지안의 표결을 연기했다. 일각에서 지난해 중간선거를 뜨겁게 달궜던 건강보험개혁이 이번 사건의 원인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데 따른 결정이다. 기퍼즈 의원은 건강보험개혁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이전에도 수차례 협박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 공화를 막론하고 무분별한 공격을 규탄하고 기퍼즈 의원의 쾌유를 비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성명을 통해 기퍼즈 의원과 보좌진에 대한 공격에 경악한다면서 공직에 있는 사람을 오린 공격은 공직자 전체에 대한 공격과 같다고 강조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이번 사건은 국가적 비극”이라면서 “오늘은 우리 모두에게 슬픈 날”이라면서 논평했다. 존 매케인 애리조나주 상원의원은 누가 어떤 이유로 저질렀건 간에 이번 사건은 애리조나와 이 나라, 전 인류의 수치라고 비난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가브리엘 기퍼즈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은 쇼핑센터에 있는 식료품 체인점 세이프웨이 앞에서 유권자와 만나는 행사 ‘콩그레스 온 유어 코너(Congress on Your Corner)’를 진행하고 있었다. 제러드 러프너는 불과 1m 정도 거리에서 기퍼즈 의원을 향해 총을 발사하고 곧바로 주변 사람들에게 무차별 난사를 시작했다. 러프너는 곧바로 달아나려다 시민 2명과 격투를 벌인 끝에 붙잡혔다. 총탄이 관자놀이에서 이마를 관통한 기퍼즈 의원은 병원에서 응급 수술을 받았으며 회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등 미국 언론은 이번 사건을 두고 경제난에 반(反)이민 정서가 겹치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행정부에 대한 보수층의 거부감이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고 분석하고 있다. 애리조나는 2008년 금융위기로 미국 내 어느 지역보다도 극심한 타격을 입었다. 이런 상황에서 히스패닉계 불법이민자들이 급증하면서 일자리를 잠식해 들어갔다. 뜻하지 않은 총상을 입은 가브리엘 기퍼즈 의원은 미국 남서부 정치권에서 ‘떠오르는 별’로 여겨진다. 애리조나주는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이지만 기퍼즈 의원은 2006년 민주당 바람을 타고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왕성한 의정활동을 통해 공화당 측에서도 ‘똑똑한 에너자이저 토끼’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기퍼즈 의원은 미국 민주당 내 보수 성향 의원 모임 ‘블루도그’ 일원이지만 최근 논란이 된 애리조나주 이민법에 대해서는 반대했다. 공화당이 장악한 애리조나 주정부에서는 미국에서 가장 강경한 불법 이민자 규제 법안을 시행했다. 그는 이민 규제를 느슨히 해야 한다며 반대 의견을 피력해 보수층 반발을 샀다. 기퍼즈 의원과 함께 이민법 반대 의견을 보여운 라울 그리할바 애리조나주 연방 하원의원(민주)도 사무실 유리창이 깨지고 사무실 안에서 총알이 발견되는 등 협박을 받자 결국 사무실을 폐쇄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는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사라 페일린이 그를 집중 타깃으로 지목한 데다 보수 유권자운동인 티파티의 격렬한 도전에 직면해야 했다. 근소한 차이로 승리하기는 했지만 보수 성향이 강한 애리조나에서 정치적 분열은 이후 더욱 확대됐다. 이번 사건으로 사망한 존 롤 판사도 지난해 초 불법 이민자에 대해 소송 진행을 허용한 후 수백 건에 달하는 위협에 시달려야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그는 가족 살해 위협까지 받아야 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사라 페일린은 본인 홈페이지에 올려져 있던 기퍼즈 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정치인들 머리카락 사이로 권총을 들이대는 그래픽을 삭제했다. 페일린은 그래픽을 삭제한 뒤 본인 페이스북에 “우리 모두는 평화와 정의, 그리고 모든 희생자와 그들 가족을 위해 기도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미 총기난사범, 범행전 유튜브 동영상
   
제러드 리 러프너의 고교앨범 사진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총기를 난사해 6명을 죽이고 가브리엘 기퍼즈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 등 13명에게 부상을 입힌 범인으로 알려진 제러드 로프너는 범행 전 자신의 범행을 예고하는 듯한 글과 영상을 인터넷에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경찰에 따르면 로프너는 소셜네트워크 사이트인 마이스페이스와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 등을 통해 자신의 범행을 예고하는 듯한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자신의 마이스페이스에 “친구들아, 안녕. 내게 분노하지 말아줘”라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몇 시간 전에 업데이트된 이 페이지는 현재 삭제된 상태다. 또한 로프너와 같은 이름을 한 사람이 유튜브에 ‘클래스잇업10(Classitup10)’이라는 아이디로 몇 편의 동영상을 올린 것이 발견돼 경찰이 연관성을 조사 중이다. 이 동영상은 검은 바탕화면에 하얀색 글씨만 나열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져 있다. 동영상의 게시자는 이 영상에서 기퍼즈 의원의 지역구인 애리조나 지역에 문맹률이 높다는 내용과 새로운 미국의 통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 등을 하고 있다. 또한 이 영상의 게시자는 “미국 정부가 문법(grammar)을 통제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조종하고 세뇌를 하고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그는 유튜브에 올린 자기소개에 좋아하는 책으로 아돌프 히틀러가 쓴 ‘나의 투쟁’을 비롯, ‘동물농장’, ‘멋진 신세계’, ‘공산당선언’ 등을 꼽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극단주의 조직 감시단체인 남부빈곤법률센터(SPLC) 관계자는 “이 사람은 자제력을 잃은 듯 들리지만 동시에 반(反)정부 운동을 강하게 연상시키는 구호들을 떠들어 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당국은 기퍼즈 의원에게 배달된 소포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고 폭스뉴스가 보도했다.  이 소포는 커피 캔처럼 생겼으며 아직 그 내용물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로프너는 총기 난사 후 달아나다 현장에 있던 주민에게 붙잡혀 경찰에 체포됐다. 애리조나주 피마 카운티의 클래런스 듀프닉 보안관은 로프너가 불행한 과거가 있는 전과자로 “미치지는 않았으나 불안정한 상태였다”면서 “총상을 입은 기퍼즈 의원이 표적이었다”고 밝혔다. 듀프닉 보안관은 또 “러프너가 불행한 과거를 갖고 있으며 이번 사건에서 혼자 범행을 저질렀는지 확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 애리조나 주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사건의 범인 제러드 리 러프너는 독선적이며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청년이었다. 미 언론은 러프너가 남긴 글과 동영상을 분석하고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1월 8일(현지시간) 일제히 그의 행적을 집중 조명했다.  러프너는 투산 지역에서 초·중·고를 졸업했고 피마 카운티 커뮤니티 칼리지를 5년간 다니다 지난해 9월 교칙을 위반해 정학처분을 받았다. 동료 학생들에 따르면 그는 수업 중 터무니없이 감정 폭발을 자주 일으켜 수업을 중단시켰다. 학교 측은 당시 러프너에게 정학처분 통지를 내리면서 복학하려면 정신건강 진단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러프너의 범행 동기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는데 미국의 양극화 된 정치적 환경이 상당히 작용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그는 유튜브에 정부를 비판하는 동영상을 여러 차례 올렸으며 육군에 지원했으나 거부당하기도 했다. 또 마이스페이스에 “제8선거구 주민 대다수가 우스꽝스럽게도 문맹”이라며 “당신들의 영어 문법을 잘 모르지만 당신들은 잘 안다”고 비아냥대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의 쇼핑센터에서 지난 1월 8일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은 6명의 인명을 앗아가고, 유망한 젊은 여성 정치지도자 등 13명을 부상케 했다

美 정신적 부적격자 총기구입 문제 논란
미국 애리조나주(州) 투산의 총기난사 사건으로 정신적 부적격자의 총기구입 관리 문제가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사건 용의자인 제러드 리 러프너가 사건 이전부터 ‘이상행동’을 보이는 등 정신질환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고 있지만 지난해 11월 버젓이 정부로부터 허가받은 총기판매점에 들어가서 총기를 구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 미국 대부분 지역에서는 연방법에 따라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총기를 구입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 제도가 정신질환자들의 총기구입을 철저히 차단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968년 이후 미국 연방법은 정신적 부적격자에 대해서는 총기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조항이 적용되려면 먼저 법원이 누가 부적격자인지를 엄격한 기준에 따라 판결해야 한다. 또 이런 판결을 받은 사람이 거주하는 주에서는 해당 사실을 연방수사국(FBI)에 보내 전과기록 조회 데이터베이스(NICS)에 저장하도록 하고 있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1998년 만들어진 것으로 부적격 판정을 받은 사람이 추후 총기를 구입하려 할 때 이를 걸러내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아직 각 주 당국이 이 부적격 판정기록을 NICS에 제대로 보내지 않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전국주법원센터(NCSC)의 지난 9월 조사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NICS에 등록돼 있는 정신적 부적격자는 실제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법적으로 구입이 금지된 사람들도 총기전시회 등에서 볼 수 있는 무허가 총기판매상이나 이웃 사람 등을 통해 쉽게 총기를 구입할 수 있는 실정이다. 이 경우 과거의 정신병력 기록 등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번 애리조나주 사건 용의자 러프너도 총기를 구입하는데 별 걸림돌이 없었다. 정식 총기판매점에서 글록 9㎜반자동 권총을 구입해 총기난사 사건을 벌인 것이다. 그가 속해 있던 지역사회의 캠퍼스 경찰은 그가 학교생활 중에도 이상행동을 한 것을 알고 있었지만 법원이 그에게 치료명령을 내린 적은 없다. 주류·담배·화기·폭발물단속국(ATF)에 따르면 정신질환이 있다는 사실만 갖고 총기구입을 불허할 수는 없다. ATF 관계자는 “부적격자에 대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법원이 판결해주거나 본인이 인정하지 않는 경우 이들에게 합법적으로 총기구입을 금지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32명의 희생자를 낸 버지니아텍 참사의 범인 조승희도 버지니아 법원이 위험인물로 파악해 외래치료를 받도록 명령한 바 있다. 하지만 그의 이런 치료기록은 NICS에 전달되지 않았으며 이런 기록 누락 때문에 당시의 끔찍한 범행을 막지 못했다.

독설이 ‘애리조나 비극’ 만들어
   
민주, 공화를 막론하고 무분별한 공격을 규탄하고 기퍼즈 의원의 쾌유를 비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6명의 인명을 앗아가고, 유망한 젊은 여성 정치지도자 등 13명을 부상케 한 지난 1월 8일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의 총기난사 사건은 미국을 충격과 슬픔 속에 몰아넣었지만, 이 사건의 정치적 파장은 길게 드리워질 전망이다. 미국 남서부 도시에서 발생한 사건이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의회의 일정과 우선순위를 바꿔놓는 등 워싱턴 정치에도 당장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월 10일 지방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오전 11시 백악관 남쪽 정원에서 미셸 오바마 여사, 보좌진과 함께 전국적으로 진행된 추모묵념을 이끌었다. 의회도 추모묵념 행사에 동참했고, 하원은 1월 12일로 예정했던 건강보험개혁법 폐지법안 표결을 연기하는 등 의사일정을 순연했다. 티파티 운동 등 보수우파 운동의 정치적 표적이 돼왔고 건보개혁 찬성론자라는 이유로 지역구 사무실이 공격당하는 등 수차례 위협을 받아오던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이 총격테러의 대상이 됐기 때문에 증오를 부추기는 독설정치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점은 정치적 영향의 방향을 가늠케 한다. ‘독설정치’가 책임론의 대상으로 부상할 경우 정치적 타격은 민주당보다는 공화당이 받을 수밖에 없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글렌 벡과 러시 림보 등 보수우파 논객들이 민주당 진영에 대한 독설정치를 주도해왔고,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를 비롯, 공화당 유력정치인들도 선동적인 발언으로 대중들을 자극해 ‘대결과 증오’의 정치를 조장했다는 의견이 부상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여론이 확산될 경우 오바마 대통령은 정치적 의도와 상관없이 정적들로부터의 정치공세로부터 보호막을 얻을 수 있다. 새롭게 하원권력을 장악한 공화당도 애리조나 총격정국에서 공세의 날을 조절하는 형국이다. 총격을 당해 중태에 빠진 가브리엘 기퍼즈 의원이 건보개혁 찬성론자라는 점에서 공화당이 112대 의회의 첫 목표로 내세운 건보개혁법 폐지 동력도 이완될 수밖에 없다. 정치적 영향면에서 이번 애리조나 총격사건은 지난 1995년 168명이 사망한 오클라호마시티 연방건물 테러사건과 비교되기도 한다.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은 1994년 중간선거 패배이후 정치적 입지가 축소됐지만, 이듬해 4월 발생한 이 테러사건으로 정치력 회복의 기회를 잡았기 때문이다. 당시 의회 다수당이던 공화당은 테러 용의자가 우익민병대와 관련돼 정치적 책임론에 봉착하게 됐고, 클린턴 대통령은 추모정국에서 ‘단합’ ‘통합’ 등 조율된 메시지를 던지며 지도력을 발휘해 정치적 이득을 얻었다. 정치학자들은 오클라호마시티 테러사건을 클린턴 정치력의 전환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뉴스위크의 조너선 올터는 1월 10일 “오클라호마시티 테러사건처럼 이번 사건은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정치 지형을 바꾸도록 하는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월 8일 테러발생 직후 발빠르게 백악관에서 생방송 대국민입장을 발표했고, 수시로 수사진행상황을 보고받고 상황을 직접 챙기며 전국민적 추모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1월 25일 가졌던 오바마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도 이번 총격테러 사건이 초점이 됐다. “증오하고 대결하는 워싱턴 정치를 바꾸자”는 주장은 오바마 대통령의 후보시절부터의 공약이기도 하다. 특히 생사의 갈림길에서 투쟁하는 기퍼즈 의원이 지난해 4월 건보개혁 논란 때 보수우파들로부터 테러 위협을 받을 당시 MSNBC 방송에 출연, “지난 20, 30년동안 정치를 했던 동료들도 지금과 같은 정치적 환경을 겪지 못했다”며 ‘증오 정치’를 문제삼았던 것은 더욱 공명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집권 전반기 동안 자신의 공약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지만 ‘증오·독설정치가 총격을 조장한 정치적 환경’이라는 여론이 먹혀드는 이번 사건을 ‘대결정치 종식’, ‘초당정치구현’ 공약을 실천하는 디딤돌로 삼을 수 있다. 그러나 공화당을 비롯, 보수 진영은 이번 사건이 테러용의자 개인의 정신적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에 무게를 두고, 정치적 영향 연계설은 아직 근거가 없다며 공화당에 불리한 정치적 여론 구도가 형성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공화당 성향의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이 1월 10일 논평에서 비극적 사건에 슬픔을 표하면서도 “불행하게도 일부에서는 이번 비극을 정치적 이득을 얻는데 이용하려 한다”고 언급한데서 이런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이번 사건의 정확한 동기는 규명되지 않았지만, 오바마 정부 최대 핫 이슈인 건보개혁 논란의 한 축이었던 민주당 정치인이 총격대상이 됐기 때문에 조용하고 숙연한 추모 분위기속에서도 워싱턴 정국은 요동칠 조짐이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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