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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자유 총선, NLD 압승
53년 만의 군부 종식, 남은 과제는
2015년 12월 07일 (월) 22:07:39 이종서 기자 jslee@newsmaker.or.kr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 아웅산 수지(70) 여사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지난 11월8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진 자유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단독정부 구성을 사실상 확정지은 가운데 53년 만의 군부 종식으로 큰 변화를 맞을 미얀마 정국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종서 기자 jslee@

개표가 완료된 4개 주에서 상·하원 의석 164석 중 154석을 차지해 93.9%의 의석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NLD는 최대 도시 양곤에서 하원 45석 중 44석을 휩쓸었고, 상원 12석 모두를 차지했다. 에야와디에서는 하원 26석과 상원 12석을 모두 가져갔고, 바고에서는 하원 28석 중 27석과 상원 12석 전부를, 몬에서는 하원 19석 중 11석과 상원 10석을 차지했다. 현재 선출직 상·하원 총 498석 중 164석(33%)의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AP는 나머지 10개 주에서도 NLD의 압승을 예상했다.

NLD 집권 후에도 헌법 개정 쉽지 않아
지난 1990년 총선에서 NLD는 82%의 지지를 얻어 압승을 거뒀지만 미얀마 군부는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정권을 유지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은 민주화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높고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만큼 군부가 과거의 행태를 반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테인 세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테 우 통합단결발전당(USDP) 의장대리도 11월9일 “국민의 선택인 만큼 선거 결과는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했다. 영국 국적의 두 아들을 두고 있는 수지 여사는 외국 국적의 배우자나 자녀를 둔 국민이 대통령 선거에 입후보할 수 없도록 규정한 헌법 탓에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NLD가 집권한 후에도 헌법 개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얀마 의회는 선거와 상관없이 의석의 25%를 군부에 배정하고 있어, 의원 75% 이상 찬성이 필요한 개헌은 군부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NLD와 군부가 협상을 통해 헌법을 개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개헌이 무산될 경우 수지 여사는 대통령이 아닌 다른 직책에 올라 국정을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집권당의 당수인 수지 여사는 대통령 후보를 지목할 수 있는데 전직 군사령관 출신 틴 우 NLD 부의장과 당내 최고 전략가로 통하는 윈 흐테인 NLD 중앙집행위원회 위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미얀마 정부는 국제 사회로부터 무슬림 소수민족 로힝야족 폭력·난민사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미얀마는 자국에 거주하는 100만 명 이상의 로힝야족에 국적을 부여하지 않고 있고, 이 사이 로힝야족은 미얀마의 불교 민족주의자들과 유혈 충돌을 벌이며 난민으로 전락하고 있다. 수지 여사도 로힝야족 문제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그는 최대 유권자인 불교도를 의식해 폭력사태와 난민 문제에 대해 침묵, 인권과 민주주의의 옹호자로서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수지 여사의 NLD가 국정을 이끌게 될 경우 국제사회의 로힝야족 문제 해결 요구 목소리가 커지며 정치력의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에서 ‘버마’로 국명 변경되나
미얀마 총선에서 아웅산 수지 여사의 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압승이 예상되면서 미얀마 대신 ‘버마’라는 국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얀마’는 군부 집권으로 등장했다는 점에서 수치 여지 등 민주화 세력은 ‘버마’를 더욱 선호해왔다. 이로써 국호가 바뀔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11월10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이번 미얀마 총선 관련 논평을 하면서 버마라는 명칭을 계속 사용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선거 과정은 고무적이며 ‘버마’의 민주 개혁과정에서 중요한 걸음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평화적 정권 이양을 촉구하면서 “버마의 군사적·정치적 지도자들이 (선거 결과에) 귀를 기울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얀마의 정식 명칭은 미얀마연방공화국(The Republic of the Union of Myanmar)이다. 이는 ‘8888학살’이 일어난 이듬해인 1989년 군부 정권이 집권하면서 채택된 것이다. 군부는 ‘버마’라는 국명이 영국 식민지 시대의 잔재이고 버마족만을 배려해 135개 소수민족의 미얀마를 대표하지 못한다면서 ‘미얀마’를 사용했다. 그러나 수치 여사 등 민주화 운동가들은 이를 거부했다. 군부 세력이 과거의 잘못을 감추려고 국명을 변경했다고 보는 이유에서다. 또 이같은 국명 변경이 군사정권의 독단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주요 국제 인권단체들도 버마라는 국명을 사용했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등 국제사회에서도 미얀마 대신 버마를 사용했다. 이번 총선에서 수지 여사가 이끄는 NLD이 90%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며 압승할 것으로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국호 개정이 이뤄질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미얀마 자유 총선에서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압승을 이끈 아웅산 수지 여사는 총선 이후 외신과 첫 인터뷰를 갖고 “대통령 위의 지도자로서 모든 결정을 내리겠다”고 선언했다. 수치 여사는 10일 영국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대통령 선출문제에 대해 “(대통령감으로) 누군가를 찾겠지만, 내가 집권당의 지도자로서 모든 결정을 하는 것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2008년 외국인을 배우자로 두거나 외국 국적의 자녀를 둔 사람은 대통령이 될 수 없도록 헌법을 개정했다. 수치 여사는 영국인과 결혼했으며 아들 2명도 영국 국적이다. 이날 수치여사는 ‘대통령직을 맡지 않으면서 군림하는 것이 공정한가’라는 BBC 기자의 질문에 “나는 투명성과 책임성을 믿는다. 이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람들에게 말하는 편이 훨씬 낫다”고 강조했다. 수지 여사는 선거 결과 발표가 지연되고 있는 이번 선거에 대해 “공정하지는 않았지만, 일부 지역에서의 협박에도 대체로 자유롭게 치러졌다”고 나름 호평했다. BBC는 수지 여사가 “시대가 변했고 사람들도 변했다”라는 말로 자신의 시대 도래를 알렸다고 전했다.

민주화의 투사, 아웅산 수지 여사
미얀마의 독립운동가 아웅산의 딸인 아웅산 수지 여사는 15년 간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해 힘쓴 민주화운동가이다. 영국인 남편과 결혼한 그녀는 줄곧 영국에서 살다가 1988년 어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자 병간호를 위해 귀국했다. 그 해 전 국가적 민주화 운동인 8888운동과 이를 무참히 진압하는 군부의 모습을 목격하게 되고 이와 관련해 ‘공포로부터의 자유’라는 제목의 연설을 50여 만 명이 모인 양곤의 쉐다곤 사원 인근 공원에서 하면서 민주화 투사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이어 미얀마를 일당통치하던 사회주의계획당에 맞서 민주주의민족동맹(NLD : National League for Democracy)을 창설하고 여당에 맞섰지만, 미얀마 군부는 공정한 선거가 아닌 계엄령으로 철권통치를 이어갔다. 이후 군사정부의 탄압으로 1989년 첫 가택연금을 당한 아웅산 수지 여사는 1990년 총선 당시 피선거권을 박탈당한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총선에서 82%의 지지를 얻어 압승했다. 15년간 세 차례의 가택연금에도 불구하고 그는 1991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으며, 영국인 남편이 영국에서 사망했을 때에도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을 우려해 출국하지 않았다. 한편, 미얀마 총선에서 아웅산 수지 여사가 이끄는 야당이 집권 여당을 크게 앞서 단독정부 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로써 53년 만에 군부 독재가 막을 내리게 될지 세계의 눈이 집중되고 있다.

자유 총선 이후에도 갈 길 멀어
25년 만에 치러진 미얀마 자유 총선거에서 자신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둔 것으로 확인된 지난 11월9일(현지시간) 아웅산 수지 여사는 “축하할 때가 아니다”고 전했다. 여당인 USDP도 지난 1990년 총선 불복과 달리 이번엔 패배를 인정했다. 하지만 수지 여사는 총선 이후에도 갈 길이 멀다. 당장 내년 2월 대통령 선거다. 미얀마 대통령은 상원(민족의회),하원(국민의회), 군부 의회가 각 1명씩 부통령 후보를 내고, 상하원 합동 표결로 3인의 부통령 중 대통령을 뽑는다. 민족·국민 의회 67% 이상을 차지한 NLD 측 후보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수지 여사는 대통령 후보 제한 헌법조항인 ‘외국인 배우자를 뒀거나, 외국 국적 자녀를 둔 경우’에 해당된다. 1999년 사망한 수치 여사 남편은 영국인이고, 아들 둘도 영국 시민권자다. 수치 여사는 지난 11월5일 NLD가 선거에서 승리하면 “나는 대통령 위에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NLD에서 대통령이 나와도 그 위에는 수지 여사가 있다. 기형적이다. 더 큰 장애는 군부다.

군부는 2008년 신헌법을 선포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확보했다. 일단 군통수권이 대통령이 아닌 군 총사령관에 있다. 군 총사령관은 대통령이 국방안보위원회(NDSC)의 승인을 얻어 임명하는데, NSDC 11인 중 5인이 군부 인사다. 게다가 대통령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3명의 장관직 임명권도 군부가 갖는다. 결국 수지 여사가 안정적으로 집권하려면 군부와 손을 잡거나 헌법을 고쳐야 한다. 군부와 손을 잡고서는 제대로 된 민주정을 펼치기 쉽지 않다. 그렇다고 군부의 힘을 약화시키는 개헌시도는 또 한 차례 군 쿠데타를 불러올 수도 있다. 수치 여사 가택 연금, 신헌법 등을 주도한 탄 슈웨 전 국가평화발전위원회 의장은 2011년 현역에서 물러났지만, 그동안 사실상 대통령을 결정하는 등 여전히 막후 실권자로 행사하고 있다. 설령 수지 여사가 헌법 개정에 성공한다고 해도 다음 선거는 75세가 되는 2020년이다. 아들을 내세우려해도 또다시 국적 문제와 세습 시비가 붙을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의 미얀마 시장 진출 기회 확대
아웅산 수지 여사의 총선 승리로 국내 기업들의 미얀마 시장 진출 기회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2년 이후 연평균 약 8%의 고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미얀마는 이미 국내 기업들이 선점하기 위해 공들여왔던 곳이다. 국내 산업계는 이번 선거 이후 미얀마 경제의 개혁·4개방에 가속도가 붙으면 풍부한 사업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재용 KOTRA 양곤무역관장은 “막강한 군부 영향력, 내년 2월 대선을 앞둔 정치적 불안, 부족한 산업인프라 등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지만 이번 선거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갖게 될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은 기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향적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OTRA는 그간 지연돼온 경제입법들이 시행되며 우리 기업의 진출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외국인에 차별 적용되던 투자법이 신투자법으로 통합돼 외국인 투자 환경 선진화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구체적으로는 도로 안전을 위해 오른쪽 핸들 차량 사용이 금지될 예정이어서 한국산 자동차 및 부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12년 시작된 미국의 제재 완화가 구체화돼 미얀마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대미 수출에 물꼬가 트여 현지 진출기업의 대미 수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토대로 할 때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분야는 인프라와 부동산 개발 분야다. 수도 양곤을 포함해 미얀마는 오랜 정치 불안과 경제 제재로 도로·교통·통신·주택 등 인프라 시설이 극도로 열악하다.

LG상사의 경우 1월 현지회사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고 시멘트 공장 투자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송치호 LG상사 대표는 6월 현지를 방문, 미얀마 사업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LG상사 관계자는 “시멘트 사업을 발판으로 현지 비즈니스 파트너 및 당국과 추가 사업기회를 모색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화는 현지 대기업인 KMA그룹과 주상복합오피스 개발을 추진 중이다. SK건설은 지난해 약 6,600억원 규모의 상하수도·폐기물처리 시스템 개선 사업을 미얀마 정부에 제안하고 협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롯데건설·한라 컨소시엄 역시 양곤의 도시고속도로 건설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젊은 층 인구가 풍부한 미얀마의 내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롯데는 2012년 신동빈 회장이 미얀마를 처음 방문해 시장을 점검한 후 곧바로 현지 사무소를 설립하고 2013년 롯데리아가 글로벌 외식 업체 최초로 미얀마에 점포를 열었다. 지난해는 롯데칠성음료가 미얀마 현지 음료 회사와 합작투자법인을 설립, 글로벌 음료 기업 펩시코의 제품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롯데호텔은 2017년 오픈을 목표로 미얀마 양곤에 호텔을 짓고 있다. 이진성 롯데미래전략센터장은 “미얀마는 무한한 성장 잠재력이 있는 시장”이라며 “이번 미얀마 총선 결과로 국내 기업의 미얀마 진출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업들이 다양한 사업 부문의 진출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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