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윤인기 작가의 네 번째 개인전이 열렸다. 연작 <시간의 형상성>을 통해 생사고락(生死苦樂)의 번잡한 모든 것이 ‘시간’이라는 통로에 있음을 암시했다. 삶과 죽음, 괴로움과 즐거움 속에서 우리가 깨달아야 할 것은 덧없음이 아니라고 말한다.

신선영 기자 ssy@

시간의 가르침
시간에 대한 명제는 첫 개인전이 열린 1989년부터 시작됐다. 눈으로 볼 수 없고 손으로 만질 수 없는 시간의 영역을 미술이라는 시각 영역으로 잡아내기까지 꽤 집요하고 힘든 시간이었다.

작가는 “삶은 그 자체가 고(苦)”라며 “많은 사람들이 ‘나는 누구인가’를 물으며 고독과 괴로움 속을 헤맨다. 내가 어떻게 해야 그들과 함께 승화가 되고 위안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나의 번민도 놓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기 위해서 꾸준히 해온 것이 바로 명상이다.

▲ 화이트 캔버스 663 시간의 형상성. 작가는 “삶은 그 자체가 고(苦)”라며 “많은 사람들이 ‘나는 누구인가’를 물으며 고독과 괴로움 속을 헤맨다. 내가 어떻게 해야 그들과 함께 승화가 되고 위안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나의 번민도 놓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기 위해서 꾸준히 해온 것이 바로 명상이다. 작가는 명상을 통해 “시간이 곧 나”임을 깨달았다.

그는 명상을 통해 “시간이 곧 나”임을 깨달았다. “명상을 해야 번뇌를 사유할 수 있고 그 안에 있는 자기를 대면할 수 있다. 고통스러울지라도 그 시간을 가진 자만이 빛을 찾게 되고 그 빛을 보게 된다. 또 그게 삶의 낙임도 알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작가는 이런 사람을 선구자라고 표현했다. 특히 한국 최초의 추상화가인 고(故) 김환기 선생의 작품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에서 받은 감명을 떠올리며 “고독하지만 숭고함이 느껴졌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빛의 본질은 신념과 의지의 표의(表意)”라고 설명했다. 명상의 세계와 30여 년을 함께한 작가에게 빛은 정신적 영역이다. 이러한 빛에 대한 성찰, 거기서 얻은 깨달음이 윤인기 작가의 작품 형태를 받쳐주고 있다.

▲ 화이트 캔버스 963 시간의 형상성. 작가는 “덧칠을 하면 할수록 먼저 칠한 색이 잘 안 보이게 되지만 그렇다고 죽은 색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우리 인생도 제명만큼 살다 죽는 거라고 쉽게 말할 수 있지만, 육신의 옷만 갈아입을 뿐 영원히 죽지 않는다”며 작업 세계와 일체되는 불생불멸의 의미, 즉 윤회사상을 설명했다.

시간의 형상성
윤인기 작가는 살아가는 일과 그림을 그리는 일을 분리하지 않는다. 명상 속에서 찾은 이미지로 예술을 실천하고 그렇게 삶과 예술을 연결해 나간다.

우선 마음에서 제시하는 패턴을 형상화한다. 심상에 떠오르는 것을 유기적으로 결합시키는 것인데 주로 기하학 패턴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특정 사조를 소화한 거라기보다는 순수형태에의 의지로써 작가다운 번안을 거친 거라고 봐야 한다.

이렇게 나이프로 만들어진 패턴의 굴곡들이 굳어지면 덧칠을 많이 한다. 작가는 덧칠을 “자기를 심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먼저 칠한 색은 묻히지만 덧칠을 하면 할수록 돋아나는 색으로 결정된다.

작가는 “덧칠을 하면 할수록 먼저 칠한 색이 잘 안 보이게 되지만 그렇다고 죽은 색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우리 인생도 제명만큼 살다 죽는 거라고 쉽게 말할 수 있지만, 육신의 옷만 갈아입을 뿐 영원히 죽지 않는다”며 작업 세계와 일체되는 불생불멸의 의미, 즉 윤회사상을 설명했다. 그래서 삶이 결코 무상하지 않고 번뇌도 덧없지 않음을 강조했다.

▲ 화이트 캔버스 362 시간의 형상성. 우선 마음에서 제시하는 패턴을 형상화한다. 심상에 떠오르는 것을 유기적으로 결합시키는 것인데 주로 기하학 패턴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특정 사조를 소화한 거라기보다는 순수형태에의 의지로써 작가다운 번안을 거친 거라고 봐야 한다.

시간의 기록들
인간의 유한함과 시간의 영원함에 대한 철학적 사색은 작품을 거듭해갈 수록 불필요한 요소를 없애고 본질만이 남겼다. 작가는 “처음에는 엄청난 마음을 갖고 크게 패턴을 잡지만 침묵과 정적 속에 빠질수록 더욱 더 비구상으로 가게 된다”며 “아무리 열심히 탐구해도 이튿날 다시 보면 그게 아니듯이, 오늘도 잘했지만 내일도 잘할 수 있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작품이 존재하는 거 같다. 매일 정진해야 하는 기쁘고도 엄숙한 과제”라며 미술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구체적인 형태가 드러나는 작품은 아니지만 그가 추구하는 이미지가 아름답게 보이는 이유는 자기 정신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회화에서도 느껴지기 때문이다.

▲ 월천 윤인기 작가는 (사)한국미술협회에서 이사를 역임했으며 대한민국 미술 전람회, 신사임당 미술대전,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심사위원장을 대한민국 미술대전, 목우회, 경향미술대전에서 심사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

월천 윤인기 작가는 (사)한국미술협회에서 이사를 역임했으며 대한민국 미술 전람회, 신사임당 미술대전,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심사위원장을 대한민국 미술대전, 목우회, 경향미술대전에서 심사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 서울신문사 주최 이대통령 송수대전 특선 서울신문사장상, 대한민국 사회교육문화상, 아시아 국제 회화제 외무부 장관상, 서울미술제 서울미술상 등을 수상했다.

서울미술제 초대작가전, 서울미술제 초대전, 서울미술제 10인 초대전, 서울올림픽기념 초대전, 현대미술 초대전(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신문사 신춘 초대전, 한국미술 협회전, 조선일보 미술전 10인 초대전, IAA 서울기념전, 아름다운 그림 전, 현대작가초대전 미술세계, 움직이는 미술관 초대전, 코리아 아트 페스티벌, 신사임당 심사위원 작품초대전, 대한민국 미술축전 임원전, 공평아트센터 6인전, 대한민국 미술축전, 대학동문전, 미술인 동행전, 대학 동문전 등 국내 유수의 초대전에 참가했으며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월천사 스님으로서 번뇌와 고통에 허덕이는 불제자의 마음에 다가서며 작품 활동에 임하고 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