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여전하다. 특히 장애를 이유로 차별을 금지하는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 이후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적 조치를 개선해 달라는 진정이 급증했다. 그만큼 그동안 외부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심각했다는 반증으로 풀이된다.

▲ 독일 베를린공대에서 학위 취득 후 강단에서 장애아 통합교육, 사회복지, 청소년 문제행동에 대해 강의하고 있는 김문섭 교수는 한편 언론사 칼럼리스트로 활동, 지면을 통해 사회 문제, 교육 문제 등을 날카롭게 해석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우리나라는 장애인이 살기에 힘든 나라다. 그만큼 편의시설과 복지혜택이 장애인이 생활에 불편함을 느낄 수 없는 수준에 달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사회의 전반적인 시설물 등은 비장애인을 중심으로 배치되어 있어 장애인들이 이용하기 힘들고 교육 및 취업에 있어서도 장애인들은 항상 난항에 부딪치게 된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시급해
최근 인권위에 따르면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이전인 2001년 11월∼2008년 4월 전체 차별 관련 진정 중 장애 사건은 14%(630건)로 연평균 약 90건에 그쳤지만 2008년 4월11일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 이후 접수된 2778건 중 1390건(연평균 695건)이 장애를 이유로 한 진정이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전과 비교하면 연평균 7.7배 가량 증가한 셈이다. 법 시행 이후 진정 내용을 차별 영역별로 보면 신용카드 발급과 금융서비스 등 재화·용역의 이용과 관련한 진정이 209건(15.0%)으로 가장 많고 괴롭힘 195건(14.0%), 시설물 접근권 189건(13.6%) 등 순이었다. 대구한의대학교 중등특수교육과 김문섭 교수는 “장애는 특정사람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선천적 장애는 전체 장애인의 10%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사람은 누구나 장애의 위험 속에서 살고 있으며 잠재적으로 장애인이 될 수 있다. 엄밀히 따지면 누구나 한 가지 이상의 장애를 갖고 있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통해 자기주도적인 삶의 의욕을 갖게 해야 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 대한 긍정의 꿈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때문에 김 교수는 장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눈에 보이지 않는 걸림돌에 대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특히 정부가 장애인 의무고용 2% 이상을 규정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 지켜지지 않아 무용지물이며,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일반 학교에 배치되는 특수교사가 많이 부족하다. 이에 김 교수는 “장애인 편의시설도 공공건물 입구에 계단과 더불어 경사로를 만들면 장애인은 물론 노약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데 굳이 장애인만을 위한 시설로 왜곡 인식되고 있다”면서 “장애인이 편하면 우리 모두가 편하고 장애인에게 불편하면 다른 누구도 똑같이 불편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진정한 장애인 복지는 장애인이 같은 시대, 같은 사회의 일원으로서 비장애인과 호흡을 같이 하는 사회통합이다. 이러한 사회통합은 장애인의 일방적인 의지만으로는 절대 이루어지지 않는다. 비장애인 역시 장애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가능한 것이다. 김 교수는 “장애라는 차이가 차별이 되는 현실이다”라면서 “장애인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보이지 않는 차별과 기회 상실을 일상적으로 경험하고 있다. 우리사회에서 필요한 것은 장애인에 대한 왜곡된 사고를 깨줄 수 있는 올바른 정책, 제도, 인식의 변화”라고 강조했다.

무상급식은 미래에 대한 투자
독일 베를린공대에서 학위 취득 후 강단에서 장애아 통합교육, 사회복지, 청소년 문제행동에 대해 강의하고 있는 김문섭 교수는 한편 언론사 칼럼리스트로 활동, 지면을 통해 사회 문제, 교육 문제 등을 날카롭게 해석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무상급식에 관련해 그는 “많은 국가가 무상교육을 실시하는 이유에는 보편적 복지의 실현에 더해 또 다른 사고가 존재한다. 교육은 개인이 투자해 얻는 개인의 이익보다 국가가 투자해서 얻는 국가적 이익이 더 크다는 관점”이라면서 “무상교육은 국가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국가적 부의 창출효과가 크고 결국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가치를 유상교육보다 더 크게 갖는 것으로 본다. 그래서 교육의 효과를 개인의 수혜로 보고 개인이 교육비용을 감당하는 우리나라나 미국과는 달리 이들 국가는 교육을 국가 이익창출의 재원으로 인식하고 국가가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무상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무상급식의 확대는 단순히 분배와 복지차원의 사고를 뛰어 넘어 국가의 미래 정책적 판단이 요구된다는 것. 그에 의하면 무상급식은 교육의 질을 높이는 여러 전략의 하나다. 질 높은 교육은 국가 경제력의 원천이 되고 국격을 높일 수 있는 재원이 된다. 김 교수는 “우리 사회의 미래가치에 대한 안목을 확대하는 차원에서라도 무상급식을 생각해야 한다”면서 “무상급식의 전면 확대는 나라를 망하게 하는 것이 아니고 나라를 흥하게 하는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피력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