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중지추(囊中之錐)’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주머니 속의 송곳이라는 뜻을 지닌 이 사자성어처럼 재능이 있는 사람은 어디에 있던지, 어떻게 해서든지 빛을 발하기 마련이다. 재능이라는 것은 타고난 이들에게는 복이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그러나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재능이 있다고 해서 그 재능만을 믿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재능은 곧 녹이 슬고 만다.

▲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유럽예술가도서출판협회(ECAL)가 주관한 ‘국제현대예술가 20인’에 선정되기도 한 신 화백은 작품을 통해 인간의 시원적 낙원을 형상화함으로써 아직 도래하지 않은 앞날에 대한 희망적 전망을 만들어낸다

‘원초적 태양의 미학’으로 고유한 예술세계 펼치다
한 평생 붓을 벗 삼아 고집스럽게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일궈온 신동권 화백. 지난 1977년 개인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25회의 개인전과 아시아 국제미술대전, 국제미술대전, 한국문화미술대전 초대작가 등 수십 차례의 전시회를 치러온 그는 하늘과 땅, 삶의 삼합으로 개성 넘치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유럽예술가도서출판협회(ECAL)가 주관한 ‘국제현대예술가 20인’에 선정되기도 한 신 화백은 작품을 통해 인간의 시원적 낙원을 형상화함으로써 아직 도래하지 않은 앞날에 대한 희망적 전망을 만들어낸다. 그는 ‘태양’과 ‘나무’ 곧 ‘우주’와 ‘자연’이라는 두 범주의 대상을 동일한 평면의 공간에 담아냄으로써 스스로의 예술적 시공간을, 크로노스와 카이로스의 시간개념을 초월한 낙원세계, 그 통합된 세계로의 진입을 모색해왔다. 그가 작품을 통해 보여주는 색채와 미학적 장식의 절제미는 예술가로서 40여 년간 일관되게 걸어온 그의 인생의 축소판이다. 프랑스, 러시아, 독일, 우즈베키스탄, 뉴욕, 아시아 각국을 돌면서 동서양 화과들과 함께 특별전, 초대전, 교류전을 해오며 태양과 우주, 생명의 신비를 형상화하는 작가로 입지를 다진 신동권 화백. 그의 작품의 주된 소재는 바로 ‘태양’이다. 그의 작품 속에서 태양은 붉거나 노랗게 때로는 시리도록 푸른빛으로 형상화된다.

일반적이고 구체적인 자연물로서의 대상을 형상화시킨 것이 아닌, 미술평론가 박용숙의 표현에 의하면 ‘절대자의 표정으로서, 그리고 이상화된 자아의 장엄한 심볼’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그가 그토록 ‘태양’에 집착하는 이유는 뭘까. 신 화백은 “20대 무렵의 어느 시절, 우연히 동해바다를 찾게 되었다. 모래사장에서 안개 속에 아련히 떠오르는 태양을 보았다”면서 “당시 여러 가지 예술적 갈등과 앞날에 대한 두려움으로 번민하고 있었는데, 태양을 보는 순간 제가 추구해야 할 예술의 이정표를 본 듯한 느낌이었다”고 고백했다. 이후 ‘원초적 태양의 미학’이라 일컬어지는 신동권 화백만의 고유한 예술세계가 시작되었다.

예술작품으로 희망을 전하다
예술, 특히 미술에 대한 이해와 지원이 척박하기만 한 현실 속에서도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을 하고 있다는 신동권 화백. 그는 “예술을 하는 것은 느린 삶, 곧 사색하며 인생을 관조하는 삶을 사는 것”이라며 “예술작품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희망의 전언을 발견하는 것이 예술가로서의 보람을 느끼는 일”이라고 말한다. 한편 그는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는 가운데 한국 미술계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서도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한국미술지도자협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대한민국 문화제 운영위원 및 한국·홍콩 미술교류전 운영위원장, 유네스코 주니어 세계아동화전 총집행위원장, 한국미술대작전 집행위원장, 아시아 미술초대전 운영위원장을 비롯, 한국예술교육협회 초대회장 등 국내외의 내로라하는 전시회와 기구의 책임을 맡아왔다. “예술이라는 것은 창작이다. 피카소나 고흐의 작품을 높이 평가하는 것은 기존의 틀을 벗어나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이고 새로운 세계를 펼쳤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면서 “우리나라도 선진국의 화가들처럼 역량 있는 화가들을 위한 매니저가 있어 창작활동에만 매진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또한 한평생 그림에만 매달려온 원로작가들을 위한 재정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피카소와 고흐 같은 화가의 탄생을 꿈꿀 수 있다”고 전하는 신동권 화백은 밝아오는 새해의 태양처럼 솟아오르는 세계적인 화가로 우리에게 성큼 다가서고 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